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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주장] 딴지일보를 폐쇄하라

2002.11.21.목요일
딴지 정치부


어렸을 적 일이다.


언제 쯤인지 굳이 기억을 더듬어 보면,


프로야구 첫 경기에서 mbc청룡의 이종도가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 날려서, 삼성의 이선희가 애닯게 울었다던 그 시절 쯤... 아니다, 공포의 빽스매싱 김완이 김기택과 함께 금메달 먹던 시절 쯤이였을 게다.


내가 다니던 모 학교는 내가 속해 있던 글 쓰는 동아리(정확히는 특활-특별활동반) 폐쇄 결정을 내렸다. 이유는 간단했다. 담당 선생이 의식화 교사라는 이유였다. 도대체 뭘 어떻게 의식화 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동아리는 잠정 폐쇄되었고, 담당 선생만 바뀐 후 그 다음 해에 다시 동아리는 살아났다. 웃긴 것은 비슷한 이유로 다른 동아리도 비슷한 처분을 동시에 받았다는 것. 나는 지금도 궁금하다. 정말 무슨 문제가 있었다면, 그 선생만 처분을 하던지, 아님 폐쇄가 정당했다면 왜 바로 되살린건지, 딴 동아리는 왜 덩달아 똑같은 처리를 한건지…


 



중앙선관위가 유력 대선후보들에 대한 지지활동을 벌여온 조직과 인터넷사이트를 선거법 위반으로 규정, 폐쇄명령을 내렸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사조직을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 조항을 위반했기 때문이란다.


인터넷으로 먹고 사는 소시민인 필자, 아닌 밤중에 봉창 두들기는 이 결정, 엉겁결에 일단 쌍수 들어 환영한다. 물론 아래에 밝힐 필자의 주장이 이루어진 다는 전제하에.


사실 필자, 노사모 회원도 아니고, 노무현의 지지자도 아니지만, 노사모의 활동은 남들 아는 만큼은 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매개체를 통한 자발적 정치후원 모임 아닌가. 솔직히 창사랑과 몽사모까진 자세히 모르겠다. 원래 소시민들이야 아류까진 잘 모르기 마련이니 그러려니 봐주라.


하여간 이번 조치에 노사모는 강력 반발했고, 창사랑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언뜻 보면 둘 다 폐쇄니까 형평에 맞는 듯 하지만, 조금 만 통빡 굴리면 이번 중선관위의 조치에 따른 후보간의 유불리는 누가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어차피 다 아는 구구절절 이바구는 이쯤으로 줄이고, 필자, 이 쯤에서 사뭇 비장한 각오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딴지일보를 폐쇄하라.


적어도 내가 아는 딴지일보는 노 모 후보나 허 모 후보에 대한 편파적인 이너뷰를 감히 자행했으며, 그간 누구 눈치도 안 보고 자발적(!)으로 인터넷을 통한 정치적 의견을 개진해왔다. 게다가 딴지일보는 일명 총수의 사조직적 성격이 강함을 공공연히 밝혀 왔다.


좃선일보를 폐쇄하라.


누구나 다 알 듯, 좃선일보는 이 모 후보에 대한 편파적인 보도를 당연스럽게 감행했으며, 그간 누구 눈치도 안 보고 자발적(!)으로 인터넷을 통한 활동도 해왔다. 게다가 좃선일보는 일명 밤의 황제 일가의 사조직적 성격이 강함은 공공연히 알 놈은 다 안다.


사실,


이 밖에도 폐쇄해야 할 사이트 한 둘이 아닌 거 안다. 하지만 일단 국내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위의 두 사이트부터 먼저 상징적으로라도 폐쇄해야 한다.


중선관위가 노사모와 창사랑에 공평하게 폐쇄 조치를 내렸듯이, 나 역시 딴지일보와 좃선일보에 겁나게 공평한 폐쇄 조치를 주장하는 것이다. 그럼 이 경우에도 한 곳은 강력반발하고, 한 곳은 좋아하려나. 필자, 중선관위에서 삼고초려로 특채해야 하는 거 아닌가.


    
미안타 우리 같이 죽자.... 어때 공평하지?


 



그들은 인터넷을 매우 잘 아는 것이 분명하다. 자기가 보기에 기분 나쁘면, 음란이면, 불리하면, 처리하기 귀찮으면, 폐쇄 결정 한 방에 발본색원 깔끔하게 되는 것이 인터넷임을 정확히, 맘대로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래서 셀 수 없는 뽈노사이트들이 아직도 건재함은 물론, 거대 미디어에 맞서는 수 많은 자발적 사이트들이 계속 생기고 있으며 이것이 사회 문화적으로 얼마나 큰 변화와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지, 그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실만 모르고(혹은 모른 척) 있을 뿐이다.


그렇다. 정치적 이해득실 여부를 떠나서도, 이번 조치는 해외토픽 감이다. 인터넷 인프라 세계1위, 인터넷 초강국을 외치면서, 한 쪽에선 시대적 변화를 한 큐에 초월하여 인터넷 따위는 가뿐히 모른 척 하며 조종할 수 있는 대한민국임을 세계 만방에 확인시켜주지 않는가.


이제 인터넷에 더 이상의 비판이나 소통은 필요 없다.


다만 폐쇄 명령이 있을 뿐이다.


누구 맘대로 폐쇄 명령 하냐구?


억울하면 너두 선관위 하든지.


이상.



인터넷 초강국(!)에서
초고속 인터넷 쓰고 있는
윤호
(lovelyn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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