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소] 쭝앙일보도 본지에 정면도전하냐?
2004.7.27. 화요일 딴지 미디어감시반
그게 벌써 6년 전 일이더란 말인가? 1998년, 클린턴이 힐라리로부터 얻어터져 얼굴에 멍자국이 났다고 주장하며, 본지의 아성에 도전장을 디밀다 개묵사발이 났던 좃선의 아픈 기억 말이다. (당시 기사참조는 요기를 누르셈)
심심하던 요즘, 쭝앙이 본지의 아우라를 시샘하며 "구라경연" 부문 거센 도전을 저질렀단 사실이 본지의 드넓은 레이다망에 걸리매, 그 전말을 공개한다.
사건 개요
혹시 미국 티비쇼 중에서 <Jeopardy!>라는 퀴즈전담쇼를 아시능가? 알렉스 트레백이라구 콧수염단 아자씨가 이십년 여 동안 연륜을 더해가며 진행하는 퀴즈쇼다.
지난 7월 24일, 켄 제닝스라는 유타 출신 프로그래머가 당 게임쇼에서 자그만치 38연승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130만 불이 넘는 최다상금을 차지했다. 일케 승승장구하면서 켄 제닝스라는 이 친구, 상금도 상금이지만 명사급의 반열에 올랐다구 한다.(원래 제퍼디는 5승까지 상한을 뒀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상한선을 없앴다 한다.)
그의 도전이 30연승을 넘어갈 무렵에 쭝앙일보의 본지 "구라경연" 부문을 향한 도전은 시작됐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7월19일자의 당 기사는, 켄 제닝스가 38연승 후 고의로 게임을 질 것이라는 <제퍼디!> 전 관계자의 폭로를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예언이 가능할 수 있는 이유는 당 게임쇼가 사전녹화를 하기 때문이라는데, 당 기사의 자세한 내용을 함 보까?
미국 ABC-TV의 퀴즈 프로그램 제퍼디(Jeopardy!)에서 32회 연속 우승하며 상금으로만 100만달러를 넘게 벌어들인 퀴즈 영웅 켄 제닝스(30)의 우승 행진이 38에서 막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년간 이 프로그램의 제작.편집 스태프로 일하다 지난주 해고된 딕시 하먼은 "제닝스가 38연승을 올리면서 누적 상금액을 130만달러까지 끌어올린 뒤 39회 출전에서 위스콘신주 출신의 한 여성에게 우승을 내주게 된다"고 18일 미국의 한 언론에 흘렸다.
그는 "당시 제닝스는 진행자의 질문에 일부러 틀린 답을 제시하는 등 탈락하려고 애쓰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 증거로 제닝스가 유럽의 지도자 가운데…라는 제시어가 있는데도 미국 대통령 이름을 대고, 구약 성서에 나오는 인물…이라고 하는데도 몰몬교 창시자 이름을 대더라고 말했다.
제닝스가 고의 탈락을 택한 것은 퀴즈 진행자인 알렉스 트레벡과 사이가 나빠져 계속 출연하는 것이 불편해졌고, 대적할 만한 상대도 없이 줄곧 독주하는 것이 지겨워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딕시 하먼은 말했다.
매주 월~금요일 저녁(현지시간)에 방영되는 제퍼디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사전 녹화되지만 ABC 측은 프로그램의 흥미가 감소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내용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제닝스의 놀라운 연승 행진이 시청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이후에는 관계된 모든 직원에게 철저히 함구령을 내려놓고 있다.
|
그리고 제닝스는 5일여 뒤인 7월 23일 정말로 38승을 올렸다. 오호~ 그런데 본지의 관심을 끈 대목이 있었음이다.
".....고 18일 미국의 한 언론에 흘렸다."
대체 저 한 언론은 어딜까나?? 명망 자자한 사회자랑 사이가 나빠지고, 독주가 지겨워 진 제닝스가 돈과 명예를 포기할 거란 특종을 쭝앙과 비밀리에 기사제휴 체결한 언론사는 말이다. 그리고 이때까진 본지, 걍 평범한 사실기사인 줄 알고 있었음이다.
The Spoof!
찾았다~, 스푸프(뭔 뜻이래?)라는 범상치 않은 웹진(누지르셈)이로세! 다음은 AJ 마가린(AJ Margarine)씨가 쓴 켄 제닝스 관련 기사다.
제목 그대로 <제퍼디> 전 관계자가 켄 제닝스의 연승이 38승에서 끝난다 공언했다는 내용인데... 오호, 저 여인이 제보자, 딕시 하먼?
본기자 계속 스크롤바를 내려가며 아주 주의깊게 샅샅이 읽어보았다. 대부분의 내용이 쭝앙일보의 기사에 잘 정리번역되어 있었는데, 원기사라 그런지 보다 많은 내용을 담고 있더라. 이렇게...
Jeopardy Staffer Leak: Ken Jennings Streak Ends at 38
Written by AJ Margarine
HOLLYWOOD (SP)--Ken Jennings, the impish software engineer from Utah, extended his consecutive victory streak to 33 today. Jennings, a Mormon, has won over $1.1 million dollars on the popular game show Jeopardy. Elderly North Americans and much of the third world are on the edge of their seats asking the same question, when will the streak end?
Dixie Harmon knows when the streak ends, and today she spilled the beans. Harmon had been a staffer at Jeopardy for the last eight years, before being fired over resume improprieties last week. She sat through all the episodes during the Jennings marathon, which were taped earlier this year and are being replayed weekdays throughout the summer. Despite being taped in advance, the show has been able to keep a tight lid on if and when the streak ends.
"It ends at 38," said the disgruntled Harmon. "He wins $1.3 million and then intentionally loses in the 39th episode. He evidently decided to stop the streak on his own, because no one was going to beat him."
When asked what she means by intentionally ending the streak, Harmon said, "He answers some questions incorrectly on purpose. One of the categories was European Leaders, and he buzzed in and answered Who is George Bush on every question. In another category, The Old Testament, he answered Who is Joseph Smith to every question. I think he was trying to make some kind of political statement on his last day there."
"He went into Final Jeopardy $4500 in the hole, so he wasnt even around when some lady from Wisconsin won and ended his streak," said Harmon. "When all is said and done, I think he just got tired of Alex."
Alex Trebek, the legendary aging quiz master, has fronted the Jeopardy mob for ages. "I had some run-ins with Alex myself," said Harmon. "I made the mistake of commenting on his mustache one day in the hallway. He had some mustard on it, and I told him to wipe it off, it was grossing me out. The next day Alex shaved it off, and he hasnt really talked to me since. I think he blames me for his Q rating going down."
"You could tell there was something going on between Ken and Alex on those final days," said the former staffer. "Alex was worried that they might hire Ken to replace him as the shows host. Ken was always huddling with the higher-ups from Sony during commercial breaks. Alex kept shaking his head and making goofy faces at Ken when Ken was trying to answer questions and Alex was off-camera. I think Ken just got sick of it and made a mockery of the game on that last day."
Harmon isnt bitter over her firing, "That door closed, but a new door opened right way. Im working public relations promoting a new soft drink called Gay Fuel."
Whether this was a publicity ploy to add attention to her new product or the truth about the streak ending, well have to wait a few episodes to find out. Jeopardy airs weekdays all across the nation: check your local listings.
Neither Alex Trebek, nor Ken Jennings, who was tied up in Mormon ecclestiastical court, could be reached for comment on this story.
|
이를테면, 알렉스 트레벡이 켄 제닝스에게 사회자 자리를 빼앗길까봐 노심초사한다는 둥, 딕시 하먼이 알렉스의 수염에 묻은 겨자를 보며 wipe it off(닦아내요/쓸어내요)라고 했더니만 담날 수염을 싹 밀고는 자신을 미워하더라는 야그 등 미국의 쇼비지니스계가 얼매나 믿을 수 엄쓸 만큼 유치한 복마전인지 한 눈에 느낄 수 있는 기사였더랬다. 이윽고 스크롤바를 죄다 내리자... 이게 모냐??
쩌어그 밑에 노리끼리한 박스 보이시능가?? 잘 안보이신다구? 요거다 요거.
해석하믄,
"상기 올려진 이야기는 풍자 또는 패러디물로써 쓰여졌습니다. 지어낸 이야기올시다"
큰일날 뻔 해따, 본지!
스푸프(spoof), 찾아보니 그 자체로서 속임수 혹은 패러디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를 타이틀로 가진 당 웹진은 영국의 풍자 싸이트이다. 지난 번, 좃선이 제휴했던 <위클리 월드뉴스>처럼 허무맹랑 내공이 눈에 보이는 잡지는 아니지만, 사회 각 분야의 이슈들에 대한 풍자 섞인 "픽션(finction)"을 게재하는 곳이다. 역시 쭝앙일보의 제휴능력은 탁월하다.
이건 있을 수 엄는 가정이지만 만에 하나 말이다. 국내 재래일간지 3위권의 신문이 당 웹진에 속아 넘어갔다면... 진짜 쪽팔린 일 아니냐? 특히, <제퍼디!>에 관해 조금만 신경써서 조사해도, 스푸프의 게제물이 기사가 아니고 story란 걸 쉽게 눈치챘을테니까 말이다.
예컨대, <제퍼디!>가 녹화 퀴즈쇼라는 것은 맞지만, 지난 7월 23일 방영분을 끝으로 상반기 브레이크에 들어갔고, 9월의 새 시리즈를 위해서 8월부터 녹화를 시작할 예정이다. 즉, 제닝스의 39번째 퀴즈쇼는 아직 녹화 자체가 안된 것이다..
무신 도깨비같은 재주가 있어 미즈 하먼(실제인물인지조차 모르는)이 내부정보라믄서 예언을 하냔 말이다, 거참... 그럼 대체 저 싸이트의 예언 적중은 어케 설명되냐구? 상반기에는 제닝스가 전승을 해도 물리적으로 38승밖에 못하자나. 친애하는 마가린인지 마저린인지 하는 필자의 트릭 있는 예언인 거지 머. 오, 저 내공 넘치는 이름만 들어도 본지 서늘해졌었다.
|
속임수 뉴스헤드라인, 정치적 풍자, 유머와 농담들.... 일케 다 써있자나~~
|
이렇듯, 국내 재래일간지 3위권 쭝앙일보가 속을래야 속을 수 엄는 조건들 투성이이므로, 쭝앙의 행적들은 본지의 "한 시간 빠른 오보"부문 위상을 위협하는 도전임에 틀림없다.
글치 않아도, 가끔 재래언론에 나오는 해외타픽이란 거이 본지의 나와바리를 견제한 게 아닌가 많이 미심쩍어 하고 있었다만, 본 건을 계기로 본지 사옥 옥상에 널부러진, 직경 453미터의 레이다 접시 보수 공사에 들어갔음이다.
자, 이제 좃중의 거센 도전을 받았고 동만 남은 셈인가? 그러나 본지, 언제든지 응전해 줄테니 니네도 함 해보시라. 디비파줌을 시전하면서 손에 사정을 두지 않으리라~
당해 기사는 본지 애독자 김지훈님(mornkr2@hanmail.net)의 신고 및 관련싸이트 제보를 계기로 작성됐음을 알려드린다. 깊은 감사의 말씀과 함께 앞으로도 독자 제위 열분의 가열찬 전방위 신고정신을 기대한다. 이상!
딴지 미디어감시반 시포(shepoor@ddanz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