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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3.30.화요일

 

정치불패 아슷슷

 

 

 

 

 

한때 민간 해양탐사 업체에 몸담은 적이 있었다. 해군이 천안함 함미를 못찾고 빌빌거리고 있어 당시 운용하던 사이드 스캔 소나Side Scan Sonar가 생각나 여기 한번 올려본다.

 

 

 

 

 

 

 

 


당시 내가 사용하던 소나는 토우피쉬형인데, 대전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젤 위 오른쪽 박스가 컴퓨터다. 저걸로 소나를 제어할수는 없고(소나는 내부 추진동력이 없다.) 소나가 보내주는 정보만 기록이 된다. 그 밑 박스가 야외용 밧데리다. 왼쪽 노란 게 소나와 연결하는 케이블이다. 매뉴얼에는 케이블만 소나에 걸고다니면 된다고 그러는데 사실 좀 불안한지라 손잡이에 로프를 하나 더 묶어서 운용한다.

 

 

 

 

 

소나를 운용하는데 필요한 장비는 저게 다다. 소나 보관함과 공구함이 있지만 없어도 실제 운용중에는 필요없으므로 패스. 소나는 성인남자 한명이 충분히 들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케이블이 좀 무겁긴한데 두명이면 충분하다. 요걸 스타렉스 한대에 넣어서 다녔을 정도로 소나는 휴대성이 좋다. 소나와 함께 선박용 GPS 도 필요한데 그것도 함께 가지고 다녔다. 즉 스타렉스 한대에 소나 세트+ GPS 세트 + 성인남자 4명이 타고 다녔다는 얘기다.

 

 

 

 

 

 

 

 

 

 

아까 봤던 젤 왼쪽 컴퓨터 화면에 나온 소나가 만든 이미지는 이 정도로 명확하게 나온다. 화면에 있는 2단 상자형 어초는 높이가 10m 정도인데도 내부 철제까지 선명하다. 요걸로 백년 전에 물에 빠진 타이타닉도 찾았단 말이다.

 

 

 

 

 

하여간 소나는 양쪽으로 음파를 보내고 다시 수신되는 시간을 이용해 해저의 지형을 파악하고 영상으로 보여준다. 러시아 과학자가 만들었다는데 이름은 까먹었다. 세르게이인가???

 

 

 

 

 

 

 


대충 소나의 각도와 높이를 계산하면 탐사폭이 나온다. 이 각도도 소나가 조절할수 있다.

 

 

 

 

 

해군이나 연구선의 경우 소나를 배에 장착해 다닌다고 하는데, 민간회사들은 소나를 탈부착해서 견인해 다닌다. 선미에서 로프로 달아 바다로 던지면 끝이다. 배가 적절한 속도로 해당 구역을 다니기만 하면 된다.

 

 

 

 

 

 

 

 

이걸로 실종된 함미를 찾으면 된다. 제법 해상도가 좋아서 해저 지면에 있는 폐선박은 물론 3X3 정도의 인공어초도 잘 찾아낸다. 위험하긴 하지만 수심 20정도도 너끈하게 커버할수 있다. 파도가 많이 치면 해상도가 떨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구분할 정도는 되고. 음파로 하는 거라  황해의 부유물 같은 것도 아무 지장없다. 유속이 빨라 영상이 흐릿할테지만 바닥의 뻘과 1200톤급 군함 정도는 누구나 쉽게 구분 가능하다.

 

 

 

 

 

 

 

 

 

 

폐선이 보이는가? 소나의 해상도는 이정도다. crap trab 보이나 저건 통발이다. 소나로 스캔하면 화면 속의 줄이 로프인지 통발인지 폐그물인지까지 구분 가능하다. 요기 좌표 찍어서 다이버들 내려보내면 거의 95% 이상 정확하다. ㅅㅂ 이걸 왜 안쓴거냐... 뉴스 화면 보니 유속은 빨랐지만 바다는 잠잠했다. 파도가 없으면 영상은 잘 나온다. 그리고 실제 함미가 발견된 40m는 내 경험상 가장 영상이 잘 나오고 운용하기 편한 수심이다. 20m도 암초에 쓸릴까봐 우려되긴 하지만 그렇다고 탐사를 못할 정도의 수심은 아니다. ㅅㅂ 내가 진짜 해봤다니깐.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소나가 가진 최고의 장점은 탈부착이 가능하다는 거다. 해군의 장비는 배와 함께 상대적으로 늦게 도착할 수 밖에 없다. 육지에 비해서 배는 졸라 느리다. 민간 소나는 그냥 차에 실어서 옮기고 헬기로 나르면 된다. 사고지역에 도착해 어선에다 달면 즉시 작업 시작할 수 있다. 소나 설치하고 GPS 다는데 30분도 안걸린다. (이 휴대성이 사람 잡았는 데, 강릉에서 3일 일하고 운전해서 목포로 간다. 그러면 다음날 바로 작업이 가능했다. 실제로 강릉->목포->영덕을 일주일만에 작업한 적도 있었다.)

 

 

 

 

 

게다가 해군 보다 민간회사가 훨씬 잘 다룬다. 해군의 소나가 더 좋은 기종이라도 해군은 운용을 잘 안한다. 민간회사야 소나를 잃어버리거나 파손시키면 실무자 시말서 하나 받고 끝내지만 해군은 누군가 책임을 져야한다. 그래서 안전한 곳에서 안전하게 운용하고 끝낸다. 부대에 높은 사람이 오면 전시해 놓고 보여주는게 다다. 하지만 민간회사는 기상이 허락하는 한 매일 바다에 나간다. 소나를 몇년씩 다룬 엔지니어들의 노하우는 보통이 아니다.

 

 

 

 

 

해군 입장에서야 군내에서 문제를 처리하고 싶었겠지만 일단 생명부터 살려야하는 일 아닌가. ㅅㅂ 50명의 생명인데... 결국 어선이 먼저 발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ㅅㅂ 진짜 해군이 구조에서 한게 뭐냐. 신고는 휴대전화, 구출은 해경, 함미발견은 어선, 인양은 민간 크레인이다.

 

 

 

 

 

 

 


요게 삼영이란 회사에서 만든 나비스라는 GPS 플로터다. 플로터는 배의 네비게이션 쯤으로 이해하면 된다. 요즘 대부분 어선에 다 있다고 보면 된다. 보통 플로터랑 어탐기랑 따로 설치되어 있다.(플로터 없는 어선은 간혹 봤는데 어탐기 없는 어선은 찾기 힘듦) 이 모델은 플로터와 어군탐지기 복합모델인데 왼쪽 지도가 플로터, 오른쪽 편 파랑+빨강 화면이 어탐기다. 오른쪽 화면에 숫자가 수심. 밑에 빨간부분이 해저지면을 나타낸다. 저기 파란색이 바다고. 어탐기는 배의 바로 아래 한 지점만 탐지할 수 있고 해상도도 떨어진다.

 

 

 

 

 

하지만 함미를 찾는 거라면 아주 유용하다. 20~30년씩 동네 앞바다에서 작업한 어부들은 어디에 암초가 있고 어디가 수심이 높고 낮은 지를 상세하게 알고 있다. 즉 평소 수심이 30m 정도의 바다에 없던 암초가 갑자기 솟아나있다, 이상한 거다. 좌표 받아서 소나로 한번 스캔해주면 그냥 돌인지 함미인지 바로 나온다. 소나가 달린 옹진함이 도착한지 한 시간만에 어선의 제보를 받고 함미를 확인했다.

 

 

 

 

 

자기 일터에 가라앉은 1200톤짜리 배를 모르고 지나칠 어부는 없다. 근처의 어선 모두 동원하고 해양연구소나 수로국의 소나 모두 동원해서 찾았다면 하루면 찾았다.

 

 

 

 

 

안다. 죽은 자식 부랄 만지기라는 걸. 근데 해군 하는 짓거리가 하도 답답해서 이리 말해본다. 이왕난 사고야 어쩔수 없지만 대응 좀 잘해라. ㅅㅂ 어찌 해군의 대응전략이 '구조집중'이 아니라 '정보차단'에 신경쓰고 있는것 처럼 보이냐. 실종자 가족들 가슴에 피멍 든다. 잘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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