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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5일, 트럼프가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11월에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은 직후였고, 그 패인이 트럼프의 선거 개입에 있었다는 시각이 공화당 내부에서 올라오는 와중에 나온 선언이었다. 최악의 타이밍에 절묘하게 나온 선언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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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 대통령 트럼프 2024년 대선 출마 선언하다

출처-<CNN> 링크

 

이에 대해 공화당 내에서 이런 반응들이 나왔다.

 

 

트럼프를 비판하는 공화당 인사들

 

John Cornyn (상원의원)

 

“2020대선을 빼았겼다는 얘기만 계속했는데, 유권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constant rhetoric about looking back at the 2020 election was not very appealing to voters) 

 

John Thune (상원의원, 유력한 공화당의 새 상원대표 후보)

 

“한 명의 성질머리에 좌우되는 당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You can't have a party that's built around one person's personality)

 

Larry Hogan (매릴랜드 주지사)

 

“삼진당했으면 나가라”

(3 strikes, you're out / 2018년 하원 패배, 2020년 대선 패배, 2022년 중간선거 실패 모두 트럼프 책임이 있다는 발언)

 

Winsome Earle-Sears (버지니아 부주지사,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로서 2020년 대선 때 전국적인 선거운동 조직에 관여한 바 있음)

 

“이제 제발 좀 그만!” 

(Enough is enough)  

 

Paul Ryan (전 공화당 하원의장)

 

“그는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a drag on our ticket)

 

지금 공화당 내에 있는 반트럼프 기류는 중간선거의 결과로만 생긴 건 아니다. 공화당 내부에선 중간선거 전부터 중도층에서 반트럼프 정서가 계속 심화되어 가는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고, 공화당 후보로 다음 대선에 트럼프를 내놓기는 부담이 크다는 것에도 공감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화당 인사들(특히 현직에 있는 사람들)은 액션을 취하지 못했다. 뭔가 말은 하고 싶은데, 몸을 사렸다. 

 

“혹시 아직 트럼프 약발이 통하는 거 아닐까? 안 통할 것 같기는 하지만, 일단 선거 결과를 보기 전까지는 말조심해야겠다.”

 

이런 심리가 깔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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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런 선거 결과를 보고 나서야, 이제는 말을 좀 해야겠다는 분위기다. 이제 트럼프에 대한 비판은 단지 상대 진영에서 나오는 흑색선전과 모함이 아니고, 일반 시민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아니 해야 하는 것이 되었다. 트럼프나 보수진영에서 좌파 언론이라 부르는 CNN뿐 아니고, 미국 언론 중 가장 중립적이라 인정되는 국영, 공영 방송인 PBS(Public Broadcasting Service)나 NPR(National Public Radio)에서도 그의 행적을 보도할 때, 이제는 스스럼없이 거짓(lies), 사기(fraud)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출처 npr.PNG

제목: 그의 선거 거짓말을 압박하다, 전 대통령 트럼프의 NPR 인터뷰 요약

출처-<npr> 링크

 

이전 글(‘한국 대선을 위한 트럼프 체험기 2: 아무말 대잔치와 동조자들’ 링크)에서도 언급했지만, 그와 지근거리에서 함께 일했던 비서진, 참모들 그리고 그와 행정부에서 일했던 장차관급 각료들 모두 트럼프라는 인간에 대해서 학을 뗀다. 

 

백악관 비서실장 John Kelly, 국토 안보 고문 Tom Bossert, 백악관 메시지 전략 담당 비서 Cliff Sims, 백악관 공보 담당 비서 Omarosa Manigault Newman, Anthony Scaramucci, 국가 경제 위원회 의장 Gary Cohn, 백악관 법무 담당 Ty Cobb, UN 대사 Nikki Haley, 국무장관 Rex Tillerson, 법무부 장관 Jeff Sessions, 트럼프 행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 Bill Barr, 캠페인 매니저 Bill Stepien 등 

 

헉헉. 비판 발언을 했던 인사를 나열하면 끝이 없다. 그중 가장 백미는 트럼프 정부의 부통령 마이크 펜스가 아닐까 싶다. 그의 저서 <So Help Me God>를 보면 트럼프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가득하다. 

 

따지고 보면, 펜스 입장에선 트럼프에 대해 비판하지 않기가 힘들다. 대선의 결과가 이미 확정되었던 2021년 1월 6일, 미 의회에선 형식적인 절차로 대선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상원의장이던 마이크 펜스가 바이든이 당선되었다고 발표를 했다. 단지 형식적으로 해야 하는 발표를 했을 뿐인데, 트럼프 지지자들은 펜스를 잡아서 교수형에 처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펜스를 비판했다. 그리고 트럼프는 이들에게 박수를 치며 애국자로 칭송했다. 펜스가 악감정을 안 가질래야 안 가질 수가 없다.

 

트럼프와 마이크펜스.jpg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

출처-<AP>

 

암튼, 이렇듯 트럼프와 함께했던 공화당 인사들도 인간은 인간인지라 최소한의 선악을 분별하는 능력은 있어서 트럼프가 수준 이하의 말종이라는 사실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것 같다. 그의 인간적인 면에 호감을 느꼈다거나, 긍정적인 부분이 있었다고 언급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공화당에서 나오는 트럼프 비판은 아직도 2% 부족하다. 뭐가 그리 겁이 나는지 거짓말을 거짓말이라 못하고 사기꾼을 사기꾼으로 부르지 못한다. 돌려서 이야기하고 최대한 조심하며 비비 꼬아서 비판한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마저 아직 일부의 목소리일 뿐이다. 환장할 노릇이다. 

 

사실 공화당이나 보수 측 인사들 대부분은 비판보다는, 그를 높여보며 옆에 있다 보면 혹시 떡고물이라도 떨어지지 않을까 헤벌레하며 기꺼이 노예가 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트럼프 대선 출마 이유 1 : 수많은 범죄 혐의

 

트럼프, 그는 왜 다시 대권에 도전하려 할까? 

 

그가 2024년 대선에 다시 나온다 해도 당선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이쯤 됐으면 공화당 내부에서도 그걸 모를 리는 없다. 트럼프가 경선을 통과해서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 역시 무척 낮다. 그럼에도 그는 왜 출마 선언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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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트럼프의 말은 무시하자.

 

첫 번째 배경으로는, 현재 그에게 향하는 전방위적인 압력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는 조만간 법의 심판대에 설 것이다. 현재 검찰은 트럼프가 법망을 피하는 미꾸라지 같은 능력만큼은 대단한 걸 알기에, 어떤 사건을 먼저 치고 들어가서 법의 심판을 받게 할지 고민하는 눈치다. 트럼프가 그동안 저지른 죄의 종류가 매우 광범위하며,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는 것도 꽤 있다. 

 

수많은 혐의가 있지만, 대표적인 혐의만 해도 대략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공적 지위를 이용해서 사적 이득을 취한 부분, 즉 Conflict of Interest의 위반 혐의. 

 

그의 혐의 중 그나마 약한 것이다. 예를 들어, 대통령으로 재임 중 부동산을 사고팔면서 엄청난 시세차익을 쉽게 챙겼다는 것, 나랏돈으로 자신의 회사 이익을 챙겼다는 것 등이다. 

 

멀쩡한 백악관을 놔두고 1년 중 절반을 플로리다의 별장에 가서 지냈는데, 거기서 경호원들의 숙박비로 거의 2백만 달러가 지출되었다. 그리고 그 돈은 트럼프 소유의 호텔로 지불이 되었다.

 

트럼프 별장.PNG

제목: 문서에는 Mar-a-Lago에서의 숙박을 포함하여

트럼프 부동산이 Secret Service로부터

거의 200만 달러를 받았다고 되어있다

출처-<Business Insider> 링크

 

더 놀라운 사실은 이런 것이 4년 동안 무려 3,400건 적발되었다.

 

포브스 기사.PNG

Watchdog 보고서는 트럼프의 대통령 재임 중

3,400개의 이해 충돌을 인용한다.

출처-<Forbes> 링크

 

대충 계산해보아도, 이런 식으로 해먹은 돈이 1조 달러에 육박할 것이다. 

 

두 번째, 탈세.

 

트럼프에게 법의 심판을 내리는 게 가장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혐의다. ‘지난 수십 년간 트럼프가 천문학적 탈세를 통해 부를 축적했다’라는 명제는 ‘담배 흡연은 건강을 해칩니다’라는 명제만큼이나 우리 모두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법적 증명을 통해 사실관계를 정립하기가 쉽지 않다. 트럼프는 영악하게 탈세 증거를 인멸했고, 그에 대한 조사도 방해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나긴 조사 끝에 지난 12월 6일, 뉴욕주 법원에서 그의 기업(Trump Organization)에 탈세 및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아직 트럼프 개인에게 처벌이 가해진 건 아니지만, 그를 향한 법 그물망은 서서히 좁혀지고 있다.

 

PBS.PNG

제목: Trump Organization에서 최고 경영진들에 의해

계획된 탈세 범죄가 발견되었다 

출처-<PBS> 링크

 

세 번째, 국가기밀 보안 위반 및 누설죄.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며 1급 비밀(Top Secret) 또는 그보다도 위에 해당하는 비밀(SCI: Sensitive Compartmented Information)을 자기 마음대로 빼돌려서 측근, 비즈니스 파트너와 공유했다는 정황이 여러 번 드러났다. 

 

그는 국가 기말을 우습게 취급했다.

 

기밀 문서 흔들다.PNG

제목 : 전 국토안보부 보좌진은 트럼프가 집무실에서

기밀문서를 들고 기자들 앞에서 흔들었다고 말하다

출처-<Business Insider> 링크

 

향후 자신의 사업에 유리하게 써먹으려는 의도도 포착된 건 물론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가 적성국인 러시아 외무장관과 외교관, 궁극적으로는 푸틴에게도 기밀을 공유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건 간첩죄, 반역죄까지 해당될 수 있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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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트럼프는 러시아 외무장관과 대사에게

극비정보를 누설했다

출처-<The Washington Post>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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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Mara Lago 별장으로 문서를 들고 갔다. FBI의 압수수색으로 문서들의 일부가 회수되었지만, 많은 문서가 실종되었다. 

 

그가 김정은과 주고받았던 친서 중 일부도 실종되었다. 그것도 당연히 국가 기밀로 분류되어 국가자료원 (National Archive)에서 보관·관리하고 정보기관의 검토 후 필요에 의해서 일반에 공개되어야 하지만, 현재는 없어져 그 행방을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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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는 그가 김정은과 주고받은 편지를

국가자료원에 넘겼다고 했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출처-<USA TODAY> 링크

 

네 번째, 가장 심각하게 다루어야 할 혐의다. 내란 및 국가 전복 혐의.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 유언비어와 거짓 선전으로 국민을 선동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권 이양을 방해했다. 그리고 폭력 군중을 동원하여 국회를 점거하고 자기의 인기를 과시하며 민주주의의 절차를 방해했다. 심지어 주방위군을 동원해서 개표 기계를 압수하고 자기 입맛대로 재검표를 하도록 행정 명령을 내리려는 시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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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투표 기계를 압수하라는, 실행되지 않은

트럼프의 명령 읽기

출처-<POLITICO> 링크

 

이 행정 명령은 초고만 발견되었을 뿐, 실제로 발효되지는 않았지만, 이것은 군부를 이용한 쿠데타와 다를 바 없다. 미국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위험한 지경에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하원의 ‘1월 6일 국회 공격 조사위원회(House Select Committee on the January 6 Attack)’의 조사는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데, 조만간 트럼프에게 어떤 형식으로든 형사처벌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트럼프 대선 출마 이유 2 : 범죄의 정치화

 

트럼프는 판을 키우는 데에 천재적인 사람이다. 포커판으로 예를 들면, 일단 크게 걸고, 만약 진다면 패배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에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계략을 준비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큰 베팅이 잘 안 되었으면, 미리 섭외해 놓은 미친놈을 동원해서 테이블을 뒤집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전체적인 틀은 갖지만, 세부적인 방법은 계속 달라진다. 창의적으로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를 써서 이기는 판은 챙기고, 지는 판은 파토 내는 야비한 게임을 계속한다. 현실의 예로 들면, 어떤 큰 경쟁에서 자기가 질 것 같을 때, 상대방 약점을 잡아서 경찰이나 법원에 찌르는 방식 되시겠다. 물론 그 대가로 경찰과 미리 쇼부를 해서 자기의 치부는 건드리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채. 이같은 방법으로 그는 남보다 10배, 100배, 1000배, 1만 배 부를 축적해왔다.

 

최근에 또 따끈따끈한 뉴스가 나왔다. 역시 그답게 쇼킹한 카드를 새롭게 들고 나왔다. 

 

“2020년 대선 결과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법적으로 걸림돌이 있는 것 같으니, 헌법을 포함 모든 법의 효력을 중단해야 한다.”

(…the termination of all rules, regulations, and articles, even those found in the Constit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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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발언을 보도하는 NBC

출처-<NBC>

 

트럼프의 새로운 주장이다. 큰 틀은 항상 비슷하다. 내가 졌으니 이 판, 파토 내자는 거다. 이건 멕시코에서 강간범들을 미국으로 보내니 장벽을 세워서 막아야 한다는 2014년의 쌉소리와 결은 비슷하지만, 어떻게 보면 한 차원 레벨업 된, 그의 본성을 드러내는 발언이다. 한 마디로,

 

“민주주의, 그딴 거 왜 해? 그냥 내 똥꼬나 빨아”

 

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그때나 지금이나 그에 미친 듯이 동조하는 인간들이 있다는 점이다. 지지층은 물론이요, 공화당 의원들도 많다. 트럼프의 충신으로 살아가는 공화당 내 여러 의원들은,

 

“그가 하는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 전후 맥락을 살펴보아야 한다.”

 

며 무자비한 쉴드를 구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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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트럼프의 발언에 비판적 입장을 내는 공화당 의원도 있었다. 공화당 지도부에서조차 발언의 적합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는데, 또 몸 사리며 ‘미친 소리 좀 그만하고, 우리 공화당 좀 이젠 내버려 둬’ 같은 직접적인 비판의 목소리는 없어서 트럼프 지지 의원들의 목소리를 크게 뚫고 나오지 못했다. 

 

이렇게 자기가 수세에 몰릴수록 판을 키워서, 져도 결코 곱게 지지 않겠다는 작전을 펴는 인간은 상대하기 꽤 까다롭다. 그는 이미 쌓아 놓은 정치적 입지를 이용할 만큼 이용할 것이다. 

 

그는 대선판에 뛰어들어, 자기에게 향하는 모든 비판이나 법적 조사를 정치화하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이건 정치보복이다’ 이렇게 말이다.

 

이젠 중도층에서도 미친놈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보수층에서 강고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아직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는 상당히 공고한 편이다. 많은 보수 성향의 지역에서는 트럼프를 구세주로 여기고, 그의 거짓 선전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러한 탓에 이들 지역의 공화당 정치 지도자들(의원들이나 주지사 등)은 트럼프에 대해 함부로 비판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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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인포워즈>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떠나서, 경선 과정이나 대선 기간 중 행사할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직접 우승은 못 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를 물귀신 작전으로 침몰시킬 수는 있는 인물이 트럼프다. 그래서 공화당 내 인사들은 이런 돌발 변수에 대해 긴장하며, 자기에게 올 손익 계산에 언제나 신경을 쓰고 있다.

 

 

향후, 미국 대선 구도는?

 

나는 여러 인물들을 거명하며 누가 될 것인지 안 될 것인지 가능성을 점치지 않을 것임을 밝힌다. 나는 점쟁이가 아니다(트럼프가 절대 다시 대통령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언은 하고 있지만 그건 예외로 하자). 

 

현재 공화당에서 출마 선언을 한 인물은 트럼프가 유일하지만, 출마가 유력시되는 인사는 몇 명 된다. 그중 플로리다 주지사인 론 드산티스(Ron DeSantis)가 전국적인 인지도를 올리며 공화당의 미래이자 트럼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변수는 너무 많다. 지금 공화당 경선 향방을 예측하는 건 상당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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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주지사 론 드산티스 (Ron DeSantis)

출처-<New York Magagine>

 

큰 틀에서의 향후 경선 구도의 경우의 수와 변수 정도는 짚어볼 수 있겠다. 초기에 대여섯 명 정도 출사표를 던지겠지만, 곧 가능성이 높은 인물 두세 명으로 좁혀지고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것이다. 물론 트럼프 포함이다. 

 

트럼프의 가장 큰 약점은 중도표를 모을 수 없다는 것이다. 비록 2016년에는 성공했지만 2024년에 다시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쟁 후보들은 이 부분을 집중 공략할 것이다. 현재 아무리 공화당 내 인기가 좋아도, 트럼프 대선 필패론이 부각되면 결국 경선에서는 승리하기 어렵다. 

 

전술한 대로 내년이나 내후년쯤 법원의 소환장을 받고 법정에서 심판을 기다리는 그의 모습을 볼 수도 있는데, 그것도 변수가 되겠다. 그로 인해 그의 정치생명이 끝장날 수도, 오히려 그것을 역이용해 꺼져가는 정치생명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 

 

다른 변수가 또 있다. 바이든이다. 중간선거전까지 그의 국정 지지도는 매우 낮았다. 9월에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2%가 2024년 대선에 그를 후보로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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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CNN> 링크

 

정당 성향에 따라 집계된 내용을 보면, 우선 공화당 지지자의 88%가 그렇게 답했다. 이건 놀랍지 않다. 눈여겨볼 부분은, 중도층의 79%, 그리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48%도 그렇게 답했다는 것이다. 바이든의 재선이 순탄치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의 재선 출마에 대해 민주당이나 중도층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시각에는 그의 나이 탓이 크다. 

 

12월 현재 만 80세인 그는 역대 대통령 중 최고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2년 뒤에 만 82세의 나이로 대선전에 들어서는 것은 민주당 내에서도 불안한 게 사실이다. 만약 선거를 앞두고 병들거나 다치기라도 한다면? 갑자기 돌연사라도 한다면? 그 가능성을 전혀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이전 기사에서 내가 다른 건 다 둘째 치고 2024년 트럼프는 나이 때문에라도 힘들 거라 했었는데, 그 부분은 바이든이 더 하다(참고로 트럼프는 바이든보다 4살 아래). 

 

한동안 미국 정가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다음 이야기가 돌았다. 2024년 대선에, 

 

1. 트럼프가 나오면, 그는 반드시 진다. 

2. 그래서 트럼프가 나오지 않았는데, 바이든이 나오면 그도 반드시 진다. 

 

미국인들이 2024년 누굴 뽑을지는 모르지만, 누굴 안 뽑을지는 확실하다는 얘기다. 중간선거 선전에 따른 바이든 인기 상승 때문에 현재 이 이야기가 다소 들어간 듯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어떻게 될지 모른다. 

 

현재 미국인들은 트럼프도 바이든도 아닌, 차세대 정치 지도자들 간 대결을 보고 싶어한다. 트럼프가 계속된 똥볼을 차며, 공화당은 자의 반 타의 반 세대교체에 대한 준비가 되어가는 반면, 민주당은 아직 멀었다.

 

이것을 트럼프가 모를 리 없다. 그는 자기 손에 있는 카드로 자기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베팅하고 계략을 펼 것이다. 마지막까지 꼬장을 부리며 공화당 내부에 분열과 상처를 낼 것이다. 그리고 차세대 대안주자가 없는 민주당과 진보층 역시 트럼프의 마수에 당할 수도 있다. 이것이 현재 미국의 차기 대선 국면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이다.

 

 

소리는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