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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짜가의 역사에 관한 소고

2001.3.11.수요일
딴지 역사고증팀

데중이 아저씨가 툭하면 언급하던 고 토인비옹을 기억하시는가.

 

그렇다. 토인비 옹. 역사는 자연으 도전에 대한 인간으 응전으 역사.....라는 불세출의 유행어를 낳았던 장본인에 다름 아니다. (한때, 옹.....은 이란의 지도자를 존칭하는 접미어로 알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분, 호메이니옹.)

 

물론, 에콜로지틱한 인식태도가 대중적으로 자리잡은 작금, 자연에 대한 인간의 도전과 정복이라는 생각이 일견 오만해보이고 특히 독일 부수상 요시카 피셔씨같은 이가 들으면 핏대 올릴만한 말이지만, 역사에 종말이 있다고 보는 서양인의 작대기적 역사관에 비추어 본다면 저또한 인간역사에 대한 가열찬 에콜로지적 비판이 아니겠는가. 아님 말고....

 

서론이 기러따.

 

본 기자, 불현 듯 토인비 옹의 거미줄쳐진 얘기를 꺼낸 것은 다름아닌 우덜 나라. 아 대한민국의 도도한 짜가의 역사는 ‘브랜드의 도전에 대한 짜가장인의 응전의 역사’이기 때문인 것이다. 본인이 짜가에 대해 특히, 아카데미적 관심을 가지게 된 것엔 똥꼬 아리게 저려오는 개인적 체험이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의 그때가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정확히 일천구백팔십팔년의 어느날...... 본 기자의 어머니는 사랑하는 자식을 위해 스포츠가방을 사오셨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좀처럼 자식에게 돈쓰시는 법이 없는 이 분이 사오신 가방은....놀랍게도 80년대를 풍미하던 대 브랜드 슬래진저 Slazenger 여따.

 

슬래진저......아시는 분은 다 안다.

 

보이지 않는 먹이를 향해 사바나를 질주하는 듯한 표범의 거친 모습을 탁월하게 형상화한 역동적이고 스포틱한 마크. 그리고 그 아래....그래픽채의 당당한 알파벳 S l a z e n g e r.

 

12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그 순간의 감동으로 안면근육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흥분한 본 기자는 가방을 가슴에 껴안은채 밤을 지새웠고, 시샘과 부러움에 가득찰 친구들의 시선을 즐겁게 상상하며 등교하였다.

 

두둥.......

 

대담하게 교실문을 열어 저친 본 기자는 여보란 듯 가방을 책상에 내려놓았고 에베레스트 산정에 올라서 세상을 바라보듯 경악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하나씩 돌아 보아따.

 

아니, 이건 그 전설로만 회자되던 명 브랜드 <슬래진저>?
야, 이 자식아 어트케 된 일이야....아버님께서 복권에라도 당첨되신거구나~
친구야 한번만 만져보면 안되겠니

 

벌집을 쑤신듯 교실은 한바탕 슬래진저 돌풍으로 수선거렸고 본 기자, 마음속으로 정철의 시 아바님 날 낳으시고 어마님 날 기르시니....두 양반의 은혜 가이 없어라를 조용히 읊조리고 있었다. 그 순간....... 교실 한쪽 구석에서 울린 얄미울 정도로 침착하고 샤프하며 냉혹한 한마디는 고조될대로 고조된 교실의 분위기를 일순 침묵의 도가니로 몰아 넣어따.

 

"야, 이거 뭐야.....이거 l이 아니잖아."

 

아.....

 

소문자 l과 소문자 i사이의 델리케이트한 차이.
눈치 빠른 너덜 독자는 눈치 챘을 것이다.

 

Slazenger가 아닌 Siagenzer...






 
 

 

 

 

 

 다시 한번 잘 바바바...

 

그 저주스런 스포츠 가방은 슬래진저가 아닌 사이아진저였던 것이다.교실은 약 17초정도의 어색한 침묵에서 왁짜한 웃음의 도가니로 변해 버렸고 한창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던 본 기자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얻은 채 도망치듯 수돗가로 달려가 서러운 울음을 쏟아 내었다. 아무도.....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느덜은 알아?

 

하지만 좌절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던가. 본 기자는 그 닭살 돋는 쪽팔린 경험에서 좌절하지 않고 짜가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작업에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짜가소략      
- 짜가의 역사는 브랜드에 도전에 대한 짜가의 응전이다-

 

 태동기에서 트로이카 시대까지

 

짜가의 역사는 나이스(NICE)로부터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21세기인 지금도 여전히 맹위를 떨치며 메이저브랜드로 군림하고 있는 나이키를 통렬하게 패러디하며 기라성처럼 등장한 나이스는 차마 브랜드를 갖지 못해 상실감과 소외감에 목말라 하던 80년대 중고딩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제품. 조선 나이키.......라는 애칭으로 불리우며 사랑받던 나이스는 고무신과 흰색 단화 및 실내화에 궁상맞게 나이키표시를 하고 다니던 그 시절 중고딩들에게 한줄기 서광이자 젊음의 탈출구여따. 그 인기의 대단함은 오히려 나이스를 패러디하여 등장했던 나이테(NITE), 나이카(NIKA) 존재에서 증명이 된다고 하겠다. 하지만 철저한 시장조사와 장인정신으로 제작되었던 나이스와는 달리 나이테, 나이카등은 생명력을 갖지 못한 채 얼마안가 소멸되고 말았는데 이 같은 사실은 짜가의 정체성 정립에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고 하겠다. 즉 상기한바 구매층에 대한 철저한 시장조사와 고품질이 아니고서는 짜가 또한 시장에서 퇴출되고 만다는 것이다.

 

하여튼.....나이스의 화려한 성공과 더불어 본격화된 짜가의 역사는 역시 굴지의 메이커 아디다스(adidas), 아식스(asics)를 패러디한 아다다스(adadas)아식스(asiks)의 등장으로 이른바 트로이카 시대를 맞게 된다.

 

아식스매니 스포츠맨 아~식~스

 

라는 친근한 씨엠송과 더불어 맹위를 떨쳤던 아식스(asics)를 패러디한 아식스(asiks)는 본브랜드의 발음구조를 십분활용하여 상표를 바꾸면서도 발음은 그대로 유지한 재치있는 상품으로 나름의 사적의미를 가진다고 하겠다.  

 

이 시대에 속하는 상품은 아니지만 아식스(asiks)의 작명법과는 반대로 본 브랜드의 스펠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발화를 달리함으로써 히트친 상품 칼빈 클라인(Kalvin Clein)도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아다다스의 경우 또다른 경쟁품이었던 아디도스와 힘겨운 생존싸움을 하면서 오히려 품질의 개선을 얻었던 상품으로서 계용묵선생의 불후의 역작 <백치 아다다>를 적절히 상품명에 활용함으로써 뒤를 잇게될 민족주의 시대의 단초를 연 상품이어따.  






 
 

 

요즘 쉽게 볼 수 있다.
던킨 도너츠처럼 보이지만...

 

 민족주의적 자각의 시대

 

그렇다....... 상기 1)의 서술에서 보았듯 짜가들은 천편일률적으로 외국 유명브랜드를 패러디하는데 불과했었다. 하지만 브랜드계에 국산 상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짜가의 역사에도 본격적인 민족주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 그 서막을 연것이 프로 월드컵을 패러디한 마이 월드컵. 그러나 선구자의 모든 운명이 그러하듯 마이 월드컵은 겨우 몇달을 가지 못한 채 사장하고 만다. 하지만 후세사가들은  마이월드컵의 역사적인 가치에 주목하며 비운의 명품.....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니 고품(故品)이여 영면하소서......   

 

마이 월드컵의 장렬한 산화를 기반으로 진정한 짜가의 민족주의 시대를 열어 간것은 르 카프(LE CAF)를 패러디한 라카프(LA CAF)였다. 이른바 <나성(羅城) 카프>라는 애칭으로 불리우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라카프는 전술한바 마이 월드컵이 던졌던 민족주의적 문제 의식에 대해 나름대로 해답을 제시한 기념비적인 상품 되겠다. 일각에서는 제작회사가 라 카프(LA CAF)의 화려한 성공에 힘입어 내놓은 다음 상품이 <LA 갈비>라고 주장하나, 사실무근 되게따.

 

그러나............두둥~ (아, 이 상품을 말하려는 기자......심장이 조여오는 듯한 두근거림을 경험하게 된다)

 

진정한 민족주의 짜가의 완성작이자 대 결정판은 바로 프로 스포츠(pro- sports).

 

숱한 논쟁으로 니가 잘났네, 내가 잘났네 밤을 지새우는 장안의 짜가 사가(史家)들이 이례적으로 입을 모아 명품으로 칭송해 마지 않는 제품이 바로 프로 스포츠다.

 

프로 스포츠의 인기는 가히 광풍이라 할만큼 대단한 것이었는데 이 바닥의 생리를 잘 모르는 이방인들은 프로 스펙스프로 스포츠를 패러디한 짜가가 아니냐...라는 말을 할 정도였던 것이어따....

 

흑석동에서 짜가상품을 연구하는 김모(31, 무직, 이름은 밝히기를 거부)씨의 말은 짜가 역사에서 프로 스포츠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글쎄....뭐라고 말해야 할까....아마 적어도 100년 안엔 프로 스포츠만한 인기와 공신력, 브랜드 파워를 갖춘 제품은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다. 치열한 벤치마킹과 장인정신의 소산인 당 프로 스포츠는 청출어람이 청어람....이란 말처럼 모작(母作) 프로 스펙스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며 그야말로 일세를 풍미했던 제품이어떤 것이어따. 더군다나 이 제품의 등장이 오히려 프로 스펙스의 위상과 브랜드파워를 가일층 향상시켰다는 사실은 제로섬 게임 운운하며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만품에 대한 만품의 타도가 횡횡하는 자본주의 사회에 진정한 상생의 모델을 보여줬다고도 평가할 수 있게따.

 

그러나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운다던가? 이제 장안에서 프로 스포츠를 찾기 힘든 작금의 현실을 보노라면 역사의 무상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으니.....

 

육백년 도읍지를 아방대로 돌아드니
인걸은 의구한데 프로스포츠는 간 데 없네
어즈버 태평 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여하튼.....마이 월드컵, 라카프, 프로스포츠등으로 이어지는 민족주의 계보는 후대에 가면서부터 오히려 스포츠 상품이나 패션브랜드보다는 식품브랜드에 면면히 이어지며 그 전통을 고수해 나간다.

 

(물론 이 글은 패션 및 스포츠 브랜드 위주이지만 다음 기사에서 식품쪽을 언급하기로 하게따. 물론 너그들의 반응이 좋으면 말이다.)




























 
 

 

 

 

 

 

 

 

 

 

 

 

 

 

 

 

 

 

 

 

 

 

국제상사가 등록한 상표들... 이거 말고도 수십개 더 있다. 짜가와의 전쟁의 치열함을 가히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표등록에 성공한 거뜰...

 

 춘추전국시대, 혹은 마이크로 시대의 개막

 

인구에 회자되던 눈에 띄는 브랜드가 몇몇에 불과했던 단순의 시대가 지나가면서 짜가의 역사 역시, 트로이카 시대 혹은 민족주의계, 외국계 등의 단편적인 기준으로는 구분할 수 없는 춘추 전국시대를 맞이 하게 된다.

 

더군다나 하나의 메인 브랜드에 하나의 짜가 상품(일품일짜).....이라는 불문율이 점차적으로 깨어지면서 짜가의 계보 분류작업은 더욱더 난망한 일이 되어간다.

 

가령, <우덜의 천국>이라는 프로에서 미남스타 장동건이 자주 입으면서부터 장안을 잠시 풍미했던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같은 제품은 그 복잡하고도 많은 알파벳으로 인해 마라떼 프랑소와 저버, 마리떼 프랑소와 자바 등과 같은 수많은 짜가상품들을 배출해 냈던 바 있다. 단순한 한국식 발음 발화로 이 정도이지 미묘한 알파벳의 변화는 상상을 불허한다.

 

이 외에도 CC 클럽을 패러디한 GG 클럽, 폴로 POLO를 패러디한 폴레 POLE, 포로 PORO등등이 세간의 시선을 끌었던 바 있다.






 
 

 

아놀드 파마 같지?
잘 바바.. 아놀드 파라솔이당

 

이 시대의 제품으로 또한 특기할만한 경향은 이른바 브랜드명이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제품에 대한 패러디가 되게따. 그 대표적인 것으로 들 수 있는 것이 아놀드 파마.

 

주지하다시피 아놀드 파마는 약 15도 정도 기운 우산(혹은 양산?)을 아이콘으로 내새운 브랜드다. 하지만 한때 남대문 시장등을 중심으로 활발히 거래되었던 엄브렐러라는 제품은 기울기가 없이 똑바른 우산을 아이콘으로 하여 시장에서 톡톡히 재미를 본것으로 알려진다. 게다가 위에서 언급한 폴로 POLO 제품같은 경우 마상(馬上)의 인물이 야구방망이를 들고 있는 등의 수많은 짜가 상품들을 배출하기도 하였다. 이 같은 경우, 세심한 관찰력이나 좌우 1.5이상의 시력을 가지지 않고는 판별할 수 없는 것이어서 혹자의 경우 춘추전국시대가 아닌 마이크로 시대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해 학계에 때아닌 논쟁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짜가의 사회경제학적 고찰    
- 프랑크 푸르트학파의 이론을 중심으로 -

 

그렇다. 왓슨가 증기기관을 발명한 이후 촉발되었던 산업자본주의 역사이래, 우리 아 대한민국에서처럼 짜가상품들이 시장질서를 유린한 적은 유래가 없었다고 하게따. (시간관계상 세계각국을 돌며 시장조사를 해보지는 않아따. 그러나 그렇게 짐작이 된다. 정 사실이 궁금하면 느덜이 돌아다녀 봐라.)

 

그렇담 이 시점에서 우리는 왜, 워찌하여, 무엇땀시 아 대한민국에서 짜가상품이 횡횡할 수밖에 없었던가라는 근원적인 의문에 사로잡힐 수 밖에 없을 거시다. 항상 그랬지 않았던가....본 기자, 느덜으 머리꼭대기에 앉아 있단걸. 기다려 봐라. 분석해 줄터이니....

 

이 분석은 위 제목에서 언급되었듯이 프랑크 푸르트학파의 이론을 중심으로 이루어 질거시다. 프랑크 푸르트학파의 무슨 이론으로? 하고 딴죽을 거는 놈덜.....줘 터지기 전에 조용히 있어라. 일단 머찌지 않은가? 프랑크 푸르트학파.....

 

 섬유장인(匠人) 빨치산

 

이른바 지리산이론이라 불리우는 분석되게따.

 

이 설은  유명한 말머리표 죠다쉬의 국내 진출이후 시작된 서구자본의 국내브랜드시장

 

잠식이 나이키 NIKE에 이르러 식민지화의 지경에 이르자 조국의 현실에 의분을 품은 몇몇 섬유장인들이 신디케이트를 형성하여 짜가를 무기삼아 대항했다는 의견이다.

 

동대문, 남대문 시장의 상인들을 중심으로 활발히 제기되었던 이 이론은 한때 남미에서 비롯된 해방신학과 결합되며 대학가를 중심으로 정설처럼 받아 들여지기도 하였다.

 

짜가학계의 원로이며 지리산 이론의 대표적인 옹호자인 박모(49세, ㅎ부동산 사장, 이분도 쪽팔리다며 이름밝히기를 극력거부)씨는

 

"해방이후 외교독립파 이승만이 집권하면서 미국을 필두로 한 서구자본국세력이 그야말로 파도처럼 밀려 들었죠. 비극은 그때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반민특위 같은 민족주의적 시도가 연이어 실패하면서 해방이후 고조되었던 민족주의적 자각이 변질되고 사탕같이 달콤한 서구자본의 최면에 우리 국민들은 빠져갔던 것입니다."

 

그렇다......

 

우리 국민들의 민족주의의식이 서구자본에 으해 서서히 변질되어 가다가 급기야는 80년대 에 이르러 국내 브랜드 시장이 외국상표에 완전히 잠식되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를 보고 의분을 느낀 우리의 섬유장인들이 짜가로서 압도적인 서구자본에 대항했다는 것이 이 지리산이론의 주장이 되게따. 박씨의 말에 의하면 당시 상인들은

 

사상투쟁은 지리산이 배경이었고, 시장투쟁은 우리 동대문이 중심이다

 

라는 자부심에 가득했다고 한다.






 
 

 

이스트팩처럼 보이지만..
이스트폭 되겠다.

 

아.. 가슴 아릿해지며 똥꼬털이 삐쭉 서는 감동이 밀려오지 않는가.

 

그러나 이 이론은 치명적인 결점을 안고 있으니....본 기자가 앞단원 민족주의적 자각의 시대에서 언급했듯이 마이 월드컵을 필두로 한 국내계 짜가 상품들의 등장을 이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토록 민족주의적이고 외세를 혐오했다는 상인들이 워찌하여 국내브랜드마저 교란시켰단 말인가. 이런 의문에서 시작된 이론이 보다 급진적인 시장 코뮌설 되게따.

 

 

 

 시장 코뮌설

 

이 이론, 급진적인 계급이론 되게따. 본 기자, 이 시장 코뮌설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국가보안법을 근거로 한 정부당국의 짜가상인 탄압이 이루어지지 않으까....하는 쓰잘데기 없는 걱정땀시 며칠동안 변비에 시달렸음을 고백하는 바이다. 그러나 느덜에게 새로운 지식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계속 언급하기로 한다.

 

시장 코뮌설은 위의 지리산이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민족짜가브랜드계의 등장을 확실하게 규명하여 주는 이론이당.

 

단순히 짜가가 서구자본의 국내시장 잠식에 대항이라는 지리산이론의 주장과는 달리 이 이론은 짜가가 서구, 국내를 가릴 것 없는 자본세력에 대한 투쟁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대자본이 브랜드를 형성시키고 형성된 브랜드는 곧바로 파워를 갖추어, 코딱지만한 생산비와는 비교도 안되는 거액의 가격으로 판매된다. (가령, 베트남이나 중국에서 2-3달러에 생산된 나이키는 시장에서 2-300달러에 거래되는 현실을 보라. 아 짱나.....)

 

그럼으로써 유명 브랜드 상품은 유산계급과 무산계급을 구별짓는 바로미터가 되는 것 아니겠는가.

 

이 모순에 의분을 느낀 섬유장인들이 짜가로서 대항했고, 현재에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바로 이 시장 코뮌설이 되게따. 즉 그들 장인들은 브랜드에 준하는, 나아가 능가하는 짜가를 생산함으로써 자본주의의 심장인 시장에 해방구를 만들어냈다는 주장이라 이것이다.

 

시장코뮌설은 소련과 동구권의 잇달 몰락으로 학계에서 소수파로 전락하고 말았으나, 유럽등지에서 사회당 정권이 잇따라 집권하면서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는 이론 되게따.

 

 

 

 심리주의 분석 이론

 

80년대 유머중에 이런거시 있었드래따.

 

나이키 신은애하고 고무신신은 애하고 달리기함 누가 이기는 줄 알아?
고무신 신은 애야.
왜? 쪽팔리니까.

 

아... 본 기자 이 유머, 유머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본 기자 또한 사이아진저가방을 들고 다닐 당시 100미터를 9.75에 주파하는 속도로 학교와 집을 오갔드랬어따. 존슨, 너 이 엉님한테 와라, 9.76 깰 방법 갈켜주께. 나이키로는 안돼 임마.....

 

바로 이 유머의 기저를 뚫고 있넌 이론이 바로 심리주의 분석 이론 되게따. 이 이론은 배달민족 특유의 체면의식을 날카롭게 포착하여 짜가의 등장을 설명하는 분석으로 상당한 설득력가진다고 하게따. 특히 짜가사에 마이크로 시대가 개막한 이후에는 이 이론처럼 들어맞는 이론은 없다고 할 수 있으리라. 언 년놈이 저거 진짜야, 짜가야 하면서 남으 운동화나 옷에 돋보기를 들여 대겠냔 말이다.....

 

더군다나 이 이론은 작금의 성형열풍이나 일부 청담동 핀족의 명품신드롬으로 더더욱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짜가의 등장을 지나치게 미시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역사적 분석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짜가와는 그 의미의 괘적을 달리하는 성형, 명품열풍과 짜가를 동일시함으로써 오류를 범하게 하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진다 하게따. 짜가와 성형은 언뜻 보기에 그넘이 그넘처럼 보이지만 그 본질에 있어 커다란 차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짜가   결국엔 지가 짜가라고 한다. 나이스가 나이스지 나이키냐?

 

 성형   끝까정 지가 진짜라고 주장한다. 금남주같이 지가 고백하기 전에는....

 

하지만, 방송, 언론등과 같은 메인스트림의 분석은 저 둘을 혼동하니 개탄하지 아니할 수 없는 노릇인것이당.

 

   

 

 결론    

 

이상으로 짜가에 대해 소략적으로 살펴 보았다.

 

흔히 전문가들은 짜가 상품이 정상적인 유통질서를 훼손하고 건전한 경제를 왜곡시킨다는 의견을 개진한다. 그러나 그러한 의견은 단편적이고 직선적인 사고에서 나오는 것에 다름아니다. 그 사실을 너덜은 이글을 읽음으로써 충분히 자각했으리라 판단한다.

 

본 기자, 감히 짜가는 역설의 정직함이라고 주장한다. 시장을 왜곡시키고 건전 유통질서를 훼손시키는 것에 대한 책임은 가짜를 진짜처럼 만드는 복제품에게 지워야 하는 것이지 짜가 상품에 그 책임을 전가시켜서는 안된다.

 

짜가는 스스로 말한다. 나는 짜가라고..... 지가 짜가라는데, 더 이상 무슨 논쟁이 필요하랴.

 

오랜동안 브랜드에 소외된 과거 이땅의 청소년들에게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유일한 대안이어떤 짜가. 더군다나 짜가는 본질적으로 안고 있는 은은한 해학과 풍자성, 그리고 안티적인 기질로 브랜드, 즉 표면적인 것에만 가치를 두는 사람들의 무분별하고 반 지성적인 태도에 일침을 가했다는게 사가들의 중론인 것이다. 




 
 

기사 예고

 

설악산이나 치악산등지의 아랫마을 가게에서 피곤한 몸을 달래려, 박카스를 먹다가 그 델리케이트한 맛의 차이를 느끼게 했던 박탄-D의 알싸함을 기억하는 강호제현들이 꽤 되리라 짐작된다.  
본 기자, 박탄-D를 마시며 생존을 위한 중소식료품업체의 처절한 몸부림을 느끼며 코끝이 아련해 옴을 느낄 수 이써따.

 

다음 호에는 식료품 짜가 브랜드에 관한 연구논문을 발표하도록 하겠다. 독자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제보 바란다. 아울러, 위에 언급된 짜가 스포츠화를 아직도 가지고 있는 독자들도 사진 한장씩들 보내주시라.

 

 

 

참고문헌

 

김모씨, <짜가 상품의 브랜드 파워 분석소고>, 1991, 둘니피시방
박모씨, <짜가사개론>, 1991, ㅎ부동산 프린터

 

 

 

 

딴지 역사고증팀 짜가 전문
유숭열(karlsag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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