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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저축]만 겁나 하면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건가요?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저축]만으로 상위 레벨의 <경제적 자유>를 얻기 어렵습니다. <근로소득> 스킬의 효율이 게임 후반부로 갈수록 떨어지기 때문이죠.

 

 

Q2. <근로소득>은 연차에 따라 올라가는 것 아닌가요?

 

맞습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의 소득이 4~50대에 정점을 찍습니다. 신입사원 땐 월급 자체가 너무 적어서 저축하기가 힘들지만, 직급이나 연차가 올라갈수록 버는 돈 자체가 늘어납니다. 그런데도 <근로 소득> 스킬의 효율이 떨어진다고 얘기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평범한 직장인이 받을 수 있는 월급에는 명백한 상한선이 존재합니다. <직장생활>을 해보신 유저 분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직장인 월급이라는 게 뻔하거든요. 회사가 아무리 성장을 하고, 서울 시내 집값이 아무리 올라도 월급은 제자리인 경우가 많습니다. [고소득 전문직], [임원], [사장] 등의 클래스로 전직하지 않는 이상, 먹고 사는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긴 힘듭니다.

 

둘째, <근로소득>이 올라가면 지출도 증가합니다. 먼저, 연봉이 올라갈수록 내야 하는 세금이 크게 증가합니다. 누진세가 적용되기 때문인데요, 소득구간이 올라갈수록 연봉에 적용되는 세율이 증가합니다. 연봉에 비해 세금을 제한 실수령금액은 더디게 증가하는 셈이죠. 여기에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고 부양가족이 늘어날수록 고정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들 만큼 좋은 집에서, 남들 만큼 자식을 교육시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여기서 비교대상이 되는 ‘남들은’ 나보다 잘 살거나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니까요. 늦은 나이에 성공하여 고소득을 올리더라도 생각 만큼 돈이 잘 모이지 않습니다.

 

 

Q3. <근로소득> 스킬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요?

 

<자본소득> 계열 스킬에 투자해야 합니다. 상한선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근로소득>과 달리 <자본소득>에는 한계가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소득이 늘어날수록 효율은 오히려 증가합니다.

 

예를 들어 헤어 디자이너가 머리를 자르고, 변호사가 변호를 해서 받을 수 있는 소득에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하루에 상대할 수 있는 최대 고객의 수는 정해져 있으니까요. 아주 탁월한 디자이너나 변호사라면 다른 경쟁자들보다 훨씬 높은 운임을 받을 수는 있지만, 남들보다 탁월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최대지불의사가 있는 고객을 유치한다는 건 매우 힘듭니다.

 

주식투자나 부동산투자로 돈을 버는 것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1억을 굴리나 100억을 굴리나 투입되는 노력이나 시간은 비슷하거든요. 오히려 시드가 늘어날수록 더 좋은 투자기회가 들어오기 때문에 <금융소득>의 효율성이 증가합니다.

 

 

Q4. <자본소득>과 <근로소득> 중 어느 것이 중요합니까?

 

플레이어의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투자에 밑천이 되는 자본이 없는 상태에서 <자본소득>은 극악의 효율성을 보여줍니다. 티끌을 굴리면 티끌을 벌거든요. 따라서 당장의 목표가 <가난> 상태에서 벗어나 자본을 마련하는 것이라면 <근로소득>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 자본이 어느 정도 형성된 상태라면 <자본소득>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앞서 설명한대로 <자본소득>은 시드가 늘어날수록 불어나거든요.

 

다른 양산형 MMORPG를 해보신 유저 분이라면, 수동사냥과 자동사냥으로 얻는 경험치의 차이를 떠올려봐도 좋을 것 같네요. 극초반부에는 귀찮더라도 수동으로 컨트롤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빠른 렙업속도에 맞추어, 장비, 스킬, 사냥터를 지속적으로 교체해 주어야 하거든요. 레벨업의 필요경험치가 늘어가는 후반부에는 상대적으로 자동사냥의 중요성이 증가합니다. 잠을 자거나 직접 플레이를 못하는 시간에도 자동사냥을 돌려, 반복경험치를 획득해야 유저 간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니까요.

 

‘자본가의 길’에서 수동사냥에 해당하는 것은 <근로소득>입니다. 내가 일하는 시간 동안 본업이나 부업 등으로 높은 수입을 벌어야 저축할 만큼의 돈을 벌 수 있거든요. 반면, 자동사냥에 해당하는 것은 <자본소득>입니다. 잠을 자거나 일을하지 않을 때도, 투자한 기업은 계속해서 영업을 하면서 주주인 나를 위해 이익을 벌어다주거든요. 따라서 투자를 한다는 것은 노는 돈을 굴려서 돈을 벌어다주는 자산으로 바꾼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Q5. <자본소득>은 어떻게 올리는 겁니까?

 

저축한 돈을 가지고 [투자]를 하면 됩니다.

 

 

Q6. [투자]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겁니까?

 

모든 투자에는 <손실위험>이 따릅니다. 100%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투자에 실패할 경우, 수익은커녕 원금도 날릴 수 있습니다.

 

 

Q7. <손실위험> 나쁜 거 잖아요? 근데 왜 [투자]하라는 겁니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경제적인 불평등이 심화됐기 때문입니다. ‘자본가의 길’ 게임이 한국에 정식출시가 된 지도 벌써 수십 년이 지나, 자본을 축적한 고인물이 넘쳐납니다. 고인물이 늘어날수록 투자의 대상이 되는 부동산, 주식 등의 자산의 가격은 한없이 올라갑니다.

 

노동의 중요성은 과거에 비해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는 기술도입, 해외이전 등으로 꾸준히 감소중이거든요. 이렇다 보니 <근로소득>은 자산가격에 비해 늘어나질 않았습니다.

 

이제는 자본을 물려받지 않은 뉴비가 ‘월급 열심히 모아서 서울에 내집을 마련한다’라는 건 매우 힘든 일이 되었습니다. 사회적 차원에서는 [과세제도 개편] 같은 밸런스 패치가 필요합니다만, 개인 차원에서는 [투자]라도 해야 기회가 생긴다고 저는 믿습니다. 복권을 사야 당첨이 되는 것처럼, 투자 포지션이 있어야 돈을 벌 가능성이라도 생기죠.

 

 

Q8. 결국 [투자]를 통한 <자본소득>은 상위 <경제적 자유>업적 달성에 있어 필수인가요?

 

그렇습니다. <자본소득>은 <근로소득>에서 부족한 소득을 메워줌으로써, 경제적 자유 2레벨 업적인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는자> 달성까지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실상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는 3레벨 <놀고 먹어도 되는 자>의 달성조건은 <자본소득>을 <근로소득>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발생시키는 겁니다. 만약 <자본소득>으로 월급을 대체할 수 있다면, 오로지 생계를 해결하기 위한 노동은 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경제적 자유는 “많은 돈을 모은다”보다는 “돈 때문에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될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근로소득>을 대체할 수입을 얻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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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9. 얼마나 모아야 <놀고 먹어도 되는 자>를 달성할 수 있나요?

 

개인마다 생활을 필요한 비용이 다르고, 자본으로 얻는 수익이 다르기 때문에 수량화하기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래도 조기 은퇴에 필요한 최소 자본을 정하라면, '연봉의 10배'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현재 연봉이 1억이라면, 10억 정도의 자본이 있어야 <근로소득>을 대체할 만큼의 수익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예상 수익율을 10%라고 가정했을 때, 적어도 10억은 투자해야 연간 1억(10억 * 10%)의 <자본소득>이 발생합니다. <근로소득> 이상의 <자본소득>을 발생시켜야 <자본소득> 만으로 원금을 까먹지 않으면서 직장생활할 때의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는 게 가능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은퇴 시나리오죠.

 

예상 수익율을 10%라고 가정한 이유는 미국 S&P500 같은 인덱스펀드의 연평균 수익율이 약 10% 정도 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톱티어 자산운용사도 연평균 20% 이상의 수익율을 장기간 올리기는 매우 힘듭니다. 따라서 이를 초과해서 목표수익율을 잡는다는 건 다소 비현실적이라고 봅니다. 연평균 20% 수익율을 올리는 게 불가능하다는 건 아닙니다. 몰빵하거나 레버리지를 땡겨 쓰면 얼마든지 그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평균수익율 이상 올리는 것을 <초과수익>이라고 합니다. <초과수익>을 달성하면, 필요한 자본을 모으는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부의 추월'을 가능케하죠. 하지만 <초과수익>에는 그에 상응하는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에 추천하진 않습니다. [투자]에서 가장 피해야 할 행동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필요 이상의 리스크에 노출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은퇴에 필요한 밑천이 없으시다구요? 네... 저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회사 열심히 다녀야죠.

 

오늘은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 <손실위험>을 감수하는 한이 있더라도 [투자]라는 게임에 참가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편부터는 본격적으로 [투자]라는 것을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추신

 

딴지스 여러분 덕분에, 『재무제표가 만만해지는 회계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이전에 쓴 딴지 연재물을 확장하여, 이때다 싶어 열쒸미 공부, 정리하여 낸 책입니다. 아마, 현직 회계사 중, 저만큼 회계공부를 싫어했던 회계사는 거의 없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저만큼도 공부를 안 했다면 못 붙으셨을 테니까요). 회계 공부를 싫어했던 사람이 저와 비슷한 독자분들을 위해서 쓴 책이다 보니 재밌습니다(내가 보기엔 그렇...). 그동안 회계 공부가 하기 싫었다거나, 회계에 관심이 없었던 독자분들(사실상 전원)에게 추천합니다. 

 

독백

 

지금 쓰는 연재물도 열심히 쓰고 있으니까 책으로 나오면 좋겠드아... 딴지일보 편집부, 내가 밥 살테니까 힘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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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가 만만해지는 회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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