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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뚝심송 추천10 비추천-2
2013. 04. 25. 목요일
정치부장 물뚝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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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홀했다. 

그 동안 공주님이 여왕님으로 변신하는 것에 눈이 팔려서 가카를 칭송하는 일을 등한시 했던 것이다. 송구해서 죽을 지경이다. 이래선 안될 것 같아서, 가카를 칭송할 게 뭐 있나 하고 살펴보던 차에 적절한 칭송거리들이 발견되었다. 그래서 해설을 붙여 옮겨 본다. 

* 적절한 소재를 제공해 주신 트윗상의 金記者 님과 파토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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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환율

환율 얘기라면 고개부터 설레설레 흔드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별로 복잡하지도 않은 내용임에도 많이 헷갈린다. 

원화 환율이라면 달러대 원화의 비율이다. 즉, '달러당 1,100원' 이런 거 말이다. 우리가 말하는 환율 상승이라면, 달러당 1,100원에서 1,200원으로 오르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원화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표현한다. 

환율 상승이 발생하면, 즉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기업이 유리해진다. 자동차를 똑같이 만불에 팔아도 실제로 기업이 받는 돈이 천백만원에서 천이백만원으로 늘어나니까 말이다. 반대로 수입업체는 죽을 맛이다. 똑같은 물건을 만불어치 수입을 해도 국내에 판매할 때 원가가 상승하니까 가격을 올려야 된다. 

따라서 환율이 상승되면, 수출기업은 이익을 보고, 수입업자는 손해를 보고, 국내물가는 인상되므로 일반인들도 고통을 받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이명박의 재임기간 동안 기본적인 정책은 환율을 높게 유지하면서, 수출기업에 이익을 주고 국내 물가를 올려 서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정책기조를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 와중에 헤지펀드등이 몰려 들어오면서 환율이 너무 올라 그거 방어하느라 외환 보유고를 까먹기도 하고, 뭐 그런 일도 있긴 했지만 말이다. 

문제는 그걸 너무 티나게 했다는 거다. 그래서 총체적인 관점에서 해외 국가들은 우리를 '환율 조작국'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었다. 이명박의 말실수도 그런 의심을 강화시키는 데에 한몫을 하기도 했다. 


이런 기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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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사들이 그런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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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환율을 우리가 조작하는데 다른 나라에서 뭐라 하는 걸까? 당연히 우리가 환율을 조작해서 우리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주면, 우리 수출기업(당연히 현대나 삼성)을 상대하는 해외 기업들이 힘들어지는 거잖냐.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수요와 공급에 따라 환율이 유지되도록 하자고 국제적으로 암묵적인 합의를 하고 있는 건데, 그걸 자꾸 깨려고 하니까 해외에서 좋은 소리가 안나오는 거고. 

그렇게 해 왔는데, 이제는 일본 정부가 그런 짓을 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아베노믹스. 일본의 엔화 환율을 마구 올리고 있다. 엔화 환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엔화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 그래서 엔저 정책이라고 불리운다. 

그러면 이제 우리 수출기업들은 일본의 기업들에 비해 경쟁력이 약화되기 시작한다. 일본 정부가 이명박이 해 왔던 짓을 하려고 폼만 잡아도 우리 수출기업들은 휘청거린다. 썩어도 준치라고 아직은 일본의 경제규모와 우리 규모는 쨉도 안되는 상황이니 더욱 그렇다. 

그러니 당연히 우리는 이명박 정부가 당했던 것 만큼 해외에 항의를 해야 된다. 일본이 지나치게 인위적인 엔저정책을 씀으로 인해 우리가 피해를 보고 있다, 니들도 피해 볼거 아니냐, G20을 통해서 일본을 좀 말리자, 이렇게 나서야 되는 거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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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G20은 이런 결정을 내려 버리고 만다. 일본이 엔저 정책을 취하는 거, 우리 모두 동의한다는 얘기인 거다. 그리고 우리 정부는 말도 못한다. 왜? 그 동안 한 짓이 있잖아. 쪽팔려도 할 말은 해야 된다고? 

물론 해야 되지. 그러나 쪽팔린 짓을 해왔으니 말빨이 안 먹히게 되는 거다. 그동안 미국의 금융위기같은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우리는 자본주의의 시장원리를 철저히 준수하면서 버텼으니 이제 니들, 특히 일본도 우리처럼 좀 내부적으로 고통을 감수하고 버티라고 말을 해도 먹힐까 말까 한거다. 

그런데 그러기는 커녕 촐랑 거리면서 환율 정책을 이리저리 쥐고 흔든 강만수식 경제운용을 해온 탓에 그저 구경만 해야 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그러더니 불쑥 이런 흰소리를 하고 자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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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국가들이 일본의 엔저정책을 인정해 준 것은 일본의 내수를 살리기 위한 정책이니, 외부적인 환율 정책은 아니라는 지멋대로 해석을 한다. 아니 내부용이건 외부용이건 엔저 정책이라는 말 자체가 환율 정책인데, 그게 내부용이니 우리에게는 피해가 없다고? 이게 무슨 듣는 사람들을 아르마딜로급의 지능을 가진 존재로 보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무슨 엔저 견제정책을 마련했다고 자화자찬을 하는 건지 이젠 우습지도 않다. 

어찌되었거나, 이 모든 것은 가카 덕분이다. 

훌륭하시다, 가카. 

축지법은 안 쓰시나 모르겠다. 





2. 해외자원개발

해외자원 개발은 가카의 사명이자 숙명이었다.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해외자원 개발 쪽에는 자신의 가족 아니면 심복을 다 내리 꽂았을 정도이다. 그렇게 5년간 노력을 한 결과, 우리는 이런 기사를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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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중에 나온다. 5년간 광물공사가 해외 사업에 투자한 돈이 2조 3290원. 뭐 그리 큰 돈은 아닌 것 같다. 가카 덕분에 원화 단위라면 그게 조단위라 해도 별로 놀라지도 않을 만한 강심장을 얻었다. 

그 돈을 쓰고 얻은 것은? 

손을 떼는 거다. 사업에서 손을 뗀다고. 사업에서 손을 떼는데 그 동안 꼬라박은 돈은 누가 돌려주나? 나꼼수에도 자주 등장한 이 스토리, 무슨 아프리카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이 어쩌고 하면서 결국 한 짓은 국내 주가조작 사기사건이나 벌이고... 아니다. 그래서 다시 뒤져봤더니 얻은 것이 있었다. 

LNG를 장기적으로 매우 안정적으로 공급받기로 계약을 해냈다. 위대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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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가 2010년말 부터 2012년 초까지 겨우 1년 3개월동안 굵직한 LNG 장기 수급계약을 7건 씩이나, 호주, 인도네시아 등 4개국과 체결했다는 거다. 그 계약 물량이 무려 267조원. 

우리나라 LNG 걱정은 없겠네... 

이거, 나쁜 일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LNG도 기름인데, 나날이 올라가는 국제유가를 생각해보면, 20년치를 아도쳐서 계약해 놓으면 완전 남는 장사잖아. 아닌가? 

첫번째, 이 계약에 의한 수입물량이 현재 국내 연간 소비량을 넘어선다는 점이 있다. 그러면 국내에 엄청난 저장시설을 더 만들거나, 아니면 남는 물량을 다시 수출해야 되는데, 이미 운반비 같은 비용이 더해진 이 물량을 우리가 산유국도 아닌데 어디다가 수출을 한단 말인가. 북한 주려고 그러나? 이 저장시설 건설 비용도 만만치가 않은 수준이다. 

두번째, 더 큰 문제가 있다. LNG의 국제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단기적으로 수요공급의 문제로 오르내리는 수준이 아니다. 기사에 나오는 추정대로라면 LNG 가격은 10% 수준으로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보편적인 것이다. 

왜 그럴까? 셰일가스 때문이다. 셰일가스는 지층 중에 퇴적되어 굳어진 진흙 지층인 셰일층에 다량으로 함유된 가스로 연료로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이 가스를 기술적인 문제로 채굴하지 못해오다가 1998년 조지미첼이라는 사람이 프래킹 공법을 개발하게 되면서 상용화되어 버렸다. 이제 막 채굴해서 쓸 수 있게 되었다는 얘기다. 이 셰일 가스가 LNG 수요를 대치해 버리게 될 것이라는 얘기인 거다. 

이런 일이 생기면 LNG 생산국들은 난감해진다. 생산시설은 확충해 놨는데 국제 단가가 막 떨어지면 망하는 거잖아. 그 망해가는 기업과 국가들로부터 무려 20년가까운 중장기 계약으로 지금 가격으로 LNG를 장기구매계약을 하자고 나서는 놈을 우리는 뭐라 불러야 되는 걸까? 

그게 바로 우리의 위대하신 가카가 영도하는 한국가스공사였던 거다. 

기사에서는 피해액을 20조 이상이라고 보고 있다. 이건 전체 물량 267조에서 10% 손해 본다고 가정했을 때 나오는 숫자보다도 적다. 그러면 첫번째 이유로 인해 남아돌아가는 LNG 저장 시설을 만들어야 되는 비용까지 합치면 얼마야? 

4대강 공사비보다 더 많은 손해를 본거잖아. 

뭐 이런 개새끼가.. 아니지.. 뭐 이런 훌륭하신 가카가 있냐는 말이다. 

우리는 역사에 기록해야 된다. 대통령 한 분 잘 뽑았더니 우리나라 전체가 참으로 좋게되었다고 말이다. 





3. 경제성장률

가카의 말씀 중에 우리의 심금을 가장 강하게 울린 것은 바로 747이었다. 그게 무슨 소린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뭔가 보잉 747 비행기 만큼이나 크고 아름다운 얘기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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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가카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여성의 발 사진에 집착하는 불기둥 만큼이나 '경제성장률'에 집착하는 페티쉬가 있기도 하다. 오죽하면 성장이냐 분배냐 무엇이 먼저인가를 놓고 수십년간 싸우고 있잖은가. 

그러고 보니 진보는 분배 페티쉬인가? 

하여간 가카가 제일 먼저 해내겠다고 큰소리 빵빵 친 것이 경제성장률이었고, 우리는 다른 것은 다 못해도, 심지어 뒷돈 엄청 빼먹는 브로커질을 하더라도 경제만큼은 성장시켜줄 것이라고 믿고, 그 황당한 4대강 사업까지 참아내는 인내심을 발휘했었지 않은가. 

그리고 그 결과가 우리 눈앞에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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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보다도 못해. 

심지어 우리보고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는 물속의 개구리'란다. 우리가 그런 신세가 되었다. 물론 당연하게도 경제성장률이 무조건 만능은 아니다. 국가 경제의 규모가 커질수록 성장률을 올리기가 더 힘들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는데 거기서도 개도국 시절 때 처럼 경제성장을 팍팍 하게 되면 그건 괴물이다. 

그래도 어떻게 일본보다도 못하냐. 일본은 세계 탑클래스 경제대국이다. 거기다가 버블 붕괴 이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 심지어 지는해가 아니냐는 평까지 받고 있다. 그런 일본보다 우리가 성적이 더 안좋아. 도대체 지난 5년동안 너는 뭘 한거냐, 이 가카새키 라면 같은 놈아. 

라면 얘기하니까 갑자기 최근 인지도가 훌쩍 높아지신 기내식 라면 소믈리에 왕라면옹이 생각나기도 하고, 가카새키 라면 사진 한장 올렸다가 정직 처분 당했던 이정렬판사님도 떠오르고 하긴 하는데...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저 기사 소제목 좀 봐라. 


- 7분기 연속 0%대 성장
- 설비투자 10개월째 마이너스
- 신규 취업자 증가세 급감


한겨레나 경향같은 좌빨 신문도 아니고 조선이 뽑은 타이틀이 저정도다. 당연히 최대한 온건한 평가에서 쓴 기사가 저 정도인거다. 아마 노무현의 참여정부가 저런 결과를 냈으면 조선은 사설로 '시일야 방성대곡'이라도 내고 우리나라 망했다고 이민가자고 글 썼을걸? 

조선을 반정부 신문으로 변신시켜 버린 위대하신 가카의 업적인건가? 





4. 우리의 현실

그 결과 우리 피부에 와 닿는 실제 생활상태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래.. 미안하다. 하지만 이제는 돌아와 반정부 신문이 되어 버린 조선일보의 기사를 또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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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소제목만 살펴보자. 

- 활기 잃은 한국의 생산·소비현장 르포

그래.. 활기를 잃었겠지. 니들한테는 이제사 그게 보이나 보다. 4대강 사업 잘되면 경기 살아나고 다들 풍요의 세상을 맞이하게 될 거라며.. 

- 마트선 채소 등 식품 안 팔리고 

사람들이 오죽 돈이 없으면 먹는걸 줄이겠냐. 하긴 나부터도 무서워서 된장찌개 끓일 때 양파 한개씩 넣던거 반개로 줄이고 닝닝한 된장국물만 먹고 산다. 고맙다. 

- 임신부는 병원 가는 횟수 줄여…

이런이런.. 딴지필진 락수미횽 굶어 죽겠네.. 

- 불황 안 탄다던 名品도 매출 감소 

명품은 개뿔, 난 원래 그게 뭔지도 잘 모른다. 

- "경기, 바닥 뚫고 지하로 내려가"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께서 지하경제 활성화라는 공약을 내놓은 거였구나. 몰라봐서 진짜 미안하다. 

- 공장선 일감 없어 사람 줄이고 일회용 장갑까지 재활용

물자절약이 시작되었구나. 이제 조만간 혼분식도 장려하고, 몽당연필 사용 장려하고, 이면지 활용 장려하고 그러던 원조 박통 시절로 돌아가겠네.. 


딴지스들도 이제 마사오의 금장키보드 같은 사치 부리지 말고, 쓰던 키보드 분해해서 박박 닦아 가며 재활용해서 써야 되는 시절이 온거다. 어금니 꽉 깨물고 준비하자. 


우리 모두 다 함께 외쳐보자.. (생은)(전이다)(만아)이다. 딴지라디오 파워투더피플에 좋게된 사연 낼 거 많아져서 나름 행복한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 파투피에 좋게된 사연 보내는 메일주소나 뜬금없이 홍보하자. 

xsfm25@gmail.com 이다. 





세상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그 와중에 우리의 귀여운 가카께서는 황제 테니스를 즐기고 계신다고 한다. 존경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대단한 귀인이다. 

간만에 마음 속 저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와 우리의 가카를 한껏 칭송하고 났더니 배가 고파졌다. 

독자 여러분들도 읽고 나니 배가 출출해지셨을 거다. 

라면이나 한 개씩 끓여 먹도록 하자. 너무 짜게 끓여서 자기가 자기에게 여섯번씩 빠꾸를 놓는 그런 변태같은 짓은 하지 말고 짜건 말건 그냥 곱게 먹도록 하자. 

어쩌면 그 라면마저도 함부로 먹기 힘든 세상이 올지도 모르니 말이다. 

어쩌다가 우리가 이렇게 되었나 모르겠다. 

그저 투표 좀 잘못한 거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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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 뽑아주셔서 감사해요~ 데헷




물뚝심송
트위터 : @murutuk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