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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6.화요일

 

문화불패 인생다그래

 

 

 

 

 

 

 

 

이건 기독교신자들이 무신론자들을 뭐라고 하는 마음과도 맥이 닿아 있다고 생각해...

 

 

 

 

 

내 나이 이제 42... 존니 늙었지....

 

 

초딩때 부터 교회다녀서... 41살까지 다녔다... 존니 오래 다녔지...

 

 

 

 

 

모태신앙으로 늙어 죽은 양반들이 보자면 졸라 피도 안 마른 새퀴로 보이겠지만 난 너무 오래 다닌 게 억울해 죽겠어. 왜냐하면 나의 청춘을 교회에 쏟아 붇고 지금 돌아보니 나의 모든 인간관계나 생활패턴에서 교회를 들어내면 허당뿐이란 말이지.

 

 

 

 

 

이게 난 제일 슬퍼....

 

 

 

 

 

보람있게 살아야 할 청춘을 교회에 충성하면서 보내고.... 이제 깨닫고 빠지니 나의 생활에서 직장을 빼고 남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인 공하감에 휩싸이게 된다니까?

 

 

 

 

 

특히 난 일반교회도 아니고... 소위 말하는 이단을 다녔어... 당연히 더 폐쇄된 인간관계, 폐쇄된 교리에 세뇌되었겠지? 그래서 지금 내 주위에 아무도 없어... 마눌도 교회에서 만났는데... 그리고 장인이 교회 목사님이셨는데.... 그리고 내 엄니는 권사, 아부지는 장로인데....  그럼 이게 뭔 뜻이여???

 

 

 

 

 

그건 신앙을 떠난다는 건 내 모든 관계를 끊는다는 뜻과 같아.

 

 


내가 처음으로 교리에 의심을 하기 시작한 건 머리에 똥이 차기 시작하는 30세였어...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자체가 두려웠지... 그래서 기도를 존니 했단다...

 

 

 

 

 

"내 대굴빡에서 이런 개같은 생각들이 도망가게 해 주세요... 저에게 확신을 주시고... 당신이 살아계시다는 것을 알게 해 주세요...."
"마가의 다락방에 내렸던 불같은 성령과.. 기타 다른 성령들도 존니 주세요..."

 

 

 

 

 

이 주제로 거의 10년동안 기도했고...마지막 1년 정도는 매일 같이 기도했단다...  1년 동안 매일 20분 정도 기도하는 게 쉬운 일 같냐?

 

 

 

 

 

이거 예상외로 어려워.. 그것도 예배 같은 거 다 나가면서 매일 기도하는 사람들... 교회에 몇명 안된다. 아이 씨팔... 나도 속 없는 덩신이지... 대충 견적 안 나오면 때려 쳐야 하는데 10년이나 울고 불고....

 

 

 

 

 

그만큼 신앙을 떠난다는 게 너무 두려웠어.

 

 

 

 

 

근데 이 기도에 난 조건을 하나 달았어...

 

 


흉아들도 알다시피 인간의 감각기관이라는 게 얼마나 간사하냐...
시각이며 청각... 촉각까지...

 

 

 

 

 

개인적인 이유로 연기를 좀 한 적이 있는데... 무릎이 아픈 연기였어....
내가 그 연기에 존니 몰두하니까... 아싸라뵹... 진짜로 무릎이 아픈거야....
마치 관절염걸린 할배처럼... 이쑤시개로 연골을 존니 찌르는 것 처럼 너무 아파서 눈물이 펑펑 나더라...

 

 

 

 

 

신기하지??? 너무 신기해서 정말로 연기자나 해 볼까 잠깐 고민도 했었다?
친구들이... 넌 대두라서 안돼... 라고 해서 바로 포기했지만.

 

 


어쨌건... 사람의 모든 감각기관은 기본적으로 불완전해.
그래서 꼭 이말을 기도 말미에는 덧붙였어....

 

 

 

 

 

"하지만 내가 스스로에 미쳐서 정줄놓고 있을 때 알려주지 마시고 내가 제정신일 때 와 주세요...."

 

 

 

 

 

열심쟁이들이 들으면  존니 씨바스럽고 졸라 한심한 발상이지.
하지만 논리적으로 당연한 말 아냐?

 

 


어케 됐겠냐?? 당연히 안오지... 씨파.. 오긴 뭐가 와... 제정신인데...

 

 


그 때부터 그럼 네가티브한 시선으로 보려는 마음이 생기더구먼.

 

 

 

 

 

 

 

 

 

 

3개월정도 성경의 허와 실에 대해 공부해 보니 답 나오더라.  그간 이런 어처구니 없는 걸 토씨하나까지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믿은 내가 존니 한심스러워 지고.  뭐 모든 걸 뒤짚으려면 공부가 더 필요하겠지만 꼭 한 빠께스를 다 먹어야 식혜가 상했다는 걸 아는 건 아니자나?

 

 

 

 

 

여기까지 11년 걸렸다.

 

 

 

 

 

10년간의 나름 간절했던 버리지 말아줄 것에 대한 애원... 충분히 지칠때 까지의 10년.... 그 반대의 주장을 들어볼 용기를 내는데 10년이 걸렸어... 이 얼마나 한심하냐... 그 이전에는 일단 반대되는 주장은 믿고 싶어지지가 않아.  그런 면에서 지금 기독교인들도 대충 이해는 가.

 

 

 

 

 

일단 종교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그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어.

 

 


보이지 않는 세상을 증명할 수 있니?  그건 있다는 증명도, 없다는 증명도 못하는 곳이야.(있다고 하는 새퀴가 먼저 해야 된다고.. 이런 논리학에서 쓰는 말 하지 말고...)

 

 

 

 

 

그래서 두려운 것이고... 인류의 역사동안 장사를 했는 데도 아직도 샘이 마르지 않는 걸 보면 역시 왜 종교의 힘이 무서운가를 알 수 있어.

 

 

 

 

 

또한 그래서 그 반대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기가 여간 무섭지 않아.

 

 


특히 오랜 세월을 그 조직에서 보내고... 또 특히 그 조직문화가 폐쇄적이었다면... 더 나오기 힘들어....

 

 

 

 

 

보통 몇십년 씩 보낸 사람들... 이건 거기서 늙어 죽는다고 봐야지.  혹 가끔씩 외도를 하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캥겨서 들락날락 거리게 돼...

 

 

 

 

 

왜???

 

 

 

 

 

첫째, 이렇게 열심쟁이들 끼리 만나면 다른 면은 또 의외로 순진하거덩???
한마디로 착해.

 

 

 

 

 

사회생활하면서 이렇게 이해관계없이 만나는 관계 쉽지 않다?  근데 나가면 졸라 자기 뻬껴 먹으려는 생퀴들 뿐이라는 걸 알게 돼... 바깥 세상은 졸라 두려운 세상이 되고... 아닌 것 같지만 교회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되버려.

 

 

 

 

 

논리가 씨바스럽지만 사실인걸 어쩌냐?

 

 

 

 

 

둘째, 자기도 확실하게 논리적으로 기독교는 아니라고 장담 못하거든.

 

 

 

 

 

사후세계를 누가 확실하게 얘기하겠어?  가끔가다가 보고 왔다고 설레발치는 사람들도 있는 판에.(디펙쵸프라의 책을 바바... 이 생퀴도 확실히 있다고도 말 못하자나?  세계 제일의 설레발꾼인데.) 성격왜곡의 역사가 너무 오래되고 교묘해서 그 반대논리에 적응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겨....

 

 

 

 

 

하지만 모태신앙이란 멋진 말... 세상물정 모르는 초딩들 상대로 머리속에 박아 넣으면 엥간한 충격적 모멘텀이 없으면 완벽하게 빠져나오기 너무 힘들게 되버려.

 

 

 

 

쓸데없는 얘기만 존니 길어졌는데...

 

 


그럼 난 이제 해야 할 일은 뭐겠어?

 

 

 

 

 

마눌에게 말하고 같이 도망치자... 메이츄릭스에서 나가자.. 이런 말 해야 하지 않겠남????

 

 

 

 

 

넌지시 말했더니...
역시 듣고 싶어 하질 않더구만.  순간 벌레취급당한 거겠지?

 

 

 

 

 

그래서 요새 마눌을 세뇌시키고 있는 중이다.
이게 앞으로 또 10년이 걸려야 하나???? 우리 마눌도 열성쟁이었거든. 
날 고발하지 않는 것만 해도 고마와 해야 하나??? 킁.

 

 


하여간 마눌도 공통적으로 느끼는 건 나왔을 때의 두려움이더라.

 

 


유치원 다닐 때 부터 같이 다니던 애들... 그 모든 애들이 친구이고... 부모들이고 친척들이야... 나의 행동반경은 교회였고... 내 생존의 이유가 교회였고.. 교회를 빼 놓은 개인의 삶은 정말 초라하기 이를 데 없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하는데 나이먹을 수록 이 말이 뼈에 박힌다.... 이 모든 인프라에서 떠나 홀로 떨어진다는 게 너무 두렵지 않겠냐?

 

 

 

 

 

 

 

이게 사라지는 거다.

 

 


내가 마눌을 꼬시는 마귀의 속삭임에 수긍은 해도... 나의 주장에 대해 반박할 수 없어도... 기본적으로 떠나는 거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 이건 내세를 포기하는 거잖아???  이해는 하지만 실행하기에는 너무 캥기지.

 

 

 

 

 

들어왔다가 나간 철새같은 새퀴들은 하나님이 보기에도 괘씸해 보일 것 같지 않냐?  벌도  따따블로 때릴 거 뻔하자나???  ㅋ 우리가 김민새를 철저하게 경멸하듯이. 사회적 존재로서의 두려움과 내세에 대한 두려움....  예상외로 너무나 커. 안 겪어보면 모른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런 사람들이 개념없어 보여도 용서해 주고 답답한 새퀴들이다... 답 안나온다... 이런 저주섞인 말은 하지 말아줬으면 해. 나름 그런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어서니까 인격적인 모멸은 하지 말았으면 해. 원래 그 영역은 두려움이라는 본능의 영역이지 말의 영역이 아니야.

 

 


난 우리 엄니 돌아가실 때 까지는 커밍아웃하지 않으려고 해. 우리 엄니 이제 몇 년 안 남았는데 아들내미가 차라리 좀 덜 떨어지는 기독교인인 게 낫지.... (현재는 직장 바쁘고 부업한다고 안 나가고 있어) 만약 아들내미가 적그리스도가 되면 엄니가 남은 생은 어케 살며... 맘 편히 눈 감겄냐?

 

 

 

 

 

엄니가 나의 생활을 구속하는 건 아니니까 그 정도는 해 드려도 될 것 같아.
엄니 돌아가시고 나면 뭘 하더라도 해야지....

 

 


하여간 안티종교 흉아들도 좀 이해해 달라고 쓴 글이야....
가끔 보면 비판을 넘어서 저주식으로 퍼붓는 말들이... 중세시대 캐쏠릭의 마녀사냥과 별 다를 것이 없는 것 같아서 섬뜩할 때가 있어. 그럼 그 친구들이나.... 나름 쿨하다는 무신론이나 별반 다를바 없는 것 같아서...

 

 


결국....
내가 소중한 만큼 남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

 

 


요것이 사람이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이드라인 아니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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