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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사커] 챔피언스리그 1라운드 결산

2002.11.18 월요일

한국 유럽축구본부
 

최고 중의 최고를 가리는 챔피언스리그


지난 9월 18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해 8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 02~03 시즌 챔피언스리그가 각국을 대표하는 구단간의 치열한 접전 끝에 본선 1라운드를 마감했다. 총 32개팀이 출전한 본선 1라운드에서 2달여간의 무한경쟁 속에 최종 16개팀이 행운의 2라운드 진출 티켓을 따냈다.




꿈의 향연, 유럽 최고 권의의 대회라는 수식어가 딱 어울리는 챔피언스리그. 2라운드에 진출한 16개팀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무척이나 복잡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과 경기방식에 대해 최대한 간결하게 설명, 왜 챔피언스리그가 왕중 왕 대회로서 손색이 없는 지부터 알아보기로 하자.


우선 챔피언스리그는 대회 명칭에서 드러나듯 각국의 정규리그 챔피언들을 위한 대회이다. 다만 UEFA(유럽축구연맹)에서는 각국의 클럽 실력차이를 고려해 국가간 클럽 랭킹을 도입, 높은 점수를 받은 A그룹 국가의 클럽에게는 좀 더 많은 출전권을 할당하고 있다.


A그룹에는 소위 빅리그라 불리는 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리그가 포함된다. A그룹에 포함된 정규리그 1, 2위 팀, 또 B그룹의 1위팀 등에게는 챔피언스리그 본선 자동 출전권이 주어지고 나머지 클럽들에게는 홈앤 어웨이 방식으로 챔피언스리그 예선을 거쳐 승자가 본선에 합류하게 된다.


쉽게 얘기하면... 실력이 있는 16개 팀에게는 챔피언스리그 1라운드 본선 자동 출전권을 부여하는 것이고 실력이 다소 떨어지는 32개 팀에게는 한 차례의 시험무대를 통해 승리한16개팀에게만 1라운드 본선 티켓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챔피언스리그는 각국의 정규리그 우승팀들간 경기를 통해 그 중 진정한 유럽 챔피언을 가리는 대회라 할 수 있다. 즉 챔피언중의 챔피언, 왕중 왕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 그러니 이 대회에 유럽, 아니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현재 02~03 시즌 챔피언스리그는 본선 1라운드를 끝낸 상태다. 32개 구단들이 4팀씩 8개조로 나뉘어 홈앤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치렀고 2라운드에 진출할 16개팀이 정해졌다. 이들은 곧 조추첨을 통해 4개 조로 나뉘며 같은 방식으로 8강을 가린 후 홈앤 어웨이 토너먼트전을 통해 최종 결승진출팀을 가린다.


02~03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단판 승부이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릴 예정이다.


 2라운드 진출에 성공한 16개 구단은?


전통의 강호들이 대체적으로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물론 00~01시즌 이 대회 우승팀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통산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에 빛나는 리버풀(잉글랜드)의 탈락은 충격적이지만 그 명성이나 실력에서 알려질만큼 알려진 유명구단들은 2라운드 진출팀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FC 바젤의 아투바와 리버풀의 대니 머피가 볼경합을 벌이고 있다.


우선 스페인에서는 지난 시즌 우승팀이자 10번째 우승 타이틀에 도전하는 하얀 사자군단 레알 마드리드와 본선 1라운드에서 유일하게 6전 전승을 기록한 바로셀로나, 신흥 강호 발렌시아와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가 각각 16강에 올랐다.


C조에 속한 레알 마드리드는 올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됐지만 다소 실망스런 경기력을 보였다. 6경기에서 15골을 터뜨린 막강한 공격력에도 불구하고 2승3무1패(승점9)로 AS 로마와 동률을 기록한 것. 상대전적을 우선시하는 챔피언스리그 규정에 의해 조1위로 1라운드를 마감하긴 했지만 이에로가 이끄는 수비진의 불안과 기복이 심한 경기력 등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로 남겼다.


반면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우승팀 발렌시아는 안정된 전력을 바탕으로 5승1무(승점16)로 B조 수위를 차지했다. 특히 같은 B조의 리버풀이 1라운드 최종전이었던 FC 바젤과의 경기에서 3-3으로 비기면서 탈락이 최종 결정됐지만, 여기에는 발렌시아에게 당했던 2연패가 2라운드 진출 실패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최근 2년간 챔피언스리그에서 힘 한번 못써보고 초반 탈락했던 이탈리아 클럽들은 본선에 출전한 4팀 모두 2라운드 진출,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다.


AC 밀란, 인터밀란, 유벤투스가 조 1위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2라운드 진출권을 확보했고 AS 로마 역시 강호 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2위로 16강 대열에 합류했다.


재정 위기에 몰렸던 이탈리아의 중하위권 클럽들이 유명 선수를 상대적으로 부유한 이들 4개구단에 팔면서 이들의 전력은 더욱 강화됐다. 막강 공격진과 더불어 안정된 수비진까지 빈틈이 없어 보이는 이탈리아 구단들은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1라운드를 마친 현 시점에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필리포 인자기(AC 밀란), 에르난 크레스포(인터밀란.이상 8골)는 모두 이탈리아리그 출신이고 죽음의 조로 평가됐던 G조에서도 대대적인 선수 보강을 이룬 AC 밀란이 4승2패(승점12)로 조 1위를 차지했다. 죽음의 조 최대 희생양은 독일의 명가 바이에른 뮌헨. 뮌헨은 단 1승도 못올리고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잉글랜드에서는 부자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거머쥔 아스날, 또 송종국이 활약하는 페예노르트(네덜란드)를 무너트린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16강에 이름을 올렸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초반 3연패를 당하며 중도 탈락이 확실시됐으나 이후 내리 3연승하며 기적같은 드라마를 연출해냈다.


이밖에 독일의 도르트문트와 레버쿠젠, 네덜란드의 아약스 암스테르담이 2라운드에 진출했고 스위스의 FC 바젤은 리버풀을 꺾고 스위스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2라운드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다.


 송종국-히딩크 닮은 꼴


챔피언스리그 본선 2라운드에서는 송종국이나 히딩크 감독의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네덜란드에서 활약하는 두 한국인(?)은 모두 1라운드 조별리그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며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됐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활약하는 송종국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를 밟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 설기현(안더레흐트)이 챔피언스리그에 출전, 득점까지 기록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챔피언스리그 예선전이었고 32개팀이 혈전을 벌이는 본선에는 송종국이 최초다. 예전에 유럽무대를 호령했던 차범근 선수도 UEFA컵에서는 대활약했지만 꿈의 무대라는 챔피언스리그에는 출전하지 못했었다.









(페예노르트-뉴캐슬전)페예노르트의 칼루가 슛을 날리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 최초의 챔피언스리거로 만족하기에는 그의 플레이가 너무 아쉽다. 아직 수비진간의 원활한 언어소통에 문제가 있어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많은 출전기회를 가진 송종국은 E조 첫경기 유벤투스전부터 지난 14일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마지막 경기까지 모두 선발출장했다.


수비시 공중볼 장악에 다소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송종국의 오른쪽 공간 침투와 날카로운 크로스, 적극적인 수비 가담 등은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사실.


다음 시즌 빅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송종국은 팀이 마지막 뉴캐슬 Utd와의 경기에서 석패, 조 최하위로 내려앉는 바람에 UEFA컵 출전 기회마저 잃어버리게 됐다. 이에 따라 큰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내 빅리그 진출에 발판으로 삼겠다던 송종국의 바램에도 어느정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명예 한국인 거스 히딩크 감독도 마찬가지. 2002 월드컵에서 축구변방 한국을 4위까지 끌어올리며 화제를 모았던 히딩크 감독은 PSV 아인트호벤 감독으로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지만 명문 아스날(잉글랜드)과 도르트문트(독일)에 연거푸 패하며 일찌감치 2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아인트호벤 역시 1라운드 최종전 결과에 따라 최하위로 내려앉으며 UEFA컵 출전기회를 놓쳤다. 히딩크 감독은 지역 언론의 따가운 시선까지 받고 있는데 이는 아인트호벤의 최대 라이벌인 아약스가 챔피언스리그 2라운드 진출에 성공한 것과 대조되기 때문.


히딩크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아스날과 도르트문트와의 홈경기에서 패배한 것이 실패의 요인이다. 하지만 우리 팀의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했고 이것을 계기로 한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특유의 입심을 자랑했다.



딴지 유럽축구위원
(jinoo201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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