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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지친다. 꽃노래도 하루 이틀이지. 얼척 없는 기사를 찾아서 비판하고 놀리(?)는 작업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뚜렷한 악의를 전제한 기사를 과연 ‘기사’라고 부를 수 있을까. 언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건 명백히도 대한민국 시민사회를 향한 테러다. 이런 행태를 들여다보고 주제로 삼아 떠드는 일, 하물며 끝이 보이지 않고 결코 바뀔 것 같지도 않은 일에서 오는 고단함을 말하는 것이다.

 

이기려면 상대보다 즐거워야 한다고 배웠다. 혈압이 오를 때마다 톤을 낮추고 그 여백을 웃음으로 채우려 애썼다. 하지만 어느 정도라는 게 있다. 수준이라는 게 있다. 해도 너무한 꼬라지를 볼때마다 내가 대체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이 지랄을 하고 있나 싶다.

 

이를테면 이런 거다.

 

<한국경제> 노정동 기자 202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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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링크)

 

이 기사가 말이 되려면, AZ백신을 맞고 귀가하던 <한국경제> 종업원 노정동이가 무단횡단을 하다가 덤프트럭에 치여 죽어도 “AZ백신 접종 한경 기자 노정동 사망”이라고 쓰는 게 맞단 얘기다.

 

이 사례는 또 어떠한가.

 

<조선일보> 오경묵 기자 2021. 05.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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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링크)

 

다리가 폭발하다니. 항상 이런 식이다. 북괴 없이는 못 사는 애들일수록 북한을 ‘전지전능’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행여나 북한이 만만해선 안된다.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고 나뭇잎을 타고 강을 건너야 한다. 그래야 ‘안보’로 ‘장사’를 할 수 있다. 쟤들 입장에서 AZ백신은 백신계의 김정은이다. AZ백신 처맞으면 다리가 그냥 아파선 안된다. 적어도 ‘폭발’ 정도는 해줘야 한다. 경묵이는 ‘exploded’란 단어를 ‘폭발했다’로 번역했다. 티팬티 놓고 T자도 모르는 나지만 저럴 땐 ‘파열’이라고 해석해야 맞는 거 아니냐?

 

<조선일보> 종업원 경묵이가 보고 썼다는 기사 원문인 데일리스타 기사엔(기사링크) 담당 의사가 백신과의 연관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했다지만 경묵이는 “의료진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 노출’로 인해 미어스의 다리를 절단하는 게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라고만 썼다.

 

참고로, 데일리스타 이외에 해당 뉴스를 다룬 현지 로컬언론들 기사엔 데이브 미어스가 몇 년 전 당뇨 합병증으로 발가락을 잃었다는 내용도 있다. 이 사실이 누락되면 데이브 미어스는 AZ백신을 맞고 나서 멀쩡했던 다리가 폭발한 게 된다. 그래야 화이자와 모더나보다 AZ백신을 더 많이 들여온 문재인을 욕할 수 있는 서사가 완성된다. 괴벨스가 그랬다지. “99가지의 거짓과 1가지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고.

 

권력에 맞서는 용기는 기자에게 중요한 덕목일 것이다. 엄청난 용기를 보여준 자랑스러운 기자도 있다.

 

<한국일보> 김진욱 기자 202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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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링크)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산하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가 주요 발병국의 코로나 19 사망자 통계치가 2배에서 10배 정도 많은 것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과거 추세적 사망률을 도출하고 작년의 사망률이 어떠했는지를 비교, 모델링하여 추산한 것이라고 한다.

 

해당 기사에 나와 있는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면,

 

“각국의 코로나19 사망률은 코로나19 진단 수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 연구진은 각국 통계가 축소된 원인으로 병원에서 숨지거나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에만 코로나19 사망자로 집계되는 관행을 들었다. 일부 저개발국 중에는 질병 보고체계 자체가 부실해 많은 사망자가 누락됐을 가능성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니까 기사에서도, 실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각 국가의 발표치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10배로 자체 추산하는 이유로 꼽은 것은 1) 병원에서 숨지거나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에만 코로나 사망자로 집계하는 관행 문제. 2) 저개발국가 중 질병 보고체계 자체가 부실해서 누락됐을 가능성이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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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한국일보 종업원 진욱이는 해당 연구 도표를 보고 과감한 도약을 한다. 해당 연구 보도자료에서 “한국의 추정 사망자 수와 보고된 사망자 수를 직접 숫자로 비교하지는 않았”지만, 즉 해당 연구 결과 어디에도 한국이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아래 지도에 한국이 “5배에서 10배”라고 오렌지색으로 표기되어 있으니 “IHME의 추정대로라면 코로나19로 최소 9,300명에서 최대 1만8,600명이 숨졌을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쓴다. 그리고 제목에 따옴표로 "한국 코로나19 사망자 실제론 5배 이상 많을 것”이라고 인용한다.

 

앞서 언급했듯, “각국의 코로나19 사망률은 코로나19 진단 수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나도 알고 진욱이도 알 듯이 우리나라는 가히 선제적 진단 광기, 진단만능주위, 진단성애자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만치 진단 횟수와 수준이 높다.

 

또한 중대본 브리핑에 따르면 과거의 경향적 사망 추세선이 현재 특별히 뛰고 있지도 않다. 그리고 IHME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직접 언급된 20개국은 의료 붕괴에 가까운 락다운을 경험한 나라들이다.

 

IHME 홈페이지(링크)에 들어가 봤다. 누가 워싱턴대학 아니랄까봐 영어로 되어 있더라. 거듭 얘기하지만 나는 티팬티 놓고 T자도 모르기에 크롬 번역기를 켰다. 시각장애인 코끼리 더듬는 식으로 이곳저곳을 들여다봤다. ‘코로나19 예측’이라는 페이지가 있더라. 해당 국가 찾기에서 대한민국을 검색했다. 5월 11일 현재 대한민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879명이다. IHME가 해당 연구 모델링으로 예측한 그래프를 살펴봤다. 2021년 8월 31일 예상치는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이동성을 보일 경우’ : 2,491명 (2,061명~3,468명), ‘사람들의 95%가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 2,322명(2,009명~2,956명)이라 한다. 알아서들 평가하시라.

 

참고로, 해당 연구 결과를 보도한 매체들은 많지만 (심지어 조선biz조차도) 진욱이처럼 “한국 실제로 5배 이상 많을 것”이라고 용기 있게 쓴 매체는 없다.

 

하지만 진욱이는 뒤늦게 무엇에 쫄았는지, 대략 5시간 후, 기사 타이틀을 "전 세계 코로나 사망자 수, 공식 통계 2배 이상... 美 1.5배·日 10배"라고 “한국”을 슬쩍 빼고 수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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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사 본문 또한 “한국의 추정 사망자 수와 보고된 사망자 수를 직접 숫자로 비교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도를 통해 공식 집계보다 5배가량 많을 가능성을 제기했다."라며 톤다운했다. 문재앙이 협박했을까. 국정원이 남산으로 끌고 가 강제로 AZ백신을 놔서 다리를 ‘폭발’시켜 버리겠다고 겁을 줬을까. 모를 일이다.

 

주변 지인 중에 개또라이가 하나 있다 치자. 가까운 친구는 아니지만 인맥이 다소 겹치기에 어떨 때는 들리는 소문으로, 또 어떨 땐 눈 앞에서 그 개또라이의 기행을 접할 수 있었다고 치자. 평소에 뭘 주워처먹고 다니기에 저라나 싶어서 처음엔 재밌을 수 있다. 신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찌저찌해서 내가 그 새끼랑 룸메이트가 되는 일이 벌어지면 그 재미는 고통으로 바뀌게 된다. 내가 요즘 딱 그렇다.

 

오늘이 <기사실명제> 7회차다. 비열하고 악랄한 저의로 가득 찬 기사들을 찾아 읽고 분석하는 건 고통 그 자체다. 무엇보다도, 저 지랄들이 결코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딴지일보는 나에게 산재 적용을 해줘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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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면 찌른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