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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친구 아들

 

작년 12월 27일, <머니투데이>가 한 기사를 올렸다.

 

한동훈 뱃살 기사.png

출처-<머니투데이> 

 

정심교.png

위 기사를 쓴 정심교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는 이 기사를 통해 한동훈의 몸매를 음탕한 눈으로 훑었다. 난 해당 기사를 읽으며 요즘 말로 ‘시선 강간’이란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 기사에 나온

 

“군살 한 군데 없어 보이는 몸에 힘차고 빠른 발걸음은 ‘배가 나오고 팔다리가 가느다란’ 거미형 체형의 중년 남성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양새”

 

라는 평가는 일본 외설 문학이나 야오이(やおい=두 남성 캐릭터들의 연애를 묘사하는 장르 문화, 요즘은 BL(Boys Love)로 통칭)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묘사이다.

 

이렇게 기사를 통해 제 취향을 드러낸 정심교 씨는 그마저 성에 안 찼던지, 한 달 반쯤 지난 2월 10일 “복붙” 수준 기사를 다시 송고한다(심교 씨의 취향은 존중하는 바이다).

 

복붙 기사.PNG

출처-<머니투데이>

 

정심교.png

심교 씨... 

'지치득거'하느라 참 수고하십니다

 

12월 27일 기사와 다른 건 제목과 첫 문장, 사진뿐이었다. 복붙 수준이 얼마나 심했는지 <오마이뉴스>도 이를 꼬집었다. 

 

오마이뉴스.PNG

출처-<오마이뉴스> 링크

 

재밌는 사실은, 정심교 씨 외에도 비슷한 외모 취향을 가진 이들이 즐비한다는 점이다. 보수재벌경제건설사 언론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루가 멀다고 앞다퉈 한동훈의 외모를 찬미한다. 한국 근현대정치사에서 화려하게 데뷔한 정치신인들은 많았지만, 생김새와 패션, 몸매까지 요모조모 따져 후하게 평가한 경우는 흔치 않았다.

 

왜 그럴까.

 

보수재벌경제건설사 언론 정치부장단이 한날한시 모처에 모여서 자신들의 외모 취향과 딱 맞아떨어지는 차기 보수의 아이콘을 가열차게 빨아주자고 도원결의라도 한 걸까. 뭐 이심전심으로 ‘차기 보수의 떡잎’을 애지중지하는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도원결의까지는 아닐 듯하다.

 

‘돌아다니는 곳마다 사인 공세에 사진 찍자는 요청, 구름같이 모이는 팬덤, 늘씬한 몸매, 훈훈하게 잘생긴 외모,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무려 영어원서로 읽는 지성, 깔끔한 슈트빨과 남다른 패션 감각까지’ 

 

이런 언론의 평가를 보고 있자니, 내 안에 없던 게이 갬성까지 돋아나서 한동훈 품에 안겨보고 싶을 지경.

 

수려한 외모로 인해 젊은 여성 팬덤까지 굉장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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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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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유튜버들도

젊은 여성들이 난리 났다고 하는데... 

출처-<종이의 TV 캡처>

 

물론, 언감생심 내가 한동훈에게 비빌 수준은 아니다. 나는 한동훈과 동갑내기인 주제에 정심교 씨가 정확히 묘사한 ‘배가 나오고 팔다리가 가느다란’ 거미형 체형의 중년 남성이다. 다만, 우리집 마님은 대가리가 크고 배가 나왔는데 팔다리는 짧은 ‘티라노사우르스 체형’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나마 차이라면 차이.

 

사실 한동훈의 외모 찬양 근저에는 우리 사회의 ‘남아선호’와 ‘학벌주의’가 깔려 있다. <조선일보>와 그 언저리찌끄래기 언론들은 대한민국 노년층의 이러한 취향을 정확히 타켓팅하고 있는 것이다.

 

반듯한 강남부촌 출신에 서울대 법대에 소년 급제로 검사가 된 ‘아들’은 눈깔이 세 개에 콧구멍이 하나여도 잘 생겨 보일 수밖에 없다. 엄마 친구 아들은 언제나 완벽한 법이다.

 

 

대중이 느끼는 한동훈

 

<조선일보>와 그 찌끄래기 언론들의 오매불망과는 달리 대중들이 느끼는 한동훈의 실체는 여러 각도에서 사뭇 다르다.

 

일단 입만 열면 <조선일보>와 찌끄래기 언론이 피땀 흘려 분칠해 놓은 ‘엄친아’ 이미지를 깨부순다. 아침 등굣길에 옆집 아줌마를 마주쳤다고 치자. “어머~ 우리 동훈이 학교 가니?”라고 인사를 건네는데 세상 어떤 엄친아가 “제가 지금 학교에 등교한다고 판단하시는 근거가 뭐죠?”라고 되물을까.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한동훈 대화법 패러디 웹툰’처럼 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PNG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한동훈과 대학 동기인 이연주 변호사는, 한동훈이 동기들에게, 

 

한동훈 졸업사진.PNG

 

“안녕, 한동훈이라고 해. 강남 8학군 출신이지만 거리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

 

라고 자기소개를 해서 오히려 거리감을 만들었다는 소위 ‘버들골 사건’을 증언하기도 했다. 까치발과 가발 의혹(?)도 한동훈을 이해하는 데에 핵심 키워드 역할을 한다.

 

한동훈은 왜 모든 대화에 가시 돋친 공격성을 내비치고, 사진 찍을 때 아킬레스건에 한껏 힘을 주며 까치발을 들어서 기괴한 콤플렉스를 드러낼까.

 

까치발.PNG

 

한동훈은 외롭다. 친구에게 다가설 줄 모르니 과한 츤데레 기질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먼저 보인다. 뼈에 사무치도록 외로운 사람들의 자연스런 방어기제다. 하지만 세상을 향해 “나를 봐주세요”라고 외치고픈 마음에 까치발을 든다. 이 모든 게 ‘너무나 풍성한 머리' 라는 심각한 콤플렉스에서 온 것은 아닐까.  

 

세상 다 가진 듯 뭐 하나 남부러울 게 없을 것 같은 한동훈도 오로지 ‘무지막지 풍성한 머리’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기괴한 콤플렉스 덩어리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한동훈 가발.jpg

윤석열을 기다리며

풍성한 머리가 망가질까

걱정하는 듯한 한동훈

 

한동훈 인사.jpg

풍성한 머리 때문에

허리가 무거워

자연적으로 허리가 반으로 접히는  

한동훈

 

머리 사수.gif

마치 삼손과 같은 느낌일까.

너무나 풍성한 머리를 

누가 만질까

황급히 사수하는 듯 보이는 한동훈

 

국무총리실은 지금 당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유관기관을 총동원해 TF를 꾸리고 기획재정부는 국가 GDP의 5%를 배정해 ‘풍성한 머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머리가 과하게 풍성한 한동훈 대표님이 고통받고 있다는 말이다...!! 

 

‘초전도체’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이 '탈모'에 비해 역차별을 당하고 있는 한동훈과 같은 ‘풍성인’ 문제를 해결하면 그게 ‘초전도체’다. 노벨상은 덤이겠다. 선진국이 코 앞이다. 힘내자.

 

 

한동훈에게 피해자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1월 31일 한국나노기술원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현장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재명은) 테러로 정치 장사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동훈 나노기술원.PNG

 

같은 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자신이 피습당한 일을 거론하며 “정치테러는 특정 집단의 욕망에 따른 결과인 경우가 많았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온 세상이 알고 있다시피 한동훈은 검사 출신이다. 그냥 검사도 아니고 보수 재래언론에선 ‘조선제일검’이라는 휘황찬란한 타이틀까지 수여받은 특수부 검사다.

 

직업 특성상 ‘피해자’와 ‘가해자’로 나누어 바라보는 일에 익숙하리라는 건 쉬이 짐작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간 한동훈의 처신과 발언을 찬찬히 관찰해보면, 한동훈이 갖고 있는 ‘피해자’와 ‘가해자’ 개념이 우리 같은 범부들의 그것과는 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한동훈식 ‘피해자’란 항상 ‘이득을 보는 사람’을 뜻한다. 그래서 이런 한동훈의 세계관에 따르면, 암살미수 피해자인 이재명은 당연하게도 ‘정치 장사’로 이득을 본 사람이란 결론이 자연스레 도출될 수밖에 없다.

 

다만, 그의 기준은 특정 인물에게는 예외를 적용한다. 최은순과 김건희.

 

한동훈에게 윤석열의 장모 최은순은 수십억 이득을 남겼을지라도, 온갖 사기꾼들에게 둘러싸여 사기를 당한 피해자다. 사람을 워낙 잘 믿는 순진무구함이 남다르기 때문일까. 하지만 저 혼자도 아니고 간혹 딸과 함께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최은순 모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범들에게 통장을 이용당해서 23억이라는 큰 이익을 거머쥐기도 했다.

 

최은순을 물었는데 이화영으로 답해요_‥윤석열·이재명 대리전_ (2023.07.26_뉴스데스크_MBC) 0-48 screenshot.png

지난 7월, 법사위에서 박범계 의원이

그동안 그렇게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던 최은순이 법정 구속된 것에 대해 묻자,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의 답변  

 

최은순을 물었는데 이화영으로 답해요_‥윤석열·이재명 대리전_ (2023.07.26_뉴스데스크_MBC) 1-12 screenshot.png

 

김건희도 늘 피해자다. 돌아가신 아버지 지인임을 이용해 교활하게 접근한 조선로동당 파견 간첩의 몰카 공작에 이용당해서 수백만 원짜리 명품백과 명품 화장품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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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살면서 사기꾼이나 간첩을 한번 만나기도 힘든데, 최은순-김건희 모녀 주변엔 온통 사기꾼들뿐이다. 그렇게 범죄의 먹잇감이 되어 철저히 이용당하고 항상 큰돈을 번다. 이득을 봤지만, 한동훈에게 이들은 순진무구한 피해자일 뿐이다. 너무 안쓰러워서 눈물이 앞을 가리고 내가 다 분해서 욕지거리가 나올 지경이다. 

 

 

한동훈의 키워드 ‘억울함’

 

또 한 가지. 내가 심리학자는 아니지만 한동훈을 보면 독특한 피해자 개념과 더불어 ‘억울함’의 아이콘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동훈의 인생을 ‘억울함’이라는 키워드로 관찰해보면, 그의 모든 기괴한 언행이 아주 쉽게 이해된다.

 

종편 기자에게 철저히 이용당해 ‘검언유착’이라는 엄청난 범죄를 덮어쓸 뻔한 피해자이자 해당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하는 것도 모자라 현장에서 독직폭행이라는 폭력을 당하기까지 했다.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급격히 머리가 더 자라났다는 소문이 있지만 진위여부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한동훈의 어법이 ‘깐족거림’으로 비치는 것도 ‘억울함’이란 키워드로 접근하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한평생 ‘피해자’로 살아왔기에 그는 늘 억울하다. 나는 부모님과 선생님 말씀에 충실히 따라서 공부 열심히 했는데 학생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데모질이나 하던 껄렁껄렁한 놈들이 ‘민주투사’라며 사회적 존경을 받아서 너무 억울하다. 그런 면에서 한동훈은 시대의 ‘피해자’다. 

 

한동훈 억울.jpg

난 억울하다구요옷!

스트레스로 머리가 더 풍성해진 한동훈

 

평생을 그런 식으로 억울하게 살았기 때문에 “혹시 냉장고에 있던 주스 네가 먹었니?”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먹었으면 먹었다, 안 먹었으면 안 먹었다라고 답하면 될 것을 굳이 “제가 먹었다는 근거가 있나요?”라고 되묻는다. 억울충이기 때문이다. 

 

억울함이 온통 뇌를 잠식하고 있으면 자신을 강하게 어필하고 싶어진다. “아니에요! 내가 안 그랬어요! 난 억울하단 말이에요!”라고 24시간 세상을 향해 강변하지 않고는 못 사는 법이다. ‘까치발’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모발이 너무 풍성해 앞이 보이지 않기에 보상 심리 때문이라는 학계의 의견도 있다. 내 주위 풍성인 중엔 키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이가 한 명도 없어서 기각하겠다)

 

그렇게 평생을 피해자로 억울하게 살아왔는데, 요즘은 아주 행복하다. 가는 곳마다 할머니들이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한다. 걸어가는데 생닭도 막 덥석덥석 준다. 신문에는 빼어난 패션 감각과 늘씬한 몸매를 예찬하는 기사들로 도배된다. 튀김만 대충 들이밀어도 당내 정치인들이 황송하다며 넙죽 달려든다.

 

튀김.jpg

내 은혜를 받으라~

 

50년을 억울하게 살아왔기에 아직 깐쪽 어법은 완전히 벗어던지진 못했지만, 예전에 비해 얼굴은 많이 펴진 것 같다. 심지어 사람들이 막 잘생겼단다. 요즘은 밤에 잠도 잘 자고 입맛도 부쩍 당긴다. 아차차 몸매 관리에 신경 써야지.

 

왜 그런지 모르겠다. 혼자 있을 때 자꾸 빙긋이 웃음이 난다. 그러고 보면 세상은 참 살아볼만한 것 같다.

 

대한민국 정치가 사람 하나 살렸다.

 

한동훈 턱.jpg

흐뭇~

 

한동훈에 대한 분석은 끝났다. 이제 더 이상 그에게 궁금한 건 없다. 굳이 그와 관련하여 궁금한 걸 꼽자면, 한 달 뒤에도 그 웃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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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면 찌른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