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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 스타크래프트 속의 비과학적 구라

2002. 5. 6. 월요일

딴지일보 내맘대로 과학부 짱 구라도리
 

몇 년 전 블리자드사 회장 Allen Adham이 우리나라 PC방마다 깔린 자사의 스타크래프트를 보고 넘 기쁜 나머지 기쁨에 겨워 울고 갔다고 한다. 전 세계 스타크래프트 판매량의 1/3을 소화해 낸 자랑스런 명랑과학의 나라 코리아.


<스타증후군>이라는 것까지 생겨 코흘리개 애들부터 넥타이족들까지 환장 난리 부루스를 춰댔으니 그 열광의 정도는 짐작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속에 비과학적 구라가 없느냐? 어허, 그랬으면 좋겠다만 구라도리 밥먹고 살라고 블리자드가 배려를 해줬는지 이 역시 만만찮은 구라를 낑구고 있음이다.


그리하야 좀더 리얼리티 넘치는 게임의 탄생을 바라는 맘으로 이 구라도리가 스타크래프트 속의 비과학적 구라를 마구마구 밝혀주겠다.


몇 주 연속 계속 연재하던 "폭로! 영화 속의 비과학적 구라"를 생까고 계속 외도를 하는 구라도리에게 어떤 분들은 혹시


왜 그런 쓰잘떼기 없는 짓을 하느냐. 겜은 겜이다. 재미 있으면 됐지 웬 개구리 뒷다리 씹는 소리냐?


라고 태클을 걸지도 모른다. 그러나 21세기 여명이 비치고도 1년이 지난 지금 선진명랑과학입국에 자꾸 태클 걸면 과학대통령을 꿈꾸시는 전자인간 337 이상희 후보 속 상한다. 쓰잘떼기 없는 걱정 붙들어 메고 걍 함 보시라. 그럼 간다!


 

 






 

 마린의 전투복 - 이 전투복으로 정조준 사격이 가능할까?









이 복장으로 조준사격이?


테란족에서 마린은 CMC-300/400이라는 강화전투복을 입고, 8mm 탄을 사용하는 C-14 <임페일러> 가우스 소총으로 무장한 후 최전방 방어를 담당하고 있는 넘들이다.


마린... 이거 친절하게 구라도리가 두리뭉실 번역해주면 해병대쯤이다.


이 넘들의 개인화기는 위에서 언급한 총 한자루밖에 없다. 물론 사관학교라는 아카데미란데서 업그레이드하면 생기는 스팀팩이란 것도 있지만 이 넘은 후벼봤자 스팀만 나니 논외로 하자.


머린들의 강화전투복을 유심히 보면 한가지 요상스러운 점을 발견하실 수 있으실 거다. 특히 가슴 위에서 마빡까지 말이다.


왼쪽 그림을 보면 느끼시는게 없으신가? 머린의 전투장면을 유심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요 강화전투복을 입은 상태로는 구조상 이넘들이 가지고 다니는 총을 가지고 목표물 부근에 총알을 쏟아붇는 위협사격인 지향사격은 가능하지만 조준 사격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군에 가서 총을 쏴보신 분덜은 아시겠지만 총의 가늠좌, 가슴쇠, 눈탱이가 일직선이 되서 조준을 해야 맞추고자 하는 표적에 살포시 맞출 수 있다.









일케 쏘는게 맞나? 나...이인제...?
(어째 군바리치고 좀 늙은 거 같지 않냐?)


그런데 스타크래프트에서 나온 머린의 강화전투복으론 머린들이 총의 가늠자에 마빡을 들이밀 수가 없게끔 끔찍하게 만들어 버리고 말았기 때문에 절대로 조준사격이 불가능하다!


일케 전투복을 디자인한 이유는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블리자드사의 머린 전투복 디자인한 넘이 군면제라 총을 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는 말도 안되는 썰이 있는데 믿거나 말거나다.


근데두 겜에서 보면 구라도리가 지적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잘 쏘고 있다. 아... 지향사격만으로도 글케 잘 쏠 수가 있구나. 힘들게 PRI나 영점조준 연습을 할 필요가 없네?


 


 고스트(Ghost)의 누클리어(Nuclear) - 이름만 누클리어


종로나 청계천 한복판에서 가판대 아저씨들이 파는 싸구려 2,000원짜리 Made in China 레이저 포인터의 빨간 점만 보면 누클리어 런치 디텍티드란 환청이 들리며 심장이 벌렁벌렁뛰고 뒷통수에 식은 땀이 나며 빨간 점 주변을 이리저리 찾으면서 잠시 후 하늘에서 뽀샤시한 연기를 내며 뭔가가 떨어질 듯한 불길한 예감에 몸을 피하는 분덜이 많으실 것이다.


쯧쯧... 이런 현상은 아시다시피 테란족의 고스트가 사용하는 누클리어란 넘 때문인데...


고스트의 누클리어에서 본기자가 비과학적이라고 느닷없이 강조하고 딴지를 걸고 싶은 부분은 누클리어가 터질 때의 장면이다. 누클리어, 어려우니 본기자 또 우리말로 친절히 번역까지 해 준다. 핵이란 말이다 (본기자 아무리 생각해봐도 참 자상하고 친절한 넘인 것 같다. 머리 함 쓰다듬어 주기 바란다).



겜에서 누클리어 웨폰이 터질 때 보면 일반 영화나 만화에서 일반적인 폭탄이 터질 때처럼 펑하고 터지고만 만다. 쓰바... 이런 몰과학적이고 파렴치한 모습만 보고 자란 우리의 구여운 초딩, 중딩, 고딩(어? 고딩은 아닌가?)들은 아! 핵폭탄은 일케 터지는 구나 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허벌나게 높다.


오호통재라... 21세기 명랑과학게임의 길은 이렇게 멀고도 험하단 말인가? 구라도리가 친절하게 가르쳐 줄테니 위와같은 무식한 언행은 차후에 삼가해주기 바란다.


이 핵폭탄이 터지는 장면에서 무엇이 구라인고 하니 핵폭탄이 터질 때 발생하는 핵폭풍에 대해 전혀 묘사가 없다는 점이다. 핵폭풍... 이거 상당히 무서운 넘이다. 함 보자!


핵폭탄이 폭발할 때 가장 큰 파괴를 입히는 것은 이 번에 첨 들어 생소하게 들리는 열복사선도 아니고 어렸을 때부터 들었지만 뭔지 쥐뿔도 모르는 방사능도 아닌 새롭게 등장한 핵폭풍이란 넘이다.


파괴력 비율로 보면 열복사선 : 방사능 : 핵폭풍 = 35 : 15 : 50이다. 핵폭풍에 의한 파괴력이 제일 크다는 말씀!



핵폭풍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에 대해 잠시 설명하면 핵폭발이 일어나면 화구(핵폭발이 일어나는 지점)는 짧은 시간동안 급격한 폭발이 일어나 짧은 시간 안에 공기가 연소가 되어 사라져 버려 거의 진공상태로 존재하게 되고 중학교 2학년 1학기 5월 과학시간(본기자 소시적 과학학원 강사도 했었다. 안 배웠다고 우기지 말기 바란다. 우기는 넘 나쁜 넘!)에 배웠던 대로 공기는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흐르기 때문에 화구 주변에 있던 고기압의 공기들이 매우 빠르게 화구로 모여들게 된다.









핵폭풍으로 부서지는 집. 바람 이거 장난아니야...


근데... 근데... 이 화구로 모여드는 공기의 속도가 허벌나게 빠르다. 뭐가 그리 급한지 모르겠지만 대략 소리속도의 20∼30배 정도의 빠르기로 모여든다.


허허... 빠르게만 오면 다행이게? 덩달아 충격파(shock)라는 넘도 같이 따라온다. 이넘 무서운 넘이다. 본 기자 더 알려주고 싶지만 충격파 조직원들에게 당할 보복이 두려워 이까지만 알려주께... 더 알고 싶은 넘은 구라도리와 접선 장소를 정하고 은밀히 만나기로 하자!


우리나라에 몰려드는 태풍 중에서 강한 바람이라고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20 - 30m/s의 바람에 국민의 혈세로 만든 길거리 가로수들이 무 뽑히듯 뽑혀나가는데 하물며 소리 속도의 20∼30배 되는 바람 앞에서 뭐가 버틸 수 있을까?


지가 아무리 안쓰러진다고 우겨두 태풍 앞에 촛불이요, 불도저 앞에 삽질이라. 어려운 고사성어로하면 풍전등화라....


요약하면 테란족이 사용하는 누클리어의 폭발장면은 실제 물리적 현상과는 다르기 때문에 사실적으로 묘사되려면 폭발 후 화구쪽으로 몰려드는 충격파를 동반한 급격한 공기의 흐름들까지 묘사해 주어야 한다는 구라도리 말씀.


 


 레이스, 배틀크루저 - 어케 날지? 호버링두 되나?








테란의 전투기들은 다른 종족에 비해 꽤 멋있다. 레이쓰 같은 경우는 날렵하게 보이면서도 운동능력이 뛰어나 보이고 배틀크루저는 웅장하면서 파괴력 있게 보인다. 또 사이언스 베슬의 경우 스타워즈의 죽음의 별과 외형이 많이 닮아 친숙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넘들을 구라도리가 눈알 튀어나오게 뒤집어 살펴보고 요리조리 뜯어보아도 전투기들을 뜨게하는 양력 발생이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은 날개구조를 가지고 있다.


허... 여기서부터 쫌 어렵다. 몰라두 그냥 그런가부다 하고 읽어주면 21세기 명랑과학입국에 도움이 되겠다.


쫌 똑똑한 넘들이 쓰는 용어를 사용하면, 테란의 전투기 날개들은 받음각이 전혀 없고 설사 받음각이 없더라도 날개 자체에 캠버가 없어 베르누이 법칙에 따라 압력의 차로 양력이 발생하게끔 하는 메커니즘이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항공역학적인 법칙을 아주 용감히 무시하고 잘 날아다니고 있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대기권 내가 아닌 우주에서는 이런 날개들이 전혀 필요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우주에선 공기가 없기 떄문에 날개로 인한 양력 발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스타워즈나 SF영화에서 우주에서 나는 뱅기들이 날개가 있는 건 날기 위해 있는게 아니고 다 폼이다. 예전에 한 일본 에니메이션 디자이너가 좀 똑똑한 척 하느라 우주선의 날개를 죄다 빼고 디자인 했다가 빠꾸먹고 날개를 다시 그린 적이 있단다. 그만큼 우리에게 있어서 날개란 꽤 친숙한 존재라는 반증이기도 하겠다.


요약정리 하자면 테란의 전투기들의, 정확히 말하자면 우주선(spaceship), 날개는 우주에선 전혀 필요없고 대기권에서는 양력이 발생시킬 수 없는 날개이기 떄문에 무용지물이다. 뽀다구 나는 전투기 제작비만 엄청 들어가고 효과는 0%.  비용 대 기능 면으로 보면 최악의 설계다.


그런데 좀 우주선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덜은 본 기자에게 일케 어설픈 카운터 펀치를 날릴 수도 있을 것이다.


챌린저호나 콜롬비아호같은 우주왕복선(space shuttle)은 날개 있잖아...이건 어케 설명할겨...?








 


문레이커. 꽤 잘만든 영화당


음하하하하... 구라도리 어김없이 이것 마저도 대답해주마. 우주왕복선의 날개는 양력을 발생시키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대기권 재돌입 시 우주왕복선의 진입 속도를 늦춰 공기와의 마찰열로 인한 우주왕복선이 녹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1979년 개봉한 007 씨리즈 11탄 <문레이커>를 보면 본드가 우주왕복선을 몰고 대기권을 재돌입하는데 급한 마음에 기수부분 정면으로 들어온다. 허... 이것도 뽀너스 구라다.


우주왕복선이 기수부분을 지구로 향하여 걍 들어오게 되면 진입속도가 엄청나게 빨라 공기와의 마찰열 때문에 우주왕복선 다 녹아버리고 만다. 또 진입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공기역학적인 요소들로 기체를 조종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재진입할 때 날개를 밑면으로 해서 진입하게 된다. 마치 다림질하기 전 다리미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말이다. 또 쭈우욱 하고 한빵에 진입하는게 아니라 진입경로도 지그재그로 들어온다. 더 이상 구라도리의 혜안에 대해 반박하지 말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테란의 전투기들(프로토스의 캐리어나 스카우터도 마찬가지인데) 공중에서 붕붕 떠있으면서 지상군을 유유히 공격하는 모습을 보게된다. 이것을 유식한 말로 호버링(Hovering)이라 한다. 호버링을 하기 위해선 비행체의 무게보다 큰 추력을 지면과 수직방향으로 분사해야 한다.









나쯤은 되야 호버링을 하지...흠흠...


예를 들자면 헬리콥터나 <트루라이즈>에 나온 AV-8B 헤리어 같은 넘들이 공중에 떠 있는 것을 들 수 있겠다. 본 기자 이번엔 배율 300배짜리 돋보기로 레이쓰나 배틀크루저를 살펴보았지만 호버링을 할 수 있게끔 하는 장치를 발견할 수 없었다.


다들 전투기 꽁무니에 엔진이 붙어있으며 수직이착륙기인 헤리어처럼 연소기에서 나온 고온 고압의 가스를 지면에 수직으로 분사시키는 배기구도 없었다. 도대체 오케 붕붕 떠 다니는 것일까? 니들 참 이상하다.


 






 

이상으로 테란을 중심으로 비과학적 구라들을 살펴 보았다. 어떠신가? 우린 구라 속에 파묻혀 살고 있지만 뭐가 구라인지도 모르는 불안정성 불확실성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또 한번 유감없이 볼 수 있었던 좋은 계기라고 구라도리 혼자 생각해본다.


담호에는 타 종족 및 오프닝, 건물 들에 꼭꼭 숨어있는 구라들에 대해서도 써보겠다. 많은 제보 기다린다. 21세기 명랑과학입국이 성큼 다가오는 이룩되는 그날까지. 졸라!  



 


 


오늘도 21세기 명랑과학입국을 위해 졸라 뛰어다니고 있는 구라도리 (kuradori@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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