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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코하루

 

2021년 6월 3일, AV배우 스즈키 코하루의 사망설이 인터넷을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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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코하루는 2013년 데뷔한 배우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18년에 업계 최고의 레이블인 S-1에서 은퇴를 하는데, 은퇴 직전에 S-1 전속으로 이적했다는 것은 일본에서 인기가 상당했다는 방증이다.

 

몇 차례 몇 달 동안 작품 활동을 쉴 때가 있었는데, 이는 소속사와 마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은퇴 이후에 SNS에서 활동 당시의 인간관계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고백하는 글이 추정을 뒷받침하였다.

 

그리고 은퇴 1년 뒤인 2019년 8월 초, 스즈키 코하루는 팬들과 소통을 하던 모든 창구를 폐쇄하고 더 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팬들은 그녀에 대한 집착을 꺾지 않았던 것 같다.

 

 

사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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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2일, 한 이용자가 위키피디아 일본어판 스즈키 코하루 문서에 '자살설'을 추가했다. "2019년 7월 30일 도쿄 아카바네역 선로에 투신자살"이라고 구체적인 내용까지 적어놓았다. 직후 다른 이용자가 롤백하였으나 곧바로 다시 작성하였다. 풍속에서 일했다는 정보를 추가하고 출신지를 카나가와현에서 불명으로 수정하였다.

 

이 정보로 인해 한국에 스즈키 코하루의 사망설이 퍼지게 된다.

 

이 사용자가 신뢰가 있는지 기여 전적을 살펴보았다. 2018년 8월 AV남배우 쿠로다 유우토의 문서를 조금 수정했으며, 2019년 1월 25일 스즈키 코하루 문서에 블로그 주소를 추가, 그리고 2년 만에 사망설을 추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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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스즈키 코하루 문서의 변경 이력을 살펴봤더니 사망설이 올라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9년 8월 5일, 처음으로 누군가가 스즈키 코하루의 사망일시를 쓴 것이 발견되었다. 이후 작성과 삭제가 이어지는 고지전을 펼치다 8월 20일 이후로는 사망에 대한 정보가 작성되지 않았다.

 

대체 이 사망설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 2021년 8월 4일 2CH의 스즈키 코하루 스레로 가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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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을 호소하던 스즈키 코하루가 SNS 활동을 완전히 접자, 2ch에서 소란이 일었다. 스즈키 코하루의 정신적 불안은 익히 알려져 있었기에 팬들은 계정을 삭제했다가 다시 돌아오겠지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중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멘트가 눈에 띈다. 

 

얼마 뒤에는 '타계했으니까 이 스레는 이제 필요없다.' 라는 글이 달렸다. 이 코멘트가 의미하는 것이 실제 죽음인지는 알 수 없다. 상황만 놓고 보면 감정이 격앙되어 남긴 글로 보인다.

 

얼마 뒤 누군가가 ‘진짜 자살인 거면 흥분된다’라는 코멘트를 달았고 다른 팬들이 정신병자냐면서 해당 코멘트를 비난하였다. 

 

그 다음날 위키피디아에 2019년 8월 코하루가 사망했다는 정보가 등록되었다. 2ch의 해당 스레에는 그 후로도 간간히 스즈키 코하루가 사망했단 멘트가 달렸다. 물론 구체적 증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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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2020년 11월 25일, 처음으로 구체적인 정보가 달린다. 아카바네 역에서 선로에 투신자살을 했단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잠적 후 1년 반 만에 처음 올라온 구체적인 정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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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5일엔 더 구체적인 정보가 올라온다. 병원에서 응급실로 실려온 코하루를 보았다는 내용인데, 다른 팬들의 반응은 ‘소설을 써라 임마’ ‘이 스레에 코하루 지인이 왜 이렇게 많냐,’ ‘좀 있으면 부모랑 애인도 등장하겠다’ 등 싸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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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뒤, 7월 31일 아카바네 역에서 20대 여성의 투신으로 사망사고가 났다는 기사 링크가 올라왔다(하지만 위의 응급실 이야기는 9시간이나 차이가 난다). 그리고 삭제하기 전 SNS에는 그녀가 아카바네에 살고 있다고 추정되는 자료들이 있었다는 코멘트가 달렸고, 자살설에 신빙성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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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투신은 사실인데 살아는 있다', '재활치료 중이다', '정신병원에 있다', '아니다. 경찰에 체포당했다' 등등 아무말이 올라고 있다. '누가 자꾸 정기적으로 자살했다는 코멘트를 쓰는데 짜증나니까 그만하라'는 글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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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AV업계 관계자에게 물어보았다

 

필자는 이 소식이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는 것인지 AV업계 현직자들에게 연락을 취해보았다.

 

첫 번째로 대형 메이커의 기획, 영업담당 직원에게 라인으로 문의했다. 해당 직원은 ‘스즈키 코하루 자살설 자체를 지금 처음 들었다’는 답변이었다. 스즈키 코하루와 접점은 별로 없는 직원이긴 하지만, 이 정도 유명한 배우의 신변사건 정도면 실제 배우들과 밀접하게 지내는 직원이 소문조차 모를 수가 있을까 의문이 든다.

 

두 번째 문의한 곳은 제작사가 아닌 배우들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회사 쪽. 아무래도 이쪽이 확실히 알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물어보았다. 이쪽의 답변은, '그 배우는 은퇴 이후로 업계와의 교류가 전혀 없다. 때문에 우리도 근황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였다.

 

생각보다 간결한 답변이었다. 정말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간결하게 대답한 것인지, 굳이 묻지 말라는 의미로 간결한 답변을 준 것인지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기로 하였다.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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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커뮤니티에서는 6월 3일에 난리가 났지만 정작 일본에선 며칠 늦은 6월 6일에 난리가 난 것 같다. 어떤 유저가 ‘위키피디아에 철로투신자살이라고 써놨다며 대체 누가 자꾸 이런 장난을 치는 거냐’라는 글을 올리며 조용하던 스레에 싸움이 벌어졌다. 싸움의 양상은 여느 때와 같았다. 

 

그녀의 SNS가 없어지던 시기에 실제로 있었던 사고라는 점과 그녀가 아카바네에 살고 있었던 사실을 들며 전혀 근거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글, 그 사실을 멋대로 연결시켜 자살을 확정짓는 것은 정신병자나 하는 발상이라는 글, 그녀를 보고 싶어서 다시 사람들 앞에 등장 시키기 위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것이 아니냐는 글, (실제로 그녀가 좋아한다고 언급했던) 다자이 오사무를 좋아하면 꼭 이렇게 된다. 모든 것은 다자이 오사무 때문이라는 글 등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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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은퇴한지 이렇게나 지났는데) ‘오늘은 글이 많네, 다들 코하루를 너무 좋아하는가 보다.‘ 라는 코멘트가 인상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이번 이슈에서 거론되었던 이야기들의 팩트체크도 해드리도록 하겠다.

 

① 내한 팬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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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모 성인용품점에서 'AV배우 인기투표에서 1위를 하는 배우의 팬미팅을 한국에서 열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그 투표에서 스즈키 코하루가 1등을 차지했는데, 당시 코하루는 모 사유로 모든 활동이 중단된 상황이었다. 당연히 팬미팅은 불발. 

 

해당 이벤트에는 스즈키 코하루 이외에도 일본에서조차 팬미팅 성사가 불가한 배우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당시에도 애초 실현불가한 이벤트였다는 반응이 많았다.

 

아마 당시 커뮤니티 곳곳에 뿌려진 짤을 보고 스즈키 코하루가 내한 이벤트를 했었다고 착각하는 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② 풍속업 근무설 

 

적어도 잠적 이후에 풍속업에 나오고 있다는 설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일부 소속사가 배우의 초상권을 풍속업소 광고에 가져다 쓰는 경우가 있는데, 그 배우가 더 이상 활동하지 않아도 일부 계약문제 때문에 초상권이 소멸되지 않을 때가 있다. 대표적인 게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일정을 전부 캔슬하고 사라졌는데 모 풍속점에 계속 사진이 걸려있어, 은퇴 후 풍속업에 근무한다는 소문이 퍼졌던 모 배우다. 일본 풍속업소에 '우리 가게에는 AV배우가 나옵니다'라고 홍보해도 실제로 해당 배우가 출근하지 않는 일이 많다.

 

스즈키 코하루의 프로필이 올라와 있었다고 알려진 가게는 AV배우들의 사진이 많이 걸려있는 곳으로, 찾아보니 현재는 사진 자체가 올라와 있지 않았다. 또한 일본에는 풍속업과 관련된 커뮤니티가 있는데, 잠적일자 이후로 전혀 언급이 없는 것 봐서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③ 인터넷방송 활동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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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디씨에 올린 '스즈키 코하루가 4월에 인방을 했다'고 한 글이 발견되어 주목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 유저가 적은 내용에 따르면, 방송에서 사용했다는 닉네임은 실제 스즈키 코하루가 사용했던 것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닉네임을 사용하여 인방을 한 기록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찾기 어려웠던 게 닉네임이 AV 장르명이다.)

 

그리고 시청자가 2,000명 단위였다는데 이 정도면 상당히 큰 규모일 것이다. 웬만한 현역 AV배우도 스트리밍 접속자가 몇 백 단위인 것을 생각하면 2천 명이면 엄청나게 많은 것이다. 해당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분명 2ch이나 트위터에서 말이 나와야 되는데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물론 일부 비밀을 지켜달라는 요청이 있었을 수 있다. 그리고 일본 팬들은 이 비밀을 진짜 잘 지킨다. 필자가 갔었던 AV배우 이벤트에도 유명인이 깜짝등장 했었는데 아직도 그 이벤트에 그 사람이 참가했었다는 사실은 찾아볼 수 없다.

 

혹시나 디씨의 그 유저가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필자가 가지고 있는 ‘스즈무라 아이리 싸인 체키’라는 레어템을 보상으로 드릴 수 있으니 꼭 연락주시기 바란다. 혹시 중요한 정보면 두 장도 드릴 수도 있다.

 

여하튼 현재로서는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회사 관계자가 '스즈키 코하루는 은퇴 이후로 업계와의 교류가 전혀 없다. 때문에 우리도 근황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가 최종점이라 할 수 있겠다.

 

연락이 닿게 되면 인터뷰와 함께 후속보도를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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