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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축] 세계 최강에 우뚝선 한국의 비보이들

2002.11.24.일요일
딴지 문화부

    UK 챔피언십


    Battle of the year


    Session Japan


이게 먼지 모르시는 분덜도 많이 계실지 모르겠다. 이게 머냐면 세계에서 굵직굵직한 브레이크댄스 대회의 이름덜임다.


근데 왠 뜬금없는 브레이크 댄스 얘기냐구요?


이런 큰 대회들에 울 나라의 비보이들이 출전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UK챔피언십 대회 우승
   BOTY (Battle Of The Year) 우승
   Session Japan 준우승


그렇습니다. 추운 지하철역 바닥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아이덜이 긴 역사와 넓은 저변을 갖춘 세계 각국의 강팀들을 물리치고 한국의 비보이들이 인정을 받은것입니다.



2002 BOTY에서 우승 후 기뻐하는 한국팀 익스프레션


게다가 더욱 충격적인건 딴지가 그렇게 개 무시하는 좃선 스포찌라시 기자는 BOTY 결선이 있는 독일까지 가서 취재를 해왔다는 것임다.


자세힌 모르지만 아마 BOTY 한국예선부터 스포츠 좃선이 스폰서였던거 같습니다.


거기 홈피에 가보면 한국대표였던 EXPRESSION의 인터뷰부터 퍼포먼스, 배틀까지 실시간으로 볼수있게끔 정리가 아주 잘 되어 있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그러나 평소에 즐겨보던 딴지에서는 오버그라운드에서의 가요계를 비판하면서 언더음악만큼 소외받고있는 비보이를 비롯한 댄서들에 대한 이야기를 일언반구도 꺼내지 않는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실망하고 있던 터에 세계각국에 울려 퍼지는 우승소식에 탄력받아 부족하나마 직접 한번 글을 쓰기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참 제 소개를 간략히 하겠습니다.


본인은 20대 후반의 직딩임다. 고딩시절부터 현진영과 와와의 춤을 보고 충격을 받으면서 춤에 빠진 이후 지금껏 가슴 속에 댄서라는 이름을 새기며 자긍심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나이가 먹어도 계속 춤을 즐기면서 출 것입니다. 주변사람의 편견어린 시선보다 제 가슴의 열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


또 이건 원래 비밀인데 본인의 결혼식의 축하공연을 비보이가 했었슴다. (그렇슴다. 게다가 저는 유부남이었던 것입니다.)


식장안에서 비보이가 에어트랙, 나인틴등의 기술을 꽂아대는 것을 보는 내빈들의 표정이란...-_-;


그러나 저는 그런 우려가 있었음에도 그가 본인의 결혼을 축하해준다는것에 대해서 정말 행복했슴다. (못믿겠다고? 울집에 비디오 있으니 확인하고 싶으면 저한테 연락주셈..) 전 원래 어지간한 연예인보다 실력있는 댄서를 더 좋아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기때문에.....  


 


  - 아사아 국가로써 최초의 우승 - Battle of the year -


배틀 오브 더 이어 라는 대회는 Free style session과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큰 비보이들의 배틀대회 되겠슴다.


이 대회의 특징은 우선 각 팀들이 준비한 퍼포먼스 공연을 하고 그중 가장 뛰어난 4개팀을 뽑아서 배틀을 하는 방식이라는 점임다. 근데 두팀씩 준결승전을 치르고 결승전을 하는 방식은 아니고  First Place Battle 과 Third Place Battle의 두 번의 배틀만을 치르게 됨니다.


그리고 First Place Battle에서 승리한 팀이 대회의 우승을 차지하게 되는 것임다.


그러니깐 퍼포먼스를 전체에서 4위안에 들어야만 배틀을 할 자격이 주어지고 퍼포먼스의 점수가 더 높은 두팀이 바로 결승배틀을 치르게 되는 거라고 말씀드릴수 있습니다.


(실제로 BOTY는 퍼포먼스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BOTY출전이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번째입니다.


작년에 Visual Shock라는 팀이 대한민국의 이름으로는 최초로 출전하여 퍼포먼스에서 1위를 차지하며(배틀은 4위) 세계 사람들을 까암딱 놀라게 했었더랬슴다.



2001년 시상식 때의 모습..


당시 Visual shock가 BOTY에 출전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어느정도의 기대감은 가지고 있었지만 솔직히 퍼포먼스를 우승하면서 배틀까지 가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었슴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암만 잘해도 이번 월드컵에서 4강을 예상한 사람 거의 없었던것과 같다고 보시면 무방할 꺼심다.)


인터넷의 비보이 사이트들은 완전 잔치집 분위기였고 한편으론 그들의 활약을 보고 싶다는 말들이 게시판을 가득 채웠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포기하려던 찰나 작년 대회 자료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퍼포먼스는 말로 표현할수 없을만큼의 감동을 저에게 안겨주었습니다. 그들은 정말 준비를 많이 했었고 준비했던 것들을 훌륭히 보여주었슴다. Korea라는 나라가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잘 몰르는 관중들이 우리팀의 공연에 열광적인 환호에 저는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던 것임다.   T, , T



2001년 Visual Shock의 퍼포먼스 마지막 장면..


당시 퍼포먼스에서 대박을 터트린 Visual Shock는 뽀너스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강팀인 미국의 헤빅코로라는 팀과 배틀까지 붙게 됨니다. 예를 들자면 서장훈, 현주엽, 전희철 가튼 선수들이 샤킬오닐이나 케빈가넷, 빈스카터 같은 NBA대표선수들과 진정한 맞짱은 상상하지도 못하는것과 마찬가지로 저는 물론이고  막상 배틀을 하는 그들도 실감하지 못하는거 같았습니다.



영진님의 깔끔시런 프리즈 


약간의 긴장과 역시 강한 상대팀으로 말미암아 배틀에서는 4팀중 4위를 기록했지만, 그래도 그건 정말 대단한 성과였슴다. 그리고 내년엔 이만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마음 한편에 들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해가 바뀌어 2002년...


본선만큼이나 치열했던 한국예선에서 우승한 익스프레션이 이번에는 독일에 가서 진짜 WINNER가 되어버리는 엄청난 사건이 터져벼린 것임다.


작년의 Visual Shock은 이 바닥에서 한가닥하는 대단한 비보이들의 연합팀이었던 반면(예전 경인방송에서 했던 배틀프로그램의 심사위원들이 대부분일 정도로..), 반면 익스프레션은 다른 멤버의 보강없이 단일팀이라는 핸디캡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이전보다 퍼포먼스의 수준이 더욱 높아져서 배틀을 하는 것 자체도 상당히 어려워졌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강팀을 상대로(프랑스의 베가본즈라는 팀임다) 배틀의 주도권을 잡아가며 춤을 즐기는 여유로움까지 느끼게 하는 그들의 모습은 저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비보이(+매니아)들에겐 엄청난 감동이었습니다. 물론 세계각국의 많은 사람들은 올해 배틀대회를 거의 싹쓸이한 한국의 비보이들을 대단하게 생각하구요.(최소한 우리나라에서 보다는..)



홍열님의 작살 프리즈연결..  


그렇습니다.


TV 쇼프로그램에서 립신구 하시느라 힘드신 가수분들을 위해(?) 간주부분에 10초쯤 헤드스핀과 에어트랙을 냅다 후려치구서 쏜살같이 무대를 내려가던, 막상 오버씬에서 얼굴없는 스턴트맨같은 정도의 인정밖에 받지 못하던 그들은 온몸은 멍투성이가 되어가면서도 묵묵히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 세계 유수의 강팀들을 제치고 결국 우승을 차지한 것임다.



루틴에 이은 단체 프리즈


제가 이글을 씀으로써 우리나라의 비보이 문화의 저변과 그들의 대우가 바뀐다는 기대는 저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읽으시는 여러분들이 아~ 한국이 우승했구나.., 혹은 울나라가 비보이 강국이로구나.. 하는 정도로 알아주시는것 만으로도 큰 의미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보이님들께서는 이번 BOTY2002나 UK, SESSION JAPAN에서 우승했음에도 막상 변한 것 하나도 없이 또다른 배고픈 생활을 해야 하는 여러 비보이님들에 대한 저의 최소한 감사의 표시라고 생각해주심 감사하겠구요.


오늘도 변함없이 차갑고 딱딱한 바닥에서 온몸을 아끼지않고 연습하는 모든 비보이들에게 감사의 말 전하면서 허접스런 글 마치겠습니다.



딴지 문화부 브레이크 댄스 전문우원
Ebinem (dbreak1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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