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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들이여 단결하라

2011-10-1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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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0. 10. 월요일


사회부장 산하


 


전국의 방위들이여 단결하라 !


 



지금 한국에는 면제의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 병역은 의무이자 권리일 뿐 특권도 아니고 형벌도 아니다. 병역필은 자랑스러운 일이나, 그렇다고 각자의 사정으로, 또는 법에 따라 병역을 이행하지 않았거나 이행할 필요 없는 이들 앞에서 바바리맨처럼 까놓고 보이거나 면제받은 이들을 홀대할 수 있는 자격증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을 배회하는 면제라는 이름의 유령 앞에서 우리는 분노한다. 이행의 의무를 권력과 돈을 싸바른 방패로 밀어버린 이들이며 "내가 병신이냐 군대 가게"라는 조소를 흘리던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 조소의 대상이 되었던 어둠의 자식들가운데에서도 우리 방위들은 지금까지 모진 멸시와 차디찬 조소에 시달려왔다. 밤만 되면 기어나오는 바퀴벌레들이라는 욕설에 위병소에서의 오리걸..., 제대 후 가진 미팅에서 방위 출신이라는 말에 일그러지던 여자 얼굴까지 그 아픔을 어찌 필설로 다하랴. 그 중에서도 가장 참기 힘든 것은 터무니없는 유언비어였다.


 





 


"전쟁 나도 6시에 퇴근한다."


-우리가 언제 칼퇴근을 했다고 이러는가.


 


"도시락을 흔들어 적의 레이더를 교란한다."


- 플라스틱 도시락과 보온밥통은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 때는 배식받았다.


 


"적의 포로가 되어 식량을 축낸다.".


-그럼 현역은 포로되면 단식투쟁할 거냐!!!


 


아 그러나 우리는 묵묵히 참았다. 단지 우리가 방위라는 이유만으로, 그래도 또래 젊은이들이 내무반에서 고생할 때 집에 가서 엄마 밥을 먹는다는 위안으로 그 통절한 설움과 부당한 유언비어를 인내하였다. 동네 꼬마 뿐 아니라 강아지들까지 똥방우 똥방우라고 짖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너와 내가 아니면 누가 돌리랴 예비군 통지서를 누가 돌리랴. 너와 내가 아니면 누가 외치랴 등화관제 불 끄라고 누가 외치랴군가를 목메어 부르며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이것 또한 나라의 부름이요, 나라가 지정한 나의 쓰임새가 아니더냐.


 


도무지 병력 규모를 가늠할 수 없어 김일성의 남침 야욕을 꺾었던 자랑스런 단기 사병 군단의 자긍심,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 자긍심 하나로 18개월, 또는 6개월을 박박 기지 아니하였더냐.


 


아 그런데 오늘, 기가 막힌 한 마디가 예비역 상병의 가슴을 찢는다. 면제의 유령이 가장 많이 설치기로 이름난 저 유령의 집, 면제 아닌 자가 소외되며 군대 갔다 온 자는 "네 부모가 너를 버렸구나" 동정의 대상이 되기에 너끈하다는 저 신의 아들들의 집합소인 한나라당.... 그 당의 서울 시장 후보 대변인 안형환이란 이가 내뱉은 한 마디에 그만 머리를 싸매고 드러눕고 만다.


 


박원순의 방위병 복무는 특혜이며 후보직 사퇴까지 고려할 중대 사안이란다. 방위병이 특혜란다. 현역병들의 조소와 여자들의 경멸과 심지어 회사 면접 때의 어딘가 나사 빠진 인간 취급까지도 참았던 예비역 방위 여러분. 대체 우리가 무슨 특혜를 받았으며 나라에 무슨 죄를 지었는가. 2대 독자는 우리 때도 6개월 방위 처분을 받았는데, 13살 때 작은 할아버지 집에 입적되어 부사망독자로서 ‘1969에 방위 근무한 것이 병역기피란다. ‘행방불명으로 군 면제를 받았던 자가 대표로 있었던 정당의 국회의원이 그렇게 방위를 받은 건 특혜니까 서울 시장 자격도 없단다. 방귀를 입술로 뀌어도 분수가 있지 않은가.


 





 


전국의 예비역 상병, 예비역 일병들이여 단결하라. 우리의 병역을 특혜로 폄하하는 저 면제의 유령들에게 부적을 붙이고 흙 속으로 몰아넣자. 우리가 잃을 것은 멸시의 시선이요 얻을 것은 더러운 특혜의 결과도 아니고 빽 써서 얻은 특권도 아닌 명예로운 병역 필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