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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2002 쒯무비 그랑푸리 어워드

2002.12.30.월요일
딴지 영진공 2002 쒯무비 그랑푸리 어워드 사무국


여기는 <2002 쒯무비 그랑푸리 어워드> 대망의 수상자를 시상하기 위한 딴지 영화진흥공사 산하 예술의 전당포. 이 자릴 꽉꽉 채워준 내외빈 독자제위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린다. 졸라~









<2002 쒯무비 그랑푸리 어워드>를 관람하기 위해 시상식장을 찾은 외빈 관객들


시상에 앞서 지금까지의 후보선정과정과 투표 진행 사항에 대한 약간의 보고를 하자면, 본 어워드는 2002년 12월 9일부터 18일까지 10일동안 전국 각지 및 전 세계에 암약하고 있는 특별 심사우원 곧, 니덜의 후보 추천을 받아 가장 많은 비난과 비아냥의 화살을 맞은 쒯무비 후보작 상위 다섯 작품과 낭독 남녀 배우 후보 각 세 명씩을 투표 엔트리에 등록했다.


그리고 후보가 선정된 다음날인 12월 19일부터 성탄절까지 일주일 간 투표질을 가장한 손모아 똥침권으로 영광의 주인공을 가려내었다.


이 자리를 빌어 투표에 적극 참여해준 니덜에게 감사 드린다.


부문별 후보추천이 9일 0시를 기해 개시를 알리자 추천 게시물들은 한계령 최고봉의 적설량이 하늘에 닿을 만한 기세로 호떡집에 불난 듯 쌓여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국내 작품에 한해 한 편씩만 추천하라는 본 어워드 사무국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두 세 편씩을 꼰질른 이가 다수였으며 심지어는 "최악의 남녀 배우상" 후보 추천 게시판에까정 잠입, 쒯무비 후보를 추천하는 눈물겨운 모습까지도 자행하였다.


한마디로 본 어워드의 후보선정 및 투표 진행 과정은 올 한해동안 쒯 무비와 낭독배우에 똥 밟았던 니덜의 가슴 속 깊은 곳에 꿍쳐있던 맺힌 심정을 배설하는 풀이의 장과도 같았다.


니덜의 그 마음 다 알고 있음이다. 그래서 본 공사가 쒯무비 관계자들의 뒷통수를 댑따 후려갈겨 똥꼬담을 서늘케 하여 더 이상의 쒯무비 군웅할거 시대를 마감하기 위해 본 어워드를 마련한 것이니,


지금부터, 지난 3주간에 걸쳐 진행된 후보작 추천과 투표로 인해 선정된, 딴지 영화진흥공사 주최 <2002 쒯 무비 그랑푸리 어워드>의 주옥떨매같은 "최고의 낭독 남녀 연기상"과 "쒯 오브 더 쒯 무비"의 수상자를 가리도록 하겠다.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독자제위 여러분께서는 우레와 같은 기립 똥침으로 맞이해 주시기 바란다.








 최고의 남자 낭독연기상


<2002 쒯무비 그랑푸리 어워드>에서 상대적으로 흥미도가 가장 떨어지는 부문이었다.


이와 같은 경향은 후보추천에서부터 극명히 드러났음이다. 무려 17명의 남자배우가 이 부문 수상자의 물망에 올랐으나 어느 누구에게 표가 몰리는 것이 아닌 스머프 키재기 식으로 분산된 것이었다.


그만큼 남자배우들이 출중한 낭독실력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생겨난 결과인데, 하지만 순서에도 위아래가 있고 똥물에도 파장이 있듯이 이 부문에도 옥석은 있는 법. 감식안에 있어서 장안에 남다르다고 소문난 본 시상식의 특별 심사우원들은 최고의 낭독 남자연기상 후보로 <마법의 성>의 구본승, <가문의 영광>, <하얀방>의 정준호, 그리고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 특사>의 차승원을 뽑았다.


그럼 대망의 수상자를 발표하겠다. 더 위너 이즈...


두두두~둥


조루하는 남자의 비애를 절라 비사실적으로 연기하여 공감은커녕 관객의 마음 속 심연에 분노의 모닥불을 지핀 <마법의 성>의 구본승



...이 수상하였다.


<2002 쒯무비 그랑푸리 어워드> "최고의 남자 낭독연기상" 수상자인 구본승은 가수로 출발하여 초반에 반짝 그 후 별 소득이 없자 연기자로 전향, 변신을 꾀하였으나 그렇고 그런 배역들의 항해 속에 역시 또 주목받지 못하자 급기야 영화계로까지 문어발 확장하여 결국 <마법의 성> 출연으로 최고의 권위를 앞으로 만천하에 알릴 본 어워드의 낭독연기상을 수상하는 결실을 맺었다.


근데 후보추천 경향에서도 드러나듯이 사실 이 부문 수상의 결정적인 계기는 연기력에 있기보다는 출연한 영화의 쒯 숙성도에 따라 득표가 갈라지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그만큼 배우에게 쒯영화의 출연은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본 부문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최고의 남자 낭독연기상" 투표의 최종결과는 바로 아래와 같다.









디지털 초정밀 투표분석 작대기


여자 낭독연기상으로 넘어가기 전에 이 부문에서 전문가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후보 추천과 함께 다수의 지지를 받아 잠시 본 어워드 사무국의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 Locker 문희준안톤 오노에겐 겁대가리없이 이 곳을 기웃거린 공적을 높이 사, 특별 언급상을 수상하는 바이다.


근데 오노야 헐리웃 액션이 큰 점수를 받아 이 부문에 한발짝 걸쳤음을 알겠는데 문희준은 왜 이 바닥까지 와서 난린지...



 최고의 여자 낭독연기상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와 전문가들은 물론, 본 공사 산하 예술의 전당포에 모인 관객들을 히떡 놀라게 했던 부문.


"최고의 여자 낭독연기상" 부문은 애당초 김혜수, 손예진, 김민희 이 세 후보의 면면을 보았을 때 김혜수의 독주가 예상됐었다. 입고 있는 의상만 남들과 구별 돼서 반딱반딱 빛났을 뿐이지 튀는 낭독 실력으로 역시하는 감탄사를 여기저기서 받았던 <YMCA 야구단>에서의 그녀의 연기는 이 부문의 수상자로 미리 점찍어 버리기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다만 변수가 있다면 <연애소설>에 출연하여 마치 초등학교 장기자랑을 연상시키는 닭살스런 싱잉과 <취화선>에서의 민망스런 대사 치기로 뭇 관객에게 궁극의 대패질을 선사했던 뉴페이스 손예진이였는데 아쉽게도 그녀의 짧은 경력은 아역시절부터 쌓아온 김혜수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인 형국이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김혜수의 무혈입성을 점찍었으나 수상자는, 70.1%라는 압도적인 몰표로 13.1%의 김혜수를 누른 김민희에게로 돌아갔다.


 


이번 대선에서 정확한 득표집계를 보여줬다는 ARS 리서치사의 여론조사도, 이미 1년 전부터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을 예상했다는 운수도사의 술도 감히 예견해내지 못한 이번 수상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서프라이즈>에 출연한 김민희가 예쁜 척, 국어책 읽는 척, 연기하는 척의 가공할 만한 삼박척을 훌륭히 소화함으로써 심사우원들에게 낭독배우의 자질을 인정받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본다며 누구나 다 아는 평을 내어놓았다.


"최고의 여자 낭독연기상" 시상에는 이 부분의 대모로 군림하고 있는 휘선 낭자가 특별히 참석하여 자리를 빛낼 예정이었으나 국내 어느 배우도 이루지 못한 중3 국어책 읽기의 진급을 위해 애석하게도 불참한다는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리자 관객석에서는 별안간 환호성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웅성임이 연출되기도 하였다.


투표의 최종결과는 다음과 같다.


 



 쒯 오브 더 쒯 무비


<2002 쒯무비 그랑푸리 어워드>의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쒯 오브 더 쒯 무비"는 생선가시를 연상시키는 작품의 허약함에서나 관객의 무관심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 <긴급조치 19호>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양자대결 양상을 보였음이다.


거기에 <가문의 영광>, <싸울아비>, <2424>와 같은 군소 작품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함으로써 이 부문은 올 대선을 연상시키는 구도로 더욱 흥미를 끌었다.


그로 인해 대선의 축소판으로 인구에 회자되며 전국에 쒯을 불러온 "쒯 오브 더 쒯 무비" 부문은 <긴급조치 19호>가 달아나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따라가는 마라톤 대결로 투표기간 내내 손에 약간 땀을 쥐고, 다리가 살짝 후달리며, 오금이 찔끔 저리는 정도의 긴장감을 선사하였다.


그 결과, 본 어워드의 꽃이자 하이라이트인 "쒯 오브 더 쒯 무비"의 수상작은 앞으로 100년 안에는 이 영화를 능가하는 작품이 절대네버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쒯 전문가들의 평가대로 빛나는 철옹쒯을 과시한 <긴급조치 19호>가 장선우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약 2,000표 차로 따돌리며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나마 TV는 시청료라는 개념이 희박해서 가수들의 노가리에도 참을 인을 발휘할 수 있지만 내 돈 내고 보는 극장에서까지 같잖은 그들의 추태를 볼 수 없다는 심사우원들의 반발심이 작용, 쒯의 강도가 <긴급조치 19호> 하나 안 부러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제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는 별도로 본 부문에서는 특히 수상자의 선출만큼 의미있는 두 가지 결과가 도출되어 관심을 모았는데 첫 째, 올해 가장 많은 관객이 든 <가문의 영광>이 "쒯 오브 더 쒯 무비" 3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 할 수 없다는 정치/법조계의 심각한 도덕불감증과는 반대로 영화관객들 사이에서는 흥행에 성공한 영화라도 그 쒯스럼이 관객의 명랑 관람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면 처벌 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바람직한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 부문의 후보추천에는 총 41작품이 언급되었는데 <집으로>와 <오아시스>처럼 흥행과 작품성 양면에서 성공한 영화는 제외하더라도 올해 개봉된 80여 편의 영화 중 반수가 "쒯 오브 더 쒯 무비"에 추천되었다는 사실은 올해 한국영화가 외형에 비해 별 실속이 없었음을 여실히 드러내 준다.


우짰든 본 어워드의 피날레는 <긴급조치 19호>가 장식하며 이제는 신화가 된 <비천무>, <단적비연수> 등 초기 쒯무비들과 함께 쒯무비 애호가들의 소장 작품 반열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다.


뭔 썰이 더 필요하랴, <긴급조치 19호>의 이름은 천년만년 후대에 길이길이 남아 쒯무비사의 찬란한 유산으로 평가받아 마땅할 것이다. 그러니 침 한 번 뱉어주시라, 찍.








본 어워드는 "쒯 오브 더 쒯 무비"의 시상을 끝으로 관객들의 막힌 속을 뚜레뻥하며 열화와 같은 성화 속에 그 화려한 막을 내렸음이다.


그래서 이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각 부문의 수상자 및 후보자들을 단상에 모아 사진이라도 찍고 덕담을 나누며 마무리하려 했으나 모두 불참한 관계로 무려 십여 분 넘게 걸쳐 진행된 <2002 쒯 무비 그랑푸리 어워드>는 내년을 기약하게 되었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본 시상식은 아쉽게도 1회라는 한계 속에 3개부문으로 단촐하게 진행되어 니덜의 메뚜기 떼 같은 성원에도 불구, 아쉬움을 남겼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1년만 지둘리시라. 독자들의 반응도 확인했고 소정의 성과도 거두었으니 올해의 시상식을 거울삼아 내년에는 다양한 부문을 신설,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겠다.


그럼 이상으로 <2002 쒯무비 그랑푸리 어워드>를 마친다.


아, 참으로 아름다운 밤이다...



 
딴진공 쒯무비 그랑푸리 어워드
사무국장 나뭉이
(namung@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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