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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나~ 치킨될래~

2003.1.3.금요일
딴지 국제부

아... 북핵! 우리민족의 생존이 걸린 문제를 하늘만 쳐다보고 있자니 본기자 황당하기까지하다. 이에 열린 뚜껑 잠시 덮고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함 디벼 볼려고 한다. 아... 띠바.   







젬스딘이 나왔던 "이유없는 반항"이란 영화가 있었다. 거기 이런 장면이 나온다. 젬스딘과 평소 그를 꼽게보던 학교짱넘이 누가 더 용감한지 맞짱게임을 뜨기로 한다. 게임의 룰은 간단하다. 둘이 각각 차를 몰고 벼랑으로 내달리다 먼저 차에서 뛰어내리는 넘이 겁쟁이 가 되고 그보다 늦게 뛰어내리는넘이 용감한넘이 된다. 둘다 안뛰어내리고 개기면 당근 zot 된다. 둘다 벼랑으로 직행하니께롱.


이런 게임을 소위 "치킨게임(chicken game)"이라고 하겠다. 겁쟁이 게임이라는 거다. 치킨게임의 결론은 어떻게 될까? 시뮬레이션 졸라 돌려본 후 나온 결과는 우리에게 약간은 희망적이다. 이 게임은 항상 한넘이 용감한 넘이 되고 다른 한 넘은 겁쟁이가 된다. 둘다 골로 가는 결과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다.


이런 결과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생존"이라는 게 모든 인간들이 갖는 최고의 이익이라고 한다면, 둘 모두 벼랑으로 떨어지면서까지 용감한 넘이 될려고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믄 죽는 것 보다는 겁쟁이가 되더라도 사는 게 낫다는 거다. 의로운 죽음을 택하겠다고? 아서라... 그렇게 할 수 있는 인간들 성인군자급 이거나 혹은 맛간 인간 이외에 없다.


지금 북핵문제 두고 북한과 미국이 벌이고 있는 꼬락서니가 딱 이런 치킨게임 되겠다. 둘다 겁쟁이 닭대가리는 되지 않겠단다. 서로 상대방을 치킨으로 맹글고 지는 용감한넘이 되겠다는 거다. 물론, 이건 북한이나 미국이나 합리적 행위자라는 전제가 필요하나, 본 우원 그들의 외교정책이 매우 합리적이라고 거품물겠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brinkmanship policy)" 역시도 가진 게 없는 아덜이 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합리적 선택이니께롱. 암튼, 결국 이따우 치킨게임의 결과가 둘다 벼랑으로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하니 한반도 전쟁을 걱정하는 남한으로서는 매우 희망적이겠다. 결국 북한이든 미국이든 한쪽이 겁쟁이가 되면서 꼬리내린다고 하니까 말이다.


근데 말이다. 현실이 이렇게 시뮬레이션의 결과대로만 된다면야 월마나 좋겠냐? 실제로 영화속 치킨게임의 결과는 엽기적이었다. 제임스딘은 뛰어내렸는데, 그 학교짱넘은 끝까지 뛰어내리지 않고 벼랑으로 직행했던 것이다. 그넘 증말 용감한 넘이라고? 아니 맛이 갔다고? 그건 아니고 사실 그 짱넘이 젬스딘보다 먼저 차에서 뛰어내릴려고 했는데, 이런 띠바... 차문이 고장나 열리지 않는게 아닌가! 결국 그 짱넘은 벼랑으로 떨어질 때까지 문고리 잡고 발광하다가 k-120 점프를 하고 만것이니... 아흐.


현재 북-미간 치킨게임도 이런 종류의 "우발적" 상황이 발생할 조짐이 보인다는게 문제다. 국제관계에서 우발적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 행위자간에 있어 원활한 의사소통의 통로를 열어놓는 것이다. 문고리가 고장났다는 걸 젬스딘이 알았다면, 후까시짱 의리짱으로 나온 젬스딘이 짱넘 죽게 그냥 내버려 뒀겠냐? 암튼, 이런 점에서 현재 북-미간에 대화통로가 막혔다는 점은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리고 그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건 더욱 야마돌 상황이다. 애네들 북한이 핵포기를 선언하기 전에는 결코 협상하지 않겠다 뭐 이따우 얘기를 하고 있다. 이건 결국 뭔가? 니덜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가 뭐건간에 가 볼 때까지 가보자는 거다.  



씨바 잘못하면 이러케 된다..


미국이 이렇게 나오니 양키세이들 전쟁못해 죽은 귀신 붙었다는 얘기가 나오는거다. 아니, 어쩌면 미국은 북한과의 한판 맞짱이 자신들이 벼랑으로 떨어지는게 아니라 오히려 지그들 국가이익을 극대화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미국은 북한과의 게임을 "치킨게임"이 아니라 "파국게임(deadlock game)"으로 의도적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거다.


이런 점에서 미국 "군산복합체"들의 사악한 자기 밥그릇 지키기란 분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왜 미국이 핵과 대량살상무기에 그토록 민감하게 반응하겠는가? 미국은 현재 전세계 무기수출의 과반수(49.1% 99년 현재)를 장악하고 있다. 만약 제3세계 국가들이 핵이나 미사일 등 큰 거 한방을 갖게 되면 값비싼 미제 재래식 무기는 팔 데가 없다는 거다. 핵 비확산, 미사일통제체제가 인류의 평화를 위해서라고? 글씨다. 본기자 매우 회의적이다. 왜 미국은 온갖 핵무기, 그리고 요샌 핵까지도 무력화시키는 미사일방어체제(MD)까지 배치하겠다고 거품물면서 타국의 무기개발에는 그토록 갖은 양념의 압박을 하겠는가?


사실, 북한으로서는 당장 핵무기를 가져야 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신의주 특구네 개성특구네 하면서 외국으로부터 경제투자자들을 끌어모을려 하고, 임금개혁을 통해 경제체질 개선에 용쓰고 있는 북한이 지금 당장 핵무기를 가져야 할 합리적 동기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은 핵무기의 실제보유가 궁극적 목적이 아니라 "핵카드"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최대한의 양보(체제안정 보장, 경제원조)를 끌어내려고 했다는 건 오랑우탕 정도의 아이큐면 추론이 가능하겠다. 근데 상황이 이상하게 꼬였다. 핵개발을 계획했다는 북한의 자발적 시인을 꼬투리잡아 미국은 중유공급을 끊고, 대화채널도 다 끊어버린 것이다. 결국 미국은 의도적으로 북한을 문고리 부여잡고 벼랑으로 점프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외신에 보도된 한국 학생들의 반전 시위 장면


북한과 미국이 맞짱뜨면, 주변국가들은 불난집 구경거리 생긴거다. 일본은 97년에 마련된 "미일신방위협력지침"에 의거 한반도에 군사개입 구실도 생기고, 또 침체된 경제도 활성화시킬 좋은 계기가 된다. 중국? 애네들 북한이 제 3국에 의해 군사침공 받으면 자동개입한다는 "조-중 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1961)"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짜고치는 고스톱 때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요즘 미국과 대테러 전쟁이니 어쩌니 하면서 놀아나는 꼴을 보면 말이다. 미국? 한반도에서 전쟁나길 바라고 있다는 혐의를 받는 넘들이 오죽하겠냐? 결국 이렇게 되면 남북한만 또 zot 되는거다. 띠바... 뚜껑 안열릴 수가 없다. 백년전이나 오십년이나 왜 우리만 밥인가?


이따구 상황에서 우린 당최 어떻게 해야겠나? 간단하다. 당근 북한과 미국과의 대화통로를 뚫어줘야 할게다. 북한에도 미국에도 특별기동조 파견하고, 양측간 발생할 수 있는 우발성을 최대한 방지해야 할거다. 더나가 서로의 생각을 정확히 정하고 동시에 차에서 뛰어내리게끔 해야 할거다. 누구도 겁쟁이가 안되게 말이다. 이런걸 우린 "외교적 해결"이라 부른다.


반면, 현재의 북-미간 치킨게임이 어느 일방에 의해서 교묘히 연출되고 있다면, 우리는 그 시놉시스를 간파해야만 하고, 그걸 공론화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희망은 있어 보인다. 엊그제 DJ가 미국의 대북한 봉쇄정책을 비판한 것은 할배 퇴임 앞두고 크게 한건 한 거다. 미국 아덜도 놀라긴 놀랐나보다. 본지의 최대 라이벌 미국신문 뉴욕타임즈에서 탑기사로 올린걸 보니 말이다. 대선에서 무현이성이 당선된 것도 또 하나의 희망이리라.


"미국이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한국이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절차가 아니라 사전에 함께 검토하는 게 한-미 공조를 위해 중요하다. 미국의 의견에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는다고 마치 큰 일이 난 것처럼 몰아붙이는 정치적 주장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이 원칙에 대해 확고한 자세를 가져야 하며, 국민도 이 자세를 지지해줘야 한다?"


무현이성이 이 말 끝까지 밀고 가길 본기자 정한수 떠놓고 빌겠다.



딴지 국제부
서홍대사(oktime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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