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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풍경 좋은 장소에서 그림 같은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일은 중, 장년층의 로망입니다. 답답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을 벗 삼고, 여유로운 삶을 산다는 것. 어쩌면 현대인들이 최종적으로 맞이하고 싶은 삶일지도 모릅니다. 도시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지금, 현대인들이 짊어진 삶의 무게가 녹록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반면, 도시를 떠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문명이 제공하는 혜택에 길들다 보면 자연을 동경하는 마음도 생기지만, 동시에 자연에서 오랜 시간 머무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난 추석을 앞두고 돌아가신 장모님의 49재를 위해 처가 근처 납골당을 방문했습니다. 장모님 유골은 십여 년 전 먼저 돌아가신 장인어른과 함께 지역 납골당에 안치되었습니다. 안치된 봉인함에 절을 한 아내는 처남에게 다가가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아빠 혼자 있었을 땐 몰랐는데, 엄마랑 같이 있으니까 갑갑해 보인다. 아빠는 자연을 좋아하니까 수목장으로 옮겨드릴까?"

 

아내의 말이 맞았습니다. 장인어른 혼자 안치되어 있을 때는 공간이 넉넉해 보였는데 부부용 공간임에도 봉인함 2개가 들어가니 답답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후불제 장례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제게 고객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납골당과 수목장의 차이는 뭔가요?"

 

저는 항상 아래 예시를 들어 설명합니다.

 

"아파트와 전원주택의 차이입니다."

 

아파트 vs 전원주택

 

아파트는 수요가 높아 집을 거래하고 이사하는 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반면 전원주택은 한번 거주하면 이사 나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거래 자체가 드뭅니다.

 

아파트는 관리가 비교적 용이합니다. 관리비만 지급하면 수도, 전기, 가스 등이 공급되어 입주민 입장에서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습니다. 전원주택은 관리비가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도, 전기, 가스 등에 문제가 생길 경우 직접 해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아파트 거주자는 날씨에 연연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습니다. 눈이 오기 전에 제설제를 단지 내 도로에 뿌리고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안내 방송까지 해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파트는 그 서비스에 상응하는 높은 가격이 형성되어 있으며, 매달 관리비를 지출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이 있습니다.

 

즉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이 훨씬 편리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답답한 도시 생활과 비용 부담이 따라옵니다.

 

납골당과 수목장의 차이

 

전통적인 장사법에는 일반적인 매장(묘법), 납골당, 수목장(자연장)이 있습니다. 하나씩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납골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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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추모공원 야외납골당

 

개인 또는 부부 등의 유골함을 눈에 보이는 곳에 모시거나, 내부 공간에 모시는 장사법입니다.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추모할 수 있고, 추후 이장이 용이합니다.

 

다만 문제는 비용입니다. 수도권 지역에서 사설 납골당을 이용할 경우, 평균 500만 원에서 최고 2000만 원까지 비용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납골당의 경우, 사설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100만 원 내외)이지만 한정된 시설이다 보니 이용 기준이 매우 까다롭습니다(위 경우 이용 기간이 15~30년으로 제한된 곳이 있으니 확인 필요).

 

참고로 최근엔, 사설 납골당을 많이 이용하는 추세입니다.

 

2. 수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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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락공원

 

나무, 잔디, 꽃을 상징물로 삼아 화장 후 남은 유골 일부를 일정 깊이 땅에 묻어 나무의 자양분이 되도록 합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상생하는 자연 친화적인 장사법입니다.

 

상대적으로 납골당보다 저렴한 비용(공동목 기준, 보통 200~500만 원)입니다. 다만 자연재해로 인한 훼손, 유실의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으며, 추후 이장이 어렵습니다. 요즘은 바다장이라고 하는,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방식도 있습니다.

 

장례 업체 운영자의 팁

 

사실 납골당, 수목장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고인을 기리기 위한 장소일 뿐, 장례 후 남은 가족들이 장소를 불문하고 고인을 그리워하고 기리는 장소가 있다면, 그것에 제2의 납골당, 수목장이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일부 유가족들은 고인의 유골 일부는 자연에 돌려주고, 일부는 집에 안치시켜 모시기도 합니다.

 

장례 업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어떤 것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유족의 여건을 살펴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가족이 많다면 납골당을 선택하는 것이 나쁘지 않습니다. 구성원이 많으면 관리 주체의 확장성도 있을 뿐만아니라, 자주 납골당에 방문해 고인을 기릴 것이라면 외부 환경에 강한 납골당이 유족들에게 훨씬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가족 구성원이 적다면 수목장이 나을 것 같습니다. 납골당보다 이용 비용이 저렴하고 장시간 모실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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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넷플릭스<꽃들의 집:그녀의 장례식>

 

다시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고인을 기리는 마음입니다. 어쩌면 우리 부모님은 장례 방식에 대한 선택보다, 자녀들이 당신을 그리워하고, 당신의 삶을 기리는 마음을 갖길 더 원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장례 업체 대표로서 말씀드리자면.
 
납골당과 수목장은 미리 원하는 곳을 선택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채, 장례 업체의 장례 지도사에게 일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장례 지도사는 유가족의 의견을 반영해 적절한 장소의 납골당 또는 수목장을 제안할 것입니다.
 
그럴 경우, 장례 지도사 몫으로 수수료가 떨어지게 됩니다. 저희의 경우, 수수료 자체를 고객에게 환급해드려 최소 비용으로 모든 절차를 제공해드리나(딴지에서도 많은 분들이 저를 아시고 이런 글을 적는 입장에 하나하나 이득을 따져선 안되겠지요) , 일부 장례 업체는 여전히 장례 지도사 수당으로 책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용자 입장에선 장례 전에 미리 납골당과 수목장을 선택하면 그만큼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수목장을 선택할 때는 꼭 수목장 장소를 미리 방문할 것을 추천합니다. 시설이 낙후된 곳인지 모르고 선택했다가, 자연재해 및 기타 상황으로 유골이 유실될 수 있습니다. 여러 제반 사항을 직접 확인하고 선택하시길 바랍니다.(여기까지가 제가 드릴 수 있는 최대한의 팁입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훗날 저는 납골당보다 가족들과의 추억이 깃든 장소에 유골을 뿌려 달라고 할 생각입니다. 인간이 어차피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가족과 추억이 있는 장소에 뿌려져, 그곳이 우리 가족만의 추모 공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다음 편은 무 빈소 장례, 2일 장, 3일 장, 5일 장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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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 줄 요약>
 
1. 납골당과 수목장의 차이는 아파트와 전원주택의 차이와 같다.
 
2. 사설 납골당의 비용은 500~2000만원 (지자체 운영 납골당은 100만원 내외)
 
3. 사설 수목장 비용은 200~500만원
 
4. 가족 구성원이 많다면 납골당, 적다면 수목장을 추천한다. 물론 경제적 요건을 고려해서.
 
5. 장례 전 미리 납골당과 수목장을 알아보고 선택할 것을 권한다.
 
6.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인을 기리는 마음이다.
 
<계속>
(1) 후불제장례전문회사 주식회사 직장(www.ziczang.com, 24시간긴급장례의전센터1599-9093) 대표
(2) [학교폭력 부모바이블 1] & [아빠가 되어줄게] 저자
(3) [이해준학교폭력연구소] 소장 https://blog.naver.com/leehaejune_lab)
(4) 유튜브 [이해준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