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감상] 버스 헤는 밤 2004.7.16. 금요일
붉은 색으로 칠해진 도로에는 버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도로 속의 버스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버스를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귀가가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버스 하나에 짜증과 버스 하나에 혼란과 버스 하나에 단말기 장애와 버스 하나에 원성과 버스 하나에 열받음과 버스 하나에 명박님, 명박님
명박님, 나는 버스 하나에 지랄염병스런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일년전 청계천에서 쫓겨났던 상인들의 이름과 G, R, Y, B 이런 버스들의 이름과 벌써 추억이 된 히딩크님과 아드님의 사진과, 시청앞 잔디광장의 이름과, 서울시 봉헌, 대중교통 혼란 시민 탓, 이런 당신의 어록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내가 타야 할 버스가 아스라이 멀듯이.
명박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시청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서 이 많은 버스가 서있는 도로 위에 "이게 뭡니까?"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운행하는 지하철은 부끄러운 버스를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시장 임기가 지나고 서울에도 시장 선거가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이게 뭡니까?"가 묻힌 도로 위에도 자랑처럼 버스들이 잘 달릴 거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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