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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두터운 선수층이 필요하다 - 3 -

2001. 5.15
딴따라딴지 온라인기자 풍각장이 

 


필자, 지난 회에서는 울 나라 음악계의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언더음악판 실무종사자들의 마인드 전환에 대한 야그를 떠들었었다. 이번 회에서는 드뎌 음악판의 중심, 즉 선수들에 대한 진단으로 그 끝맺음을 하고자 한다.

울 나라에서 음악이라는 것을 시작하려는 사람들, 즉 선수 지망생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뉠 수 있겠다. 하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연예인 지망생이고 또 하나는 아티스트를 꿈꾸는 음악가 지망생이다.

첫번째 부류에 대해서는 크게 할말은 없다. 이 부류는 음악에 대한 열망 보다는 인기에 대한 열망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선수층에 편입될 기본적 자격 조건이 갖추어 지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수가 되고 싶다며 보내는 데모 테잎들을 들어보면 이러한 생각은 확신으로 자리 잡는데, 집에서 반주도 없이 카세트 레코더에 직접 대고 부른 기술적인 결함이야 금전적인 문제이니 그렇다 쳐도, 기본적인 음악적 소양도 보이지 않는 가창력에 어디서 거금을 들여 찍었는지 딴엔 모델 비스므리하게 찍은 희뿌연 사진들은 몇 장씩 넣어서 보낸다. 








이런 사진 한장으로 되는 일이 아니지 않냐.


동봉한 편지에는 음악은 나의 인생, 노래에 인생을 걸렵니다, 실력으로 인정받는 어쩌구 구구절절히 늘어놓지만, 여자는 예외없이 턱에 손을 올린, 남자는 갑빠잡고 흰 나시 티에 선글라스 낀 사진으로 난 이미 연예인임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풍토는 지난 시간에도 말한 바와 같이, 예고나 방송연예과 찾아다니며 가수를 픽업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거개의 기획/음반사 등이 만들어 놓은 그릇된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지들 잘못은 모르고 그들은 오늘도 요새는 노래 잘 하는 애가 없어...  라며 말도 안되는 탄식을 하고는 있지만. 


암튼 이 부류는 필자가 야그하려는 선수가 아니다.

두번째 부류, 즉 오늘도 음지에서 인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아티스트 지망생과 수많은 언더 뮤지션들... 이들이 오늘 필자가 야그할 대상이다. 머 문제점이라기 보다는 울 나라 음악계의 발전을 위해 이들이 좀 더 신경 써야 할 사안들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 하는 거다. 


본의 아니게 서론이 점 길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기존 음악계를 미워하지는 말라.


가끔 언더에 있는 뮤지션들을 만나보면 그들의 기존 음악계에 대한 반감에 당혹스런 경험을 하기도 한다. 


말인 즉슨, 오버는 돈만 아는 바닥이다. 오버에는 진정한 음악이 없다. 등등의 감정적인 반응인데, 머 사실 작금의 붕어떼 군단이 지배하는 가요계 현실에서 이런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더 뮤지션들의 이런 마인드도 진정한 음악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기존의 음악계는 개혁되어야 할 대상이자 상호 협력을 통한 변증법적 발전의 대상이지 결코 무조건 부정되어야 할 곳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울 음악계의 현실에서의 가장 큰 문제는 댄스 위주의 붕어떼 군단이 독식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완전히 사라져야만 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어느 나라든 틴 에이저들을 그 대상으로 하는 비슷비슷한 부류의 음악 시장은 형성되어 있다. 물론 울 나라처럼 백프로 뻥긋뻥긋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얘들이 모조리 없어져야 하는건 아니다 



다만 그런 쪽 외에도 보다 폭 넓은 의미의 음악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언더 음악도 과감하게 오버로 진출하거나 혹은 그 규모에 걸맞는 시장 규모의 확대가 절실히 필요한 부분이 과제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언더는 언더만이 가진 음악적 순수성을 유지하되 언제든지 주류 무대로 진출하여 그 바닥을 개혁할 수 있는 여지도 남겨두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기존 음악 시장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과 무의미한 반목보다는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 그리고 협력 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붕어를 잡으려면 붕어굴(...)에 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선수 자신들의 자질 향상에 매진하라.


언더라는 말은 많은 느낌을 전해주는 집약된 단어이다. 


누군가가 언더 음악계에 있다고 하면, 돈에 구애 받지 않고 음악만을 사랑하는 실력 있는 뮤지션이라는 이미지가 우리에게 일차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필자가 여기에서 야그하려는 것은 그 이미지의 어두운 면이다. 


물론 언더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중 실력있는 사람들은 많다. 얼굴이 먹히는 바닥이 아니라 음악이 모든 걸 대변하는 시장이니 그러리라 생각하며 개인적으로 상당히 바람직스런 풍토라 여긴다. 


하지만, 언더라는 말이 곧 실력있음을 뜻하는 단어는 아니라는 것에 유념하시기 바란다. 소수이기는 하지만, 언더 음악계에 자신을 던짐으로서 자신의 음악 실력이 오토매틱으로 업그레이드 된다는 그릇된 생각을 가진 이들이 꽤 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자신의 실력과 음악적 성숙도가 대중의 인기를 끌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대신 언더니까 내 음악이 대중성이 없어서여 단 한명의 팬이라도 나의 음악을 이해해 준다면... 등등 자주 듣는 멘트들을 읊조리면서 자신의 실력을 정당화시키려 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감히 말하건데, 이런 마인드는 얼굴 하나로 떠 보려는 붕어지망생 만큼이나 위험한 발상이다.








언더의 존재 의미는 뽀대가 아니라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노력일 것이다.


뮤지션들은 누구보다도 자신을 냉철히 비판하고 채찍질함으로써 실력을 향상시켜야 할 선수들이다. 


물론 음악이라는 특성상 누가 자기한테 니 이런 거는 틀린거구 니 좆나 실력 없는거야라고 한다면 그 앞에서 패 주고 싶을 만큼의 자존심의 상처를 입을 수 있긴 하다. 


따라서 그렇게 말하는 넘 앞에서 조까라구 말하는 것까지는 필자가 상관할 바 아니지만, 돌아서서는 자신을 한 번 더 돌아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소리다. 


언더이기에 그 이름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겉멋으로 음악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한다. 울나라 언더 씬과 딴따라씬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 말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잔소리를 이쯤에서 끝내려 한다. 


이제까지 필자가 말해 온 여러 분야가 한꺼번에 후닥닥 바뀌어서 울 나라 음악계가 하루 아침에 달라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그래서도 안된다. 모든 일은 단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 중에 어느 한쪽이라도 먼저 눈을 뜨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일을 진행해 나가면서 상호간 협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울 나라 음악의 선진화도 결코 먼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가장 기본이 되는 건 역시 선수층이다. 골 넣는 선수 어시스트 하는 선수, 스타팅 멤버 후반 교체 멤버, 몸싸움 잘 하는 선수 드리블 잘 하는 선수 등등... 기본적인 소양을 갖춘 온갖 종류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득실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지지고 볶고 하면서 언젠가는 그들 중 세계 딴따라판을 뒤집어 놓을 위대한 선수도 결국 등장하지 않겠는가.


그럼 담에 다른 내용으로 뵙자. 이상!




딴따라딴지 온라인기자 
풍각장이 (teddyreily@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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