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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추석연휴에 벌어지는 불륜, 불륜들 10탄

2003.9.8.월요일
딴지일보 여성부

 




 
 

 

1994년부터 PC통신을 통해 <추석연휴에 벌어지는 불륜, 불륜들> 시리즈를 쓴지 이제 10년이 되었다. 40대 초반에 시작하면서 그래도 폐경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의기양양했으나 이제 흰머리가 부쩍 늘고 눈도 침침해지니 완경이 가까워진 모양이다.

 

달걀로 바위치기라고 옆에서 혀를 끌끌 찼지만, 호주제폐지가 이제 눈앞에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틀린 것을 틀렸다고 말하는 많은 수의 우리는 달걀이 아니다. 틀린 것을 전통이며 미풍양속이며 민족의 정기라고 주절대었던 저들은 바위가 아니다. 앞으로도 그러하리라.

 

추석연휴에 벌어지는 불륜, 불륜들 시리즈는 이제 막을 내리려 한다. 그동안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주셨던 독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분위기 다운되면, 다른 달걀들이 다시 돌아올 껄..).
 

 
 


부부차별, 남녀차별, 부모차별을 광범위하게, 지속적으로 발생시켰던 호주제에 관하여 폐지안이 나오자 엉거주춤 물러서는 국회의원 나리들의 말씀을 우선 들어보자.

 

"도시와 농촌은 다르다. 곧 이어 총선을 앞두고 타격을 면하기 힘든 결정을 하기는 힘들다. 함부로 공개하기 조심스럽다. 옳고 그름의 판단 못지 않게 선거와 밀접하게 관계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한나라당 최병렬, 최연희 의원 등)

 

"나는 개인적으로 호주제폐지에 찬성하지만 근친혼 예방책이 있냐는 질문이 많다."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 등)

 

"대선 때 이슈로 떠오른 것 아닌가. 한나라당 내에 호주제문제를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시간을 두고 설득해야 할 문제지 급하게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아직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있지 않다." (한나라당 김영선, 심규철 의원 등)

 

"혈통의 순수성을 지켜야 하며 이혼한 여성들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민족사에 대한 도전, 호주제는 전통이고 역사의 침전물"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 자민련 김학원 의원 등)

 

내용은 위와 같이 다양하지만 요약하면 국회의원들 스스로 수구적이고 보수적인 유권자에게 끌려다니고 있다거나, 남자만 씨가 있다는 무지에 절어있다는 두 종류의 자기고백을 하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유권자가 남자만 씨가 있다고 믿는다면, 여성에게도 씨가 있다고 설득해야 한다.
유권자가 근친혼을 걱정한다면 모계를 부정하는 혈통계산법은 잘못되었다고 말해야 한다.
시민단체가 5?6년째 목청 높여 외치고 있다면 진즉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았어야 한다.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 제청 들어간지가 언제이고,
드라마에서 호주제가 소재가 된 것이 몇 번째이고,
거리에서 서명을 받기 시작한지가 몇 년째인데 아직도 공감대 타령이란 말인가.

 

아니, 호주제 만들 때는 여성들이 공감대를 형성해서 만들었던가? 민족에 끼지도 못할 이혼녀들에게 호통을 치는 순수한 혈통을 가진 최병국, 김학원 의원들의 주장은 압권이다.

 

10월 3일 낮 12시. 시청앞에서 ‘새 하늘 새 땅을 여는 대한민국 여성축제’가 열릴 것이다. 가부장제를 끝장내고 이제 여성의 손으로 상생과 평화의 새 하늘, 새 땅을 열 각오를 다질 것이다. 각성한 여남들 누구라도 환영한다. 와서 함께 새 하늘 새 땅을 열어보자!!!
 

 
 


 추석연휴에 벌어지는 불륜, 불륜들 10탄
(불륜, 不倫: 아니 불/ 인륜 륜: 인륜이 아니라는 말이다)

 

 

 

순수혈통 고집에는 근친상간 최고라네
성씨뿌리 혈통가문 남자들만 독점했네
성씨불변 원칙찾네 여자들은 밭이라네
혈통불변 원칙찾네 엄마없는 맹구라네

 

여남모두 반쪽씨앗 엄마닮고 아빠닮네
남자들만 씨있다고 이제그만 무식떨게
여자남자 노인소아 모두우주 생명의꽃
고추낳아 대잇자고 이제그만 무식떨게

 

夫가입적 강제마라 세계유일 부부차별
父가입적 강제마라 엄마소외 부모차별
직계비속 남자에게 호주승계 남녀차별  
父성강제 本따르기 모계부정 조상부정

 

병국아찌 민족에는 여성들은 포함안돼
규철아찌 전통에는 여성한숨 모르는척
병렬아찌 유권자엔 할압지만 들어있네
족보속의 며느리는 아들낳는 도구였네

 

고모아들 누구인가 호적보곤 몰랐다네
외가사촌 누구인가 호적보곤 알수없네
오촌당숙 누구신가 아빠한테 들었다네
정읍아제 누구신가 엄마한테 들었다네

 

사랑주신 아버지를 호적없다 잊을소냐
평화주신 어머니를 호적없다 잊을소냐
밀고끌던 형제자매 호적없다 잊을소냐
제일많이 닮았다던 외할머니 잊을소냐

 

호적에서 나간누이 출가외인 네가했지
개인등록 클릭하니 결혼해도 나의누이
조부모가 알고싶다 클릭하니 바로뜨네
외사촌이 알고싶다 클릭하니 바로뜨네
호주폐지 가족해체 거짓말을 그만하게
개인등록 콩가루라 호들갑을 그만떨게

 

한줄혈통 한줄가문 거짓말좀 그만해라
남자들만 씨가있다 헛소리좀 작작해라
엄마혈통 아빠혈통 이내몸에 다들었고
수만명의 내조상들 이내몸에 다있노라

 

남자는 앞서가고 여자는 쫓아갔네
여자가 앞서갈까 좌불안석 불안하냐
여자남자 옆에서서 손잡으면 더욱좋지
나하고너 눈높이를 마주하면 더욱좋지

 

호주폐지 개인등록 나도존중 너도존중
신랑가족 신부가족 모두우리 가족이라
편모편부 이혼재혼 가족형태 다양하네
독신자도 동거자도 행복위해 내가선택

 

비정상과 정상구별 소인배나 하는거지
편견허울 걷어치고 우야든동 행복하라
부부평등 부모평등 여남평등 양성평등
죽은자는 고이가고 산자들아 행복하라

 

이승에서 행복해야 저승에서 극락천당
이땅에서 해방돼야 저땅에서 무릉도원
제삿밥 못먹을까 걱정일랑 전혀말고
이승에서 나눠먹고 눈물서로 닦아주세

 

옛날사람 만든차별 지금사람 끊어내자
죽은사람 위한다고 산여자를 구박하랴
며느리는 아들아내 조상하녀 아니라네
사위는 딸의남편 백년손님 아니라네

 

아들며느리 딸사위 저만치서 믿음보내
장인장모 시부모께 저만치서 사랑보내
노인복지 육아문제 사회전체 관심갖고
아들은 노후보험 그런소리 그만하고
며느리는 시집귀신 효부타령 그만하세

 

다가오는 4월총선 여성의힘 보여주자
무소신에 무원칙에 기회주의 찍지말고
양성평등 모르는놈 절대로 찍지말고
여성들을 무시한놈 두번다시 찍지말자

 

내가너를 밀어주고 네가 나를 끌어주고
남자민족 여자민족 다합해서 우리민족
서쪽하늘 동쪽하늘 서로만나 우리하늘
남쪽땅끝 북쪽땅끝 다합해서 우리네땅
행복하게 잘살다가 후손에게 넘겨주세

 

남자대장 이제그만 양성평등 평화세상
시월삼일 만나보자 새하늘을 열어보자
열두시에 시청앞서 새땅역시 열어보자

 

 

 
2003년 추석무렵에...
고은광순 (koeunks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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