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루저가 루저에게

2009-11-17 13:00

작은글씨이미지
큰글씨이미지
신짱 추천0 비추천0

2009.11.17.화요일
작지아나


 


미녀들의 수다는 이슈 블랙홀?
 


어떤 미녀?께서 작은 키= 루저라는 수다를 떨다가 떡실신 5분전이 되었다 하더니만 급기야 분을 삭이지 못한 어느 상처 받은 루저께옵서 해당 프로그램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손배소를 제기했다 한다. 구찮게스리 법적으로까지 갈 필요가 있었나 싶지만 많은 루저들께서 돈 벌려고 하는 소송이 아니고 '작은 것들의 명예를 위한 전쟁'이라며 동조하는 분위기다.


 


자타가 공인하는 '작지아나' 역시도 초절정 루저에 해당하지만 그뇨의 그깟 발언에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그건 관악산에서 1시간, 북한산에서 2시간 등등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극한 고행 때문이 아니라 일상에서 키작은 남자가 대접 받지 못한 것은 이미 오래 되었다는 자각 때문이었다.


 


작은 키들은 잘 안다. 주변 노총각들 중 키 작아 맞선에서 딱지 맞는 경우는 대관령 밤하늘 별처럼 헤아릴 수 음씨 많음을. 짝짓기 회사에 프로필 등록할 때 남성의 키는 등급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비중도 크다. 이는 츠자도 마찬가지다. 그런 것들을 경험할때마다 내가 치를 떨었다면 애저녁에 염라대왕과 내기바둑이나 두고 있었겠지. 엿같은 기분이겠지만 우리 사회의 적나라한 얼굴이다. 무엇보다도 씁쓸한 건 굴직한 이슈들이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바스트- 웨스트- 힙


 


이른 바 3대 사이즈. 여기에다 이땅으 여성들을 구겨 넣고 점수를 매겼던 미개한 대회가 몇 시간 내내 방송을 타던 시절도 있었다. 물론 뽑히는 미녀에게도 키 제한은 있었다. 이 기준에 들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시집이나 가겠냐는 둥 못 생긴 여자들은 길거리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둥 남자들이 그간 저질러 왔던 문화는 지금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가슴이 작다, 허리가 굵다, 궁뒤


가 축 늘어졌다, 무 다리다,고 온갖 멸시를 받았던 여성들이 거금을 들여 기어이 성형수술을 하고야 마는 이유는 뭔가. 남성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전반의 문화적 질서속에서 여성으로서 생존하기 위한 몸부림 아니던가.


 


남성들의 만연화, 고착화된 여성 줄세우기 문화는 내버려 둔 채 철딱서니 없는 그뇨들의 수다 몇마디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분기탱천하는 그대 남햏들아, 니들이 뇨자들 점수 매기는 괜찮고 뇨자들이 니들 점수 매기는 건 고깝냐?  니덜이나 나나 그뇨보다 월등히 싸가지가 높다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지 정녕코 의문이다. 쭉쭉 빵빵한 츠자와 아닌 츠자를 구별하여 대놓고 찬탄하거나 은근히 무시하거나 하지 않았더냐?. 방송이던 아니던, 공개석상이던 아니던 내 경험에 의하면 남자들의 여성비하 역사는 찬란하고도 찬란하여라, 이다. 공중파를 보라. 심심치 않게 여성비하가 일어나고 있다. 다만 남햏 니덜이 둔감해서 몰랐거나 알아 챘어도 내 일이 아니니 신경을  껐던 거 아니냐.


 


다큐속의 다양한 과학적 실험들


 


매력에 관한 서양의 다큐였던 걸로 기억한다. 다양한 사례와 실험을 통해서 매력의 정체를 알고자 했었다. 미국 신문에는 짝을 찾는 광고가 종종 등장하는데 여자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는 남성의 비결은 다름 아닌 키였다. 츠자를 구합니다라는 광고 문구에 부동산,자동차, 주식, 연봉이 아무리 매력적으로 써 놔도 "저의 키는 180 이상입니다" 가 있어야 여성들로 부터 전화가 많이 오더라. 키를 공개한 남자들은 누가 시켜서 한게 아니라 본능적으로 한 것이었다.


 


좋은 조건을 나열하고 키를 공개하지 않았을 경우, 이따금 걸려오는 전화속 여자는 남자의 키부터 묻더라. 이유는? 수영장이 딸린 집에서 놀다가 저녁에는 근사한 요리와 와인을 먹고 고급 침대위에서 황홀한 밤을 꿈꾸는데 베드신 상대가 키작은 남자라고 대입하면 상상마저도 확 깬다나 시바. 이왕이면 큰 놈품에 안기고 싶단다. 과학자들이 말하길 키 큰 남자가 생존에 유리하고 태어날 2세도 유전적으로 건강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츠자들이 남햏의 키를 밝히는 것, 그거슨 본능이었다 시바. 그 장면에서 정말 울고 싶더라. 키작은 것들은 첨부터 태어나면 안되는 것이었더냐 하면서 흑흑흑.


 


그래도 절망하기엔 이르다. 신체의 특성을 따지는 건 생물학적인 차원에 국한된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여러 직종의 남자들이 수영장에서 테닝을 하고 있다. 아리따운 츠자가 지나가면서 남햏들을 눈여겨 본다. 근육질의 몸을 가진 남자들이 우선 선택된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 갔을 때 그 근육질이 만화책을 보고 낄낄 대고 있었고 옆의 옆의 남자는 뉴욕타임즈를 보고 있었다. 츠자는 바로 그 남자를 골랐다.


 


츠자들은 신체를 우선적으로 보지만 남햏의 두뇌를 더 우선시 하더라 이말이다. 이 또한 본능이었다. 근육질 자랑도 좋지만 생각의 근육도 좀 길러야 하느뉘라 오호홋. "풋볼 선수들 멋지지여, 하룻밤 즐기기 참 좋쳐. 하지만 곧 질려욧. 그들이 구사하는 단어가 몇 개밖에 안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효. 사회 평균적인 지식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욧. 텅빈 머리의 남자와 평생을 함께 할 수는 없지용"


 


그 다음 장면이었다. 키 크고 근육질 남,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신체 평범한 하버드 생, 마술이나 악기 연주등 재능있는 남, 유머를 잘 구사하는 남 등등이 있었다. 이번엔 유머감각이 있는 남자가 선택 되었다. 신체적 조건은 훌륭한데 머리가 나쁜 남자는 싫고 머리는 좋지만 고리타분한 남자도 밥맛이다. 신체적 조건이 좀 딸려도 머리가 좀 나빠도 유머감각이 많은 남자는 지루하지 않고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것이다, 라고 판단 한다나. 이것 역시 본능이었다. 하지만 이런 조건들은 사랑 앞에서는 다 무용지물이었다. 만일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신체적 조건만 고려한다면 나머지 다양한 매력들을 포기하는 것이 된다. 그러니까 키 180 이하는 루져야 라던가 10억 이하의 남자는 아웃이야 등의 단순 조건만을 고집하는 여자는 자신에게 훨씬 더 좋을 수도 있는 남자를 만나기도 전에 이미 포기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얼마나 멍청하냐. 인간에게 있어 최고의 행복은 사랑이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조건이 좋으면 사랑이 생긴다고 생각하는 부류가 많다. 조건만을 쫓는 골빈녀와 골빈남이 많다는 건 사랑을 쫓는 이들에겐 참말로 다행스런 현실이다.


 


남자 니덜이 가슴크고 허리 잘록하고 엉덩이 큰 여자를 선호하는 이유도 본능이다. 엉덩이가 크다는 건 자궁이 크고 튼튼하다는 걸 뜻한다. 태아가 안전하게 자라기에도 출산하기에도 유리하다는 증거다. 가슴이 크면 모유도 많이 나온다 생각한다. 잘록한 허리와 윤택한 피부는 여성의 건강상태가 최상이라는 뜻이다. 남자들의 유전자에 각인된 여자들의 조건 되겠다.
 
루저 발언보다 더한 화끈거림


 


논란이후 방송을 보았다. 그런데 정작 나를 민망하게 한 것은 루저 발언이 아녔다. 한국녀는 여자가 꾸미고 나가는데 투자가 많이 따른다, 그런 전차로 데이트 비용은 무조건 남자가 내야 한다는 발언이었다. 예쁜 옷입고 비싼 악세사리 하고 고급 화장품을 쳐바르는 등 내가 이만큼 갖춰줬으니까 먹거나 가거나 노는 비용은 모두 남자의 몫이란 것이다.


 


황당한 표정의 서양녀가 한국녀한테 무슨 손님 받으러 나가냐고 했다. 그건 너 콜걸이니?하는 표현을 우리말로 순화한 것이다. 만일 남자가 최고급 악세사리로 치장을 하고 스포츠카를 타고 나가면 자동차 연료와 음식값은 여자몫이어야 한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 망신은 이뿐만이 아녔다. 한국녀가 왜 서양대학생녀는 핸드백 대신 백팩(등에 메는 가방)을 메고 다니냐고 물었다. 서양녀는 명품백에 어떻게 책들이 들어가냐고 되묻는다. 아 이 화끈거림이여. 한국대학생녀는 공부안한다고 아예 광고를 하지 그래. 결정타는 이거였다 "사랑이 밥먹여 주는 거 아니잖아요". 이거는 좀 닳고 닳은 어른들이 하면 이해가 되는데...고작 대학1년 짜리가 언제 저리 세파에 찌들었을꼬, 했다.


 


호프집에서 알바 할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이십대 후반녀 넷이서 앉은 테이블이 서빙 대기하는 곳과 가까워서 본의 아니게 그녀들의 수다를 듣게 되었다. 니들 내 일에 신경 꺼, 난 돈 많고 명짧은 할아버지랑 몇년 살다가 이혼해서 위자료 받아서 폼나게 살거야. 평범한 회사에 다니고 죽어라 일하는 인생 난 못 해. 어디 제대로 놀러는 가겠니, 어느 천년에 전세 면하고 내집 장만하니. 시장통에서 콩나물 사면서 천원짜리 한장에 벌벌 떨고 백화점 쇼핑도 맘대로 못하는 구질구질한 인생 너희들이나 살엇!......


 


친구들이 그래도 노인네하고 어찌 사냐, 후회할께 분명하다며 다시 생각해 보라고 하니까.그녀는 또박또박 말했다. 나는 탱탱한 몸 주고 노인네는 있는 돈 내게 주고 이정도면 공평한 거야! 사랑이 밥멕여 주냐? 니들도 정신차리고 돈 많은 남자 잡앗......그녀의 당찬 하이킥에 친구녀들은 시공을 잊은 듯한 표정으로 침묵과 하나가 되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



키작은 남자가 실패자라는 정의가 정작 중요한 이슈들을 다 잡아 먹었다. 세종시, 4대강, 서해교전, 친일인명 사전등 굵직한 이슈들이 한꺼번에 사라졌었다. 당 발언을 한 여대생은 공공의 적이 되어 범법자 이상의 대우를 받고 있다. 그뇨의 한심한 수다 한방에 대란이라도 일어난 듯한 반응이다. 어쩌다 우리 꼬라지가 이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다. 그녀가 실패자로 정의한다고 해서 정말 키작은 남자가 실패자로 규정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명품에 목숨을 걸던, 키 큰놈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하건, 사랑보다 돈이 훨 좋다고 여기건 걍 내비둬~도 될 문제 아닌가. 그녀들이 강남에 살고 싶다는 이유로 후배를 시켜 지 부모를 죽이고 보험금을 타내려던 10대 학생놈 수준은 아니지 않은가. 말로는 친서민정책을 가장 많이 펼치는 정권이라고 떠벌리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서민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이명박 수준은 아니지 않은가. 일본의 개와 말이 되겠노라 혈서 써서 독립군 때려잡던 지 아비가,  친일파가 아니라고 주장하던 아들놈 수준은 아니지 않은가.


 


좌우당간 내말의 요지는 함량미달의 사고를 지닌 미녀들에 분노하는 것은 에너지 낭비라고 생각한다. 그것 말고도 싸울 일 많으니까. 그리고 비난의 화살이 정작 날라가야 할 곳이 있다면 바로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한 놈들이다. 최종 책임은 제작진이 지는 거니까. 이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대학 1,2학년 애들 수준이야 그렇지 모. 걔들은 지들 부모망신 시킨 걸로 충분한 댓가를 치뤘다 생각한다.


 


인간은 복잡하고 다양한 측면을 가진다. 유전적인 측면, 생물학적인 측면, 생태학적인 측면, 사회적인 측면, 문화적인 측면..... 만일 누군가가 생물학적인 측면만 놓고 또 다른 누군가를 실패자라고 규정짓는다면, "나는 무지합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이라 생각해라. 만일 일상에서 위와같은 고백을 하는 년놈을 만나거들랑 욕바가지 대신 분유 한통 보내줘라. 먹고 어른 되라고.


 


인간으로 태어났냐? 사랑할 줄 아냐?


그럼 루저 아니다.


 




두둥~ 신이시여 왜 저는 이 모양으로 태어났음니껴~
벌써 몇번째 딱지 인지 모르겠슴돠 이럴거면 차라뤼 죽어 버리겠슴돠 ㅜㅜ


키라도 작으면 거기라도 커야지 만일 신을 만나게 되면 신 너부터 죽여버릴꺼야 개새꺄~~ 아아아


키 작아 연거푸 딱지나 맞는 대한민국 대표 표본 루저~ 서글픈 작지아나,


설상가상 거기 마저도 신의 저주를 받아 침실연애에서 쓰라륀 좌절을 맛봐야 했던 불운의 싸나이.


거기를 키우기 위해 무작정 영혼을 저당 잡혀야 했던 그의 자전적 영화가, 2009년 가을 이땅의 루저들의 심금을 울린다.
작지 앤 아나!.... 잃어 버린 뻔데기를 찾아서,


 


             딴지일보 빤쓰속 통신원 작지아나 (Notsmallsize@gspotmail.orgasm)
                                                             ↑ 장난 친건데 생성되네 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