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뽕 시리즈] Japanese Military
Sexual Slavery를 기억하자!!

2002.5.6.월요일

딴지 국제부
 

본 기자 몇일전 뽈노 사이트를 뒤지던 중 라디오에서 고이즈미가 신사참배를 했다는 소리를 듣고는 뽈노 사이트 덕분에 애써 선 좃 바람빠지는 발기 부전 증상을 겪고야 말았다. "이런 씨바, 또 염장지르네..."

그러나 언제나 애국애좃의 사명감에 불타는 본 기자. 일신의 명랑발기만을 위하야 계속 뽈노 사이트만 방황할 수는 없을 터. 그리하야 이렇게 키보드 앞에 각잡고 앉은 것이다.

혹시 아직까지 글 제목을 보고 이게 무슨 일본의 새로운 성적인 유희의 일종인가 하는 독자 제위들 분명 열에 칠팔명은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니들 생각과는 다른 가슴 아픈 단어이니 한국말로 일본군 성노예, 정식 명칭으로 일본군 위안부를 말하는 거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니들도 코흘리던 시절부터 사정하던 시절까지 계속 들어 귀바퀴가 닳아 지겹단 사람도 있을 게다. 그러나 그러지 마라.

독자 제위들아, 세계에서 가장 오래한 시위가 무엇인지 아냐? 그것은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일본군 성노예 할머니들의 "수요 집회"다. 벌써 500회를 넘었다. 500회면 날짜로는 오백곱하기 칠이다. 계산은 니들이 해라. 기네스 북에는 돈들어가고 귀찮아서 아직 안 올렸단다.

한국정신대 문제 대책 협의회(이하 정대협)에 1990년 이래 신고된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은 200여명, 그 중 140명이 생존해 계시고 그나마 대다수가 지병에 시달리고 있다. 본 기자가 맨처음 만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님은 우리나라 최초로 위안부임을 밝히신 김학순 할머님이었는데, 6년간 세계를 누비시며 증언을 하시다가 97년 한 많은 세상을 떠나셨다.

현재는 생존해 계시는 분 중 거동 가능하신 분들만 매주 일본 대사관을 찾아 가신다. 그리고 일본측의 사죄와 보상, 책임자 처벌, 자료 공개 등 극히 기본적이며 당연한 요구를 하고 계신다. 당연하지만 어려운... 

혹시 일본측의 사죄와 보상이라니깐 "매년 유감표시하구 할머니들한테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았는가?"라고 생각하고 있는 니들 있을지 모른다. 맞다. 하긴 했다. 대충...

1993년 일본 고노 관방장관은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하며 유감을 나타내고 정부도 정책적으로 적용할 것이라는 담화문을 발표했고, 일본 학계나 상당수 시민단체에서도 이를 인정했다. 또한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 국민 기금이라는 민간 기금을 조성 후원하여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추진해 오고 있다.

하지만 이게 무슨 소용이란 말이냐. 다 개수작이다. 일본의 새 역사 교과서 파동을 보라.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 기존 일본군 성노예에 대한 기술을 삭제하거나 그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들을 검정 통과 시켰다. 고이즈미는 맨날 야스쿠니 간다. 그것도 극우 인사들과 함께. 그리고 국회의원 정부 관료들도 같이 간다. 극우 교과서 집필 학자들은 위안부는 화장실 역사란다. 이것은 그 전의 관방장관 담화는 담화일 뿐 구속력이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금전적 보상 역시 정부가 후원을 하지만 실질적 기금은 민간단체의 지원금 뿐이다. 일본 정부 역시 이게 정부 차원의 보상이 아니라고 밝힌다. 왜냐면 주고싶은 마음도 없을 뿐더러 우리의 박통이 1965년 6월에 한-일 경제협정으로 일본의 전쟁 보상을 해결해 버리고 일본을 그 짐에서 해방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또라이들...

제일로 확실한 게 확정적이고 선언적 효력을 같는 법정판결이다. 근데 경제 협정으로 배상이 끝났기 때문에 일본 사법부에 소송을 해도 배상이 안된다. 이것은 말이다, 일본은 말만 인정하는 척 하는 거란 얘기다. 그거 들춰서 자기들 이득될 것도 없을 뿐 아니라 자기만 쪽팔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거다.

결국엔 200년 후 일본 힘 졸라 더 막강해지고 우리덜이 좀 삐리리해지면 이거 봐라, 애들아. 전후 교과서서부터 지금까지의 기술을 보면 정신대는 강제적인 게 아니구 한국여자들이 돈 벌려구 했던 거구 때문에 우리는 이걸 인정할 수 없으며 그런 일 없다. 아. 그 관방장관? 그것은 걔의 사견일 뿐이었다. 봐라, 어디 그것이 정부 정책에 들어간 적이 있었냐? 그리구 봐라. 그것이 법정에서도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니 이건 모두 허구야. 허구 소설이란 말이지... 할 수 있단 말이다.

때문에 할머니들은 돈도 거부하셨다. 일본 정부의 그 더러운 돈 안 받겠다는 것이다. 그대신 정의와 명예를 달라는 것이다.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와 정부의 공식적인 배상이 이루어 짐과 동시에 전범들의 처벌과 자료를 공개하라구 하셨다.

씨바들아. 니들이 저지른 일 때문에 눈감는 순간까지 눈물을 흘려야 했던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란 말이다. 젖가슴을 도려내구 가랑이를 찢겨서 장애인이 되신 할머들의 삶을 어쩌란 말이냐. 

이쯤에서 독일과 함  비교해 보자. 못해도 사죄는 이 정도는 되야 사죄라 불릴만 하다.

재작년 본인 <한겨레>를 보다 경악을 했다. 신문 구석에 보니 독일대사관에서 혹시 2차 세계대전 중 독일에 의해 피해를 입으신 분은 신고 해달라는 기사였다. 이역만리 떨어진 이곳에서까지, 헤어진 혈육도 아닌 피해자를 찾아 보상해 준다고.

독일 과거사 교육의 목표는 첫째 죄의식의 대물림이고 둘째 아우슈비츠의 비극을 가르치는 것이다. 우리가 이런 비인간적 범죄를 저질렀으니 니네 학상들 기억해서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함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이웃 국가들에게 항상 사죄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비단 교육뿐만 아니라 정치인들에게도 하나의 확신이며 신조다.

1990년 독일 통일이라는 세계사적 사건이 발발하던 당시, 독일 통일에 반대하는 세력이 있었다. 그들은 당시 통일의 불길 속에서 통일 반대 투쟁을 가열차게 전개하였으니 그것은 남로당도 아니고 제일제당도 아닌 130년도 넘는 전통을 가진 현재 집권당인 독일 사민당의 쟁쟁한 정치인 일부와 요시카 피셔를 비롯한 녹색당,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귄터 그라스 등 소위 지도층 인사들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독일의 분단은 2차대전의 전범국인 자신들의 죄과고 통일은 면죄부가 되니까 안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아직 그 죄값을 덜 치뤘다고.

어허, 기가 차구나. 하지만 중1때부터 교과서에서 <안네프랑크의 일기>를 읽기 시작해 홀로코스트를 배우고  나중에는 <유태인의 반나치 투쟁사>까지 배우는 독일 국민들로써는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2차대전에서 전국토가 초토화되었던 이웃 프랑스 정부에서는 통일 독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 기자가 한 프랑스인에게 물었다.

"통일 후  독일이 과거와 같은 짓을 하지 않겠니?"
"니 미쳤다. 현재의 독일은 그런 나라가 아니다. 독일 민족은 훌륭하다. 우린 독일을 믿는다."

일본도 이래야 했다. 일본이 경제적 능력 만큼 국제 사회에서 존경받는 나라가 되지 못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이런 쫌생이 근성 때문에. 쫌생이들...  

독일의 경우 어찌보면 심한 것 아니냐 하는 니들 있을지 모르나 그렇지 않다. 이런 역사 교육을 통하여 앞으로 있을지 모를 다른 과오와 비극을 예방할 수 있다면, 지금의 국민들에게 생길지 모르는 수치심은 그 반사 이익에 비교해 그리 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 사회는 독일의 이런 교육이 독일의 훌륭한 역사인식이요 존경받을 만한 정책이라며 높이 평가한다. 또한 이는 독일이 국제 사회의 리더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을 만한 부분이기도 하다.

아, 씨바 그런데 일본은 어떤가! 과연 이번 광복절에도 일본 규탄 시위를 보아야 하는가? 내년에도 일본 총리와 극우 정치인들의 참배 모습을 보아야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나의 발기 부전은 불치병이 되는가?
 

일본인들과 이런 문제를 논의해 보려는 본 기자의 시도가 최근 수회에 걸쳐 있었다. 본 기자 과감히 일본인들이 많이 들른다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골목에 담배를 꼬나 물고 일본인들을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수많은 일본인들이 웃으며 어디에 전통이 배어있는지 모르는 인사동 골목을 지나갔다.

하지만 본 기자... 수회에 걸쳐 말을 걸었으나 실패했다. 말 좀 천천히 하지, 씨바. 그래서 본 기자 방법을 달리하여 우째우째해서 알게 된 일본인 유학생과 유명 땡땡 일본어 학원의 일본인 강사를 만나 역사문제에 관해 이야기 했다. 

"이런 이런 사실에 대하여 어케 생각해?"

"어, 니네 이해해. 그치만 한국 사람들은 너무 감정적이야. 일본 학교에서는 한국처럼 역사 많이 안 가르쳐. 더군다나 일본 침략사는.... 일본 국민 역시 피해자야. 선조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니네나 우리 후손들에게도 커다란 상처를 줬어. 우린 국민 전체가 가해자라는 멍에를 썼어.

그치만 한국 사람들 무서워. 나 한국에 온 지 얼마 안되서 술집에서 알바하는데 축구 한일전 끝나구 어느 손님들에게 따구 맞았어. 한국이 졌거든. 그래서 한동안 한국인이 싫었어. 근데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해. 어느 정도는..."
(참고로 올해 29세인 그는 현재 모 호텔 데스크에서 통역 알바와 학업을 동시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피해의식 충분히 이해해요. 그치만 접근 방식이 서툴러."

"뭐가?"

"왜 맨날 화부터 내. 그러면 일본 테레비에는 한국인들이 일본 국기 태우는 것 밖에 안 보여줘. 고이즈미 방한 했을 때도 니네 일장기 태우고 화형식하고. 그것도 일본 대사관 앞에서, 서울 한복판에서 하면 일본 사람 두려워.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해 되게 폭력적이구나 하구.

내가 일본에 있을 때 한 통계에서 보니까 일본사람이 한국인에게 느끼는 감정이 좋다와 싫다는 십몇퍼센트로 비슷하고 그런거 없음이 육십프로인데 반해, 한국인들은 일본인 싫다가 육십퍼센트였어. 한국인들은 일본인 싫어 하지 말고, 일본의 몇몇 극우 정치인과 과거 일본 정권만 싫어해줘~"
(올해 34세로 한국온 지 2년이 된 남자다.)

그렇다. 우리 알아야 한다. 일본 애들, 사실 역사 잘 모른다. 니같은면 니가 젊었을 때 깡패질한 거 니 애들에게 말하고 싶겠냐? 일본군 성노예는 국가적으로 실시한 강간 정책인데 말하고 싶겠냐? 정책적으로 안 가르치고 회피하는 거다. 그런 애들에게 다짜고짜 "이런 시방새들 니네가 옛날.." 하구 나가면 안된다. 이해를 못한다.

우리 나라 교과서에서 일본의 침략부분이 절반인 것처럼, 일본 교과서는 침략 자행 부분이 졸라 적다. 잘못한 거 모르는 애들, 무조건 혼부터 내면 오히려 막 나간다. 더군다나 부모자식간도 아닌 남남 외국인에게 그러면 오히려 역효과다. 일본내 좃선 비슷한 성향의 보수 언론에서는 이런 한국의 부정적 이미지의 화면만 싹 골라 내보내고 기사 쓴다.  

일본 역사학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계시는 숭실대 근대사 전공 유영렬 교수님을 만났다. 이런 말을 하신다.

"울 국민들, 하여간 일본 졸라 싫어한다. 일본 가라앉기를 소원하는 게 우리 나라다. 그치만 그거 아니다. 왜냐면 일본은 이제 우리와 경제적, 외교적, 정치적으로 동아시아 유럽과 북미와 맞서야 하는 동맹체적 관계가 만들어 지고 있음은 말 할 것도 없고 과거사 문제에서도 기존의 접근은 곤란하다.

한국민이 증오하고 또한 세계가 증오해야 하는 것은 1900년대 초중반까지의 제국주의와 일부 극우 세력이다. 일본만이 아니라 과거 독일, 이탈리아와 같은 위험한 제국주의말이다. 일본도 그 제국주의 국가 중 하나일 뿐 일본의 역사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가 할 일은 좀 더 나은 한일 관계 구축 후의 다양한 채널을 통한 역사인식의 교류이지, 현재의 일본을 부정하고 규탄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이 말도 일리 있다. 일본에 대한 우리의 반응 중에는 다분히 맹목적이고 감정적인 부분이 없지 않다. 쪽바리로 대변되는 이 감정의 이면에는 일본인들 자체에 대한 미움이 도사리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맹목적 미움이 또한 자칫하면 역사의 또다른 피해자를 나을 수도 있다. 설령 아무리 일본이 밉다손 치더라도 걔네들 전부 씨를 말려야 하는 건 아니잖냐. 우리가 당했다고 똑같이 보복하는 역사는 걔네한테나 우리에게나 도움이 안 된다.

일본 학계내에도 그 대부분이 일본의 과거사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지니고 있다. 또한 교과서 파동 때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 네트워크21를 비롯한 일본내 NGO들의 활동 역시 매우 긍정적이었다. 따라서 니들과 내가 따져야 하는 것은 일본내 극우 정치인들과 학자들이지 맹목적 감정에 비춰진 일본 전체가 아니다.

자 여기서 본 기자, 이런 극우 정치인과 학자들이 떳떳하게 판치는 일본에게 제대로 된 반성을 얻어낼  몇가지 방법을 놓고 고심했다.

첫째로는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야 했던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같이 나누는 것이다. 니들 한 번 쯤은 수요집회에 찾아가야 한다. 그들은 단순히 일본제국에 피해를 입은 개인이 아니라 피해당한 우리 역사요 민족의 상징이다. 때문에 니들이 외면하면 싸움의 명분이 없다. 니들이 역사를 포기하는데 그분들 개인의 역사가 중요하겠는가.

둘째로는 지속적인 일본과의 교류로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진지한 토론의 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일본은 우리의 동반자로써 어차피 서로 경쟁하며 함께 나가야하는 상대. 무조건적인 뒷다마보다는 서로를 이해하며 공감대를 형성한 후 과거사를 반성하여 앞으로는 그런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명예롭고 영광스런 역사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찌됐건 본 기자의 가슴은 쓰리기만 하다.

이번주도 거리에서 당연한 걸 바라지만 얻지 못하고, 한맺힌 일생과 눈물의 삶을 사신 할머니들의 목소리가 허공으로 퍼져나간다는 것이...

 
일본 지부장 자리를 언젠가 먹고야 말 거라 다짐하는
딴지 니뽕 전문 기자 휴지
(nura821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