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2.8.월

엽기주방과학부 수습기자 김민정

라면 끓일 때 가장 곤란한 점은 물의 양을 결정하는 건데 라면겉봉지에 있는 해설을 보면 550cc(3컵정도)를 넣은후 어쩌구 저쩌구...끓이라고 나와 있다.

그런데... 단위에 대한 개념이 안 서있는 사람한테 cc는 도대체 어느 정도의 양이며 3컵 정도라는건 또 어떤 싸이즈의 컵으로 3컵을 말함인지... 도무지 알 수 없게끔 설명서가 나와있고... 이 설명서대로 조그만 컵 3컵을 넣고 라면을 끓이다가 쫄아버려서 소금덩어리의 라면을 먹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래서 라면을 처음 끓이는 초보자들은 끓이기가 상당히 어렵게
설명이 되어있을뿐만 아니라... 대량으로 라면을 끓여야 할 경우에 물조절을 하는게 쉬운일이 아닌데... 해서 여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본 기사를 작성하였다.

- 라면봉지에 나와 있는 설명서

물 550cc(3컵정도)를 끓인후 면과 분말,건더기,스프를 같이 넣고 4~5분 더 끓이면 얼큰한 소고기 국물맛의 라면이 됩니다.

- 해설

첫번째 문제,

위에서 3컵정도라고 했는데...3컵이면 어느정도 체적의 컵을 말하는지가 명시가 되어있지 않다. 여기에서 설명서의 오류가 발견이 되며 보다 구체적인 컵의 싸이즈를 명기할 필요성을 느낀다.

우선,

550cc를 끓이라고 했으므로...단위를 바꿔서 생각하면...

550cc = 550㎤의 체적을 가지고 있는 컵을 준비하는 일인데... 문제는... 집안에 있는 컵의 체적을 구하는일이고 이게...쉬운 일은 아니다.

예를들어서...컵모양이 곡선을 그리다거나하면... 그 곡선의 함수를 구한 후 적분을 해서 체적을 구해야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간단히 라면으로 때울려고 했다가 컵의 체적을 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소모가 되므로 말 그대로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컵모양이 이상야릇 하거나 곡선을 그리는 경우는 제외하는 것이 좋다...

그냥...컵을 정면에서 봤을때...평범하게 사각형으로 되어있고... 위에서 봤을때 원형으로 되어있는 컵의 체적을 구해 놓은 후... 적절하게 비례적으로 증감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고, 보다 알기쉽게...550cc = 550㎤이므로 원형의 컵을 가지고 따지는 것보다는 가로x세로x높이 = 10cm x 10cm x 5.5cm의 사각형의 용기를 준비해서 물을 채운후 냄비에 부어서 끓이는것이 보다 알기쉬운 방법이 될 수 있다. (위에처럼 표시하니까 알기쉽죠?)

두번째 문제,

위에서 4~5분정도 물을 끓이라고 했는데...산에 자주 가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산에가서 밥을 지을때 왜 밥뚜껑위에 돌을 올려놓는가?

이유는 산은 평지보다 저기압이므로 물의 특성상 압력이 낮으면 물분자들을 묶고있는 힘이 약해져서 100。C보다 낮은 온도에서물이 증발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원래는 100。C에서 4~5분정도 끓여야하는데...80~90。C에서 물이 끓게되고 100。C보다 낮은 온도에서 쌀을 익혀야하므로 설익은 밥을 먹게된다. 그래서 밥뚜껑위에 돌을 얹어서 일정한 압력을 유지시켜줘야만 밥이 잘 익게 되는법인데....

결론적으로... 그날 그날의 일기예보를 듣는것도 중요하다.

일기예보에서 오늘은 970밀리바의 저기압이 한반도를 감싸고 있으며 오후 쯤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크오니 우산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라고 했다면...라면봉지에 써져있는 4~5분동안끓이라는 말은 표준대기압... 즉, 대기압이 1.033kg/㎠일때를 가정하여 써놓은 것이므로... kg/㎠로 단위환산을 함에있어 1bar = 0.9869 kg/㎠이므로 이것을 이용하여 km/㎠로 바꾼 후에...

위에서 언급한 표준대기압보다 압력이 작으면 냄비위에 좀더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것을 올려놓고 그렇지 않으면...끓이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으로 라면을 끓이면 된다.

결론적으로...

물 550cc(3컵정도)를 끓인후 면과 분말, 건더기, 스프를 같이 넣고 4~5분 더 끓이면 얼큰한 소고기 국물맛의 라면이 됩니다.

라고 라면봉지에 나와 있는 설명을...

라고 바꿔줘야 한다.

- 엽기주방과학부 수습기자 김민정 kming@hite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