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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본지가 대연정을 제안한다



2009.8.7.금요일


 


대부분의 갈등은 소통의 막힘에서 비롯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소통의 막힘은 어쩌면 뭔가를 규정하는 순간 발생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간을 좌빨로, 혹은 수꼴로 규정하는 순간, 소통의 가능성은 같은 편끼리의 자기합리화용 오랄서비스만이 난무하는 집단 난교로 전락하거나, 상대진영에 대한 끝간데를 모를 저주의 굿판으로 변질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섣부른 규정과, 교조적 절대신념이 가져오는 폐해는 실로 강력하다. 왜냐면 나는 지금 너무나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큰 착각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착각의 결과는 한 국가를 망하게 하기도, 한 민족을 절멸시키기도, 다른 종교집단에게 대량 학살을 자행하는 엄청난 비극을 가져오기도 한다.







오늘 필자는 게시판에 오른 마치 한 줄 시와도 같았던 게시물들의 제목을 보다가  문득 이러한 성찰에 이르렀음을 밝힌다.



광고를 지운다는 것, 그것도 손발을 오글거리게 만드는 각종의 성인 광고를 삭제한다는 것은 분명 지당한 일이라 할 것이다. 게다가 본지의 몰락이 좃선의 음해도 아니고 페스트 정부의 정치적 탄압도 아닌, 고작 성인광고물의 관리 미비에 대한 일개 검찰의 벌금에 의해 발생할 수는 없는 일이지 않은가 말이다.


하지만 복수는 복수를 부르고, 삭제는 더욱 교묘한 낚시를 부르는 법. 


비록 본지의 입장에서 각종 광고 게시물을 삭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하겠지만 안드로메다에서나 쓰일 법한 기묘한 라임으로 위와 같은 광고 게시물을 올리는 업자들에게도 분명 먹고 살고자 하는 눈물 겨운 사연은 있을 터이다.


게다가 요즘 본지 졸라 바쁘기까지 하다. 각하와 딴나라당의 숨막히는 뒷태에 두 손 모아 똥침을 날리는 데만도 손이 부족한데 매일 같이 올라오는 광고 게시물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형편도 못된다.



언젠가는 하도 지겨워서 이런 적도 있었다.


이에 본지는 오직 소통과 타협의 상생만이 21세기 명랑사회를 구현하는 첫걸음이라 생각하여 전국의 업자들을 상대로 이른바 광고 게시물 대연정을 제안하는 바이다.


본지가 제안하는 대연정의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광고 게시물은 업자 1인당 1일 1회에 한해 그 게재를 허락한다.


2) 고로 같은 내용의 광고물을 제목만 바꿔서 중복 게재하는 것은 불허한다.


3) 광고 내용이 현행법에 저촉될 수 있는 내용(음모, 성기 노출 등)은 불허한다. 다시 말하지만 본지가 국가보안법 위반도 아니고 무슨 음란물 유포 따위로 콩밥을 먹을 수는 없는 일이다.


4) 위 제안을 따른 적절한 광고물에 대해서는 게재를 허할 뿐만 아니라,  그 수준에 따라서는 본지의 마빡에 주간 베스트 게시물로 오르지 말란 법도 없다.



아마도 이런 것을 두고 상생이라 할 것이다.


본지의 입장에서는 다수의 광고물을 1업자 1일 1회로 제한함으로써  무작위로 오르는 광고 게시물의 과잉 게제를 조금은 줄일 수 있을 것이고, 업자의 입장에서는 최근 마치 텍사스 소떼들처럼 밀려드는 본지 독자들을 상대로 적어도 하루 1회의 광고는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음란 광고 게시물을 삭제하라고 절규하는 독자가 많다지만 아래 자료 사진의 조회수를 보면 그것이 꼭 그렇지만도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독자들에게도 일종의 어둠의 컨텐츠를 계속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평화적 조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상이다. 아무쪼록 업자 제위의 자발적인 협조를 기대하는 바이다.





대연정 얘기를 하고 보니 갑자기 그분이 떠오른다.


각종의 스팸, 음란 게시물을 지켜보며 필자가 느꼈을 감정이나, 딴나라당 하는 꼬라지를 보며 그분이 느꼈을 감정이나 별반 차이가 없었지 않았을까 싶다.


추신. 요즘 본지 기사를 퍼가도 되냐고 묻는 질문이 종종 달린다. 당연히 된다. 복음은 원래 널리 전파하라고 있는 거다.   



딴지 편집장 너부리(newtoile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