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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8.8.31.월

제 1호 딴지 특파원 엘에이 쉑쉬 특파원 지여니







 여러분 두 주일간 모다 안냥하세요?
딴지일보 최초의 해외 특파원, LA 해외특파원 지여니입니다.

지난 호의 여자편 잠입르뽀에 이어 LA의 남자들에 대한 심층분석임다. 앞으로도 계속 연재함다.

많은 성원 부탁드림다.
사뿐 꾸벅.




글을 시작하기 앞서 지난 호 "LA Woman"편에 보여주신 무지막지한 사랑과 성원에 감사드린다. 보내주신 엄청난 양의 격려메일과 펜레터로 메일 서버가 다운될 지경까지 갈 뻔 했었다. 특히 과거 일본 녀자들과의 기억에 눈물을 흘려가며 편지를 보내주신 몇몇 독자 여러분, 빨리 아픈 과거를 잊고 새출발 하시기 바란다.

지난 기사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LA 지역 남자분들에 대해서 연구해보자.

본 특파원은 평소의 조신한 행동거지와 순진함이 지나쳐 남자에 대해서 너무 아는게 없었으므로 이번 기사 작성은 엄청난 출산의 고통을 의미했다. 그러나 본국에 계신 딴지 독자 여러분께 정확한 사실을 전해야하는 특파원의 의무를 되씹으며 철저한 마켓리서치를 통해 LA 지역 남자의 세계를 파헤쳤다.

특히 주변 인물중 남자친구를 주기적으로 갈아치우기로 소문난 인재들을 수소문해 잠복, 기습 취재하여 소기의 성과를 이루었으며 개인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 교육적인 경험이었다.






자동차에 관하여

  한국 남자
한국에서 온 남자들은 모두 재벌집 자식들이던지 아님, 자동차에 무지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이곳은 차가 없으면 거의 살 수 없을 정도로 생활에 제약을 많이 받고 또 실제로 차 안에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인지 우리 대한의 건아들은 수입의 상당량을 차에 투자하여 벤츠, BMW등의 너무도 비싼 차를 하나씩 몰고 다닌다.

집은 다 무너져가는 허름한 천막에 살더라도 차들은 다 삐까뻔쩍한다. 특히 코리아 타운에서는 조그만 극빈자 임대 아파트에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서너명이 함께 살면서도 차들은 하나같이 벤츠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마주치게 된다.

그중 유학생 집단은 모두 다 동일한 취미를 갖고 있는지 계절마다 차 갈아치우기, 빨주노초파남보 외제차 수집, 지지배 옆에 끼고 차자랑하기등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두각을 나타낸다. 작년 후반기 암에푸가 한국을 강타했을 때 불려들어간 유학생들때매 코리아타운엔 때아닌 외제중고차 세일붐이 한창이었던 기억이 새롭다. 이처럼 한국남자들의 차에 대한 사랑은 노소를 불문하고 한결같이 꺼지지 않는 불꽃과도 같다. 한국 모 재벌그룹의 얼토당토한 자동차 사업 진출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중국 남자
세계에서 검소하기로 유명한 중국 사람들은 자동차를 살때도 겉모양보다는 경제성, 즉, 기름을 얼마나 적게 먹는지, 다시 팔때 돈을 얼마나 많이 받을 수 있는지 등등을 연구 논문을 써도 될 정도로 정말 열씨미 연구, 탐구를 거듭하여 구입한다. 평균 육개월 정도의 시간을 두고 도시 곳곳의 자동차 딜러는 한 집에 평균 다섯번은 방문하여 "차라리 딴데 가서 사라"는 소릴 듣고서야 겨우 산다.

이때도 이자를 지불하는 할부 구입은 절때 기피하며 집 마당에 금덩어리랑 같이 묻어놨던 돈을 다발로 들고 온다. (실제로 LA 폭동때 건물이 전소되어 많은 중국사람들이 묻어놨다가 재로 산화한 돈다발을 파내며 울부짇었다 한다) 또 한번 구입한 차는 태평양물이 마르고 닳도록 타며, 해도 넘하다 싶을 만큼의 돈을 받아내고 판다. 이들에게 자동차는 정녕 소모품이 아닌 굴러다니는 저금통장이다.

 일본 남자
막강한 엔화의 위력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일본도 차 잘 맨드는 기술은 남부럽지 않지만 많은 일본 사람들은 유럽차를 타고 다닌다. 그들에겐 아마 껌값일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외제차를 탈 수 있겠지만 잘 빠진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는 쪽발이들을 볼 때 참을 수 없는 울화가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른다.

같은 외제차를 몰아도 울나라 남자들이랑 일본 남자들 사이에는 처절한 차이점이 있다. 바로, 누구는 돈 많아서 좋은 차 타는 것이고 누군 없는 살림에 가랑이 찌져지는 짓이라는 거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어우려져 사는 동네에선 이런 것도 쉽게 보아 넘길 수 없게 된다.

  교포 및 미국 남자
과연 이런 차가 굴러다닐 수 있는 것인지, 혹시 몇 년전 영화화되었던 고인돌 가족에서 사용하던 차가 아닌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자동차라고 부르기엔 뭔가 아쉬운 듯한 엽기적인 물체를 끌고 다닌다.

이런 물체를 타고 다니면서 미국 남자들은 과연 쪽팔려하는가? 전혀 아니다. 대부분의 미국 남자들은 자신의 차에 이름까지 지어주고 마치 애완동물 키우듯이 이뻐한다. 엔진 오일, 브레이크 정비등은 자신이 직접 주말을 이용해 아주 즐겁게 취미삼아 해내며 엔진소리만 들어도 어디가 어케 잘못됐는지 훤하게 안다.

 


소비에 관하여

 한국남자
두말 하면 잔소리다. 도대체 어디에서 그런 수입이 생기는 지 당장 내일 지구가 멸망할 듯이 한국 남자의 소비 관념은 대책이 없다.

특히 미국은 부자나라라지만 실제 생활은 서울보다 검소하다. 흥청망청 써대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한국에서는 국민학생도 십만원짜리를 들고 다닌다는데 이곳에 살면서 백불짜리를 보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한국 생각만 해서 그런지 돈이 있건 없건 무조건 다 사주고 보는게 한국 남자들이다.

미국친구들과 여럿이 함께 식사를 하게되면 얼마 안되는 돈이라도 각자 지불하는 게 보통 관습이나 한국 남자가 끼어있으면 번번히 온갖 폼을 잡고 이까짓건 지가 낸다고 한다. 본특파원이 재학중엔 미국애들이 이런 한국남자들을 봉으로 알고 밥먹을 때마다 초빙한 적이 있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써대는 한국 사람들.. 언젠가는 그 돈 꼭 벌어와야겠단 생각이나 하는 지 몰겠다. 남한테 기회만 있음 빈대붙는 것보단 훨낳고, 또 남들에게 잘해주는 것은 좋은 일이나 생각없는 소비는 지양해야될 습관이라 하겠다.

 중국 남자
돈에 대한 중국인들의 태도는 본 받을 만할 정도로 검소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검소함이 도를 훨씬 지나쳐 모두가 혀를 내두를 정도의 짠돌이 기법을 배울 수 있다. 이에 딴지에서는 소문, 혹은 선입견으로 알고있던 중국인들의 검소함을 낱낱이 파헤쳐내고자 중국남자와 교제해본 한국 여자분을 비밀리에 섭외하여 증언을 들어보았다.

우선 그녀가 데이트 기간내에 경험한 신비로운 체험중 가장 놀라왔던 점은 그들은 돈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내 사전에 필요없는 지출이란 없다라는 생활신조가 몸에 배어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데이트시 둘다 쫙 빼입고 엄청 멋있는 레스토랑에 식사하러 갈때도 Valet Parking (한국에도 있는 파킹보이가 대신 대주는 폼나는 시스템으로 여기서는 약 $3.00 정도 내야함)을 그냥 지나쳐 열라 뺑뺑이 돌다가 오백미터 전방에 차세우고 걸어간다고 한다.

한국남자가 이랬다간 재수없는 쫌생이, 잘먹고 잘살아라는 마지막 인사와 함께 그 날 밤 데이트가 쫑나며 다시는 그 여자를 못보게 될 것이다. $3.00을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절대로 쓸데 없는 데는 돈을 안쓰는 그들의 경이로운 절약 정신이 오늘날 미국에서의 중국인의 입지를 가능하게 한 것 같다.

 일본 남자
얘들은 한국 남자와 중국 남자들의 중간이라고 보면 되겠다. 어디 가서도 남 앞에 나서지 않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절약에 미치지도 않고 지 분수대로 알아서, 분위기에 맞게 소비한다.

별로 씹을 게 없을 정도로 적당하다. 그러나 혹자에 따르면 낮엔 점잖게 지내다가도 밤만 되면 Hollywood 밤거리를 헤매며 헐벗은 여자(?)들이 많이 모인 클럽에 모여 지폐를 양손에 부여잡고 있는 모습이 많이 목격된다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해 특별히 심층 분석 기사를 원하시겠지만 본 특파원은 해당 지역에 출입할 일이 없으므로 알고 싶은 사람이 직접 가보기 바란다.

 교포외 미국남자
미국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의 특성중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바로 "솔직함"이다. 우리가 드러내기 꺼리는 약점, 창피한 점들에 대해 그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까발려서 가끔 듣는 사람이 미안할 때도 있다. 한국에선 집구석이 망해넘어가도 손님이 오면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내오고 월급을 가불하는 한이 있더라도 식사, 술자리에선 서로 돈을 내려 안달이다, 그러나 미국적인 사고방식에서는 자기 분수에 맞게 살며 아무리 돈이 많건 적건 여럿이 식사를 하면 보통 지먹은 건 지가 내는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특히 집이 아무리 재벌 갑부라도 아부지 돈이랑 내 돈은 틀리니까 학생때는 학생 신분에 맞게 그지같이 사는게 당연하다. 한국계 교포 학생들도 고등학교때 까지는 이렇게 미국식으로 검소하게 생활하다가 대학에 들어가서 한국 유학생들의 소비 행각을 옆에서 보고 겪으며 실의에 빠지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들었다.

자기는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어가며 검소하게 사는데 주위에서는 비싼 옷, 몇만불짜리 외제차에 여자친구들에게도 비싼 선물을 사주는 유학생들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나는 왜 이러구 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힘든 상황에서 부모님까지 도와가며 열심히 공부하는 교포 학생들에게 배우지는 못할 망정 그들의 어깨를 늘어지게 하는 일부 퇴폐 유학생들은 정말 귀신은 안잡아가나 오늘도 두손모아 기원해본다.

 


여자에게

 한국 남자
우리의 문화는 모든 분야에서 이심전심을 베이스로 깔고 이해하여야 한다. 수줍은 것과는 거리가 있는 이 이심전심의 사고방식은 남녀 관계에서 특히 크게 작용하여 다른 문화권의 민족들과 구분하여 준다. 한국 남자들은 여자들에게 잘해주고 못해주고를 떠나 여러가지 얘기를 마음으로 한다는 것은 다 아실 것이다. 특히 경상도 분들은 찔리실거다.

서양 아이들이 맨날 알러뷰를 외칠 때 말없이 윗도리를 벗어주며, 걔들이 주변에 사람이 있건 없건 서로의 바디를 간지럽힐 때 우리는 사대부집 가문의 명예를 지킨다. 그렇다고 여자를 사랑하고 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절대 백프로 오해인 것이다. 이런 이심전심의 문화 때문인지 LA에서 타민족과 살림차린 한국 남자는 거의 드물다고 본다. 역시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중국 남자






중국넘..


이 지구상에서 여자에게 가장 잘해주기로 소문난 중국남자에 대해 말하려면 타수가 일분당 약 1,000타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다. 중국 남자 정말 캡이다. 어떻게 해서 남자들을 이렇게 교육시켰는지 고대 중국 여인들은 그 엽기적인 노하우를 세계 방방곡곡에 전파했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본 특파원의 중국 친구들을 보면 정말 가관이다. 남자들이 요리, 설거지, 청소, 빨래는 물론이고 육아에까지 활동 범위를 뻗친다. 중국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식사를 하면 여자들은 소파위에 주욱 둘러앉아 수다가 시작되고 남자들은 정말 열심히 부엌일을 한다. 손님으로 간 사람이 무안할 정도이나 그들에겐 당연한 것인가 보다. 중국 남자들의 서비스 정신은 항상 몸에 배어 있어 보는 사람, 특히 여자분들을 흐뭇하게 해준다.

 일본 남자
이들의 이중 인격과 변태적인 행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일본인들에겐 남녀 교제의 기본 방정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것인가 보다. 본국에서는 같은 환경에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아 튀지 않겠지만 LA의 일본 사람들은 남자, 여자를 불문하고 이상하게 발랑까져서 주위 사람들을 가끔 당혹케 한다. 참으로 친절하고 매너있으며 사근사근한 일본 남자들은 겉모습과는 달리 황당한 변태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매일 매일의 실생활에서는 별 특징이 없으므로 터지지 않는 폭탄과도 같다고 하겠다.

 교포외 미국 남자
처음 교제를 시작할 때나 결혼한 지 몇십년이 지났을 때나 똑같이 한결같은 태도로 여자들을 대한다. 한마디로 "Lady First", "여자는 보호해야 할 존재다"라는 의식이 이들을 지배하며 자기 여자는 물론, 노소를 불문한 모든 여자들에게 매너있게 행동한다. 물론 어디에나 망나니같은 인물들은 있게 마련이지만 미국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이들은 여자들에게 정말, 정말 잘해준다. 노부부가 손을 다정히 맞잡고 산책하는 영화속의 장면들은 절대 연출로만 이루어 진 것이 아니다.






에어리언급...


그리고 자기 여자 친구가 누가 봐도 에이리언급인 외모를 겸비했다 하더라도 이들은 "내 애인이 세상에서 젤루 이쁘다"라고 말하고 다녀서 주위 사람들을 경악케한다.

우리나라도 점점 이쪽 문화로 변해가는 추세이나 얘네들 처럼 오바했다간 주위에서 밸도 없는 인간으로 낙인 찍혀 사회생활이 힘들게 되던지 닭살 커플, 혹은 오징어 커플(오징어는 눈이 다리 바로 위에, 즉 아주 낮게 달려있다)로 찍혀 이지메의 참뜻을 몸소 체험하게 될 것이다.





LA 생활을 시리즈물로 연재하면서 독자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지만 미국에 사시는 분들, 특히 우리동네인 LA 지역 딴지 독자분들은 본 기사의 내용에 처절하게 공감하신다고 한다. 그러니 한국에 계신 분들은 뱅기값, 노자돈 전혀 들이지 않고 태평양 건너 LA 사람 사는 모습을 위성으로 생중계받고 계신 거라 생각하시고 LA 심층 르뽀를 읽어주심 한다.

다음 호에도 여지없이 LA 사는 얘기는 이어진다. 기대하시라~ 




 


- 제 1호 딴지 특파원
엘에이 쉑쉬 특파원 지여니
serendiper@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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