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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요청]신도림역 누드남 사건의 진실

2004.7.22.목요일
딴지 편집국


지난 15일, 본지 편집국에는 익명의 독자로부터 기사제보의 메일이 한 통 도착했드랬다.

 

내용인즉슨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에서 정체불명의 한 남성이 올누드로 지하철 안을 활보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그 누드남이 어째서, 무슨 이유로 백주대낮에 꼬추를 떨렁이며 지하철에 탑승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디벼달라는 것이었다.

 

뭐, 이런 메일 본지에 쏟아지는 것이 하루 한, 두 개가 아니다. 옆집 아줌마가 오늘 아침 내게 윙크를 한 이유에 대해 디벼달라, 울집 강아지가 마시마로 인형 대구리에 아랫도리를 비비는 기현상에 대해 설명해 달라, 삼년 전 돈 빌려간 뇬의 소재지를 좀 파악해 달라 등등등... 독자제위의 이러한 기막힌 사연들을 다 디벼주기엔 본지 명랑사회 구현을 위해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에 지금까지 눈물을 머금고 분연히 쌩까왔더랬다.

 

하지만 이번 제보 메일에는 본지 편집국의 취재의지를 불태울 만한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으니..

 

일단 제보메일에 동봉되었던 신도림역 누드남에 대한 증거 자료를 함 살펴보도록 하자.
 

 

 

두둥~

 

실로 놀라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겠다.

 

니스 해변의 누드비치도 아닌 서울의 지하철에서 대범하게 빤스까지 벗어제낀 과감한 행보 자체도 놀라운 것이겠거니와 아마도 공익근무요원의 삼엄한 경계를 피해 전동차에 오른 후 거사를 행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오른 손의 비닐 봉다리는 그의 놀라운 치밀함을 대변한다 할 것이며, 게다가 비닐 봉다리에 차분히 옷을 개어 넣은 채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유유히 승객들 사이를 걷는 모습과, 맨 윗사진의 야구 방망이라도 부러뜨릴 듯 똥꼬에 힘 꽉준 채 버텨 서 있는 모습에서는 좌중을 숙연케 할 만한 비장감마저 느껴진다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가방... 그의 가방안에는 대체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

 

도시락..? 썬텐크림..? 젖꼭지 노출 방지를 위한 대일밴드..? 얼굴변장을 위한 스타킹..? 약간의 간식과 지하철 노선표..? 하이데거의 책..? 좋은생각..?

 

대체 어떤 소중한 무엇이 들었길래 한 오라기의 실밥도 걸치기를 거부했던 그가 등짝에만큼은 AJ23이 아로새겨진 국방색 가방을 저리도 야물딱지게 동여매고 있는가 하는 생각에 미치자 본지 데스크에서는 당 사건이 과거 모 방송사의 생방 뉴스시간에 잠입하여 마이크를 2초간 점거했던 내 귀의 도청장치사건 이후 건국이래 최대의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 확신하는 바, 이에 딴지독자제위의 가열찬 제보를 긴급 요청하는 바이다.

 

당 사건은 지난 7월 10일 토요일 오전,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부근에서 벌어졌다고 한다. 본 사건의 현장을 목격했던 분, 혹은 누드남의 신원을 알고 계신 분, 특히 그의 가방안의 내용물에 대한 일말의 정보라도 갖고 있으신 독자분들께서는 주저하지 말고 본지에 꼰질름으로써 21세기 명랑사회 구현에 적극 동참해 주시라. 이상! 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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