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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너 요새 또 왜 그러는데?

2001.3.28.수요일
딴지 일본 지부장 맨뒤








일본 다시 우향 우!


본 기자 일본 친구 중에는 나카무라(中村)라는 녀석이 있다. 일본에서는 명문이라는 W 대학을 나왔고 집도 부자다.


이 녀석 취미는 싸이클링과 스노우보딩, 시간이 좀 나면 외국여행(중학때부터 40개국 돌았단다…)을 밥먹듯이 한다.


일본에서 최고 학부의 대학원까지 다니고 있는 녀석이 일본국가가 뭔지도 잘 모르고, 일본수상이 뭐한 놈인지도 관심도 없다. 일본이 과거 한국을 비롯한 여러 아시아 국가들에게 뭘했는지 어렴풋이 알고는 있지만, 더 알려고도, 또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 부정도 긍정도 안한다. 그냥 귀찮다는 듯이… 이 녀석이 관심이 있는 부분은 어떻게 하면 자신을 빛낼수 있을까 하는 부분. 즉 인석의 모든 관심 부분은 "나"인 일본 젊은이다.


이게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다. 일본의 보통의 젊은이들의 초상이다.









나? 나 바바바... 우익이야


일본이 요사이 우익으로 회귀하려는 조짐이 보인다는 많은 지적이 있다. 본 기자에게 정말 지금 일본이 그렇냐 하고 물어 본다면 본기자의 대답은 힘들게 생각하고… "그렇다"이다.


이 글을 보고


"그려, 이 색히들 군국주의로 가는겨… 씨바 쪽바리가 그렇지 뭐"


하며 쌍도끼눈을 하고 있는 독자들 잠깐 쿨 다운하시라.


그렇다고 본기자 또 3개월이면 잔잔해질 분노를 이야기 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부분은 "왜 내 친구 나까무라로 대변되는 보통 일본의 젊은이가 일순간 우익의 편이 되는 것일까"하는 부분을 알아보는 게 중요한 것일 것이다.


또 일본이 퉁을 놓았다.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는 불량 교과서 문제가 그것인데, 본 기자 여기서 다른 후진적 언론이 하듯, 두 마디 하면 수다인 그 교과서 잘못된 점을 파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일본서 이런 주변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얘기 한 번 하면 최대시장인 중국이 발끈하고, 힘들게 쌓아온 한국과의 관계가 일순에 무너지고, 일본 내 주식시장이 발칵 뒤집히는 엄청난 사건이 벌어짐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짓거리들을 계속 해대는 것인가에 대해 알아보자는 것이다.


본 기자 이러한 취지에서 일본의 사회, 경제, 문화, 교육적인 측면에서 현재의 일본의 우익들이 힘을 얻고 있는 원인을 찾아 보려고 한다.


아 그래야 담에 또 일본이 쥐랄을 해도 여유를 갖고 바라볼 거 아니가.





 이것이 일본이 우익으로 가는 첫번째 원인 - 갱제의 불황  


여러분도 잘알다 시피 지금 일본은 내리 10년 불경기다. 10년 전만해도 3만엔대를 유지하던 주식값도, 2001년 3월 현재 12,000엔대를 겨우 유지할 정도다. 경제가 이 모양이니 사람들의 허리띠는 졸라지게 마련이고 돈은 은행통장에서 나올줄을 모른다. 어렵게 얘기하면 현재 일본경제는 "디플레이션 스파이럴"에 걸려 있다.


이것이 일본이 우익으로 가는 첫번째 원인이 되겠다.


경제 파탄 상태인 러시아도 그렇고, 현재 통일비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독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사회가 전진하지 못하면 회기하려고 하는 사회적 현상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래서 극성인것이 소비에트부활이네 네오나치즘이네 하는 것들이다.<주>


일본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보이고 있다.


현재 일본은 국민들의 정신을 하나고 묶을수 없는 그 무언가가 없다. 이렇게 어려울때 일수록 국민들을 단합시킬수 있는 디바이스가 필요하건만 일본국민을 하나로 묶을수 있는 디바이스는(종교, 문화, 국민의식 어딜 보아도) 찾아 볼수가 없다. 그래서 요사이 새로 부각되어 나온것이 "천황"으로 대변되는 신도정신이다.


일본 우익 쉐이들은 이 신도정신이라는 구닥다리 디바이스로 "국민으식을 총화하야" 이러한 난국을 이겨보겠다고 뎀비고 있는 것이다.


실은 일본은 이 "천황"이라는 강력한 디바이스를 이용해서 크게 재미본적이 있다. 일본에서는 "천황"이 2000년이 넘게 일본을 통치해온 일본고유의 정신이라 사발을 치고 있지만, 실은 현재 천황처럼 숭배받아온건 100년의 역사도 안된다.  









나 이토.. 지금의 천황을 만든건 나여


우리나라에서는 안중근의사에 의해 덩달아 유명해진 이토오 히로부미伊藤博文가 근대 일본건설을 위해 유럽 사찰을 돌때, 유럽 각국이 "하느님"이라는 하나의 사회적 디바이스에 의해 뭉쳐지는것을 보고, 그때까지 상징적인 의미밖에 없었던 "천황"을 신격화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은 이걸로 태평양 전쟁을 치루어 낼수가 있었던 것이다. 보라. "텐노헤이카 반자이"하며 얼마나 많은 일본 젊은이들이 죽어갔는가.


바로 이거다. 일본 우익들이 그리워 하는것이. 국민의 의식을 하나로 묶어 다시한번 뛰어보자.. 뭐 이러한 우국충정(?)에서 나온 것이다.


요전에 있었던 모리 수상의 "신의나라 발언"도 이러한 틀로 이해하면 빠를것이다. 즉 일본의 우경화 경향은 불경기 타계를 위한 우익 꼴통들의 일종의 정치운동적인 성격도 있는것이다.


1900년대초(신도사상)-1970년대(경제제일주의)-현재(개인주의?)라는 일본의 사상적 변화를 놓고 볼때 마치 경제를 조진것이 현재의 개인주의가 문제라는 것이고, 현재 사상적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일본사회가 우익으로의 회귀가 국민의 감정적인 측면을 자극해 일반인들에게 어느정도 먹히는것으로 보아진다.


 


 이것이 일본이 우익으로 가는 두번째 원인 - 교육의 실패


본기자 초등학교때 웅변학원을 다닌적이 있다.


많은 청중을 앞에 우뚝서서 감정 팍팍실어 "외칩니다아-" 한번하면 아.. 저 똥꼬 아리아리하게 쏟아져 내리는 박수의 감동. 그리고 격한 흥분으로 닭살이 돋는듯한, 가슴을 치고 올라오는 듯한 성취감의 눈물... 그리고 내 키보다도 큰 트로피... 카- 조오타.


원고를 외우느라 힘들었던 시간들이 보상되어지는 순간이다.


뭐, 이제와서 하는 커밍아웃이지만 본기자..실은 이렇듯 어려서부터 펜들의 환호에 목말라 했다. 지금은? 뭐 지금이야 커지는 욕망을 따라오지 못하는 룩스때문에 좌절하고 안생겨도 차질없이 수행할수 있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지만...


그건 그렇고.
그때 당시의 이 웅변대회 시쑤템에대해 한번 말할려고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경악스러운 내용의 원고를 선생에게 받고, 존나게 딸딸 외워서 감정싣는 연출교정을 받고, 그런다음 대회에 나가면 누구나 할것없이 트로피를 챙겨오는 뭐 그런 대회인데…


이걸 주로 주최하는 것이 반공이나 반일에대한 단체들이 대부분이었고, 원고에 내용도 우릴대로 우려 나올 국물도 없는 유관순누나(근데 누나 맞나?)나 이승복 어린이 얘기가 주를 이루었다. 아… 기억나는가? 그 쩍팔린 웅변의 상투적인 끝맺음을..


이 고사리 같은 두 주먹을 불끈쥐어 (두 주먹쥐고)
힘차게에-
(손을 펴가면서 왼손 올리고)
힘차게에-
(같은 요령으로 오른손올리고)
외칩니다아-
(이쯤되면 호흡곤란으로 인한 안면 뒤틀림을 동반- 요게 감정이입처럼 연출되어진다)


 (괄호는 연출사항임. 한번 따라해 보시라. 금방 알거다 그 쪽팔림)


글고, 박수 짝짝짝…


요걸 생각하면 안면 온도상승으로 인한 급성 쩍팔림증에 지금도 어쩔쭐 모르겠다.


본기자의 쪽팔린 회상을 휠마우스 원 스크롤 분량이나 쓴 까닭은 다름아니라, 본기자 일본이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는 시기부터 이렇듯 반일 교육은 시작되었다. 일본에 오래산 본기자에 있어서도 일본사람들을 선입견 없이 보기 힘들게 하는 교육. 이렇듯 교육은 한 시대의 사회적 합의를 자연스레 도출해 낸다.


벗뜨. 일본의 경우는 어떠한가.


일본교육계는 패전이후 좌파(극우와 대비되는 의미에서의)들이 폭넓게 포진하여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이러한 좌파교육의 가장 큰 틀은 "평등", "박애", "재민주권在民主權"등이 그 주가 되었다. 그리고 교과서 선택권등의 교권의 확립이 어느정도 이루어 지고, 가장 큰 문제였던 이지메문제도 어느정도 잡혀가는듯 했다. 그런데 이것을 한번에 뒤집는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다.









여기 위에 초딩 목이 놓여 있었다


일본에 "사카키바라 사건"이라는 엽기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초등학생의 목을 따서 교문위에 올려놓고 "사카키바라"라는 이름으로 전국 메스컴에 편지를 보내 나자바바-라...했던 사건이다.


나중에 범인을 잡고보니 목을 딴 애두.. 중학생..


헉. 일본열도는 난리 지라리 났다. 이제 이 나라는 망조라며...


이뿐인가? 원조교제니, 일본사회를 떠들석 하게 만든 살인 사건은 거의 고삐리가 저지른다는 선입견이 나오면서, 지금의 교육정책을 실패이며, "애색끼들은 조져야돼"하는 사회적분위기로 가고 있는 것이다.


"히노마루, 가미가요","새로운 일본 역사 교과서"가 힘을 얻고 있는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위의 나카무라의 예에서도 알수 있듯이 일본의 젊은이에게서 애국심을 찾아 보기 힘들다. 이것은 역사교육의 부재에서 온것이라는 사항에 어느정도 합의를 본것이라 여겨진다.


이 새로운 일본 역사교과서의 발기문을 보면


일본의 다음세대에게 자신을 갖고 전할수있는
역사교과서를 작성, 공급을 목표로 한다


는것이 써있는데, 이들은 현재의 교육이 일본의 역사교육 부재에서 온것이라 보고, 자긍심을 갖을수 있는 교과서가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는것이다. 여기에 소위 "궁민"을 생각한다는 일부우익 자민당 의원들과 일본의 대표적 우익지 산케이 신문이 가세하면서 정치적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즉. 우익들은 현재의 교육파탄에 대해 자기나름대로의 해법으로 사회에 접근하고, 그러한 생각들이 일반인들의 호응을 얻어낸 케이스라는 것이다.









산케이 신문의 광고... 이게 신문 광고냐? 누가 우익지 아니랄까봐..


 


 이것이 일본이 우익으로 가는 세번째 원인 - 사회적인 불안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군대를 운영해 나가기 위해서는 적국의 설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조금 전까지만 해도 뭔일만 있으면 콩사탕이 내려온다며 국민들 엿을 맥인일이 한두번인가.


일본은 현재 미국과의 방위조약을 새로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근데 이게 딜레마다. 일본의 평화 헌법에 의하면 "위험할떄 자위권을 발동한다","선제공격이 불가하다."라 등으로 애매하게 명기되어 있지만 요사이 사정을 보면 이 법안을 유지 할수 있을런지 불안하기까지 하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일본내의 여론은 "평화헌법 고수"쪽이 훨씬더 강력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현재 일본의 주적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는데, 이러한 여론에 결정타를 먹인것이 대포동 미사일의(인공위성을 목적으로 했다고는 하지만) 일본영공침해와 북한의 일본인 납치설이 그것이다.









 바로 그때 나왔던 책..
대포동(미사일)의 위협


암것도 모르는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북한이 자국민을 납치했다는 의혹이 강한데도 아무것도, 아무힘도 없는 국가에, 자기들 나라위에 로켓이 지나가는 상황에 불안해 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상황에서 헌법안 개정과, 패트리어트 미사일이라도 대량으로 구입할려치면 한국을 비롯한 중국등 주변국가가 군비 확장이네 군국주의 부활이네 하니 일반 국민으로서는 짜증이 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또, 이런식으로 몰고가려는 정치인과 언론도 문제가 크다고 하겠지만.


요사이 정치인 중에서 "삼국인"발언을 해대는 강성의 이시하라 신타로石原口太郞 토쿄시장이 최고의 인기를 몰고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수 있다. 이러한 맥없는 국가를 강력하게 이끌어 가길 바라는 것은 위에 장황하게 설명한 현실과 맞물려 하나의 현상으로까지 가고 있는것 이다.





 결론  


일본에 "아사마데 나마테레비"라는 방송이 있다.


일본의 현황에 대해 사회 인사들을 모아 놓고 밤새도록 현안을 의논하는 방송이다. 여기서 나온 얘기가있다. 요사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베트남에게의 사과"운동을 보고 부끄러워하는 일본이라는 얘기 였다.


본기자 일본을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것만 이러한 도덕적인 우위가 일본인들을 그렇게 까지 부끄럽게 만들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적이 없다.


즉. 쎄게 나가는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교과서 문제를 비롯한 작금의 현황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본기자도 한국놈이다. 새로 나온다는 교과서의 내용을 보고 피가 꺼꾸로 오르는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 쿨다운하자. 지금까지 그렇게 흥분해서 바뀐것이 뭐가 있는가 말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일본에게 꿀릴것 없다. 얘들 우리보다 돈이 좀더 많을 뿐이다. 일본내에서도 한국사람이라고 하면 그래도 먹어주고 지나간다. 일본, 혹은 외국에 나가있는 사람들에게 물어 보라. 일본애들이 우리하고 뭐가 그렇게 다른지. 제발 이러한 문제로 일본인 개인을 공격하지 말길 바란다. 누차 얘기 하지만 얘들 암것도 모른다.









한국 일본 중국인들의 새로운 교과서 반대 시위


이번 오에 겐자부로의 교과서 반대 선언을 보아도 알수 있지만 일본내에서도 이 교과서 절대로 안된다고 하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꽤 많다.


그런 것을 보면 오히려 우리 사회보다 사상적으로 성숙한 사회가 일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꼴통 극우도 있지만 거기에 휩쓸리지 말자는 좌익의 목소리도 상당히 활발하기 때문이다.


국가와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자는 우익적 주장에 감히 반대할 수 있는 풍토, 우리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물론 여러가지 역사적 상황이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가 과거 주변국들에 끼친 죄를 반성하자"는 목소리, 우리나라에서 가당키나 한 일이었던가? 베트남에 사죄하자고 하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는 이 풍토에서.... 그런 목소리들이 국내에서 힘을 얻을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일본에게 도덕적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일본이 우경화된다고 해서 우리도 똑같이 민족의 위대성을 부르짖으며 피켓 들고 규탄 시위하는 건 전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거다. 물론 규탄도 있기는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일본 극우에 대항하는 방법이 우리 자신도 한국판 극우가 되자는 주장이면 곤란하다. 그건 마치 군비경쟁처럼 서로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특히나 암것도 모르는 일본 애덜을 생각해보면 더 그렇다.


호떡 집에 불난 것처럼 오바하지 말자는 얘기다. 이럴 때일수록 냉철하게 우리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



 


딴지 일본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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