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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월 9일 부산지방법원 형사 6부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둔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암살하려 했던 피고인 김진성(68)의 첫 공판이 열렸다. 

 

오후 4시 부산지방법원 제301호 법정에서 형사6부(김용균, 전우석, 이래 재판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이다(2월 20일과 3월 15일은 공판준비기일이었다). 

 

부산지법.jpg

부산지방법원

 

사건 발생 후, 김진성의 변명문 등을 전달해 공범 혐의(살인 방조)를 받고 있는 김O헌의 공판도 함께 진행됐다. 

 

김진성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살인미수 외에 선거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피해자인 이재명 대표는 이번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한 당사자일 뿐 아니라 제1야당의 대표다. 그에 대한 살해의 시도는 ‘선거의 자유’ 방해라는 결과도 야기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 범죄가 추가 된 것이다. 

 

재판이 열린 날은 본 투표 하루 전날로 모든 관심이 총선에 집중돼 있던 시기였기에 이 재판은 딱 묻히기 좋은 뉴스였다. 아니나 다를까, 죽지않는돌고래 편집장(요즘 방송에선 김창규 편집장으로 나오더라. 이름으로 나오니 어색...)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동안 검찰 관련해 좋은 기사를 많이 써주어 국회쪽이나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호평이라며, 고맙다고 부산 여행이라도 한 번 다녀오라고 하더니... 속내는 '이왕 간 김에 재판과정을 전부 지켜보고 별 거 아닌 내용이라도 모조리 기록해야.....'였다. 그럼 그렇지! 내 이랄 줄 아라따...!

 

... 뭐, 생각해 보니 이미 사전 투표도 마쳤겠다, 회삿돈으로 여행 다녀올 수 있는 좋은 기회 아닌가 싶어 가기로 했다. 

 

어찌어찌 부산지방법원에 도착, 소지품 수색까지 마치고 법정 앞에 도착하니 재판 시작 20분 전이었다. MBC와 SBS 취재 카메라가 보였고, 다수의 방송사와 신문사 취재기자들이 대기 중이었다.  

 

2. 살인미수 방조 혐의 김O헌을 계속 쳐다본 남자 

 

재판 시작 10분 전, 재판정에 입장해 방청석에 앉았다. 얼마 되지 않아 옆자리에 어느 70대 노인이 앉았다. 알고 보니, 김진성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이른바, 공범 김O헌이었다. 그로부터 3분 정도가 지났을 즈음이었다. 이번에는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재판정으로 들어와 김O헌 앞에 섰다. 그러고는 김O헌을 향해 말했다.

 

“내 눈을 한번 봐주실랍니까?”

 

김O헌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 남성을 올려봤다. 그리고 곧 법정 경위가 달려와 그 남성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그 사이 김O헌은 자리를 옮겼다. 그는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어 법정 경위의 안내를 받아 피고인석으로 옮겼다. 

 

50대 남성은 곧 다시 들어와 기자 옆자리에 앉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는 자원봉사단 잼잼기사단 부산 단장 오재일 씨였다. 재판이 끝나고 왜 그랬는지 물어보니, 

 

“(공범인 김O헌의) 눈 속에서 어떤 잔떨림 같은 게 있는지를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 사람의 영혼의 울림 이런 걸 듣고 싶어서 봤는데, 없었네요.”

 

라고 답했다.

 

오 단장은 이재명 대표가 습격받았을 때, 현장에서 지혈했던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이 사건 관련해서 경찰의 참조인 조사도 받았다. 

 

오재일 단장 김운선tv.PNG

오재일 단장

출처-유튜브<김운선tv>

 

재판정 안에 있는 TV 화면에는 「2024고합 OO 피고인 김진성 외 1 살인미수 등 사건」이라고 적힌 글자가 보였다. 

 

드디어 김진성이 변호인 2명과 법정에 나타났다. 카키색 수의에 흰머리가 약간 덥수륵한 모습이었다. 흰 턱수염도 상당히 자라 있었다. 

 

3. 덤덤한 김진성 

 

카키색 수의 상의 왼쪽 가슴에는 노란색 번호판이 있었고, 검은색으로 ‘1770’ 번호가 쓰여져 있었다. 

 

김진성의 표정은 덤덤했다. 죄책감이나 후회의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30여 명의 취재진이 앉아 있는 방청석을 둘러보는 그의 표정에서 어떤 두려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김O헌도 자리를 김진성 옆으로 옮겨 앉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큰 헤드셋을 꼈다. 김O헌은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재판 때마다 헤드셋을 쓰는 듯했다. 김O헌의 얼굴에서 죄책감이나 두려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귀가 잘 들리지 않아 그런지 눈썹 뼈가 더 도드라지도록 눈에 힘을 주었고 그 때문에 미간이 약간 찡그러져 있을 뿐이었다. 

 

정각이 되자 재판부가 입장하고 곧바로 공판이 시작되었다. 

 

재판관이 피고인 김진성과 김O헌의 신상을 차례로 물었다. 

 

“김진성, 1957년 3월 OO일, 집주소는 충남 아산시 배방로…”

 

“김O헌, 1948년 11월 OO일, 집주소는 충남 아산시 배방로…”

 

이렇게 된 마당에 주기자 라이브 EP.10ㅣ이재명 암살미수범과의 진실게임ㅣ2024년 4월 1일 월요일 0-8 screenshot.png

<출처-이렇게 된 마당에 주기자 라이브>

 

피고인들에 대한 짧은 신상 확인이 끝나자 곧이어 검사의 공소 요지 진술이 이어졌다. 

 

“피고인 김진성은 2001년 구청 공무원을 퇴직하고, 2005년부터 충남에서 공인중개사업을 해왔다. 피해자 이재명은 대선주자를 지낸 21대 국회의원이자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재직 중이며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자로 출마했다…”

 

이렇게 시작한 검사의 공소 요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김진성은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했지만, 수익이 연 매출 1,0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했고, 주식투자에도 실패해 1억 9천여만 원의 빚이 있는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태임. 

 

2. 심근경색을 앓고 있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음. 

 

3. 부인과도 이혼해 가족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음. 

 

4. 이재명 대표가 종북세력을 주도하는 정치인이라 여겨 극단적인 적대감을 갖게 되었음.

 

5.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후보자 공천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그대로 둔다면 대한민국이 적화될 위험이 있어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범행을 결심하고 장기간에 걸친 준비와 예행 연습 끝에 실행에 이르게 되었음.

 

검사는 약 10분여 동안 이러한 공소사실 요지를 낭독했다.  

 

그리고 검사는 이렇게 강조했다.

 

‘피고가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건강도 악화되고, 가정불화도 겪고 있어 개인적으로 잃을 것 없다는 자포자기 심경인 상태다. 이런 부분이 평소 적대감을 갖고 있던 이재명 대표에게 범행을 저지르게 만든 범행동기다.’

 

그러나 김진성 측에서는 경제적 궁핍이나 건강 악화, 가정 내 불화에서 비롯됐다는 범행동기에 대해 부인한다. 오로지 이재명에 대한 적대감, 자신의 정치적 신념 때문에 벌인 일이라고 주장한다. 

 

검사는 곧바로 공범 김O헌에 대한 공소사실도 약 4분여 동안 낭독했다.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김O헌은 김진성과 13년 동안 이웃으로 알고 지냈고, 지난해 5월 17일경 범행을 결의한 김진성으로부터 입장문 등을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처음 받았고, 이어 9월 27일경 또다시 입장문을 받아 이를 보관하고 있다가 올 초 사건 발생 직후 김진성의 부탁대로 「고성국 TV」를 비롯한 유튜브 방송과 언론사 등에 전달했다....’

 

즉, 김진성의 살해를 도왔다는 요지였다. 

 

이에 대해 김O헌 측에서는 “살인 방조에 대한 고의가 없었고, 설사 있었다 하더라도 인과관계가 없어서 해당하지 않는다”며 검사의 주장을 부인한다고 했다.

 

4. 이재명 죽이는 것은 가성비 나오는 맞교환

 

그러나 곧 이어진 다른 검사의 증거 설명에서 밝혀진 증인신문조서 내용에서 반대 증거가 나왔다. 신문조서에는 김O헌이 김진성의 범행을 도왔다는 점을 인정한 내용이 있었다. 

 

재판정에는 대형 화면이 띄워져 있었는데, 그곳에 검사의 증거설명 내용이 공개되었다. 주로 관련된 피고인의 수사 기록과 피고인 신문조서 내용이었다. 

 

재판은 그간 언론에도 많이 보도된 김진성의 범행도구 및 범행 준비, 범행 시도와 동선, 범행 현장 상황 피해 내용 등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검사는 김진성이 범행을 저지르기 전 여러 번에 걸쳐 이재명 대표가 참여하는 행사에 참여해 범행을 저지를 기회를 엿봤던 사실을 여러 차례 밝혔다. 

 

검찰진술조사에서 김진성은 이렇게 진술했다.

 

“총선에서 이재명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민주노총, 한총련, 민변 변호사 등 붉은 세력에게 공천을 줘 의석수를 확보하는 것을 막으려고 범행을 마음 먹었다.” 

 

화면에 띄워진 검찰진술조서 일부 내용에 의하면 김진성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검사 : 선거의 자유를 방해한 것으로 보이는 데 어떤가요?

 

김진성 : 인정합니다. 이재명이 계양을에 나가거나 비례대표로 가는 방법으로라도 국회의원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검사는 김진성이 범행했을 당시 심리가 테러리스트와 비슷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심리분석을 진행했었는데,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김 씨는 자신을 독립투사 내지 논개로 비유했다. (범행에 대해서는) 가성비가 나오는 맞교환이라고도 했다. 김 씨는 ‘나는 살 만큼 살았고, 내 손자나 아들이 안전하고 덜 위험한 세상에서 살 수 있다면 저런 사람은 용서 못 하겠다’라고 생각했다.‘

 

주기자라이브.png

김진성의 심리가 자세히 적힌 8장 변명문

자세한 건 ’이렇게 된 마당에 주기자 라이브‘에서 볼 수 있다.

출처-<클릭>

 

또 검사가 밝힌 통합심리분석 결과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현실검증력 양호, 사고장애 시사되지 않음. 정치적 이념 사상에 대한 맹목적인 몰두와 협소한 조망, 확증편향적 사고처리 방식 등 현실에서 좌절된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공상적 사고의 증가.」

 

‘정서 및 성격’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분노감 및 피해의식적 사고. 특정 정치인에 대한 누적된 반감 및 강렬한 적개심. 최근 생활 스트레스(경제적 어려움) 등 기재.」 

 

이후 30분 정도 김진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다음으로는 공범 김O헌의 혐의에 대한 증거설명이 이어졌다. 여기서 검사는 김O헌은 피의자대질신문에서 자신의 살인방조혐의를 인정했음을 밝혔다. 

 

검사의 설명 동안 화면에 띄워진 김O헌에 대한 신문조서 내용 일부를 보면,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검사 :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의자에게 김진성의 범행을 정신적으로 도운 책임이 있다고 보여지는데 어떤가요?

 

피의자 : 네, 인정합니다. 

 

그리고 김진성이 범행 전 김O헌에게 두 번에 걸쳐 카카오톡으로 보냈던 ‘남기는 말을 직접 전송하는 내역’이 디지털 포렌식 결과, 나타났다. 2023년 6월 2일과 2023년 9월 27일이었다. 

 

6월 2일은 이재명 대표가 참석한 행사에서 김진성이 범행을 최초로 시도하기 전이고, 9월 27일은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등의 혐의로 청구된 검찰의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날이다. 

 

검찰 설명에 따르면, 김O헌은 김진성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남기는 말을 받은 것뿐만 아니라 김진성 못지않게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적개심이 많았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의혹을 다룬 유튜브 영상 등을 검색한 기록이 많았고, 오히려 이를 김진성에게 전송하기도 했다. 

 

검사는 김진성이 범행을 벌이기 직전까지 통화가 이뤄졌다고 설명했으나, 김O헌은 이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5. 공범 김O헌

 

재판이 끝나고 김O헌을 따라 나갔다. 검사의 말이 사실인지 물었다. 김O헌의 대답은,

 

“이재명 관련 기사나 자료 같은 건 김진성으로부터 받기만 했다. 또 받은 건 지웠다” 

 

“내가 먼저 보낸 적은 없다”

 

“나는 김진성 씨와 의견이 다르다.”

 

고 했다. 김O헌은 검찰이 밝힌 신문조서 내용과 달리 김진성의 살인방조 혐의에 대해서 부인했다. 

 

다음 재판은 ‘4월 30일 오후 3시 30분에 진행’한다고 했다. 판사는 이날, 검사 측과 피고인 측에서 모두 요청했던 최후 진술 기회를 주겠으니 준비해달라고 했다. 이날 재판도 종결하겠다고 했다. 

 

재판은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취재진은 재판이 끝나고 빠르게 법원을 빠져나가는 변준석 변호사(김진성 변호인)에게 달려가 추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으나 끝내 한마디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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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PK’.

부산지법 앞에 있다.

 

취재진은 다음으로 김O헌을 따라갔다. 법원 주차장에서 15분이 안되는 시간 동안 그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처음부터 김진성이 진짜로 범행을 저지를지 몰랐고 “저러다 말겠지”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현장의 취재진과 함께 한, 김O헌과의 질답 기록이다. 

 


Q : 작년 이재명 대표의 영장이 기각되고 난 후에 김진성 씨와 정치 기사 같은 걸 몇 개 보내고 공유한 것 같은데?

 

김O헌 : 몇 개 보낸 건 있을 거다. 내가 설사 몇 번 보냈어도 그쪽에서 나한테 보낸 내용이 내가 관심 없는 거라면 그냥 삭제했다. 

 

Q : (김진성으로부터) 세 차례인가 남기는 말을 전달 받았지 않나? 내용은 다 동일한가? 약간 달라진 게 있는가?

 

김O헌 : 남기는 거 밖에 안 보여서 다 지워버렸다. 

 

Q : 안 가지고 있나?

 

김O헌 : 안 가지고 있다. 안경을 써서 오래 내가 이거(핸드폰 화면)도 못 본다. 그러니까 (김진성으로부터 정치 관련 뉴스니 뭐니) 이렇게 오면 나 혼자 속으로 ‘이런 걸 왜 나한테 자꾸 보내지?’ 이러면서 지워버린다. 

 

Q : 김진성과 전화 통화는 거의 안 했나?

 

김O헌 : 전화 통화도 어떨 땐 몇 달에 한 번 할 때도 있고. 어떨 땐 한 달에 한 두세 번. 

 

Q : 같이 식사는?

 

김O헌 : 식사는 한 달에 한 번 이렇게 했다. 근데 내가 귀가 잘 안 들리니까 대화도 짐작만 할 뿐이고 내 목소리가 커서 (김진성과 함께 모이는) 모임의 연장자에게 ‘나 좀 빼달라’고 말했다. 김진성과 나는 생각이 다르다.

 

Q : 그런데 선생님도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니까 김진성 씨가 계속 보낸 거 아닌가?

 

김O헌 : 내가 지지를 안 할 뿐이다. 그래서 그 사람(김진성)이 나쁜 이야기를 할 때도 내가 “심판을 왜 당신이 한다고 그래? 심판은 국민이 하는 거다. 만에 하나 당신이 그 사람(이재명 대표)한테 어떤 위해를 끼쳤을 경우 당신 가정은 파탄이 나고 자식들하고 손주들은 학교도 못 하고 직장도 못 다닌다”고 했다. 

 

Q : 김진성 씨 이혼한 거 알았나? 만나면 밥값 누가 냈나?

 

김O헌 : 몰랐다. 어려운 사정 이야기를 안 하니 몰랐다. 모여서 밥을 먹으면 돌아가면서 한 번씩 냈다. 

 

Q : 김진성 씨가 교회도 다녔나?

 

김O헌 : 모른다. 


 

그는 자신에게 씌워진 살인방조 혐의에 대해 부인하려고 그런지 몰라도 김진성으로부터 언론사에 보내달라고 부탁받은 입장문을 유튜브 「고성국 TV」와 나머지 한 군데만 보내고 나머지는 “찢어버렸다”고만 했다. 

 

비슷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자신은 눈이 안 좋아 핸드폰 화면도 오래 못 보고, 귀가 안 들려 어울려도 남의 이야기를 잘 못 알아듣고 짐작만 할 뿐이고, 김진성과는 정치적 입장이나 견해가 다르다는 말을 반복했다. 

 

자신은 이재명 대표 관련 뉴스 혹은 정치적인 뉴스나 정보에 대해 먼저 카카오톡으로 보낸 적은 없다고 했으나, 검찰의 증거설명에서는 디지털 포렌식 결과, 먼저 보낸 기록도 있다고 반박하니 “한 몇 개 정도야 보냈을 것”이라고 답해 답변이 일관되지 않았다. 검색한 기록이 많다는 디지털 포렌식 결과에 대해서는 “검색이야 할 수 있지”라고 맞받아쳤다.  

 

6. 김진성과 공범이 맞잡은 손의 의미는?

 

기자는 김O헌에게 “내 눈을 한번 봐달라”고 한 오재일 단장과도 따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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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단식 당시,

부산에서 동조 단식을 하던 오재일 단장의 모습

출처-유튜브<김운선tv>

 

헤르메스아이 : 오늘 왜 김O헌 씨 보고 눈을 봐달라 했나?

 

오재일 단장 : 이전에 재판 준비 기일이 두 번 있었는데, 그 두 번 다 참석했다. 그때 김진성과 김O헌을 봤다. 그리고 빨간아재TV나 다른 유튜브에서 김O헌에게 인터뷰하거나 질문할 때 오는 답변, 또 그 사람의 표정 이런 걸 봤다. 오늘 또 법정에 들어가서 그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이 전부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헤 : 어떤 점에서?

 

오 : 모든 게. 여기 첫날 첫 공판준비기일에 피고인과 공범 김O헌이 같이 앉아서 재판을 받다가 재판장이 퇴실하면 다들 일어서야 하는데, 그 둘은 두 손을 꼭 마주 잡았다. 오른손과 왼손이다. 공범의 오른손이, 범인(김진성)의 왼손이 마주 잡은, 그 손이 의미하는 걸 저는 이렇게 해석한다. 가령 ‘친구’라는 표현을 하겠다. 

 

두 사람 사이에 ‘지금까지는 우리가 계획했던 대로 모든 게 다 순조롭게, 우리 뜻대로, 시나리오대로 다 잘 되고 있으니까, 버티자! 조금만 더 우리의 계획대로 하자!’는 어떤 결의가 담긴 손잡음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 그 김O헌이 방청석에 앉아 있기에 그 사람을 눈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눈 속에 어떤 잔떨림 같은 게 있는지, 그래서 그 사람의 가식을 직접, 그 영혼의 울림 이런 걸 듣고 싶어서 봤다. 

 

헤 : 본 순간 어떤 느낌을 받았나?

 

오 : 사람은 노회할수록 살아남기 위한 잔잔한 기술들만 습득하고 그것만 가지고 있다. 그 속에는 정의라든지, 진실이라든지 이런 거는 아주 귀찮은 것들이다. 그리고 오로지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만 남은 상태인데, 그런 걸 보았다. 나는 그 범행 현장에서 대표님을 지혈한 한 사람으로서 이 사건에 누구보다 깊이 관여돼 있다고 나름 생각한다. 

 

헤 : 법정 경위가 데리고 나가서 뭐라 하든가?

 

오 : 법정 안에서는 어떤 말도 하지 말라고 해서 알았다고 했다. 

 

오 단장은 재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범행이 이뤄지고 난 다음부터 유튜브 방송이나 몇몇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과 수사 과정의 석연찮음, 없어진 증거물에 대한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다. 

 

아직 의심된다 

 

첫 공판을 보고 석연찮은 점은 검사 측에서 주장하는 김진성의 범행동기이다. 김진성의 궁핍한 경제 여건, 가정불화 등이 그의 잘못된 정치적 신념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적개심을 가지게 한 범행동기라고 주장하는데, 김진성은 그게 아니라고 하고 있다.

 

검사 측은 어떠한 물적, 정황 증거도 없이 단순히 빚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것이 김진성의 범행동기라고 주장한다. 김진성의 경우, 검사의 주장대로 노년의 경제적 궁핍과 가정불화 등으로 인한 심신미약이 범행동기라고 인정한다면, 형량이 깎일 참작 사유가 될 수 있음에도 이를 부인하고 있다. 오로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적개심과 정치적 판단만이 범행동기라고 주장한다. 모든 상황이 선뜻 이해가지 않는다. 정말 단독범일까. 사주를 받은 조직범죄일까. 모든 것에 의심만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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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이렇게 된 마당에 주기자 라이브 파일럿>

 

기자의 대명사격인 주진우와 필리핀 연쇄 납치사건의 죽지않는돌고래 편집장이 이 사건을 시작으로 필드에 다시 돌아왔다. 덕분에 최초로 변명문이 공개되었다. <이렇게 된 마당에 주기자 라이브>를 보니, 사람이 부족해 여러 취재를 동시에 진행하긴 힘들 것 같으니 나는 나대로 기록을 철저히 해둘 생각이다.

 

앞으로 재판은 4월 30일 열리는 결심 공판이 하나 남았다. 그리고 그 재판에서 검사가 피고인 신문을 하겠다고 한다. 어떤 내용이 더 나올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때도, 꼼꼼히, 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