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시사회] 플래닛 비보이시사회에 열분들을 초대함다.

 

2009.09.28.월요일
파토

 

열분들아. 울나라가 세계 1위인 게 머가 있을까?

 

반도체, 핸드폰, LCD, 기능올림픽, 인터넷망, 김연아(태환아 미안하다. 다음 번에 좀 나아지면 넣어주마)... 머 이것저것 떠 오를 거다. 글타. 이제 울나라도 산업이나 체육 분야에서 나름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것들이 이렇게 있다. 젊은 아그들은 당연하게 여길지 모르지만 나 같은 연배한테는 여전히 신기하고 기적 같은 일이다.

 

그런데, 우리가 잘 모르고 지나가곤 하지만 위의 경우와는 성격이 좀 다른 또 하나의 기적적인 세계 1위가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비보잉이다.

 

 

나름 선진국 대열 비슷하게 올라간 울나라지만 사실 문화적으로는 부족한 점이 되게 많다는 점, 다들 아실 거다.

 

여러 가지 여건이나 지원도 엄청 미비하지만, 그래서인지 국제적으로 간판으로 내세울 수 있는 특출한 분야나 인물도 태부족이다. 장영주니 장한나니 정명훈 같은 사람들의 이름은 해외에도 잘 알려져 있긴 하지만 사실 이 양반들은 어릴 때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고 국제적인 교육 환경에서 성장한 운 좋은 이들이다.

 

그런 특별한 경우들 말고, 우리나라 땅에서 평범하게 태어나 우리와 같은 공기를 마시고 비슷한 환경 속에서 사는 이들 중, 스스로의 힘으로 분연히 일어나 종주국을 누르고 세계 최고 자리를 차지한 분야가 있다면 그게 바로 비보잉인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과는 달리 자생적인 비보이 문화와 저변이 좁은 울나라 시골 청년들이 세계 각국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이 사실, 실로 개천에서 용난거나 다름없는 대사건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오늘 독자 열분들을 초청하고자 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플래닛 비보이 는 바로 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참으로 엄청나고도 감동적인 영화이다. 

 


포스터의 이 엄청난 간지부터 감상하시라.
그들의 아름다운 근육은 기계와 관리로 만든 감상용이 아닌
순수한 땀과 열정과 노력의 결정체다...

 

2005년, 10월. 치열한 지역별 예선을 거치고 올라온 18개국 19개 비보이팀이 독일 소도시 브론쉬바이그로 집결했다. 그들을 따라 전세계 1만 명의 팬들도 몰려들었다. 바로 매년 개최되는 배틀 오브 더 이어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배틀 오브 더 이어는 1990년부터 시작되어 이제 근 2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최고의 비보이 대회로 비보이 월드컵이라고 불린다. 국가와 인종, 언어는 다르지만 힙합의 국기 아래 모인 열혈 청년들의 경쟁의 장이 바로 이곳인 거다.  

 

 

 


배틀 오브 더 이어 로고.
힙합과 그래피티, 비보잉, 스케이트보드
등으로 상징되는 거리 문화를 상징하는 디자인이다.

 

그러나 그 분위기는 큰 돈과 명예가 걸리곤 하는 주류의 컨테스트와는 사뭇 다르다. 힙합과 브레이크 댄스의 자유로움과 거리의 우정, 의리를 그대로 옮겨 놓은 분위기 속에서 참가자와 팬들이 모두 합쳐 만들어내는 축제이기 때문이다.

 

대단한 지명도의 행사임에도 4개 입상 팀이 나눠 갖는 총 상금이 불과 2천 5백 유로(4백여 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비보잉의 기본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서 이런 수고비 수준의 상금만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은 이 대회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한마디로 돈 욕심을 부린다면 여기에 참석할 아무 이유도 없는 거다.

 

이 영화 플래닛 비보이는 바로 그 배틀오브더이어 2005를 배경으로, 아니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거기에 참가한 각국 팀들의 춤은 물론이고 사연과 애환들, 그리고 끝없는 열정과 도전, 영광스러운 성취를 그 줄거리로 한다. 그럼 이쯤에서 영상 하나 보고 가자. 울나라 개봉 공식 트레일러다.

 

 

이걸 보고 나면 배틀오브더이어의 현장 분위기가 어떤지, 또 그 치열하고도 강렬한 승부와 춤을 담은 이 영화의 느낌이 어떨지 대충 감이 오실 거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래 화면을 보고 나면 또 다른 생각이 들 것이니 함 감상해들 보자.

 



 

대체 왜 이런 영상이 이 영화 속에 들어 있냐고? 그건 첫째, 비록 미국에서 만들어진 영화지만 이 영화의 감독이 실은 한국계인 벤슨 리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이 영화에서 한국 팀들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위상 때문이다. 물론 이건 감독이 한국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실력이 좋기 때문에 그런 거다.

 

이런 이유로 이 영화는 단지 비보잉 뿐 아니라 우리에게 관심 가는 다양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전주 출신의 촌넘들로 이루어진 크루(팀) 라스트 포원이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결승전에까지 진출하는 모습, 그리고 마침 그 결승전에서 일본의 쟁쟁한 ‘이치게키’팀과 숙명의 한일전을 벌이는 광경 등은 다른 나라 사람들은 느끼기 힘든 우리만의 스릴과 공감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머 어차피 이렇게 말로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니 썰은 그만 풀란다. 대신 개봉을 앞두고 독자 열분들을 시사회에 초청하는 깜짝 이벤트를 마련했다.

 

 




 
 

<플레닛 비보이 딴지 독자 시사회>

 

 

일시: 10월 8일 저녁 8시 서울아트시네마 (구 종로 허리우드 극장)
초대 인원 : 1인당 2매씩 총 10명 (20매)
선정 방식 : 추첨

 

스릴 넘치고 섬세한 개성으로 가득하다 – 뉴욕타임스
브레이크 댄스의 불씨를 댕기다 – 월스트리트저널
이야기가 감동적이고 그들의 움직임은 스릴 넘친다 – 뉴욕데일리뉴

 

응모 요령은 다음과 같다.

 

 아래와 같은 양식의 메일을 써서 파토(patoworld@gmail.com) 앞으로 보낸다. 양식을 지키지 않은 경우는 무조건 탈락이니 조심덜 하시고.

 

1) 메일 제목 : 플래닛 비보이 응모, 이름.

 

: 플래닛 비보이 응모, 이명박

 

2) 메일 내용 :

 

이름
휴대폰 번호
메일 주소

 

예:
이름: 허경영
휴대폰 번호 : 010-xxx-xxxx
메일 주소 : lookmyeyes@rightnow.com

 

 추첨 방식 : 경찰관 등 잡인의 입회 일체 없이, 파토가 혼자 땅바닥에 이름 적은 종이쪼가리 뿌려 놓고 잠시 후 직접 줍는 최첨단 방식

 

당첨 공고 : 기사로 알려 드리고(추첨 인증샷 제공) 이어 메일로 개별 통지함.

 

 당첨된 분들은 현장 가서 이름하고 메일 주소 알려 주면 들여보내 줌. 대략 30분 전쯤에는 가야지 원활하게 되지 싶다.

 

※ 응모는 10월 1일 목요일 자정까지만 받으며, 발표는 추석 연휴 관계로 10월 5일 월요일에 한다. 이 기회에 많이들 응모해서 멋진 공짜 영화 즐기시기 바란다. 단 4일간만 응모 받는 거니 나중에 한다고 미뤘다가 울지 말고 지금 당장 해라들...

 

 

 

 

영화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아래 벤슨 리 감독 인터뷰 및 관련된 각종 정보 전해 드린다.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더 알고 가는 게 비보잉의 화려함과 그 뒤의 애환을 느끼고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키는데 도움이 될 터.

 

 

인터뷰에는 약간의 스포일러성 내용도 있으니 결승전 한일전에서 누가 이기는지 절대 미리 알고 싶지 않은 분은 넘어가는 게 좋겠다. 머 대충은 짐작들 하겠지만...

 

 


<벤슨 리 감독 인터뷰>

 

 


 

 

 

Q : 비보이는 머라고 생각하냐?

 

 

A : 육체적 한계를 넘나들고 경제적 어려움을 감수해야만 하는 비보이들은 야생화와 같다. 하지만 만개했을 때는 매우 아름답고 다른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한 삶을 맛본다. 예를 들어 「라스트포원」은 자신들의 춤을 통해서만 세상을 보고 소통할 수 있었다. 만약 비보잉이라는 예술이 아니었다면 이들은 고향 전주를 벗어난 어떤 것도 볼 수가 없었을 거다. 이것이 비보이 예술이 갖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Q : 비보이 30년 역사를 한국이 5년 만에 이룰 수 있었던 힘은 머라고 보냐?

 

 

A : 사회로부터의 중압감이 아티스트들로 하여금 자유를 갈구하게 만드는 좋은 예 중 하나다. 한국 비보이들은 무척 외롭다. 그들은 좋은 학교를 가지도 않았고, 가족으로부터 지원을 받지도 못하고, 돈이 많은 부모에게 얻을 수 있는 럭키 옵션도 없다. 게다가 21살이 되면 군대에 가야 한다. 정말 행복한(?) 인생이다. 그런 한계가 한국 비보이들의 승부욕을 더욱 자극해, 그들을 무대에서 분출하게 만드는 것 같다.

 

 

Q : 배틀오브더이어 최종 결승전은 한국 vs 일본으로 펼쳐졌는데, 한국계 감독으로 어떤 생각이 들었냐?

 

 

A : 이번 영화를 감독한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분명한 역사적 입장을 갖고 있지만, 영화의 주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영화에서 중요하게 다루었던 점은 힙합이 정치, 특히 역사적인 정치를 초월하는 힙합 문화의 특수성이다. 비록 「라스트포원」이 일본과 결승에서 맞붙게 된 것을 기뻐하긴 했지만 두 팀은 서로를 상당히 존중했다. 오히려 이들이 어떤 면에서는 미래를 이해하고 원만하게 만들 수 있는 대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비보잉은 이 모든 고난과 정치적 편견을 무대에서 표현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Q : 결국 「라스트포원」이 챔피언 자리에 올랐는데, 촬영하면서 느낀 「라스트포원」은 어떤 팀이었나?

 

 

A : 누구도 「라스트포원」이 우승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애초에 우리는 과연 「라스트포원」을 취재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는데, 막상 「라스트포원」을 만나보고 나니 이들이 정말 대단한 팀이라는 게 바로 느껴졌다. 그들에게는 상당히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다. 전주 출신이고, 대부분이 서울출신인 다른 크루들이 「라스트포원」을 얕보는 느낌도 있었다. 사실 그 점이 내가 「라스트포원」을 더욱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라스트포원」이 최종우승자가 되었을 때 적잖이 놀랐고, 솔직히 정말 기뻤다.

 

 

Q : 차기작은 어떤 건가?

 

 

A : 현재 두 편의 영화를 작업 중이다. 그 첫 번째가 장편영화인 플래닛 비보이 번외편이다. 비보잉이 어떻게 전 세계 대륙에 퍼지게 되었는지를 광범위한 이야기 측면에서 풀어보고 싶다. 또 다른 하나는 굉장히 흥분되는 작업인데 발리우드 비보이 영화다. 댄스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멋진 춤으로 대중을 즐겁게 하는 거다. 이 작품에서는 비보잉에 좀 더 포커스를 둘 계획이다. 비보이는 언제나 배경으로만 머물지 않았나.

 

 

Q : 댄스영화라기보다 꿈과 열정에 대한 영화 같다. 당신에게 열정을 주는 것은 머냐.

 

 

A : 진실이다. 일본 지하철에서 연습하는 비보이들(이치게키)을 보고 누군가는 바닥 청소하는 정도로 여기거나, 시간을 쓸데없는 곳에 허비하고 있다고 쉽게 폄하했을 것이다. 그러나 진실은 배틀오브더이어 에 일본 대표로 출전해 수 만명의 관객 앞에서 멋진 공연을 한다는 것이다. 난 그런 진실을 알리는 것이 즐겁다. 평범한 사람이 영화를 통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그런 영화들. 그런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큰 도전이고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다.

 

 

영화 정보

 

 

 

 

제      목 : 플래닛 비보이 (Planet B-Boy)
장      르 :  다큐멘터리
감      독 :  벤슨 리(Benson Lee)
출      연 :  대한민국 비보이 「라스트포원」, 「갬블러즈」
                프랑스 비보이 「페이스-T」, 미국 비보이「너클헤드 주」,
                일본 비보이 「이치게키」

제         작 : Planet B-boy LLC&Mondo Paradiso Films
수입 /배급 : ㈜ 솔강
제작   국가 :  미국
국내개봉일 :  2009년 10월 15일 (목)
상영   시간 :  95분
등          급 :  전체관람가

상영/수상경력 : 제20회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 심사위원 특별상
                        제25회 샌프란시스코 국제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제 : 작품상,
                        관객상 
                        제11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제61회 영국 에딘버러 국제 영화제
                        제54회 시드니 영화제 
                        제9회 프랑스 도빌 아시아 영화제
                        제6회 뉴욕 트라이베카 영화제 
공식블로그      : http://www.planetbboy.co.kr

 

 


그럼 개떼 같은 참여를 바란다. 꾸벅.

 

 


딴지 문화부장 파토(patoworld@gmail.com)
              트위터 : pato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