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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공] 고삐리의 꼴림에 대해서 -1-

2002.11.23.토요일
딴지 영진공 별걸다 디벼보기 위원회


<죽어도좋아>가 일반극장에서 상영된다고 한다. 니들은 좋겠다. 수십 년 연마한 절륜한 테크니션들의 현란한 몸사위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런 영환 꼭 챙겨보고 실전에 응용하는 것이 궁극의 빠굴 지락을 위해 용맹정진하는 후학된 도리라 하겠다.


물론 <죽어도좋아>가 이 땅의 빠굴사에 남긴 크나큰 좆적은 리얼 시츄에이션으로 장인의 기술을 전수 받을 수 있다는 교육적 효과 이상이다. 빠굴을 해도 되는 연령을 정해놓고 그 이외의 빠굴은 온갖 호들갑을 떨며 변태화시키던 우리 사회의 완고한 연령주의/생식주의 적 빠굴관이 저 늙은 연인들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랑 앞에서 실로 산산히 무너져 버린 것이다. 그러니 <죽어도 좋아>의 상영으로 우리의 빠굴라이프는 족히 20년은 연장되었다!


내친 김에 좀 더 가보자. 짧디 짧은 우리네 인생에 빠굴 가능연령이 늘어난다면 이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는가? 한 마리 천사에 다름 아니던 초, 중 시절이 무리라면 고삐리 시절은 어떤가?


온갖 야리꾸리한 상상이 쉴새없이 머릿속을 휘젓고 밤마다 해소할 길 없는 불끈거림에 괴로워하던 그 시절의 설익은 꼴림도 허락한다면, 우리의 빠굴라이프는 다시금 3년 더 연장될 것이다.


하지만 고삐리들의 꼴림에 대해 얘기를 꺼내기란 노인의 경우보다 더 힘들다. 노인네들의 꼴림에 대해 말하는 것이 단지 체면에 관한 문제라면, 특히 여고삐리의 그것에 대해 말하는 것은 개인의 성도덕이나 사회윤리에 관한 문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어떤 중년 남자가 여고생에게도 맘껏 꼴릴 자유를 달라라고 주장한다면 누가 그를 제정신으로 볼 것인가? 하지만 최대다수의 최대꼴림이라는 중차대한 역사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 본 우원, 고삐리의 꼴림에 관해 함 디벼보기로 했다. 영화 속에 나타난 고삐리의 꼴림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이 반영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우끼고 자빠진 빠굴관에 대해서.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 포스터를 첨 봤을 때, 본 우원은 본인의 눈을 의심했다.


스무살, 섹스말고도 궁금한 건 많다라고라? 그러니까 조선땅의 묘령의 아낙네들이 빠굴도 궁금해 했더란 말이냐?



본 우원 두뇌 속의 정교한 데이터베이스 안에는 빠굴을 궁금해하는 스무 살 안팍의 여성이 등장하는 현실감 있는 한국 영화가 거의 없다(에로영화가 묘사하는 꼴림의 판타지는 논외로 하자).


특히 여고삐리들은 식물처럼 무성적인 존재로 묘사된다. 간혹 빠굴하는 여삐리들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그녀들은 갈데까지 가보자는 식의 반사회적 인간이거나 - <나쁜영화>, <눈물> -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 <청춘> - 그것도 아니면 조만간 귀신이 될 운명인 - <폰>, <여고괴담2> -  캐릭터들이다.


비교적 정상적인 여고삐리가 원조교제를 하는 <버스, 정류장>같은 흥미로운 영화도 있었지만, 당 영화의 주인공인 소희는 빠굴 자체를 경멸할 뿐만 아니라 그녀가 원조교제를 시작한 동기도 가족에 대한 반항심이지 꼴림 그 자체 때문은 아니다. 요약하면 한국 영화에서 정상적인 여고삐리라면 빠굴을 경멸하고, 빠굴을 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영화 밖 현실도 정녕 이러하다면 기쁜 일이 아닐 수 없겠다. 이렇게 건전한 성관념을 가진 예비신부들이 즐비하니, 이 땅의 수컷들은 적자혈통의 순수성을 유지할 가능성을 확보한 뿌듯함을 가슴에 품은 채, 초야에 시트를 물들인 혈흔을 찾을 일만 남은 게 아닌가!


빠굴과 정상적인 여고딩을 함께 언급해선 안된다는 금기는 한국 영화의 다른 두 가지 경향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우선, 식물의 성욕을 갖고 있는 여고삐리와 달리 조선 땅의 남고삐리들은 짐승의 성욕을 갖고 있다. 최근 극장 개봉한 <몽정기>에 잘 나타나듯이 남자 등장인물의 중고딩 시절을 묘사하는 장면에는 으레 옆집 누나, 뒷집 과부, 학교 교생, 어릴 적 고향 여자친구, 홍등가 미쓰리에 얽힌 성적 경험담이 당연하다는 듯이 삽입된다.


운이 좋아 실제 관계를 갖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설사 그렇지 못하더라도 영화 속의 남고삐리들이 적극적인 성욕을 갖고 있으며 기회만 닿으면 언제든 그 환락에 뛰어들 각오가 되어있음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빠굴이란 게 존재하지도 않는 듯한 안전한 세상에 사는 여고삐리들과는 달리 한국 영화의 성인 여성들은 가혹한 성적 폭력에 희생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엔 폭력과 함께 시작된 강간이 결국엔 화간으로 발전한다는 에로영화적 상상력으로 무장한 감동적인 영화들도 호평 속에 많은 관객을 끌어 모았다(<나쁜남자>, <오아시스>).


이렇듯 영화 속 한국은 빳빳해진 조슬 휘두르며 설쳐대는 남고삐리들과 빠굴이 뭐에여라고 천사 같은 표정을 짓는 여고삐리들이 공존하는 희한한 공간이다.



그렇다면 외국 고삐리들의 빠굴라이프는 어떠할까? 내친김에 이것도 함 디벼보기로 하자.



 


남고삐리의 빠굴이 등장하는 외국 영화는 부지기수다. <아메리칸 파이>같은 10대 섹스코미디를 귀두로 하여, 20대 유부녀와 두 명의 고삐리들이 트리플 빠굴을 선보이는 <이 투 마마>같은 멕시코 영화까지 세계 각지에서 펼쳐지는 발정지랄생쑈를 우리는 숱하게 보아왔다.


별다른 죄책감이나 순결의식 없이 빠굴하는 건 여고삐리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스크림>의 히로인 시드니는 성적으로 문란한 10대를 난도질로 처단하던 이전 시대 슬래셔 무비의 관습에 온몸으로 저항하며 남자친구와 빠굴하지만 결국 완결편까지 무사히 살아남는다.


<트레인스포팅>에선 14살 먹은 다이앤이 부모의 묵인 하에 능숙한 테크닉으로 마크(이완 맥그리거 분)와 성관계를 맺고, 오르가즘을 느껴보는 것이 소원인 <걸스 온 탑>의 17살 세 여고삐리들은 오르가즘에 도달하기 위해 다리에 알이 배기도록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특히 흥미로운 빠굴 여고삐리로는 우디 알렌의 <맨하탄>에 나오는 트레이시(마리엘 헤밍웨이 분)가 있다. 42살 먹은 아이삭(우디 알렌 분)과 한 침대에 누워 "오늘은 당신이 원하던 그 이상한 체위로 해줄게요"같은 대사를 읊어대는 17세의 이 조숙한 여고삐리는 아이삭의 중년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투정(!)부리는 아이삭에게 세상 다 산 것 같은 충고도 할 만큼 어른스럽다.


물론 한국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빠굴하는 여고삐리를 악녀나 범죄자와 연관짓는 외국 영화도 없지 않다. 예를 들어 존 맥노튼의 느와르 풍 영화 <와일드 씽>에는 돈을 위해 살인도 마다 않는 여고삐리 켈리(데니스 리처드 분)와 수지(니브 켐벨 분)가 등장한다.


그러나 당 영화에서는 고삐리로서 선생과 트리플 빠굴 할 정도이니 살인인들 못 하랴는 식의 연관성을 찾긴 힘들다. 그녀들은 빠굴이 아니라도 충분히 사악하며 그녀들의 빠굴씬도 팜므 파탈(위험한 여자)로서의 강렬한 성적 매력을 드러내기 위한 영화적 장치일 따름이다.









스승과 여고제자의 빠굴


게다가 당 영화가 국내에 소개된 방식은 여고삐리의 성욕을 바라보는 미국과 한국의 차이를 잘 드러낸다. 당 영화의 켈리와 수지는 블루베이 하이스쿨의 학생들이다. 그런데 국내에 출시된 비디오에는 이들을 여대생으로 묘사한다. 노인네들 빠굴도 용납 못하는 인간들이 여고삐리의 트리플 빠굴을 용납 할 리 없지 않은가?


요약하면 성욕이란 건 남고삐리와 일탈적인 여고삐리한테만 관계된 일이라고 묘사하는 한국 영화와 달리, 외국 영화에선 고삐리 정도면 남녀 할 것 없이 자신의 성욕을 자연스럽게 향유하며 그에 대해 별다른 죄악감을 갖지 않는다.



 


똑같은 고삐린데 왜 나라마다 이렇게 다른 것일까? 단지 문화적 차이일 뿐이라고 애매모호하게 말하기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남고삐리들끼리는 바다를 건너서 공유되는 발기충천이 왜 여고삐리에게는 바다 저쪽에서만 나타나냔 말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는 여고삐리도 성욕을 갖고 있고 빠굴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며, 그것이 현실화될 경우 그 여고삐리를 아예 사회적으로 매장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임신중절의 타이밍을 놓쳐 임신사실이 뽀록난 여고삐리를 자퇴나 전학의 형태로 학교 밖으로 내치는 것처럼 말이다.


여고삐리들의 성적행위에 대해 남고삐리보다 더 강한 통제와 규율이 가해지는 경향은 흔히 그녀들을 다양한 성적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되고 그로 인해 정치적으로도 올바른 조치인 것처럼 보인다.


이에 반해 남고삐리들의 경우 위생상의 조언이나 학업상의 이유, 혹은 범죄 예방 차원의 제재가 아니라면 그들의 폭주하는 꼴림에 거의 아무런 통제도 가해지지 않는다.


매춘부와 관계하면 성병에 걸리기 쉽다, 지나치게 빠굴만 생각하면 공부하는데 방해된다,  남자는 세 가지 끝을 조심하지 않으면 인생 조지기 쉽다는 식의 얘기를 그들의 선생과 애비와 선배로부터 듣게 되지만, 고삐리 정도면 여물데 다 여물었기 때문에 그들의 꼴림 자체는 자연스러운 일이라 여겨진다.


한국에서 남고삐리와 여고삐리의 성욕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간단한 사고실험을 해보자.


남고삐리인 당신이 오늘도 변함 없이 뽈 싸이트를 돌아댕기며 수작업에 여념이 없는 걸 애비가 봤다고 치자. 말이 통하는 애비라면 적당히 하라는 충고와 함께 우리 아들도 이젠 다 컸구나 감동의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말이 통하는 애미가 그 광경을 봤다면 일단은 문을 닫아주고 나중에 조용히 불러다가 "양말은 빨아놓은 걸로 사용해라"같은 위생에 관한 조언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말만한 조선의 딸이 <섹스 아카데미>의 제이니(샤일러 리 분)처럼 <쉬즈 올 댓>을 보며 아침부터 바이브레이터를 돌려댄다면 애미애비가 퍽도 좋아하겠다.



그러고보면 한국 영화에 나타난 그 명백한 차이는 남고삐리/여고삐리의 꼴림에 대한 우리 사회의 허용 정도를 정확히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남고삐리와 달리 한국의 정상적인 여고삐리는 정말 빠굴과 전혀 관련 없이 사는 족속들일까? 영화는 현실 속 여고삐리의 빠굴라이프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 것일까?



 


니들도 대충 짐작하겠지만, 16~18세 여고삐리의 빠굴라이프에 관한 구체적인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한국 영화의 묘사는 순 개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2000년 하반기에 전국 고교생 2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여고삐리의 16.5%가 애무를, 8.1%가 빠굴을 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98년 청소년 보호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인문고 여고삐리 5.1%, 실업고 여고삐리 21.6%가 자발적으로 빠굴을 한 경험이 있으며, 97년에 대한가족협회에서 조사한 자료에는 여고삐리의 15.2%가 자위행위를, 7.5%가 빠굴을 해봤다고 나와있다(강요나 성폭력에 의한 것이 아닌).  


그 밖의 여러 통계치마다 정확한 수치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97년에서 2000년 사이에 적게는 5.4%에서 많게는 10.2%에 이르는 여고삐리가 실제 빠굴의 경험이 있다고 밝혔으며, 니들도 동의하겠지만, 2002년도에는 이보다 더 많은 빠굴 여고삐리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다시 말해, 한 반 인원을 40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한 반에 여덟 명 정도는 키스를 비롯한 다양한 애무를 시도해봤으며 세 네 명 정도는 자발적인 의지에 의해 빠굴을 해 본 적이 있었다. 그것도 2~5년 전에 이미!


한편 같은 기간 남고삐리의 경우에는 13~17.7%가 빠굴경험이 있으며, 대한가족계획협회가 96, 97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빠굴 경험이 있는 15~19세의 남자 청소년 중 44%가 매춘여성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한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남고삐리들이 여고삐리보다 7~8%정도 빠굴경험이 더 많긴 하지만 여고삐리들도 적지 않은 수가 빠굴 혹은 그 전초전의 경험이 있는 것이다.  


물론 영화가 통계적으로 엄밀하게 현실을 반영해야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도 굳이 본 우원이 한국 영화 속 여고삐리의 빠굴라이프가 순 개뻥으로 묘사되고 있다고 지랄지랄하는 이유는 한국 영화의 그런 경향이 남성과 여성의 꼴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중적인 가치관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꼴림은 죄악이다, 수컷의 꼴림은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에 매춘은 필요악이다, 매춘부는 가부장적 폭력의 희생양이지만 동시에 도덕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 등등.


말할 것도 없이 이런 이중잣대는 시대착오적인 망발이다. 그리고 그런 편견이 부당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지난 9월 24일 청소년보호위원회에서 발표한 성범죄자 671명 중 16세 이상의 청소년을 성매매한 74명에 대해 불경한 동정심이 생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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