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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대 황제 중 최악의 암군 천계제 때 권력을 휘두른 위충현의 수하에 조중동(朝中東)이라는 자가 있었다. 명사(明史)를 편찬한 청나라 학자들이 위충현은 차마 지울 수 없으나 이 인간 만큼은 역사에 남기지 말자 하여 그 행적은 물론 이름조차 역사에서 삭제하였다.

 

얼마나 별종으로 악한 존재였는지 그와 관련된 사자성어도 많았으나 모두 강희제이래 문자의 옥을 거치며 완전히 사장(死藏)되었다. 강희제와 옹정제 건륭제는 “조중동이라는 자의 이름과 행적은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말지니 그 악랄함이 그럴 때마다 살아날 수 있다.”고 경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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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수백 년, 마침내 조중동과 관련된 사자성어가 IT조선 경제부장님의 노고에 힘입어 기적적으로 발굴된 바, 이를 널리 알리고자 한다.

 

嘲善誹珠 (조선비주) : 착한 이를 조롱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헐뜯다

 

嘲善噎報 (조선일보) : 착한 이들을 조롱하면서 후환을 두려워하다

 

이 조중동이라는 자는 젊어서 언관(言官)으로 활약하며 충신들을 모함하고 나랏일에 열심인 이들을 골라서 탄핵하고 몰아내기로 유명했다. 무슨 심사가 뒤틀렸는지 바른 것을 보면 참지 못했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 더럽히지 못해 안달이었다. 그래서 조선비주라는 말이 나왔다. 

 

또 그 충신과 양신(良臣)들을 대놓고 비웃기를 즐겼는데 하지만 마음은 심약하여 집에 돌아가면 “나 천벌 받지 않을까, 응?” 하고 토로하며 붙들고 우는 이중성을 보였다. 주변 사람들이 이를 탄식하여 ‘조선일보’라 불렀다. 요즘 세상에 비하면 나쁜 일은 골라 하면서 주말마다 교회가서 회개하는 기독교인들을 연상하면 될 것이다.

 

競祭腐臟 (경제부장) : 제사 다툼에 속 다 썩는다

 

조중동의 선대는 금광으로 벼락부자가 돼 집안을 일으켰다. 그런데 조중동 형제들의 경쟁심은 매우 심했다. 그래서 제사를 두고도 서로 제사를 모시겠다고 다툰 후 결국 따로 지냈는데 제사의 규모를 두고 또 경쟁하여 가산을 탕진하고 그 부인들의 속을 푹푹 썩게 했다는 고사에서 나온 사자성어다. 헛된 일에 경쟁심 불태우며 주변 사람들 괴롭힌다는 뜻의 한자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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恨深吐多 (한심토다) : 한이 깊어 토할 것이 많다

 

조중동의 일은 위충현의 눈 밖에 난 이를 모함하고 그 죄를 조작하여 잡아들인 후 혀를 빼고 눈을 뽑고 사지를 부러뜨려 자백을 받는 일이었다. 그의 손에만 들어가면 자백하지 않는 이 없었고 살아남은 자가 없었다. 그 희생자들의 가족 가운데 젊은 선비의 아내가 남편의 시신을 받아안고 통곡을 하며 “속의 한이 깊어 사흘을 토해도 모자랄 것이다.” 하니 여기서 나온 말이다. 

 

盲推引憎 (맹추인증) : 눈먼 추천은 되레 증오를 끌어낸다

 

조중동이 이부상서로 있으면서 인재를 발탁할 때 그 추천함이 사뭇 볼만하였다. 수전(水戰)에 능한 이를 사막으로 보내고 누루하치의 기병을 상대할 장수로 남방의 보병대장을 임명하였다. 숲속에서 바닷고기를 구하고 바닷가에서 송이버섯을 찾으니 이 절묘하도록 끔찍한 인사(人事)에 사람들은 치를 떨었다. “조선 사람들은 평양 감사도 제 하기 싫으면 그만이라는데 조중동의 추천은 사람 부아만 돋게 한다.”고 탄식하니 여기서 ‘맹추인증’이라는 말이 나왔다. 

 

猪邏羔導 (저라고도) : 돼지새끼가 순라돌고 새끼양이 군대를 이끌다

 

조중동이 한때 위충현의 명을 받고 몽골과의 국경을 순수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군대를 제대로 감독할 일은 만무했으니, 그가 가는 곳마다 술판이 벌어지고 안주 삼을 돼지와 양이 온 군영을 쏘다녔다. 뜻있는 선비들이 이를 불러 ‘저라고도’라 한탄하였다. 비슷한 용례의 우리 말 관용어로는 ‘개판오분전’이 있다.

 

祈疵銘陷 (기자명함) : 흠만 나오기를 빌며 남 망하는 걸 새기길 즐긴다 

 

조정 대소신료들이 술자리를 할 때 위충현이 오늘은 상하파탈하고 내가 누구를 지목하면 그가 무엇을 가장 잘하는지를 말해 보라. 뇌물을 제일 밝힌다고 해도 용서하리라 했다. 위충현이 조중동을 지목하매 이구동성으로 튀어나온 말이 “저분은 남의 흠 나오기를 빌고 남 망하는 사연을 즐겨 새기는 분이오.”였다. 여기서 남 말하기 좋아하고 망치기를 즐긴다는 뜻의 ‘기자명함’ 한자성어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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破家之寇 (파가지구) : 온 집안 박살내는 도적

 

위 상황에서 위충현은 껄껄대고 웃고 넘어갔으나 조중동은 이리 말한 이들의 이름을 낱낱이 적어 두었다가 후일 본인은 물론 온 가족을 도륙하고 구족을 멸하는 포악함을 부리니 사람들은 조중동을 두고 “온 집안을 박살내는 도적”, 즉 ‘파가지구’라고 부르며 두려워하였다

 

舌七郞歌 (설칠랑가) : 혀 일곱 가진 충신의 노래

 

그래도 충신이 있어 조중동의 악행을 고발하였으나 고발은 황제에 이르지 못하였고 조중동은 충신을 잡아들여 조소하였다. 충신이 준엄하게 조중동을 꾸짖으니 네 혓바닥부터 자르겠다 하자 충신은 내 혀는 일곱 개라 외쳤다. 

 

혀를 자르니 오른손으로 조중동을 욕했고 오른손을 자르니 왼손으로, 왼손을 자르니 오른발로, 오른발을 자르니 왼발로 글을 써 조중동을 저주하였다. 이에 왼발마저 자르자 머리카락에 먹을 묻혀 ‘토조중동가’(討朝中東歌)'를 일필휘지로 써내려가니 조중동이 이를 갈며 그 머리카락을 깎았다. 그러자 충신은 온몸에 먹을 묻혀 데굴데굴 구르며 썼고 조중동은 끝내 그 사지를 찢어 죽였다. 이에 백성들은 혀 일곱 가진 충신의 노래라 하여 ‘설칠랑가’를 불렀다. 불의에 굴하지 않은 기백 있는 충신의 절규를 기리는 한자성어. 

 

이렇게 여덟 개의 한자성어다.

 

조선비주 경제부장 한심토다 맹추인증

저라고도 기자명함 파가지구 설칠랑가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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