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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25.월

국방부 파견 수습기자 김낙호

 

 





 
 


그 시절 빡통아자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몰래 한잔하는 본기자..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걸 갈기고 있는 본기자는 까투리 출신으로, 비교적 최근에 미제의 앞재비 노릇을 청산했다.

 

최근에 한기래21이라는 주간지에 표지기사로 이런게 나왔더라. 외인부대의 허상을 밝힌다. 뭐 좋지. 허상을 밝히면 읽는 사람도 재밌고, 까발리는 사람도 재밌고. 게다가 까발려진 쪽은 쫄딱 망할 수도 있고.

 

 

근데, 왜 그렇게 멀리서 찾나.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좀 더 (많이) 불합리하게, 그것도 50년 동안이나 한국 젊은이들을 외국군에 입대시키는 아가리가 있었는데 말이다. 그 아가리에 들어갔다가 똥구녕으로 기어 나와 본 작자, 그 현란한 창자의 꼬임과 격렬한 소화과정을 목격했으나, 바깥세상에서 아는 것은 기껏해야 TV 비디오 저널정도에서 나온 내용 정도더군.

 

 

그런 프로에서 양넘들이랑 머리끄뎅이 잡고 싸우는 것이 나오냐, 아니면 까투리들끼리 서로 구타하는 것이 나오냐. 원래 우리나라 TV 군 소개프로에서 밥먹는 장면, 대포쏘는 장면, 방구경, 축구하는 장면 같은 것 이상이 다루어진 적이 없잖아. 쩡히, 뚜한이, 때우들이 다 군바리들이었기 때문이지.

 

 

치부는 어떻게든 가리면 된다 - 그래 씨바, 하면 된다 주의자들 아니었던가.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한국군 보병사단 특집을 해서 밥이 맛있다느니, 휴식을 충분히 준다느니, 안전에 만전을 기한다느니 하고 TV에서 사발을 까면 지나가던 개도 다 웃는데, 까투리 보도를 하면서 까투리들이 뭐 콘도급의 방에서 산다느니 밥을 항상 최고급으로 먹는다느니 하는 소리를 하면 다들 믿는다는 것이다. 순진하시긴. 尾國넘들이 그렇게 마음씨 좋아 보이더냐.

 

 

그래서 이렇게 자판을 든다. 아니, 자판은 내려놓고 손가락만 든다. 까투리의 좋은 점 어쩌고는 워낙에 여기저기서 다 떠들고 다니니까, 이번에는 까투리의 치부를 좀 보여주겠다. 반반한 얼굴만 보고 뿅가지 말고, 안에 복대 찬거 풀러서 똥배 나온것도 좀 보고, 빤쓰 벗겨서 볼 일보고 안 닦아서 엉덩이에 덩어리 붙어있는 것도 좀 구경해보자는 말이다.

 

 


 

 

 

 까투리 현상

 

 

 

미 육군에 대한 한국군 지원병력 Korean Augmentation Troops to US Army(가운데에 Troops 가 들어가는지 안들어가는지 다소의 논란이 있었으나, 말의 의미상 들어가는 것이 더 정확하게 그 본질을 꿰뚫는다) - 줄여서 카투사 KATUSA.

 

 

속칭 미군방위. 자칭 까투리들. 전국에 한 4천명쯤 서식. 인상착의: 매우 안 어울리는 양넘들 군복, 거기에 더더욱 안 어울리는 한국군 계급장, 평소에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나 주말만 되면 어디에선가 기어나옴.

 

 

까투리. 거의 뭐 신체부실하거나, 몇대 독자거나 하는 어차피 자기는 영향력을 전혀 미치지 못하는 사회적 환경이 아니면, 빽이나 돈으로 밖에 갈 수 없었던 여타 다른 군 밖의 군대 들과는 달랐던 이 까투리 제도.

 

 

실력으로도 갈 수 있다!라는 구호 아래 참 많은 잔머리 밝은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남성 젊은이들의 가슴을 실리콘을 주입한 듯 부풀게 했다 (물론 돈과 빽으로도 갈 수 있다 - 아니, 더 확실하게 갈 수 있다).

 

 

군 밖의 군대. 동사무소 방위가 한 시대를 풍미했고, 공익 근무요원들이 또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있다면, 시도 때도 없이 시대를 풍미하는 것이 바로 까투리 제도이다. 왜냐하면 다른 군 밖의 군대들은 아무리 날고 기어도 대한민국 관할 아래라서 좀만 꼬리가 길어서 돈먹인 것이 들통나서 여론이 들쑤셔지면 그냥 제도 자체를 통째로 하루아침에 없애버리는 만행을 해도 누구 하나 반대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서 까투리는 그 막강한 깡패형님 尾國의 소유물이다 보니까 형님 눈치보는 꼬붕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마음대로 없애고 살리고 할 수 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군 밖의 군대의 특권인 비교적 자유로운 외박 외출을 향유하는 까투리가 되고 싶어서 온갖 젊은이들이 생업을 포기하고 영어 TOEIC 공부에 매달렸던 것이다.

 

 

까투리 자격시험을 국방부에서 직접 실시했을때에도 그 경쟁률은 가히 막강했으며, TOEIC 고득점자순으로 까투리를 선발했던 당시 커트라인이 800점대까지 치솟았던 어처구니없는 과거를 돌이켜 볼 때, 열악한 환경에서 무리한 일을 시키며, 쓸데없이 사람을 감금시키는 생활을 약간이나마 피하고자 하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열렬한 자유의지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다. 대한독립 만세!

바깥세상에서 알고 있는 까투리의 매력은 대략 이정도다:

 

 

 

1. 주말에 외출 외박이 자유롭다.
2. 영어가 엄청나게 늘어서 나올 수 있다.
3. 휴식시간을 엄청나게 주기 때문에 자기 공부도 열심히 할 수 있다(까투리 복무기간동안 공부해서 사법고시에 합격했다는 전설이 다 있을 정도다...믿거나 말거나).

 

 

자, 천천히 하나씩 들추어 보지.

 

 

 들추기 잠시 전에! 까투리란 뭔가?

 

 

군사기밀 누설에 해당하지 않는 선까지만 설명해 보겠다. 우선, 까투리는 한국군이다. 그리고, 까투리는 미군이다. 이름 그대로, 한국군이 미군한테 노동력을 대여해주는 것이다. 무상으로.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까투리는 한국군 월급을 받아먹어 가면서 (1개월당 만 몇천원 말이다) 미군에 들어가서 미군 딱깔이로서 미군 흉내를 내는 것이다.

 

 

국적이 한국이니까 미군에 정식 입대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미군들과 미군으로써 같은 업무를 하는 것이다. 까투리들은 미군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며,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윗동네 인간들은 한미연합군의 방위태세 강화를 위하여라고 한다. 미군의 입장에서 보자면 정식 사원이 아닌 일종의 임시 고용직 노동자들인 셈이다. 그것도 공짜로 굴러들어오는. 그 상납품에 매우 흡족해하는 그들이다.

 

 

글쎄, 군대 차원에서 보자면 병력 지원이지만, 한국과 미국이라는 차원에서 보자면 꼬붕이 형님한테 싱싱한 노예들을 상납하는 것이다. 뭐 여하튼. 주한미군 중 육군 파트인 미 8군 전체 병력의 무려 20%가 카투사라면 믿겠는가.

 

 

그네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것보다 합리적인 경영방식은 없을 것이다. 무려 5분의 1이 월급걱정도, 사회보장 걱정도, 사고 걱정도, 아무 걱정도 할 필요가 없는 - 말 그대로 잘못되면 바로 짤라버리면 그만인 임시 고용자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부리기는 그네들이 실컷 부려먹고, 잘못되면 한국군으로 원대복귀(원복) 시켜버리면 그만이다. 미국은 까투리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 왜냐고? 제도 자체를 그딴 식으로 만들어 놓았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한국군 쪽에서 까투리들을 제대로 챙겨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아주 짧게 요약하자.

 

 

까투리는 미군의 봉이다. 한국이 미국의 봉이듯이.

 

 

 한마리의 까투리가 태어나기까지

 

 

원래 까투리제도의 기원은 이숭만과 매가더 사이에 있었던 작은 약속이다. 한국전쟁이 일어날 당시 미군에는 그다지 전투병력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무장해체 시킨답시고 일본에 파견나가서 술 쳐먹고 놀고나 있던(역사적 사실이다) 오합지졸 미군들을 여럿 한반도로 끌고와서 여럿 죽여놓았다.

 

 

여하튼 그 병력 부족을 해결할 방법을 찾고 있던 터에, 위의 그 두 사람이 해결책을 내놓은 것이다. 한국군에게는 현대적 군사훈련 기회를, 미군에게는 병력을. 간단히 말해서, 사람은 대줄테니까 니네들이 훈련시켜서 니네 맘대로 써먹으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것을 까투리라 칭하나니.

 

 

게다가 무식한 양넘들이 한국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으니 (지금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다), 동네 양민들이나 무조건 다 쏴 죽이고 적을 섬멸했다하고 좋아하고 있지 않던가. 양넘들이 말이 통하는 넘들이어야 말이지. 그래서 더욱 까투리는 각광을 받았다. 한국지형에 강하다고.

 

 

참고로 인천상륙 작전때 투입된 병력중에 카투사가 무려 7000명이나 되었다. 상당수는 죽어나갔지. 뭐, 라이언 일병 구하기 생각하면 되겠다. 한마디로, 태어날 때부터 총알받이였다는 말이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매가더가 생각하기를, 음. 이녀석들 일도 잘하고, 게다가 꽁짜군. 우리 봉으로 써먹으면 참 알맞겠어 하고, 이숭만과 쑥덕쑥덕, 그냥 카투사 제도를 계속 놔두기로 했다. 그게 아직까지도 남은거다. 단 한번의 제대로 된 협상과 위치 변화도 없이.

 

 

원래 까투리들은 한 1년인가 2년인가 군에서 복무하고 나서 다시 한국군으로 돌아가서 나머지 기간을 보냈덴다. 물론 양넘 물들었답시고 졸라 얻어맞고. 너무 많이 얻어맞으니까(시체들이 실려나가니까) 그 돌대가리같은 윗대가리들이 뭔가 이건 좀 아니구나 싶었는지, 그냥 까투리로 가면 그대로 눌러앉도록 바뀌었다(그게 언젠지는 잘 모르겠다).

 

 

원래 까투리들은 무작위로 선별되서 보내졌었다. 뭐 영어가 좀 되는 자를 뽑아서 보냈다고 하지만, 뭐 당시에 영어를 잘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을뿐더러, 선발 방식이 제대로 갖추어졌을 리도 없다.

 

 

더욱이 뒷구멍 비리가 지금보다 심하면 더 심했지 결코 지금보다 뒤쳐지지 않던 때였기에, 상당수의 까투리들이 빨래집게 놓고 A자도 모르는 자들이었다. 당연히 미군에 들어가서는 주로 (미군들이 좀처럼 스스로하기 싫어하는) 3D성이 강한 잡역 막노동을 도맡아 하게 된다. 물론 그러면 안된다는 규정이야 있었지만, 모국이 그렇게 설설 기고 자빠졌는데 뭐라고 하겠나.

 

 

뭐 여하튼 결국 까투리 선발제도는 바뀐다. 50%는 논산에서 여전히 소정의 영어능력 평가를 통해서(물론 뒷거래로 들어오는 인간들은 주로 이 경로를 통했다...), 그리고 50%는 국방부에서 만든 영어/국사/윤리로 된 카투사 선발고사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카시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는 때이다.

 

 

이것도 95년까지는 잘 굴러가다가, 카투사에 대한 갖은 소문들이 퍼지면서 경쟁률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여론이 또 안 좋아졌다. 군대가는 데에도 무슨 고시를 보냐고. 그래서 나온 새로운 응시제도, TOEIC 시험점수로 뽑기가 도입되었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여전히 카투사는 잘팔리는 상품이었고, 첫해 커트라인이 TOEIC 점수 800점대에 가뿐히 안착했다. 문제는, 이 나라라는 동네는 왜 그런지 영어 잘하는 넘/뇬이 곧 공부 잘하는 뇬/넘이니, 꼴을 보니까 완전히 좀 머리 좀 쓴다 하는 넘들은 모조리 양넘들한테 빼앗기는 꼴이 아니던가 (물론 이것은 시험 선발제 도입 이후 계속 제기되었던 문제고, 그것을 해결하겠답시고 생각해냈다는 방책이 해마다 카투사 시험 상위 열 몇 명을 소위 어학병이란 것으로 뽑아서 그냥 한국군으로 보내는 것이다. 물론 대다수의 어학병들은 어학과는 관계 없는 곳에서 - 주로 장군 자제분들 과외공부병 내지 그냥 단순한 취사병, PX병 등등으로 군생활을 보내지만).

 

 

잘났다. 그래서 또 여론이 들끓자 이번에 또 국방부 윗대가리라는 인간들이 생각해낸 방법은 바로 추첨이다. TOEIC 600점 넘는 사람들 중에서 공정한 추첨으로 뽑는다나. 눈물날 지경이다. 모든 것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TOEIC 600점.. 인문계 고등학교 중간성적으로 졸업한 사람의 보통 어휘력과 리스닝 실력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실제로 미군동네 생활을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턱.도.없.다. 라는 것이다.

 

 

그래, 그 정도 실력이면 영어로 야삽을 들고 참호를 팔 정도는 되겠다. 아무 기준도 못된다는 말이다. 그 정도 실력으로 미군동네 들어가면 정말이지 x나게 고생하고, 멸시받고, 나중에 나올 때는 투철한 반미주의자가 되서 나온다(그런다고 나쁠건 별로 없지만).

 

 

아마도 국방부 동네 윗대가리 인간들 기준에서 보았을 때 TOEIC 600점은 신의 경지로 보였나보다. 아, 물론 x나게 멸시받으면서 그것이 한이 맺히고 악이 받쳐서 부대생활하면서 악으로 깡으로 영어를 익히고 또 익혀서 영어를 늘려서 나오는 매우 소수의 경우도 항상 있기는 했다. 하지만 박세리 하나 나왔다고 우리나라 유치원생 모두를 골프장으로 보낼 것인가.

 

 

게다가 다시 추첨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가장 크게 제기된 문제점들 가운데 하나인 공정성을 아예 개무시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명이다. 돈 준 넘, 친구 아들, 상관 아들의 친구내미... 뭐 아무나 맘대로 연줄만 닿으면 집어넣을 수 있다.

 

 

이런 모든 문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TOEIC 600점만 받으면 누구에게나 희망이 있단다!"라는 말에 모두들 현혹되어 나름대로 만족한 미소들을 띠우고 가만히 물러섰다.

 

 

사실, 여론이 까투리 선발이 어쩌고 저쩌고 했던 것은 공정성이니, 국가적 자존심이니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영어 못하는 내 아들내미를 "그 편안하고 널럴해 빠졌다는 까투리" 군대로 보내기였던 것이다.

 

 

뭐 정말로 편안하고 널럴해 빠졌는지는 본기자가 벗겨 주겠다.

 

 


 

 

 

 노는 날

 

 

 

우선, 좋은 쪽부터.

 

 

- 노는 날.

 

 

이것 하나만큼은 정말로 까투리의 보람이자 삶의 낙이다. 왜냐고? 미국 휴일, 한국군 휴일 다 챙기니까. 우선 한국군 휴일이라면, 당연히도 법정 공휴일 뿌라스 국군의 날. 그래, 군인들은 국군의 날에 논다. 부럽지롱.

 

 

추석이니, 설이니 몽창 휴일처리가 된다. 한국 휴일에는 한국군 만큼은 휴일을 받는다. 그보다 중요한건 양넘 휴일이다. 맨날 뭐 한국사람들 너무 휴일을 많이 만들었다(사실이기는 하다) 어쩐다 떠들어대지만, 국 인간들 휴일도 만만치 않다.

 

 

콜럼버스가 미대륙에 상륙해서, 처자식 데리고 잘 살고 있는 인디언들을 대량학살하기 시작한 날을 기념하는 콜럼버스 날이나, 애쉐이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사탕과 과자를 안내놓으면 졸라 벽에다 낙서하고 도망가는 할로윈 같은 양넘 특유의 명절부터, 제헌절이니 독립기념일이니 하는 우리나라랑 비슷한 것까지, 많이도 구비해놓았다.

 

 

게다가 이 인간들은 휴일을 참 잔대가리 많이 굴려서 만들었다. 그러니까, 휴일들이 9월 20일 하는 식으로 만들어져 있지 않고, 대체로 9월 3째주 월요일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가능하면 항.상. 연휴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양념군장 한국군 2배로 무겁다.
허리가 확 휜다.
..

 

 

 

 

 

게다가 국 휴일 말고도 군대 내부적인 휴일들도 참 많이들 쑤셔넣었다. 그네들 무슨 재향 군인의 날, 미 8군 창립 기념일, 뭐, 뭐, 뭐. 게다가 대규모 훈련 한 2주일 연짱으로 뛰어가지고 사이에 주말을 못 놀았다 하면 훈련 끝나고 하루 또 Training Holiday라는 것을 만들어낸다.

 

 

군대에서는 별 좀 많이 달면 못하는 게 없으니까. 까투리. 한국군이 노는 날에는 한국군이 되어서, 당연히 민족정기 보존의 차원에서 배달겨레의 정체성을 받들어 기필코 휴일이라고 인정을 받아내고야 만다.

 

 

미군이 놀면, 업무상으로는 미군이니까 다들 노는데 나만 일하면 불공평해서 휴일이라고 인정받고야 만다. 장하다, 대한의 아들들아. 하루라도 더 놀아서 군량미를 축내는 것이 바로 자국의 이익을 위한 최선의 길이란다.

 

 

뭐 여하튼. 게다가 미군이라는 집단이 대체로 주 5일제 근무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안그러고 24시간 2교대 근무하는 부서도 여럿 있다 - 항상 가장 놀기 좋아하는 넘들은 그런 곳으로 빠지더군) 근무일수에서 만큼은 상당한 조건이라고 할수 있겠다.

 

 

물론 요건 매우 양적인 개념이다. 한국군으로 가면 그래도 계급 좀 차면 점심시간에 족구도 한판 때리고, 더 계급이 차면 적당히 쫄들에게 일 떠넘기고 구석에 짱박혀있는 한국적 시간관리가 가능하지만, 이 동네는 피도 눈물도 없으니까... 라고 해도, 미국이고 한국이고 하기 이전에 군바리들 아닌가.

 

 

확실히 군 동네가 업무효율 관리가 한국군보다 백배천배 빡빡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군대다. 노는 것에는 항상 최선을 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넘들이 까투리에게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유일한 것이 바로 한국 휴일에도 논다는 것.

 

 

그럼 노는 날이 생기면 뭘 어떻게 하나? 물론 논다. 임무가 생기면 못놀고.

 

 

- 외출과 외박.

 

 

가장 중요한 화두에 봉착했다.

 

 

결론부터. 우선, 외출이라는 개념이 따로 없다. 한국군 하사관/장교들 생각하면 되겠다. 밤 통금시간까지 들어오고, 아침 점호에 제때에 나타나기만 하면 된다. 근무시간 외에는 부대 밖으로 외출입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외출이 자유로운 만큼, 통금시간을 어기거나 아침점호를 못 나오면 아주 조오옷된다.

 

 

물론 근무시간이 끝난 이후에 다른 잡일을 시키면 그 것부터 해야지. 다행히도 대다수의 부대에서는 한국군에서만큼 무식하게 있는 일 없는 일 다 만들어내서 잡일 시킨답시고 부대 전원을 묶어두는 무식수가 자주 나오지는 않지만, 군대에서는 원래 자기가 가장 하기 싫을 때 자기 차례가 돌아오기 마련... 그것도 호되게. 까투리라고 다를 것이 없다 -  M-16 드는 시간보다 야삽을 드는 시간이 더 많다.

 

 

대체로 그 외출이라는 것을 이용해서 하는 것이라고는 동네 슈퍼에서 라면 사오는 거나, 비디오 / 만화책 빌려다 보는 거다. 별로 한국군쪽과 크게 다를 건 없다.

 

 

외박은 바깥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까다롭다. 물론 용투사라고도 불리우는 용산 행정병 까투리들은 대학로와 신촌지역까지도 주름잡으며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출몰하여 뭇 전설을 남기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부대에서는 그렇지가 못하다.

 

 

항상 병력의 80% (부대에 따라서 다소 차이는 있지만)가 항상 부대에 있거나 단시간(1-2시간)내에 복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뭐 매주 나간다느니 어쩌느니 하는 말은 물론 개사발이다. 다만 계급이 좀 차고 성격 더러우면 쫄들 받아야 할 외박까지 자기가 다 챙겨서 매주 나갈수도 있겠지.

 

 

하지만 다행히도 양넘들은 대부분 나가서 자고 올 만한 거처가 조또 없으니까(양공주 하나나 둘 꿰어차고 여관방으로 갈 때 빼고), 까투리들에게 돌아오는 외박권이 그만큼 늘어난다.

 

 

외박. 물론 처음 나갈 때는 좋다. 하지만 3-4번만 얼굴 비치면 한달, 두달만에 나가도 주변에서 졸라 구박준다.

 

 

 

" 음. 역시 까투리는 방위의 명맥를 이어가는군. " 

 

 

C부랄, 애인도 없고 차비만 깨지는데 그냥 안나가고 만다. 물론 누가 물어보면 "하참을 위해서 내 외박권을 양보하는 것이다"라고 생색내지만.

 

 

군바리가 외박을 아무리 받아서 나가봐야 군바리다. 군바리 취급 이상은 기대하지 말아라. 까투리면 오히려 더 구박받을 뿐이다. 물론 그래도 애인있는 넘들은 돌라 자주 나간다. 평일에도 당일치기로 마구 나간다. 빨래 다린 데이에는 초콜렛도 졸라 큰 바구니에 받아가지고 싱글벙글 웃으며 돌아와서 "하나 드시지 않겠습니까?" 하면서 고참의 가슴을 무진장 후벼판다.

 

 

그로써 한가지는 확실하다. 애인있는 넘이면 까투리가 될 가치가 있겠다. 하지만 외로운 싱글들에게는 까투리의 외출 외박 어쩌고는 별로 큰 장점이 못될거다.

 

 

참, 참고로 휴가는 일반 한국군과 완.죤.히. 똑같은 제도를 사용한다. 15일, 10일, 10일. 단, 백일휴가는 없다. 그러니까, 까투리 가면 휴가도 미군처럼 1년에 한 달씩 받는다느니 하는 소리를 하는 넘이 있으면 뒤통수를 한 대 갈겨주면 되겠다. 이왕 갈기는 것, 눈알이 튀어나오도록 세게 갈겨줘라. 이게 대충 까투리의 최대 장점이라 칭해지는 노는 것에 관한 전부이다.

 

 

그래, 이번 회에는 후환이 두려워서 우선 좋은 말부터 써두도록 한다. 다음 회에는 세계 최강의 보병사단 미 제2보병사단을 위시한, 까투리가 배치받는 부대들을 좀 파보겠다.

 

 

넘 마니 파면 잡혀가니까 똥꼬 자체까지는 못파고 똥꼬가 드러날 정도까지만 파보겠다...

 

 

 

 

 

 

 

- 국방부 파견 수습기자 김낙호( capcold@nownuri.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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