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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영국문화전략(3)
- 얘들은 이렇게 하고 이써여 -

1999.8.23.월요일
영국 특파원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졸라!

 

선진 딴지의 전진 돌풍 영국 특파원, 요즘 인기 날로 높아가고 있는 아름다운 청년임다. 지난 기사에 나가고 나서 보내주신 독자 열분의 발광에 가까운 열광에 기피 감사드림다. 꾸바박.

 

예고했 듯 이번 호에선 영국 문화산업 전략의 핵심 부위를 슬슬 쪼물딱거려 보겠슴다. 워낙 보안이 철저한 내용들이었기에 빼내는데 무척 힘들었슴다. 읽어보시구 어데가서 함부로 유포내지 배포하지 마시기 바람다.

 
 

 마케팅 기법의 전격 도입

 

영국 문화산업 전략에 대한 글을 읽다보믄 욜라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는데 바루 마케팅 되시것다. Marketing. 처음 요넘을 대했을 때 순간 당황한 본 특파원, 이 단어가.. 이거시 뭣땀시 요기서 출현한다요.. 하며 놀라하던 일이 생각난다. 마케팅이 모냐... 알만한 넘들 다 아는 얘기겠지만 모리는 넘들을 위해 잠깐 설명들어가면,

 
 

옛날 아주 머언 옛날 워떤 나라에 워떤 사람이 TV가 잘 팔리는걸 보고 지도 함 맹글어 팔아보려 했슴다. 그러나 워낙 TV 맹그는 회사가 많은지라 섣불리 달겨들지는 몬하고 며칠을 고민하고 주저하여야만 했슴다.

 

그래도 친구 중 똑똑하단 소릴 들으며 자라온 그는 고민 끝에 당시 젤 유행하는 TV를 비슷하게 베껴 맹글면 잘 팔리겠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작고 값싸고 리모콘이 달린 테레비가 엄청 잘나가고 있었습니다. 공장을 차린 그는 노력을 더한 끝에 더 작고 더 값싸고 더 편한 리모콘이 달려있는 TV를 생산하게 되었습니다만, 어떻게 된 일인지 그의 더 작고 더 값싸고 더 편한 리모콘이 달린 그의 TV는 단 한 대도 팔리지 않는 것이었슴다.

 

당시 사람들이 찾는 TV는 작고 싸고 리모콘이 달린 칼라 TV였슴다. 그는 더 작고 더 값싸고 더 편한 리모콘이 달린 흑백 TV를 맹글었던 것입니다. TV 사업에서 실패한 그는 칠전 팔기의 정신으로 남은 자본을 모두 모아서 식당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실패를 거울 삼아 이번엔 철저하고 꼼꼼하게 소비자심리 및 시장동향조사를 한 끝에 편안한 분위기, 적당한 가격, 음식이 푸짐하고 맛있는 가족식당이 잘 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몇 차례 더 확인을 해본 그는 이번에야말로 성공하리라는 기대와 함께 아주 편안한 분위기, 저렴한 가격, 음식이 정갈하고 푸짐하면서 맛이 기가 막힌 가족 식당을 열게 되었습니다... 만, 그의 귀에 들려오는건 쭐떠덕(식당 망하는 소리)뿐이었습니다. 그의 식당이 아주 편안하고 저렴하며 음식 맛이 기막히다는 걸 아무도 몰랐기 때문입니다.

 

뭐, 이따우 얘기 한토막으로 마케팅을 다 설명한다면 본 특파원 노벨상이락두 받아야겠지만 대강 설명하자믄 이런거다.. 는 뜻에서 읇조린거니깐 마케팅 공하시는 분덜 토달지 마시라우. 본지성격 잘 아시쟎아. 암튼 기본적으로 마케팅이란게 소비자와 생산자 가운데에 살포시 놓여진 다리 또는 그 다리를 맹그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시믄 큰 뒤탈은 없으시겠다 이거다.

 

근데 문화산업에, 특히 박물관에 소비자는 왠말이냐 왠말이냐 왠말이냐 !!

 

1970년대부터 요 마케팅이론이 슬슬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 서어비스 마케팅, 비영리마케팅 등의 이론이 튀 나왔다는 거 요기선 생략하기루 한다. 왜냐구? 이 글의 주제가 아니기 땜에 그렇다. 본론으로 돌아가기 직전... 글믄 왜 영국 문화산업체에서 이 마케팅을 주전략으로 스카웃하게 된고냐? 잘 들어 바바.

 

영국 문화산업전략에서 이 마케팅의 도입은 어찌보믄 필수 불가결한 사항이었다. 영국이 우리보담 IMF 먼저 뚜드려 맞았었다는 거 웬만한 넘은 다 아는 사실이다. 김 빠진 맥주마냥 거품이 쭈왁빠지고 여기저기서 돈 줄일 궁리에 밤잠도 몬자던 영국 정부는 엄한 문화계에도 싸대기를 날리기로 결정 보았던 거시다.

 

여기나 거기나 만만하건 이 분야인 모양이다. 하여간 그동안 박물관 등의 보조금으로 나가던 돈을 무자비하게 깎아 내린 영국정부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인제부터 잘 나가지 않는 박물관 등엔 돈 한푼도 줄수 엄따고 엄포를 놓기에 이른 거시다. 재정의 대부분을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던 대부분의 박물관, 미술관들이 똥꼬에 불붙은 듯 고민시작했을 것은 자명한 일이 아니겠냐? 살길을 찾아 헤메기 시작했다 이말이다.

 

그나마 나 볼꺼 많아여~하던 대형 국공립 박물관이, 방심 중에 똥침 한 방 찔린 넘처럼 날뛰는 데 쪼맨한 사립 박물관은 어땠겠는가. 또 한편, 사회의 변화발전에 따라 생활패턴이 바뀌어서 옛날보담 쫌 일하고 많이 놀게 되었쟎아. 그러다보니 노는 사업 발달할 수밖에. TV, 영화관, 오락실, 노래방, 유원지, 대형 쇼핑센타.. 뭐 이런 것들이 넘처나다보니 박물관 미술관은 재산 미리 나눠줘버린 논네처럼 비실거리게 된거다.

 

여기다가 최후 일격으로 시민 단체까정 들도 일나서

 
 

야 느네 우리 세금으로 운영하니까 잘 안되는 데는 문 닫고 그 돈으로 딴일 할꼬야

 

라고 외쳐대니 이러다 박물관 미술관 다 문닫고 쪽박 차는거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나돌았었다. (사실 본 특파원도 비록 울나라 박물관 발전에 이 한몸 바치리라 맹서한 넘이지만 가끔 파리들이랑 정겹게 어우러져있는 박물관, 미술관을 보믄 저거 확 뜯어버리고 차라리 사회 복지시설을 짓는게 낳것다 하는 생각을 왕왕 한다.)

 

하여간.. 이러한 현실이 영국 박물관 미술관으로 하여금 마케팅을 즈그들 경영전략으로 끌고 들어오게 맹글었지 얘들이 조또 폼잡으랴구 그런건 아니어따 이말씀.

 

 그들의 마케팅 전략은?

 

이 기사 쓰기위해 본 특파원 사재까정 털어가믄서 영국 전역의 문화단체(주로 박물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까정 해따. 영국에 박물관이 몇 개나 되게? 공식 기록 상에만도 3000개 넘는다. 이거 다 조사하다간 죽을 거같아서 그중 그래도 즈 동네서 방구깨나 낀다는 넘들만 조사대상에 포함 시켰다. 조사대상 선정에 불만 있으믄 니가 직접 해보길 바란다.

 

하여간 조사 결과 85%의 박물관에 마케팅 부서가 있더라. 글구 부서 엄는 박물관덜에도 마케팅 담당하는 직원은 거의 다 있더라 이 말씀. 자 그럼 본 특파원이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낮잠 아껴가믄서 조사해낸 이넘들의 마케팅을 중심으로한 경영 전략, 과연 워떡케 구성되어 있는지 함 디비 보기로 하자.

 
 

 첫째, 니 꼬라지를 알라 - 박물관이 처해있는 상황(지리적 사회적 요건), 주 이용자등을 정리 요약한다. 전략 계획을 맹그는 기초 자료로 쓰인다.

 

 둘째, 워디로 갈꺼나 - 기초 자료를 토대로 박물관이 나아갈 바를 정한다. 거러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우짜고 하는 뜬구름 잡기 식은 절때 안한다. 박물관 운영의 목표와 목적을 상당히 세세하게 작성한다. 정부와 관련단체 등으로부터 보조금을 신청할 때 요 목표, 목적을 제출한다.

 

 셋째, 니 꼬라지 2 - PEST(정치, 경제, 사회, 기술적 환경 조사), SWOT(내가 가진 장점, 단점, 기회, 경쟁자 조사)등의 좀더 상세한 상황, 환경 조사를 한다.

 

넷째, 자아비판 - 현재 실행하고 있는 전략이 잘 먹혀 들어가고 있는지 계획하고 있는 전략이 현실 타당한지 평가해 본다.

 

 다섯째, 마케팅. 위의 자료, 평가 보고 등을 토대로 시장 세분화, 시장조사, 마케팅 계획등의 마케팅 전략을 구성, 실행한다.

 

 여섯째, 분기별, 연도별 경영 계획을 준비 작성한다.

 

 마지막으로, 육하원칙에 따른 전체 전략과 결과를 분석 평가 한다.

 

암만 간단하게 설명하려해도 본 특파원 어쩔수 없는 386이라 더 이상의 간단함을 연산처리 몬하겠다. 열분의 이해 바란다. 그래도 머리 어질 똥꼬 휘청하니까 마지막 안깐힘을 써서 쫌더 간단하게말 하자믄,

 

박물관등의 자체 조직을 분석하고 그 조직이 속해있는 시장을 분석한 후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합당한 전략을 구성하는 것이 영국 문화산업 전략의 골격이 되시겠다. 참 쉽고 간단하쥐? 근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이러한 전략은 고대로 문서화되어 매년 정부, 지방단체 등에 지원금을 요청할 때 필히 제출토록 되어있다. 돈, 것도 주로 세금이 왔다갔다 하는거이니 만큼 그 심사가 꽤나 까탈스럽다고 한 관계자가 슬쩍 귀뜸해주었다.

 

글구 이 자료들을 관심있는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것은 당근 빠따되시것다. 전화 한 통해서 내가 누군데 뭔 일로 쓸랴하니 자료쫌 보내주십사.. 하믄 제꺼덕 발신인 부담으로 보내준다. (물론 모든 곳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 95%는 제까닥이었다)

 

본 특파원 책상에도 이 자료들이 산떼미처럼 쌓여있어 그 정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러한 상황분석을 통한 전략을 맹글믄 이에 맞추어 광고다, 이용자 심리 조사다(요샌 비이용자 조사 - 도대체 어떤 유형의 분덜이 죽자고 우리 박물관에 안 오시는지, 그 이유는 도대체 몬지, 우리가 어찌하믄 그 분들께서 왕림하실지 등의 조사 - 가 유행이다), 회원 모집한다, 스폰서 구하러 다닌다.. 등등 무지무지 바쁘게 뛰다닌다. 일반 기업체의 기획실과 무지 흡사한 양상을 보여주는 곳도 있었다.

 
 







 
 

셜록홈즈박물관에 가면 별 걸 다 판다. 셜록이 쓰던 돋보기, 줄자, 지우개까지..

 

본 특파원으로부터 뭔가 거창 뻑쩍한 내용이 나올 걸 기대하고 계셨던 독자 열분 중엔 씨바 이게 모야... 하는 넘 뇬들도 분명있을 꺼다. 다 안다. 그르나... 이 간단하고 기본적인 경영 공식을 철저히 지키는 문화 사업체(여기선 박물관으로만 한정하기로 하자)가 국내에는 과연 얼마나 될까 본 특파원 되묻고 싶다.

 

아니 항간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믄 박물관 등지에 경영이란 단어를 쓰는 것조차 어색한 나라가 우리가 알고 있는 나라 중에 있다고들 하던데.. 어떤 나라인지는 내도 잘 모리겠다...

 

이번 자료조사에서 밝혀진 또 하나의 사실... 을 발키기 전에 독자 열분께선 스스로에게 묻고 대답해주기 바란다. 과연 박물관, 미술관은 어느 산업체에 속해야할까요?

 
 

1. 생산업 2. 자영업 3. 서비스업 4. 제조업 5. 레저.오락산업 6.교육사업 8. 해당 없음

 

영국에선 현재 박물관, 미술관을 주로 레저, 오락산업 쪽으로 밀고가는 경향이 짙다. 왜냐구? 건 이넘들의 박물관을 보는 시각이 그렇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위 문제의 정답은 없다.

 

 

 

박물관 미술관이든 다른 문화사업체든 그것이 속한 사회의 특성을 따라갈 수 밖엔 없는 것이다. 그르나... 사립 문화시설 말고 국공립 박물관 등의 문화 시설은 분명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세금 걷어개지구 사람들로부터 별 환대 못 받는 종류의 문화사업에 돈 쏟는 거 그만 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선 무지 높다.

 

그래서인지 문화산업경영과 일반 기업의 경영을 별개시 하지 않는 게 영국 문화 산업의 현 주소다. 여기서 우리의 이뿐이 알렉수를 뺄수 엄따. 꽤 한참 지둘리느라(지 끼어들 때를) 쪼매 지루했는지 하품만 연신 뽀개던 알렉수의 말로 졸라 잼 없고 지루하기만 했던 이번 기사 마감 하기로 한다.

 
 



 
다시 돌아온 이뿐이 알렉숩니다.

저는여 박물관경영이 연애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봐요. (요즘 알렉수는 같은 직장의 동료와 열애 중이라 모든 걸 그쪽으로 연관지어 말한다.)

 

첨에 어떤 사람을 보고 아! 멋있다고 느낀다면 그 담엔 어떻게 할까요? 그가 누구인지, 어디 사는지, 뭘 좋아하는지.. 나를 과연 좋아할지, 내 어떤 면을 강조해야 그의 마음을 장악할수 있을 지.. 내 맘을 어떻게 알려야 할지.. 나 말고 그를 좋아하는 또 다른 지지배들이 있는지.. 이런 일련의 생각과 활동이 필요하겠죠?

 

그를 차지하려면 말예요. 후훗. 회사 경영도 마찬가지겠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관계 말예요. 박물관이라고 해서 뭐 달라질 게 있나요?

 

사랑도 사업도 박물관도 그냥 멍청히 있기만 해선 안돼쟎아요? 연애하는 마음으로 하다보면 다 잘 될꺼예요.

 

글타. 영국 문화산업전략은 주제파악을 우선으로 한다. 자신과 이용자에대한 철저한 분석과 정치, 경제, 사회 각분야의 변화에 따른 상황분석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바를 산출해 내고 있다.

 

박물관, 미술관 등의 문화시설도 기업경영과 다름없는 강한 자체 경쟁력으로 무장하지 않고서는 명랑사회 목전에두고 0 양 비디오에 밀려 뒷짐이나 집고 서 있을 수밖에 없을거란 거 얘들은 경험을 통해 알아 차린듯 싶다.

 

우리도 이 방향으로 가야한다. 언제까지 주먹구구로 해먹을 것인가.

 

이 기사 쓰는 도중 마침 후배 한 분께서 질문을 땡기셨다.

 

응... 문화산업에 경영전략이 왜 필요한가여? 본 특파원 이렇게 답해부렸다.




 
 


어린이들을 위한 각종 이벤트는 필수다.
미래의 고객에 대한 투자이자 안배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말야... 꼭 필요한 건 아닌데 하나 있으믄 좋은 그런 물건 있쟎아..

 

그런거 하나 사러갔을 때 깨끗한 주인이 친절한 목소리로 어소세여를 연발하는, 요새 유행하는 물건이 주루룩 있는 집과 물건도 별 특별한거 없으믄서 뚱띵이 쥔이 뚱... 한 표정으로 씨바, 몰 바? 살껴 안살껴?하는 자세로 있는 집..

 

니 같으믄 어느 집으로 갈래? 이해가 잘 안되니? 우쒸... 잘 바바.. 우리 쪼맨할 때 학교앞 문방구 기억나? 벼라별 물건이 다 있어서 어린 맘을 후려대곤 했쟎아. 학교 앞 문방구 중엔 작고 초라하지만 애들이 바글대는 집이 있었는가 하믄 잘 차려놓고도 파리만 날리는 집도 있었지. 왜 그랬을까? 잘 생각해 보그라. 그거이 이 선배가 줄 수 있는 답이니라..

 

 

- 영국 특파원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 jeontaeil@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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