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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6. 20. 목요일

햄촤






안녕하셨는가, 독자 여러분. 지난 주 극장가에선 다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으셨는지. 본인은 나름 기대를 걸었던 <맨 오브 스틸>을 관람했지만 썩 만족스러운 감상은 아니었다. 내가 너무 깐깐하게 영화를 봐서 그런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꽤나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모양이다. 빤스가 없는 건 크게 어색하지 않았는데, 군데군데 아쉬운 점들이 많더라.

 

어쨌든 벌써 6월도 절반이 지나갔다. 시간은 참 잘도 가고 어김없이 주말은 찾아온다. 설마 어지간한 개봉작은 이미 다 섭렵해서 이번 주말엔 뭘 보지?’ 하고 걱정하시는 분들 혹 계신다면, 부디 걱정 마시라. 이번 주, 영화 졸라 많이 개봉한다. 어떤 영화들인지 궁금하다고? 서론 길게 쓰지 않겠다. 모두 함께 디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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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워 Z>

 

얼마 전에 빵 형으로 불리는 그분 한국에 다녀가셨다. 그렇다. 바로 영원한 꽃미남, 브래드 피트. 이번에 빵 형께서 한국을 방문했던 이유는 바로 자신이 제작, 주연을 겸한 <월드워 Z>, 이 영화 홍보를 위한 것이었다. 이미 아시는 분들은 영화에 대한 기대치 한껏 부풀려 놓은 채 기다리고 계셨겠지만, 혹 이게 뭔 영화인지 금시초문인 분들을 위해 간단히 썰을 풀어보도록 하자.

 

<월드워 Z>는 맥스 브룩스의 소설 <세계대전 Z>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전 세계적으로 창궐한 좀비 바이러스. 시간이 흐르고 인류는 바이러스를 극복해내고 사회도 안정되어 간다. UN은 전후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생존자들을 불러 모아 그들을 인터뷰하고, 그 기록이 곧 소설의 내용이다. <세계대전 Z>, 말하자면 일종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소설이다.

 

하지만 영화 <월드워 Z>는 소설과는 사뭇 다른 형식으로 전개될 것 같다. 아무래도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 영화인만큼, 원작처럼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다큐멘터리 형식은 아무래도 흥행에 불안요소가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대신 브래드 피트가 연기할 주인공 제리UN 소속의 조사관으로서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바이러스의 원인과 좀비에 대항할 비책을 찾아다니는 과정을 그려낸다고 한다.

 

<월드워 Z>의 메가폰을 잡은 이는 <몬스터 볼>, <네버랜드를 찾아서>, <007 퀀텀 오브 솔라스>, <연을 쫓는 아이>등 다양한 장르와 이야기의 영화를 만들어온 마크 포스터 감독이다. 드라마적 연출에 있어선 이미 여러 수작들을 통해 그 재능을 인정받았으나, 그의 첫 액션영화인 <퀀텀 오브 솔라스>는 마틴 캠벨이 연출했던 <카지노 로얄>에 비해 썩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다.

 

게다가 당초 작년 개봉예정이었던 영화가 대대적 각본수정과 재촬영을 거쳐 이제야 뒤늦게 개봉한다는 점,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와 감독 마크 포스터 사이에 불화가 있다는 루머 등은 다소 불안요소다. 아무래도 좀 더 대중적인 방향으로 서사를 진행하기 위해 투자자들의 입김이 거셌던 게 아닐까 짐작해본다.

 

하지만 시사회를 통해 나온 단평들을 보면 크게 걱정하시진 않으셔도 될 듯하다. 어마무지한 걸작은 아니지만, 여름을 즐기기 위한 블록버스터로서의 역할은 충실히 하고 있다는 게 영화를 미리 감상한 이들의 중론이다. 특히나 예고편에서도 공개됐던 이스라엘에서의 대규모 좀비 공격 신은 이 영화의 백미라고 하니 다들 눈 크게 뜨고 그 현장을 목격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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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떼가 아니다. 입이 쩍 벌어지는 규모의 좀비 군단.

 


기대요소 : 다른 말이 필요 없다. 브래드 피트가 선사하는 좀비 블록버스터.

불안요소 : 좀비영화라고 해서 오금이 저리는 공포를 기대한다면 배신감을 느낄지도? 15세 관람가 등급이라는 점도 유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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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콜>

 

조던은 911 응급전화 센터에서 일하는 유능한 요원. 어느 날 그녀는 순간의 판단실수로 신고전호를 걸어온 소녀를 위험에 처하게 하고, 소녀는 살해된 채 발견된다. 6개월이 지난 뒤, 그녀는 응급전화를 직접 받는 일에서 물러나 요원들을 교육시키는 직책을 맡게 된다. 그러나 다급히 걸려온 전화 한통에 센터는 혼란에 빠지고, 어쩔 수 없이 베테랑이었던 그녀가 다시 전화를 받게 된다. 전화를 걸어온 것은 자동차 트렁크에 갇힌 채로 어디론가 납치를 당하고 있는 케이시라는 이름의 소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목소리를 통해 조던은 납치범이 6개월 전 소녀를 살해한 뒤 매장했던 살인마와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월드워 Z>가 블록버스터 급의 스케일 큰 스릴러라면, <더 콜>은 소재와 공간의 규모를 최소화한 심플한 스릴러라고 하겠다. 전화통화를 소재로 한 스릴러라는 점에서 <폰 부스>, <셀룰러>, <펠헴 123>과 같은 영화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비슷한 소재의 영화가 이미 많다는 건 그만큼 비교될 여지가 많다는 뜻이기도 한데, 과연 <더 콜>이 앞서 언급한 영화들을 뛰어넘는 참신함과 완성도가 있을까?

 

<더 콜>의 감독은 크리스찬 베일 주연의 스릴러 <머시니스트> 외에 <트랜스 시베리아>, <베니싱>등 스릴러 영화를 주로 만들어온 브래드 앤더슨이 맡았다. 그밖에도 <프린지>, <보드워크 엠파이어>, <알카트라즈>등 다양한 미드의 에피소드 연출 경력도 상당한 감독이다.

 

위급한 통화상황에서도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하는 요원 조던 역할은 <엑스맨>시리즈와 <캣우먼>할리 베리, 그리고 살인마에게 납치되어 위기에 처한 소녀 역할은 아비게일 브레슬린이 연기한다. 아비게일 브레슬린은 다코타 패닝 못지않은 천재 아역배우로 <싸인>, <미스 리틀 선샤인>, <마이 시스터즈 키퍼>, <좀비랜드>등 다양한 영화에서 자신의 색깔을 갖춘 연기자로 성장해왔다. 어느새 10대 후반이 되어 성큼 자라버린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더 콜>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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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던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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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이렇게 자랐다.

 


기대요소 : 여름엔 역시 스릴러! 90분 동안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어만 주면 바랄 게 없다.

불안요소 :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소재와 이야기, 관객의 예상을 벗어나는 한 수를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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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G>

 

제목에 로봇이라 써있다고 해서 흥분하지 마시길. 이거 <리얼 스틸>이나 <트랜스포머>같은 로봇영화 아니다.

 

여기는 일본의 어떤 조그만 가전제품 회사. 어느날 난데없이 사장님이 로봇박람회에 출품할 로봇을 만들라는 황당한 지시를 내리고, 그 어처구니없는 지시에 평생 에어컨, 선풍기, 세탁기 같은 생활가전제품만 만지던 직원들은 성실하게도 로봇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인지 박람회를 며칠 앞두고 로봇은 사고로 박살이 나고, 급한 대로 직원들은 로봇을 연기할 사람을 부랴부랴 구하게 된다. 그 주인공이 바로 70대 노인 스즈키 할아버지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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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그렇게 놀라? ‘후뢰시맨도 다 이렇게 찍었어!

 


어떻게든 1회성 임기응변으로 빨리 행사를 마치고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직원들은 곧 멘붕에 빠지고 만다. 볼품없는 로봇으로 보여서 빨리 무대 밖으로 퇴장해야 할 이 할아버지 로봇이, 관중들을 향해 촬영장비가 무너지는 돌발 사고에서 한 소녀를 구해주는 바람에 순식간에 박람회장의 스타가 되고 만 것. 로봇을 찾는 사람들과 행사는 늘어만 가고, 이 임기응변을 계속하기 위해서 직원들은 졸지에 스타가 된 할아버지를 설득해야만 한다. 과연 이 거짓 로봇 쇼는 언제 들통이 날까?


<로봇G><워터보이즈>, <스윙걸스>, <해피 플라이트>등 재기발랄한 영화들을 만들어온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최근작이다. 감독의 전작을 즐겨온 분들이라면 <로봇G>를 이번 주말의 영화로 선택하시는 데에 아무런 부담이 없을 듯하다. 거기에 할아버지 로봇에게 구조된 뒤 로봇의 사생팬이 된 덕후 여고생, 사사키 역엔 최근 일본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갈릴레오>의 주연배우 요시타카 유리코가 맡았으니 그녀의 팬들도 어서어서 극장으로 향하시길.

 

기대요소 : 평범한 인물들과 소재로 늘 재치만점의 영화를 만들어온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신작!

불안요소 : 로봇이 나온다고 해서 뭔가 대단한 사건을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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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2011년 영화인 <버니>가 늦깎이 개봉을 하는 이유는 아마도 연출을 맡은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최근작 <비포 미드나잇>의 개봉이 아무래도 영향을 끼친 듯하다. <비포 선라이즈> 시리즈를 좋아하는 분들은 귀가 솔깃하실 법도 한데, 우선 잭 블랙이 주인공이라는 사실부터 알아두시라.

 

뭐시라? 잭 블랙? 이건 달달하고 차분한 로맨스 영화 아님?’

 

아닌 것 같다. 일단 <버니>의 줄거리 들어보시라. 텍사스 작은 마을에 이사온 장의사 버니. 그의 친절한 서비스와 마음씨에 온 마을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게 되지만, 어느 날 그의 집 냉동고에서 마을의 참견쟁이 마조리 부인의 시체가 발견된다. 검사 대니는 그를 마조리 부인의 살해 혐의로 기소하지만 버니를 사랑하는 마을 사람들은 명백한 정황에도 불구하고 그의 무죄를 주장 한다...는 그런 얘기라고 한다. 잘은 모르지만 블랙 코미디 성향의 법정영화라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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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로맨스 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냐? ?

 


리차드 링클레이터는 <비포 선라이즈> 시리즈 외에도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는 감독이다. 대표적인 예로 <스쿨 오브 락>을 들 수 있겠다. 의외지? 본인도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땐 충격이었다. 그밖에도 로토스코핑이라는 독특한 기법을 이용한 애니메이션 <웨이킹 라이프>, <스캐너 다클리>같은 작품 등 워낙 장르와 형식을 가리지 않으며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는 감독이기에 <버니> 또한 어떤 색깔의 영화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잭 블랙 외에도 매튜 매커너히, 셜리 맥클레인 등 연기 탄탄한 배우들이 포진되어 있다.

 


기대요소 : 검증된 감독, 검증된 배우. 살인범으로 몰린 잭 블랙의 새로운 모습.

불안요소 : 마냥 넋 놓고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영화는 아닐지도 모른다.


 

 



그 밖의 개봉작들

 

본격적인 여름 시즌이라 그런지 이번 주 유난히 개봉작들이 많다. 분량 상 모든 영화를 상세히 소개드리지 못하는 점 죄송스레 생각한다. 그러나 이 갸륵한 필자, 독자여러분이 조금이나마 다양한 영화를 접하셨으면 하는 마음에 간단하게나마 다른 영화들을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이번 주 국산 공포/스릴러 영화 두 편이 개봉한다. <닥터><꼭두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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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90년대에 <올가미>, 그리고 최근 문성근 주연의 <실종>을 연출한 김성홍 감독의 신작이다. 비록 흥행작은 아니었으나 박중훈이 연기변신을 시도했던 <세이 예스>또한 연출했던, 스릴러 전문 감독이라 해도 과언 아니겠다. 아내의 외도를 발견한 뒤, 숨었던 충동에 눈을 뜨는 성형외과 의사 역을 사람 좋은 산울림 김창완 아저씨가 연기한다. 그의 연기, 이미 <하얀 거탑>등에서 진면목을 보아왔으니 이번 작품에서 그의 살인마(?)연기, 기대가 된다.

 

<꼭두각시>는 권영락 감독의 데뷔작이다. 레이싱걸로 유명한 구지성 양이 주연을 맡은, 최면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라 한다. 두 영화 모두 기대요소와 불안요소는 한 가지로 퉁 쳐서 말할 수 있겠다. ‘한국산 공포/스릴러라는 점. 대개 영화가 잘 나오면 대박이고 못 나오면... 그야말로 9000원의 공포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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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보기 전에는 어떤 놈이 함정카드일지 알 수 없는 거다!

 


마음이 따뜻해질...지도 모르는 드라마도 한 편 개봉한다. 신예 박병환 감독의 <홀리>는 미군기지의 댄서로 일하는 엄마 홀리와 발레리나의 꿈을 꾸는 그녀의 딸, 소녀 완이의 이야기다. 주목할 만한 점이라면 요즘 멜빵 댄스로 주가상승 했던 아이돌 걸 그룹 걸스데이의 멤버 민아가 완이 역을 맡았다는 것과, 확 달라진(?) 모습으로 우리 곁을 다시 찾아온 개성파 배우 신이가 그녀의 엄마 홀리를 연기한다는 점이다. 취향에 따라... 보덩가 말덩가 하시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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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환 감독이 만든 한국/중국 합작 로맨스 영화, <이별계약>은 이미 중국에서 흥행을 거둔 작품이라 한다. 펑위옌, 바이바이허, 장경부, 우페이츠 등 우리에겐 다소 낯선 중화권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선물><작업의 정석> 등 감독의 전작을 아껴온 분들이라면 본전치기는 할 것 같다는 느낌적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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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은 이란에서 온 만화, <페르세폴리스>의 작가 마르얀 사트라피가 감독으로 나선 영화다. 첫사랑에 실패하고 자신이 아끼던 바이올린마저 부서지자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음악가에게 저승사자가 찾아오게 된다는 줄거리는 확실히 만화가다운 상상력이 엿보인다. 그녀의 만화가로서의 재능이 실사영화에서도 효과를 발휘할지 궁금한 분들은 지금 바로 극장으로 향하시라.

 

장마도 시작됐겠다, 주말에 여기저기 싸돌아다녀봐야 뭣하겠나. 비 맞을 걱정도 없고 덥지도 않은 포근한 극장으로 다들 피서를 보내시라. 커플들은 오붓하게 영화를 봐서 좋고, 솔로들도 극장에 열심히 가다 보면 옆자리에 어여쁜 여인/멋진 남성을 만날 기회도 있는 것 아니겠나. 그러니 다들 궈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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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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