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한반도 운하의 미래 – 플로리다 관통 바지 운하 2008.02.04 작년 대선 전 한창 운하 논란이 커지고 있을 무렵 씨엔엔 닷컴(CNN.com)에서는 미국 내 최악의 토목 프로젝트를 선정, 발표했습니다(2007년 7월 27일). 기사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장 크고, 괴상하고, 쓸모 없는 국가 프로젝트 5선 <5대 바보 짓, 출처 CNN.com> 5대 바보 짓거리 중 1위는 일리노이 주에서 70년대 후반에 시행한 세계 석회석 테마파크 (Limestone Capital of the World)였고, 2위가 플로리다 관통 운하 계획이었습니다. 이는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해서 시사점이 많은 관계로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플로리다 관통 바지 운하 계획, 빨간색 완성, 녹색 미완성, 미 토목/공병 공사(US Army Corps of Engineers)> 지도에서 플로리다 관통 바지 운하(이하 플로리다 관통 운하)의 노선을 볼 수 있습니다. 플로리다 관통 운하 프로젝트는 플로리다 반도의 북쪽 입구 107마일(약 172km)을 횡단하여 대서양과 멕시코만의 물길을 연결할 목적으로 승인 되었습니다(1942년 7월). 이로 인한 거리 단축 효과는 500여 마일(805km)에 달하며 한반도의 경우라면 압록강과 두만강을 연결하여 동해와 서해를 잇는 수로계획 정도 됩니다. 깊이 12ft(3.7m), 최소 바닥 넓이는 150ft(45.7m)로 5개의 갑문(Lock)과 3개의 댐, 인공 수로를 이용하여 바지선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초기의 목적이었습니다. 최종 28%정도의 공정율을 보인 상태에서 순 공사비 7천여 만불(당시 화폐 기준, 우리 돈 700 억 원)을 뒤로 한 채, 거의 50년이 지난 1990년 11월 공식 사망 선고가 내려졌습니다. 플로리다 관통 운하의 동기 최초 플로리다 반도 관통 계획은 1567년, 스페인 국왕 필립 2세에 의해 제안되었습니다. 당시 기술 수준과 경제력을 비추어 볼 때 절대 성공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인근 해역에 자주 출몰하는 해적과, 허리케인을 포함한 각종 기상 악조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수로를 원하는 것은 러시아인들이 겨울에 얼지 않는 항구를 갖고 싶은 욕구만큼이나 강렬한 것이었습니다. 의회의 승인 (1942년), 간헐적 공사 운하를 뚫으려는 토목/공병 공사(Army Corps of Engineers)를 포함한 미국 내 토건족들의 로비는 결국 성공하여 1942년 미 의회의 승인을 통과합니다. 그러나 한참 전쟁 중이라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여 공사는 진척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실질적 공사 진행은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백 만 불 (10억)을 프로젝트에 할당하여, 그 이듬해인 64년 예산이 확보되자 가능했습니다. 이 시기는 달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는 등, 인간이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개척자 정신"이 사상적 주류를 이루었고, 습지를 개간하여 농토로 전환하는 사업에 보조금을 지불하던 때였습니다. (루이지애나의 미스터고 운하 준설도 이 당시 이루어 졌습니다.) <플로리다 관통 운하의 굴착 1964년, 플로리다 주정부> 케네디 대통령이 운하 사업을 재개한 것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플로리다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사업 재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앞서 언급한 토목/공병 공사가 당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계산하여도 비용 대비 편익이 형편없이 작다는데 있었습니다. 그들은 곧 국토 개조(land enhancement)라는 신조어를 들고 나와 사람들을 현혹시킵니다. 공사중지, 환경 운동의 대두 카아 여사는 생물학을 전공하였고 플로리다 환경 운동가였으며, 미 연방 야생동물 관련 부처의 최초 여성 공무원이었습니다. 여사는 플로리다 관통 운하 건설을 막고 운하와 댐으로 인해 악화된 수질과 수몰, 이로 인해 심각한 환경 피해를 입은 “오클라와하(Oklawaha)”강을 복원하는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플로리다 환경 연합이라 할 수 있는 플로리다 환경의 수호자들(Florida Defeders of the Environmental) 에서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카아 여사는 각종 토론회에서 운하 찬성론자들의 주장을 철저히 반박했습니다. <플로리다 관통 운하 중지에 기여한 공로로 표창을 받는 마조리 카아 여사, 플로리다 주정부> 시민들과 환경단체의 지속적인 반대로 공사는 1971년 1월에 잠정적으로 중단되었습니다. 그 후 20 여 년을 방치되다가, 1991년에 가서야 공식적으로 프로젝트 계획이 취소 되었습니다. 이미 준설된 구간은 여사를 기리기 위해 “마조리 해리스 카아”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한반도 운하와의 유사점과 차이점 플로리다 관통 운하는 한반도 대운하와 판박이라 할 만큼 여러 면에서 유사합니다. 반도 관통, 일자리 창출이라는 절대 명분, 자연 그 자체로부터 아름다움과 경제적 가치를 볼 줄 모르는 토건 세력, 당시만 해도 미약했던 환경 단체, 그리고 대선 공약의 일부라는 점까지 놀라울 정도입니다. 미국과 한국은 경우가 다르다고 우기실 분들을 위해 차이점을 몇 개 열거 하겠습니다. <관통 운하의 현재 모습(세인트 피터스버그 타임즈)> ① 지형, 지질 조건 - 플로리다 반도는 과거 낮은 바다였던 평평한 지역으로 (사진 참조) 최고 해발 고도가 20m를 넘지 못합니다. 게다가 과거 바다 환경에서 수많은 조개 껍질이 암석화 되어 생긴 석회암이 반도 전 지역에 걸쳐 분포하여, 금이 박혀 있지는 않지만 발파 작업의 부산물들은 시멘트의 원료로 충분히 사용될 수 있습니다. 결론 – 한반도 대운하가 가져올 결과들 지금까지 한반도 대운하에 대하여 수 많은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크게 보아 경제성, 수질, 홍수 및 생태계 파괴 정도로 압축 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분들께서 노력을 기울여 주셨으므로, 다시 의견을 추가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대운하 사업은 운하 구간을 따라 수많은 수몰지구를 만들고 이제껏 겪어 보지 못했던 극심한 홍수로 인한 고통을 대대손손 전달할 것이 분명합니다. 또 플로리다 관통 운하를 넘어 서 세계에서 가장 쓸모 없는 토목 프로젝트 1위로 꼽힐 것 또한 분명합니다. 세라아빠(serahabba@hot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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