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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백성들은 일제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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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수연 후보 페이스북>

 

전 대전지검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대전 서구갑 조수연 후보가 ‘망언’ 논란을 일으켰다. 조수연 후보는 자신의 SNS에 쓴 ‘광복절과 국치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 백성들은)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는 일제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릅니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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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후보의 해당 페이스북 글 전문

 

해당 발언은 인재 육성과 장학 사업의 `모범 사례`로 이토 히로부미를 언급한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의원과 5·18 민주화 운동 관련 발언으로 논란이 된 도태우(대구 중·남구) 후보 및 이른바 ‘난교 예찬’의 장예찬(부산 수영) 후보와 함께 극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며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판을 요동치게 만드는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15일 도태우 후보와 장예찬 후보는 국민의힘 공관위에 의해 공천 취소되었다)

 

또한 조수연은 지난 2021년 제주 4.3항쟁 기념식에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완전한 독립을 꿈꾸며 분단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당시 국가 권력은 제주도민에게 ‘빨갱이’, ‘폭동’, ‘반란’의 이름을 뒤집어씌워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죽음으로 몰고갔다”는 연설문 일부를 SNS에서 인용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 제주폭동을 일으킨 자들이 완전한 독립을 꿈꾸며 분단을 반대했는가! 아니면 김일성, 박헌영 지령을 받고 무장 폭동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를 꿈꾸었는가. 역사를 왜곡하면 안 된다. 그것도 대통령이란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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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수연 후보 페이스북>

 

다시 조수연이 썼던 ‘광복절과 국치일’로 돌아와 보자. 그 글의 내용 중 일부에는 일견 수긍이 가기도 한다. 그는 고종을 욕했다. 조선 패망의 제일 큰 책임은 무능하고 부패했던 군주인 고종에게 있다는 것이다. 사과 한 알이 1만 원에 육박하고 무역수지가 북한보다 떨어졌으며 세수가 빵꾸나서 과학기술 R&D 예산이 반토막 난 작금의 꼬라지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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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조선 민중이 일제강점기를 달가와 했느냐는 건 전혀 다른 얘기다. 을사늑약 직후 시일야방성대곡으로 대변되는 지식인들과 민중들의 각종 거부 운동, 그리고 3.1운동으로 상징되는 치열한 저항과 투쟁의 역사를 깡그리 지워버리는 주장이다.

 

제주4.3항쟁도 그렇다. 조수연의 주장대로라면 생후 20여 일 된 젖먹이가 김일성, 박헌영의 지령을 받고 사회주의 혁명을 꿈꿨다는 얘기가 된다. 이게 사람 새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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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겠다. 넌 좀 맞자. 뚜씨!

 

닭이 먼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나는 모른다. 국민의힘이 자신들에게 딱 맞는 인재(?)들을 용케도 잘 찾아내는 것인지, 아니면 그런 인사들이 국민의힘에 몰려서 공천을 신청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뭐 따지고 보면 같은 얘기겠다. 여하튼 이른바 ‘병신자석’처럼 국민의힘 DNA에 끌리는 무언가 있는 것이겠다.

 

그들의 역사 유전자

 

그네들의 세계관과 역사관은 단순하다. 거짓부렁을 늘여놓거나 단순 팩트 중 몇 가지만을 늘어놓고 그것이 ‘역사’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역사는 단순히 팩트의 나열이 아니다. ‘해석’이 함께 해야 한다. 사실과 해석은 역사의 두 축이다. 뉴라이트 역사관이란, 일테면 전철 배려석에 앉은 임산부 면전에 대고 “섹스했네! 섹스했어!”라고 외치는 것과 같다. 섹스한 건 맞지, 헌데 그러한 행동은 사회성의 맥락과 인간에 대한 예의라는 측면이 거세된 것이다. 그 유명한 황석영의 ‘삼식이論(론)’이 2024년 우리 사회에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이 기가 찰 노릇이다. 

 

(혹시 모르는 분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소설가 황석영 선생이 대구에 있는 문인들 모임에 갔었는데 어느 젊은 대구 지역 문인(이문열)이 김지하에게 “이완용은 명필”이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그걸 들은 황석영이 “동학혁명 때 삼식이가 일본군 총에 맞아 죽으면서 ‘이완용은 명필이다!’하고 죽냐? ‘이완용은 매국노다!’하고 죽지!”라고 일갈한 일화에서 나온 말이 ‘삼식이論’이다. 이완용이 명필인 건 팩트일지 모르나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서 이완용이 의미를 갖는 건 ‘매국노’라는 정체성에 있다는 말이다)

 

정작 시민들은 서로 관광도 많이 오고가고 서로의 문화예술을 향유하며 가깝게 지내고 있는데, 왜 일본 극우와 대한민국 극우는 찰떡같이 어깨동무하고 시시때때로 가만히 있는 한국인들 염장을 지르나. 일본 극우 입장에서야 일본 극우니까 그런다고 쳐도 저 반푼이들은 도대체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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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이르기를, 다른 도둑질은 다 해도 씨도둑은 못 한다고 했다. 진짜 문제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선보인 국민의힘 후보들의 망언 퍼레이드가 23대 총선에서도 고스란히 반복될 것이 거의 100%에 가깝다는 것이다. 5.18 민주화 항쟁 당시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주장, 일제 강점기가 조선을 발전시켰다는 주장은 국민의힘 DNA이자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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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김종혁 국민의힘 고양병 국회의원 후보 페이스북> 

 

<건국전쟁>이라는 다큐를 보며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건 취향과 감성의 영역이 아니라 유전자의 영역이다. 망언이 반복될 때마다 징계위에 회부하는 쑈를 하지만 결국 이승만-박정희-전두환의 DNA는 못 바꾼다. 글자 그대로 태생이고 유전자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힘 다음 대선 후보는 그 당에서 제일 꽃게를 좋아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그’가 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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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지는 안알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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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면 찌른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