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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2.화요일


아홉친구


 


 


누가 아사다 마오를 괴롭히는가


 


여자 피겨스케이팅은 그저 카타리나 비트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동양애들은 팔다리가 짧아서 안돼란 어머니의 말을 굳게 믿고 있었으며, 러츠와 플립과 악셀의 구분은 애당초 포기한 필자도 이번 밴쿠버 경기는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어쩌다가 동양 애들 팔다리가 서양 애들보다 길게 변했는지는 불가사의하다.


 



진화란 참으로 미스터리합니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애당초 아사다는 라이벌급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었는데, 결과도 그렇고 쇼트와 프리 순서에서 마침 앞뒤로 붙어버리는 바람에, 최소한 요번 올림픽만큼은 라이벌로 불러줘도 될 것 같다. 스타리그의 엄재경 위원이 그런 말을 했었다. 스타리그가 재미있는 건 스토리를 붙여주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더욱 기대감을 갖고 보게 되는 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번 결과를 놓고 제갈공명과 주유의 관계에 빗대는 걸 보면 이번 여자 피겨스케이팅엔 최고의 경쟁 스토리가 성사된 셈이겠다.


 


필자는 예전부터 일본 2ch 댓글 번역이 많은 개소문닷컴을 많이 들렀는데, 일본 애들의 반응을 보니, 아사다 마오가 트리플 악셀필살기만 성공시키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믿었던 듯하다. 트리플 악셀은 3바퀴 반을 도는 최고난도 기술이라 여자들은 좀처럼 시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콤비네이션 점프로 트리플 악셀을 하게 되면 이어지는 기술론 2회전 밖에 되지 않아서, 결과는 5회전 반이 되고, 배점상으론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으로 연결시켜 통합 6회전을 하는 쪽이 더 높다. 이 점은 많은 마니아들이 이미 얘기도 했고, NBC 방송에서 스캇 해밀턴 해설자가 명쾌하게 정리한 동영상도 있으니 더 설명할 필요는 없겠다.


 


 


NBC 투나잇쇼에서 스캇 해밀턴


  


 


 


그러나 일본 애들 중에서는 최고난도 기술인 트리플 악셀의 배점이 더 높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어떤 외국 스케이터(러시아의 플루첸코)의 주장을 빌려 현재 채점 시스템이 잘못됐다, 선수가 기술을 발전시킬 가능성을 오히려 가로막고 안전빵위주의 플레이만 넘친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그가 정말 그런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필자는 그 주장이 나름 일리가 있다고 생각은 든다. 더 힘든 기술을 구사하는 사람에게 그만큼의 보상이 주어지는 건 잘못이 아니니까. 현재 시스템에서 전혀 반영되지 않는 건 아닌 것 같다. 프리 중계 도중에 김연아보다 아사다 마오의 테크니컬 기본 점수가 2.5점 정도 높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마도 연결점프가 규정돼 있는 쇼트에선 무리지만 프리에서는 고난도 기술의 가점이 더 붙는 게 아닐까. 뭐 이것도 전문가들 많으니 충분히 설명 가능할 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애들의 주장은 현재의 피겨스케이팅을 개무시하는 처사이며, 차후에 일본 애들 말대로 될 가능성이 전혀 없진 않겠지만, 역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룰이 계속될 거라고 아주 높은 확률로 전망할 수 있다. 비전문가인 필자가 생각해도.


 


 


똑같은 2점이다


 


첫 번째, 점수에 초점을 맞추었을 때의 근거.


 


<슬램덩크>에 아주 유명한 장면이 있다(뭐 안 유명한 장면이 없는 명작이지만).


 





일본 작가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이미 말해주었다. 덩크가 더 화려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농구 룰에서 골 들어가면 같은 2점이라고. 그러니까 같은 6회전이면 같은 점수, 5회전 반이면 그보다 모자란 점수.


 


이게 이상하다고 하면, 덩크슛은 2.3점 쳐주고 페널티킥은 0.5점 쳐주고 홈런은 1.5점 쳐주고 상대 실책으로 얻은 점수는 0.3점 감하고귀찮고 시덥잖은 결과를 인정해야 한다. 그렇게 가다보면 장외홈런은 1.7점 주는데 비거리에 따라 0.1의 가산점이이게 스포츠냐. 드래곤볼 스카우터 놀이지.


 


상대 실책으로 거저먹은 점수보다야 필드골과 홈런 쪽이 가치 있는 점수라는 건 알겠지만, 가치라는 게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거다. 그 주관적 가치를 점수로 옮기기 위해서는 당연히 합의가 필요하다.


 


현재의 피겨스케이팅 채점 기준에 문제가 있다, 그렇겐 누구나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개정을 해야 한다면 현재 시스템의 명확한 오류를 지적해야 한다. 즉 그 오류로 인해서 선수 누구든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해야 룰 개정에 합의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시스템이 완벽하진 않더라도, 쇼트프로그램에서 점프 연결 회전수를 통합해 점수를 준다고 하면 그 자체는 누구나 수긍 가능하고, 선수 누구든 그렇게 함으로써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는 더 까다로워서 점프 종류의 배합에 따라 각종 가점도 붙는 걸로 알고 있다. 아마 이런 룰이 생긴 데에는, 근본적으로 ‘1회 점프의 다회전보다는 ‘2회 점프를 연결하는쪽이 더 어렵고 실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리라고 짐작한다. 꽤 괜찮은 근거다.


 


그럼 그렇게 안하는 쪽은 븅신 아니면 기량 부족인 거다.


 


유도 한번 생각해보자. 전부 한판승을 노리는 사나이가 있다. 그런 경우 보면 대개 업어치기에 독보적인 경지에 올랐다든지 하는, 자신만의 최고 기술이 있었다. 실제로 그런 선수가 있으니까 그가 이기면 우리는 아낌없이 박수를 쳐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업어치기만 노리다가 유효패하는 게 옳은 선택이겠냐 말이다. 이렇게 보니 업어치기 한판만 노리던 <야와라>가 생각나는데, 그게 현실이라면 조금 이상하지 않나(이게 실제 인물인 다니 료코를 모델로 했는데, 무패를 자랑하던 그녀도 나중엔 계순희한테 졌지).


 


 


일본의 문화적 배경


 


그런데 실제로 일본에는 만화의 로망을 현실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도 같다. 비약일지는 모르지만, 소위 기술적 스페셜리스트를 더 우대하는 풍조 말이다. 일례로 왼발의 데드볼 달인이라는 나카무라 슌스케가 그렇고, 안타 제조기 이치로도 좀 그런 부분이 있다. 한번 여기에 트리플 악셀의 아사다 마오를 넣어보시라. 뭔가 비슷한 분위기가 나지 않는가.


 




시게노 고로는 고교시절엔 직구 하나밖에 던지지 않았지


 


일국의 문화를 함부로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일본에 이런 기술 우대 현상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긍정적으로 현실화된 형태가 일본의 장인정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몇 대째 라면면발만 연구하고 있는 그런 집이 일본엔 있다. 하지만 이게 다른 면으로는 미소녀 인형만 모으느라 인생을 허비하는 오타쿠로도 발현될 수 있다. 라면 장인과 미연시 오타쿠는 하나만 갈고 닦는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다. 그 결과는 존경과 멸시로 다르게 나타나겠지만.


 


스포츠에 한정지어 말하자면,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최고난도의 기술을 보유한 선수를 띄워주다 보면, 정작 실전에서는 반쪽짜리 선수일 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긴다. 여자 피겨스케이팅이야 개인 경기이고 고난도 기술 습득은 모든 선수에게 요구되니까, 이게 아사다 마오에게 무조건 단점이라곤 할 수 없다. 제일 문제되는 건 역시 팀 스포츠다. 기술에만 열중하는 선수는 정작 진검 승부에 도움이 안되니까 말이다.


 


그렇게 본다면 아사다 마오는 좀 난처한 상황일 것 같다. 사실 아사다에게 더 요구되는 건 이전에 롱 엣지로 판정받았던 다른 점프의 보완이다. 그러나 이런 풍토에서는 오로지 최고난도 트리플 악셀이라는 압박을 받게 된다. 안도 미키 같은 올라운드성 선수가 일본의 일반 팬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현상도 이때문일까. 이번 올림픽에서는 안도 미키가 더 잘했다는 평가도 많은데, 정작 일본에선 그렇지가 않다.


 


그 나라의 문화가 야기할 수 있는 양날의 검같은 문제는 우리라고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정보다는 결과, 실력보다도 승리를 값지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일등만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의 사례는 독자들이 더 잘 알 터다. 이번 올림픽에 한정시켜 보면, 우리나라가 개발했다고 하는 날 들이밀기가 그 사례일 것 같다. 그 기술은 승리를 위해 0.001초의 이익을 가져다 주지만, ‘스케이트를 어떻게 더 빨리 타는가라는 트랙 스포츠의 근본 취지와는 관계가 없다. 이제 쇼트트랙에서는 금지됐지만 한창 때에는 한국의 독보적 기술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는데, 그 기술을 볼 때마다 우리가 얼마나 승리를 위해 목매다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마음이 찜찜하다.


 


 


롱 엣지


 


본론으로 돌아와 두 번째, 기술 발전에 초점을 맞춘 근거.


 


필자는 뭐가 롱 엣지고 어느 쪽 날로 들어가야 정확한 점프인지 잘 모른다. 유튜브에서 김연아 점프를 정석으로 소개하는 영상도 보았는데, 솔직이 잘 모르겠다. 그러니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다.


 


정확한 점프란 롱 엣지 판정 받지 않은 점프라는 것.


 


다시 말해 심판이 롱 엣지라고 판정하면 그런 거고, 잘 뛰었다면 잘 뛴 거다. 우리는 그렇게밖에 볼 수 없다. 심판은 전문가다. 선수 출신 해설자도 전문가겠지만, 심판도 그렇기는 마찬가지.


 


아사다 마오는 프리 경기에서 두 번 트리플 악셀을 뛰었는데, 우리쪽 해설자는 뒤틀면서 뛰었고 착지해서도 돌았다며 감점을 예상했고, 일본쪽 해설자는 완벽했다고 한다. 둘 다 전문가겠다. 어쨌거나 채점에서 제 점수 받았다면, 제대로 뛰었다고 봐야 한다. 댓글 열폭한다고 채점이 바뀔 리도 없다. 승복의 자세는 일단 갖추는 게 옳다.


 


심판 없는 스포츠는 없고, 때문에 서로의 주관적 판단은 충돌하기 마련이다. 필자는 아사다 마오보다는 안도 미키나 캐나다의 로쉐트가 더 나았다고 봤지만, 심판이 그렇게 채점했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혼자만 이렇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피겨는 그나마 채점제를 채택했기 때문에 주관적 요소가 덜한 것 같다.


 


만약 쇼트트랙처럼 반칙은 곧 실격의 엄청난 재량이 피겨 심판에게 주어졌다면, 스피드 스케이팅처럼 옆라인 잘못 타면 실격된다면, 트리플 악셀의 반칙성 회전이나 롱 엣지로도 실격패 줄 수 있는 거였다. 그러고 보면 쇼트트랙도 이러이러한 경미한 반칙은 골인기록에 2초 벌점정도로 개정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이건 뭐 뒷차가 와서 박아도 면허정지 먹게 생겼으니 말이다.


 


그런데 아사다 마오가 트리플 악셀을 뛰게 된 이유가 바로 롱 엣지 탓이었다. 김연아가 등장하여 교과서적인 점프를 뛰기 시작하면서, 그때까지 대충 봐주던 엣지를 엄격하게 봐야 한다는 합의 하에 심판 룰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보완에 실패한 건지 아사다 마오는 프리에서 러츠와 살코를 뛰지 않았다. 트리플 악셀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는 러츠를 말이다. (물론 지금도 아사다 마오의 점프에 문제가 있는데 점수 인정받는다는 의견이 있다. 일단은 심판진이 인정한 거니까 그건 논외로 하자)


 


 


아사다 마오 프리 경기 자막버전


 


 


그러면 생각해보자. 오직 트리플 악셀만 가지고 있는 아사다 마오가 있고(스캇 해밀턴이 딱 이렇게 표현했었다), 트리플 악셀 말고는 모든 트리플 점프를 뛰어주는 김연아가 있다. 당신은 어느 쪽이 더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는가. 둘이 미스없는 경기를 했을 때 누구에게 점수를 더 줄 것인가. 그 근거는 무엇인가.


 


아사다 마오가 트리플 악셀을 뛰는 이유는 러츠가 롱 엣지 판정을 받기 때문이다.


김연아가 트리플 악셀을 굳이 안 뛰는 이유는 다른 점프가 전부 제대로이기 때문이다.


(자료 조사를 해보니 김연아는 지난 시즌에 트리플 플립을 롱 엣지 판정 받은 적이 있으나, 그때 심판 9명 중 8명이 정상 판정했었다고 한다. 그거 꼬투리 잡히기 싫어서 3-3 점프는 러츠로 바꿨지만, 그래도 트리플 플립은 한번 뛴다)


 


국적을 떠나서 피겨 스케이팅 짬밥을 먹는 사람치고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는 명확하지 않나. “아이들아 이 선수처럼 해라라고 롤 모델을 가리킬 때 롱 엣지에다 살코 못 뛰는 선수를 추천해야 되겠나. 그러니 같은 여건이라면 아무리 점수를 퍼주고 싶어도 김연아보다 아사다 마오를 높게 줄 수는 없는 거다. 거기다 실수까지 하면 말 다한 거고.


 


오히려 기술 발전을 등한시한다는현재 채점제의 덕은 아사다 마오가 훨씬 많이 얻고 있다. 그렇게 기술적 역량이 중요하다고 하면 경기에서 러츠, 악셀, 플립, 루프, 토룹, 살코를 다 뛰어야 맞지 않나. 특정 점프는 아예 뛰지도 않으면서 은메달을 딸 수 있다면 오히려 지금 방식에 감사해야 마땅하다.


 


굳이 기술 발전을 논한다면, 기존의 모든 기술을 다 습득하고 나서 남들이 차마 걷지 못하는 길을 가는 게 순리일 거다. 이런 면에서 김연아도 앞으론 나름 압박을 받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이것도 김연아처럼 이미 완벽한 경기를 보여주고 세계신기록이라도 작성한 후에 꺼낼 얘기지, 점프 가려서 뛰는 선수를 놓고 최고난도 기술의 도전을 우선시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아사다 마오의 눈물


 


이 글은 일본 팬들의 의견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음을 지적하기 위해서 썼지만, 직접적인 동기는 인터뷰 때 보인 아사다 마오의 눈물 때문이었다.


 


아사다 마오 인터뷰 자막버전


 


 


아사다 마오는 자기가 김연아에게 져서, 은메달을 딴 게 아쉬워서 눈물을 흘린 게 아니다. 자기 연기에 납득을 못했다는 거, 그게 가장 큰 이유였다. 괜찮은 애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사다 마오를 둘러싼 일본의 환경이 영 탐탁지가 않았다. 그녀가 롱 엣지를 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닐 거고, 트리플 악셀을 꼭 뛰고 싶어서 그러는 것도 아닐 거다. 이렇게 하면 쉽게 점수 받을 수 있어, 이것만 하면 딴 거 안해도 돼 하는 목소리들이 환청처럼 들려온다.


 


아사다 마오는 주니어 때부터 엄청난 재능을 보였던 선수라고 알고 있다. 그런 선수에게 엉터리 엣지를 가르쳐서 트리플 악셀에 목매달게 하는 반쪽짜리로 만들어버렸으니, 그러고도 은메달을 덥석 안겨줄 수 있다니, 대체 주위엔 어떤 사람들이 있는 건가.


 


프리 연기 때 김연아 다음에 나오는 바람에 좀 실수했다고 하지만, 솔직이 그걸로 욕하면 안된다. 쇼트 연기 때 마오의 노미스 경기 보고도 실수 하나 안한 김연아가 얼토당토 않은 괴물인 거지.


 


한국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김연아 팬이다. 우리는 김연아가 더 멋진 경기를 보여주길 원한다. 그리고 멋진 경기는 상대가 강할 때 더욱 빛나는 법. 그러니 일본 관계자들은 부디 아사다 마오가 진짜 강한 선수가 되도록 해주길 바란다. 롱 엣지 논란을 완전 잠재우고 트리플 악셀까지 장착한 마오를 우리는 보고 싶다.


 


그리고 승리의 그날이 되거든 핸드폰은 꼭 꺼놓길 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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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소식.


 


일본 TV 방송에서 심판 판정내리는 모습을 몰래 찍어서 물의를 일으켰단다.


 


니혼TV ‘반키샤의 심판 판정 몰래카메라



 


채점표에 어느 심판이 어떻게 판정하는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이를 위반하는 건 국제빙상연맹 차원에서 제재가 이루어질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참는 게 좋겠다. 일단 이 일은 일본 빙상계를 오히려 옥죄는 결과가 될 것도 같다. 하지만 이런 일이 너무 떠벌여지게 되면, SBS에서 피겨 전문가들 모셔놓고 아사다 마오의 엉터리 트리플 악셀을 집중 분석할지도 모른다. 이런 공방전이 궁극적으로 피겨 스케이팅, 김연아나 아사다 마오에게 하등 도움될 건 없겠고, 그저 민족감정이나 건드릴 걸 생각하면 탐탁치가 않다.


 


아무튼 위 동영상에서 보이는 심판의 판정 장면이 의미하는 것은 방송의 의도와 달리, 오히려 마오의 트리플 악셀 회전에 문제가 있음을 심판이 인지하고 있다는 걸로 보인다. 그리고 필자의 우려대로, 일본 미디어는 아사다 마오가 진짜 실력을 쌓는 데는 아무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게시판에서만 인용되던 러시아의 플루첸코 선수가 직접 인터뷰를 했는데, 앞서 말했듯이 그의 주장엔 동감할 부분이 있다. 하지만 트리플 악셀을 뛰는 선수가 어떤 점프는 롱 엣지고 어떤 점프는 아예 뛰지도 못한다는 얘기엔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참 궁금하다.


 


아사다 마오를 괴롭히는 적은 김연아도, 한국도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부각시키는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