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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귀지 파줬다..

1998-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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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8.31.월



<K2>란 영화를 봤다.
몇 년전에 본 영화인데 다시 봐도 재밌다.

영화가 끝날 무렵 출출하다고 했더니 마누라가 샌드위치를 만들어 줬다.
맛있게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근데 한 10분 쯤 지났을까..


거의 잠이 들락말락하고 있는데 마누라가 벌떡 일어났다.


"나 귀지 파줘..."


이런 황당무계하고 골 때리는 일이 있나.
잘 자빠져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 졸려 죽겠는 사람
깨워서 귀지를 파달라니...


내가 잘못 들었겠거니 하면서
도저히 떨어지지 않는 눈을 간신히 집게 손가락으로 벌리며


 


" 뭐라구...? " 했더니



"귀지 파달라니까..."


자기가 아까 샌드위치 만들어 줬쟎냐고...
자긴 지금 귀가 간지러워 잠도 안오는데
마누라가 이렇게 괴로워하는데 잠이 오냐고...


내가 미친다.



그러나 마누라 이기는 남편 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
귀지 파줬다... 이러저리 한 30분은 파 준거 같다...


"어이~ 시원하다..."


그러더니 지금은 자빠져 잔다...


난 잠 다 깼다...



<K2> 대사 중에 이런게 있었다.


<사랑은 바가지...>
이 <바가지>가, <바가지 긁다>의 그 <바가지>가 아니고
<바가지 쓰다>할때의 그 <바가지>다.


 


그러니까 사랑은 이만하면 충분하겠지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걸 요구한다 이거다.


<희생>이라 보이기도 하는데 이게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기꺼이 하는 거라 <희생>이 아니고 사랑이라 이거지...


시원하다고 지 혼자 다시 잘 자빠져 자고 있는 마누라 얼굴 보니까
<사랑은 바가지> 맞는 것 같다...
 






마누라 귀지 파준 일 없으십니까? 여러분의 경험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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