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고] 군대 내 딴지일보를 허하라!

2003.9.6.토요일
딴지 군사부

그간 본인 수도승, 군사고 관련해서 여러차례 지적한 바 있다(첫째 기사, 둘째 기사). 이제는 결론을 내릴 때가 된 것도 같다. 수도승이 제시하는 군대 문제 해결책은 바로 이거다.

 본능의 관리 방법이 문제다.

군대문제가 야그되는 곳이면  어디서나,

 우리부대가 제일 고생해따.
 우리가 젤 쎄다.
 우리 때는 정말 쥑이줘따.
 그 새끼 존나 지저분 해따.

..... 들들이 이어진다.

그리고 군대는 어쩔 수 없다는 비관과 함께 모병제로 가야한다는 구조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먼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겸비한 분노의 발산.... 단순한 비난이 아니다.

군대에 대한 애정과 미움이 교차하는 이 현상을 보면 권력에 대한 의지, 강력함에 대한 추종......  약육강식의 질서가 생각나지 않은가? 그러치...

현대인들은 군대를 통해서 자신의 동물적인 본능을 보게 된다는 거, 본 수도승의 주장이다.

군대 문제의 바탕에는 어떤 한두 명의 천사가 나타나서 해결해 줄 수 없는 본능이 자리잡고 있다는 거다. 거기다가 군의 구조적인 특성은 인간의 본능을 관리하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본능을 무시한 측면이 있다는 거쥐.

군의 특성이 본능을 무시했다고.... 잘 이해가 안되는 분덜을 위해 두 수를 지도하도록 하마.

한 수.

군대의 초급간부들이 거들먹거리고 병사들 위에 군림하게 되면, 좋은 조직이 될 수 없는 거는 당근이쥐. 그럼 이걸 해결하기 위해 군대는 뭘 하니? ---- 솔선수범하라는 교육을 강화하고 지시를 하달하지. 솔선수범하라 ---- 자, 초급간부가 솔선수범하는 거는 조은 거지만 이런 지시를 받고 뭔가를 하는 것은 솔선수범이 아니라 지시사항이행이 되는 거다. 솔선수범은 지시받지 않은 것을 솔선해서 수범할 때 의미가 있다는 거다. 대대장이 보고 있는데 소대장이 병사들과 삽질하는 거를 보고 우리 소대장 쿨하다고 하는 놈은 없다는 거다. 대대장, 중대장의 지시가 있건 없건 한결같이 병사들과 땀을 흘리는 소대장을 보고 병사들은 소대장의 부하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조은 것도 지시라는 구조를 통과하면 엉망이 되버리는 게 있다는 거다. 비슷한 게 또 있지.

두 수.

병사들이 얼매나 주인정신이 없는지, 부대 안에는 가는 곳마다(특히 화장실) 주인정신을 가져라, 깨끗이 사용해라.... 별 애기들을 다 적어놨다. 그런데 그런 말들은 언듯 보면 그렇군 하고 동의하겠지만, 매일 보면 무슨 생각이 들겠니. 조또 내가 주인이 아니라는 것이 자동적으로 인식이 되는 거다..... 주인보고 주인정신 가지라고 하는 놈이 어딨냐?

아무튼 잠깐 옆길로 샜다만, 군대의 특성이 군대문제를 해결하는데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이 만타는 거다. 다시 조준선 정열하고..

우리나라처럼 성인남자들의 대다수가 군이라는 특수한 사회에서 특이한 심리적 경험을 갖고 있는 나라는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대 사회에 대한 학문적인 고찰이 전무하다.(이거 지금 딴지가 거의 유일하게 시도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사회학, 심리학이 정말로 필요한 곳이 바로 대한민국의 군대라는 거시다. 한편에선 권위주의, 한편에선 패배감과 굴욕감, 희생정신과 명예심, 명령과 복종, 책임과 의무 등이 계급과 위계질서를 통해 구현되는 이 사회를 민간사회와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거쥐. 군대에서 너의 모습은 뭔가 지금 너의 모습이랑 확실히 좀 달랐다는 생각이 들지 않냐?

느그들은 군대를 통해 느그들 자신의 다른 모습을 체험하고 온 것이다. 말이 안된다고? 더 증명이 필요하다고? 조타.

군복을 입은 야비군들이 왜 그렇게 헐크처럼 변하는지를 생각해봐라. 자신이 남에게 당했던 것들은 강력한 악몽으로 기억에 남아 있으나, 자신이 남을 괴롭혔던 거는 평범한 일로 간주되어 자신의 기억에서 사라져 버린, 즉 선택적 기억을 갖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군복을 보면서  그 나쁜 기억을 상기하게 되고 한편으로 치욕스런 기분에 휩싸이는 것이다. 사실은 그 기억의 한편에 서있는 나 아닌 나를 보게 되는 것이지. 그 기억을 입은 모습, 그것이 바로 야비군의 모습이다.

야비군들이 우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지만, 요새 마이 단정해졌다. 군대가 과거보다 조아졌다는 거는 단순히 빈말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그런 악몽을 가진 분들, 군의 문제에 비분강개하는 분들을 모아놓은 내무반은 언듯 쓸만한 내무반이 될 거 같지만, 지금 거품을 물고 비난을 퍼붓는 바로 과거의 그 내무반이 될 거라는 거는 안봐도 비디오 되겠다. 즉, 인간의 본성과 구조의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는 거시다.

인간 본성을 바꿀라고 지랄하지 말고, 본성을 이해하고 관리하여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쥐. 그것도 가급적 돈을 안들이고.
 

 군 간부들은 병사들과 완전히 다른가. 우끼지 마라, 똑같다.

병사들은 그나마 군 생활이 짧다는 거다. 이런 구조속에서 수십년간 생존해온 사람들, 간부들은 어떤 심리적 경향을 보여줄 것인가. 타인 또는 조직이 만든 내용, 지시의 이행이 보다 중요한 이 구조속에 놓인 분들은 내부적인 사고체계와 외부적인 인간관계에서 극명한 특징을 보여준다.

내부적으로는 자신의 의지를 갖는 것, 즉 소신을 갖게 되는 것이 상급자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는 자세와 상충될 수 있다는 것을 터득하게 된 까닭에 자신 고유의 생각을 갖지 않을려고 노력하는 한편, 상급부대에서 또는 상급지휘관이 지시한 것, 행동한 것을 항상 옳다고 믿는 단순함으로 무장하게 된다. 그렇다고 단순하다는 것이 아니다.

지시가 많은 상급 지휘관에게는 자상한 지도를 해줘서 좋은 상관이라고 하고, 지시가 별로 없는 상급지휘관에게는 부대를 소신껏 지휘할 수 있도록 배려해줘서 좋은 상관이라고 하는 거지.

외부적으로는.....상급자를 대하는 태도와 부하를 대하는 태도에서 나타난다.

상급자를 대할 때는 호랑이 앞의 토끼가 된다. 가장 공손한 자세로 아무런 의견도 제시하지 않는다. 상급자의 의견이 오직 최선이며 적극적으로 동감한다는 자세를 갖게된다. 그러나....

하급자를 대할 때는 상급자 앞에서의 그 자세는 어느 덧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토끼 앞의 호랑이 자세를 취하게 된다.

상급자의 어떤 모욕도 참아내는 사람이 부하들의 아주 사소한 잘못도 참지 못하는 현상 이런 것이 정신병이 아니란 말인가? 누구 정신과 전문의에게 이런 현상에 대해 함 물어봐라. 없다면 관료화 현상이라고 부르는 건 어때.

즉, 군대 문제는 단순히 병사들에게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모병제는 좋은 대안이다. 그러나 만병통치약인가?

모병제는 좋은 대안이다. 그러나 간부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 모병제속의 군대 문제들 역시 만만치 않다는 거를 알아야 한다. 물론 지금의 문제보다야 훨씬 낫다고 봐야지. 포크레인 놔두고 삽질하는 거는 줄어들겠네. 그러나 포크레인 들어갈 수 없는 곳에서 삽질해야하는 거는 마찬가지라는 거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모병제를 바라는 사람들은 군 간부들이 될 거다. 책임감 없는 사람을 지휘해야 하는 거는 책임감 없는 감독관의 지시를 받는 거랑 비슷하게 괴로운 일이다.

병 출신 궁민들이 표현하는 간부들에 대한 분노는, 병사들에 대한 간부들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에 기인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이해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병사들 중에서 선발된 장교들이 지휘하는 곳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는 거를 알아야 한다. 독일 군대, 이스라엘 군대 그곳의 장교들도 별 차이가 없다. 자신이 만난 간부들의 자질문제를 군 전체 간부들의 자질문제로, 즉 개인의 문제를 집단의 문제로, 또는 그 반대로 단정하는 것들은 미숙함과 무지의 고백일 뿐이다.

수녀원의 문제가 군대에도 있고, 군대의 문제가 수녀원에도 있다는 것이다. 아, 예를 잘못 들었다. 수녀원 대신 국회라고 말해야 했다. 어뜬 국회의원 개쉐이 개인의 문제를 국회의 문제라고 지랄 해대는 찌라시들의 책동에 넘 숙달되어서 생긴 오류라고 간단히 넘어가도록 하자.

모병제나 개개인의 특성 등을 접어두고 우리 모두가 갖고있는 본능, 동물적 본성의 문제에 눈을 돌려보자는 것이다.
 

 본능 이라고 다 문제가 아니다.

울 아부지덜, 형님덜 야그를 들어보면 옛날에는 밥만 멕여줘도 조았다고 그래. 그라고 전역을 연기하고 계속 군에 남아있었다는 야그도 있어. 왜 군대 있으면, 굶지는 않았으니까. 느그들 북한군인들의 군 복무기간이 엄청 긴 거는 잘 알고 있지. 그런데 글마들 군에서 사고치면....... 제대야.  굶어(!) 죽는다고.

자 이게 뭔 소리냐 하면 지금 괴로운 군대랑, 옛날 군대랑, 사회랑 군대랑 상관없이 본능과 본성의 억압은 인간을 힘들게 한다는 거쥐. 그리고 더 힘든 것을 피해서 덜 힘들게 사는 방법을 찾는 것이 본능이라는 거다.  

지금 군대에서 가장 큰 본능의 제압은 뭘까. 본 수도승은 성적인 욕구가 상당하다고 믿지만 그것이 제일 크다라고는 생각 안 해. 아예 가능성이 없는 거를 상대로 답답해하지 않는 거지. 제일 큰 거는 가능성이 있는 거를 못하게 하는 거야. 냉수 옆에 두고 갈증나게 만드는 거, 배고픈 데 밥 그냥 버리라고 하는 거, 야간 행군 때 잠못 자서 괴로운 거 보다 다 재우면서 혼자만 잠 안 재우는 거,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 힘들게 하는 거쥐. 머... 오기 어려운 먼 곳의 애인이 부대 면회 안오는 기 머 그렇게 큰 고통이냐.

이런 차원에서 군 전체를 일반화시켜 보면, 의사표현의 자유를 박탈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억압이라는 게 본 수도승의 생각이다. 즉, 입이 달린 넘들의 입을 막아버린 거, 의사소통의 제한... 이게 가장 큰 군대의 문제라는 것이다.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모르는 분은 없지. 군대의 지휘통솔의 원칙에서도 그렇지만 사회에서도 얼마나 이게 중요하니. 이게 안되면, 곧 그 세상이 지옥으로 변하는 거, 북한에서 잘 보여주고 있지. 박정희 때도 잘 봤지. 모두들 동의할 거야... 그런데 모두 동의하는 게 안되는 건 왜일까? 의사소통의 기준이 틀린 거다.

아마도 김정일이나 김일성은 이 온 세상에서 가장 의사소통이 잘되는 나라가 북한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많다. 참고로 박정희 욕 한마디면 물고가 났던 시절의 우리나라 언론자유의 세계 순위가, 당시 IPI발표에 따르면, 놀라지 마시라,..................... 세계 3위엿따.

유럽 여러나라를 완존히 따돌린 거지. IPI 갸들이 요즘 우리나라를 머 언론이 탄압받는 나라라고 했대지? 나는 그 언론이란는 단어 대신에 좃선의 사장방00를 대신하면 딱 맞다고 봐. 박정희 때 방모시기의 언론자유는 정말 세계 3위 정도 된 거 같애, 당시 박정희가 방모시기랑 진한 술친구였따는 거지. 지금은 졸라 방모시기 욕해대는 분덜이 늘었잔어?

이게 먼 말이냐? 군대의 의사소통은 지휘관의 비위를 거슬릴 수 없다는 거야. 그러니 숨막히는 구조가 유지되는 거다. 지휘관은 자신의 잘못을 확인할 방법이 업따. 모든 지휘관은 스스로 완벽하고 지휘권은 보장되어야 한다는 도그마에 사로잡혀 있다는 거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의사소통을 강조한다. 어때, IPI 생각나고 박정희 생각나쥐. 칭찬할 자유만 주면서 의사소통을 활성화하는 거.
 

 소원수리와 인터넷이 있다고?!

숨막히는 구조 속에서 그나마 숨통을 열어주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소원수리라는 거였따. 소원수리라는 말은 요새 군대에서도 잘 안쓴다. 오히려 병 출신들이 이 말을 즐겨쓰는데 그만큼 의사소통의 억눌림이 심각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거라고 볼 수 있겠다. 아무튼 그나마 이런 종류의 통로가 있다는 것은 군에서 나름대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강력한 인터넷이 나타났다. 휴가가서, 외출나가서, 외박가서 국방부, 육군본부 찾아가서 작심하고 털어놓는 거...... 이게 군대를 점차 변화시키고 있다.

그런데 그 변화가 항상 기대했던 거처럼 즐겁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원수리 적은 날부터 분위기 좃같고, 인터넷에 머 뜨면 또 어뜬 세끼가 조직을 배신했다는 분위기가 슬슬 숨통을 죄어오는 거.....

아.... 뭔가 좀 이상하다. 뭔가 좀 찝찝하다.

그렇다.

의사소통은 싫으나 좋으나 당사자간 직접 대화를 통해서 맞짱을 뜰 수 있을 때 제대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수도승이 오랜 고행 끝에 찾아낸 비급을 하나 이 세상에 전하고자 한다.

리더쉽이란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을 찾아내어 그 사람과 대화하는 능력이다

그거는 개인의 능력에 관한 문제가 아니냐. 무슨 본성문제, 구조문제를 야그하다가 책상다리 긁고 있냐고....난리를 치는 분덜이 슬슬 보이기 시작하는군. 자 따라들 오시라. 답을 제시한다.

이게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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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내에 딴지일보를 허하라. 글타. 어떤한 비판이나 똥침이라도 허용되고 의사소통되어야 하는 곳이 군대다. 그리하여 막혔던 본능이 뚫어져 나오고 입이 뚫려야 한다. 딴지일보가 진정 필요한 곳은 군이란 말이다. 군대 내 딴지일보를 허하라. 씨바

 
- 국내최초 군대전문가 수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