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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대바위 발기! 이제 음악팬덜이 나선다!

2001. 3. 12.
딴따라딴지 

 


본지는 창간이후 오늘까지 울나라의 기형적인 딴따라판을 바꾸기 위해 갖은 지랄을 다 해왔다.


시청자의 눈과 귀를 한쪽 방향으로만 옭아매는 획일적인 음악 방송 프로그램들, 가요 순위 차트의 소모적인 줄세우기, 공연문화, 립싱크 등 울나라 음악판의 후진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사사건건 딴지를 걸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왜 바꾸지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는가?"


바뜨, 딴따라판을 바꾸기 위해 또한 간과해서 안될 것은 음악을 듣는 니들 소비자 대중의 역할이다. 저런 기형적인 행태의 본질은 결국 음반 장수들이나 방송 피디들이 대중들의 입맛에서 돈과 시청율을 읽었다는 소리 아닌가. 


백날천날 우리가 바껴라 이넘덜아!라고 외치는 것보다 음악을 듣는 니들이 방송에 질질 끌려 다니지 않고 진정한 음악을 찾아 다니는 게 훨씬 중요하단 얘기다. 


그런만큼 이미 본지에서도 fan, 너그뜰이 할 일을 알려주께 기사를 통하여 음악팬들이 정말로 애정과 관심을 쏟아야 할 대상이 무엇인지에 대해 열변을 토한바 있다. 또한 한밤 사태 에 대한 논평을 통해 비판의 대상이던 팬덤의 에너지가 가치있게 쓰일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세계최초로 진단하였다.


그러던 중 드디어 본지, 딴따라판의 저 아래쪽으로부터 이와 관련되어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도는 것을 목도하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오늘 소개할 대바위란 이름의 결사단체인 것이다.


 


 대바위란?


큰바위 얼굴이 아니다. 대중음악판 바꾸기 위원회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진 조직의 약자다. 이제 막 힘차게 발기한 저 단체의 인적 구성은, 사실상 서태지라는 한 뮤지션의 팬클럽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잠깐...! 우리도 이 시점에서 니들의 우려를 느낀다. 왜 또 팬클럽이 설치냐구...? 


그렇다. 지금까지의 이미지로 볼때 팬클럽은 여러모로 그리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었다. 가수를 우상화내지 신격화하고, 그의 인기유지와 높은 음반 판매고 확보를 위해서는 타가수 팬클럽과의 일전도 불사하는, 거의 황실 어림군의 위상을 갖고 있던게 지금까지의 팬클럽 이미지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중 서태지 팬들은 나름대로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음악판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조직이 되기 위해 고민해 왔던 것이 사실이었다. 우리는 알고 있었다.


그랬던 그들이 이제 자발적으로 규합하여 이 땅의 딴따라 풍토를 바꿔보겠다는 기치를 들고 본격적으로 일어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철없는 빠돌빠순이가 아니라 사회와 학교에서 나름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이땅의 2-30대 열혈 청년들이다.


특히 대바위는 그 출발은 비록 서태지 팬클럽이었으나, 그 한계를 넘어서 음악판 전체의 개혁과 질적 향상이라는 취지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참할 수 있는 포용력있는 조직으로 그 틀을 잡아가고 있다. 이는 울나라의 음악현실에서 요구되는 건강한 팬덤 방향성의 모범을 제시하는 열라 긍정적인 태도라고 해 마땅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가?







이들은 TV에 대한 비판과 Live 문화 만들기 두가지를 모토로 삼고 있다. 댄스, 발라드만 획일적으로 줄창 틀어대는 기존의 TV 음악 프로그램으로 굴절되어만 가는 대중음악을, 진정 있어야 할 곳인 공연장으로 옮겨놓겠다는 것은 대바위의 가장 중요한 사업중 하나다.


이를 위해 이들은 지난번 국회 대중음악 공청회와 같은 여러 포럼에 참여하고 왕성한 대 언론활동을 전개하면서, 음악 소비자 대중의 올바른 여론을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지난 공청회와 별도로 이들은 국내 가요순위프로그램 대안 모색이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발표하였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현 대중음악판을 바라보는 그들의 통찰이 결코 만만한 것임이 아님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보고서 보기)


대바위 회원들끼리는 메일링 리스트 서비스와 게시판을 통하여 현 딴따라판의 소식과 음악비평 등을 서로 공유하고, 나아가 자체 인터넷 방송을 통해 대안적이고도 다양한 음악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공연문화 활성화를 위해서 인디밴드들의 공연 홍보와 스스로 인디밴드와 함께 공연을 기획하여 추진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좋아하는 가수 하나에만 목매다는 팬 조직과는 분명 그 활동의 궤를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멀고도 험난하게만 느껴졌던 딴따라판 바꾸기의 여정...


그러나 음악을 듣는 주체인 열정적인 음악팬들, 즉 이해 당사자라고 할 소비자들이 단체로 움직인다면 그 길도 그리 멀지만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제도와 시스템이 아무리 정비된다 한들 음악 듣는 우리들의 행태가 여전하대서야 차 한 대 다니지 않는 삐까뻔쩍한 아우토반이나 다를 바 없다.


결국 개혁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음악팬들이라는 거다.


그런만큼 팬덤이자 음악 애호가, 음악 소비자의 입장에 있는 대바위가 딴따라판에 문제를 제기하고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받을 가치가 있음은 물론 성원받아 마땅하다.


회심의 똥침 한방을 위한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되었지만, 음악 팬들의 이런 움직임은 지금까지 활자와 탁상을 오가며 진행된 수많은 공론들을 뒤엎을 만한 파괴력을 내재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모두가 놀기 좋은 딴따라판이 펼쳐질 그 날이 당근 더 앞당겨질 것이다. 


마침, 지난 3월 9일 문화연대, 한국민족음악인 협회,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평론가 성우진, 락밴드 블랙홀, 팬클럽 태지매니아, 딴따라딴지, 대바위 모두의 주최로 열렸던 가요순위프로그램 공정위 제소와 프로그램 폐지 시민운동 일정 기자회견에서도 진정한 대중음악 개혁을 위해서는 음악팬들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관계자 모두가 합의한 바 있다.


본지는 그들이 가는 길 앞에 서서 정확한 조준 똥침을 위한 등대역할을 계속 수행할 것이다.


음악팬들을 물로 보지 마라. 때가 가까와온다.



- 딴따라딴지
(music@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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