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딴따라 경제동향보고 2002.5.6.월요일
딴따라판 원가절감 이론은, 음반제작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작곡비 항목의 비용을 외국에서 일찌감치 한물간 너래 사들이는데 필요한 저작권료 항목이라는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대체하여 전체 음반제작비용 절감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딴 나라에서 이미 검증과정을 거친 원재료라는 잇점을 살려 최대의 작곡료를 투여한 효과를 능가하는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여, 미시/거시 경제 이론을 포괄하는 개념되겠다.
먼저, 모 딴따라의 음반제작 비용 산출 사례를 살펴 보기로 하자.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현실을 감안하여 저 딴따라는 작곡과 작사 및 연주 능력이 전무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며, 아울러 확실히 뜨는 것을 목적으로 음반을 제작한다고 가정한다.
.........(에헴,) 어떤 산업을 막론하고,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값싸고 질좋은 원재료를 확보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여기서, 대한민국의 딴따라 역군들은 이미 과대평가 상태인 국내 작사/작곡시장에서 해외의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을 이룩하게 된다. 이미 해외 딴따라판에서 검증이 끝난 재료들을 헐값에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해외에서 과거의 히트곡을 들여 오는데 드는 비용은 통상 5,000달러 정도. 환산하면 대략 650만원 정도의 비용이다. 게다가 발표한 지 오래된 곡이거나 국내에까지 그 원재료가 알려져 있을만큼 히트한 곡이 아닌 경우 그 비용은 2,000달러선(260만원선)까지 조절 가능하다. 국내 1급 작곡가와 과거 외국 대박의 시장 잠재력을 동일한 조건으로 가정할 경우, 1,000 ~ 1,500만원의 비용을 200 ~ 500만원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사례 분석 - 통시적 고찰 3-1. 국내 딴따라판에 상기와 같은 획기적인 원가절감 방안을 최초로 도입한 장본인이 퍼지션이라는 데 학계에 이설이 없다(각주 한때 [물레방아 인생]의 조용남 옹을 그 창시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용남학파측의 소수설이 제기된 적 있었으나 체험, 삶는 현장외에는 여타 산업적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반론의 벽에 부딪히며 자멸).
1999년에 발매했던 4번째 앨범 <Run>에서 [Blue Day]라는 일본산 원재료 가공 번안상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통해 본 이론의 검증을 마친 퍼지션은, 이듬해 발매한 5집 <I love you> 를 싸그리 일본산 번안곡으로 채우는 도전정신을 선보였다(각주 이와 같은 시도는 1993년에 발매되었다가 업계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사장되었던 <젊은 오빠 임하룡의 추억의 책가방> 이후 최초이며, 이후 현재까지도 전무한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이와 같은 퍼지션의 이론과 그 실천은 이후 1년간 김좡훈, 구두약(wax), 칸츄리 치킨 등의 딴따라들이 번안곡을 통한 음반제작비 절감과 이윤 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하는데 크나큰 기틀을 제공하게 된다. 3-2. 그러나, 본 이론이 딴따라판 전반에 걸쳐 실용화된 것은 최근의 일. 올 2002년은 원가절감 이론의 딴따라판 본격 정착 그 원년으로 경제학설사에 기록될 것이다. <표 0205-2>를 보자
위 <표 0205-2>의 각 항목들은 2002년도 상반기(5월 현재 기준) 딴따라판 최고 히트곡들되겠다. 그럼 여기서 다시 <표 0205-3>을 보자.
<표 0205-3>에서 A열은 <표 0205-2>의 항목들과 동일한 상반기 국내 딴따라판 최고 히트곡들의 제목, 그리고 B열은 각 A 항목들의 원곡 딴따라와 제목들을 나타낸다. 위 표를 통해 우리는 2002년 상반기에 발표된 대박 히트상품 다섯 곡이 모조리 번안곡이라는 것과, 본 이론이 올해를 기점으로하여 딴따라 산업계에 완전히 정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딴따라 시장을 둘러싼 패러다임의 지각변동이 상당수의 수요자들은 인식조차 하지 못한 상태에서("저게 울나라 너래가 아니었다니.." 혹은 "저것마저 번안곡이었다니..") 이루어졌다는 점에 대해서도 특기할 필요가 있겠다.
지금까지 살펴 본 해외의 값싼 원재료 수입을 통한 원가절감 모델은 90년대 중반이후의 중국/대만 딴따라판에서 그 유사 형태를 찾을 수 있다. 자국 인력을 활용, 높은 인건비/재료비를 투여하여 힘들게 곡 만들어 내는 건 일찌감치 포기하고 해외의 노후 히트곡들을 수입/가공해서 시장에 내놓는 시스템이 주류에 정착되어 있는 것이 중국/대만 딴따라판의 현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머지 않아 대한민국 딴따라판의 성장세가 중국/대만형 모델을 금새 추월하고 말 것이라는 전망을 우리는 상기의 자료들로부터 유추할 수 있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본 이론과 같은 재료비 절감과 앉아서 돈벌기식 경제전략을 여타 산업부문에 전파함은 물론, 가계 재테크 모델로 응용하는데 주력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사료된다. 올바른 경제이론의 확립을 위해 나름의 문화적 주체성이라든가 자존심, 그리고 창작의지 따위는 싸그리 희생시켜 가면서 고군분투한 대한민국 딴따라들의 선지자적 업적을 올바르게 보급/전파 및 계승/발전시키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최근들어 일본 딴따라판의 노후 재료들을 수입해 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인데, 올해가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의 해인만큼 그 경제/사회/문화적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자국내 추억의 옛너래들이 2002년 현재 한국땅에서 재활용되어 연이은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는 사실은 일본인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자긍심과 우월의식을 안겨 줄 것이며 이는 곧 한일간의 소통과 교류 확대 및 문화적 동질성 확보, 나아가서는 문화 종속의 굴레 속에서 원만한 한일관계를 정립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사료된다. 우리 딴따라판이 작곡이라는 번거로운 일손을 덜고 그때그때 물건너 너래 들여와서 불러대기만 할 수 있는 멋진 신세계의 도래 ... 그리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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