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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3. 29. 목요일

잡부기자 카인


 


그동안 단련한 투표근의 뽐새를 발휘할 날이 틱탁틱탁째깍째깍 다가오고 있다. 이에 유권자 제위의 전투의욕을 고취시키고 축제스러운 투표근 자랑 분위기를 위해 배경음악('가카 정부의 세련미'를 따르면, B.G.M. 뭐의 약자인지는 묻지 마라)을 선곡한다. 본 기자의 선곡을 따라 듣다 보면 알아서 투표근이 즐겁고 아름답게 자리잡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난관이 있다. 본 기자는 듣는 귀는 있어도 아는 지식은 없는 바보 아닌가. 굴러먹은 적이 있던 힙합 외에는 제대로 알고 있는 아티스트가 많지 않다. 그래서 이번엔 힙합만 다룬다. 힙합은 특히 서사성이 강조된 음악이라 그 서사 맥락을 따라 듣다 보면 알아서 정신 전투력이 증강된다. 군대에서도 말하지 않는가. 전투력의 시작과 완성은 정신전력이라고. 글타. 이거슨 딴지 문화부의 정신전력 보강 프로젝트다. 본 기자가 힙합편을 쓰니, 락과 같은 다른 장르는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알아서 써줄 거라 믿는다. 찡긋.


 


총 여섯 아티스트의 12곡. 반띵 하여 상하편으로 보내드린다. 여기서 반띵은 가카에게 보내는 오마쥬다. 그냥 한 번에 다 올리면 안 되냐고 묻지 마라. 본 기자도 글쟁이로서 계획과 의도가 있는 법이다. 물론 그 의도가 뭐냐고 물으면 먹은 점심 또 먹으러 사라질 것이다.


 




 


1 - 클라우댄서 (수다쟁이)


 



클라우댄서(Cloudander) = 수다쟁이(MC, 왼쪽) + DJ Magik Kool J(Producer, 오른쪽)


 


클라우댄서는 랩을 맡은 '수다쟁이'와 프로듀싱을 맡은 'DJ 매직 쿨 제이'의 듀오다. 힙합에도 여러 스펙트럼이 있는데 이들은 주로 밴드 형태 혹은 감성적 사운드에 치중하는 스타일이다. 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일상의 소소한 감정, 특히 사랑의 감정이지만 프론트맨인 수다쟁이의 시선은 더 넓다. 그는 클라우댄서로서는 팀의 색에 주로 치중하지만 사회적 시선을 완전히 거두지는 않는다. 개인으로서 다른 아티스트의 작업에 참여할 때 그런 성향이 잘 드러난다. 차분하고 인텔리한 MC의 캐릭터 말이다.


 


피노다인 -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feat. 수다쟁이, PaloAlto)



 



Verse 1 : Huckleberry P)

언덕 위에서 보면 이리도 많은데

내 친구의 집은 왜 없나요?

우리 모두가 의식주는 만인의

기본 권리라고 다들 배웠잖아요


쑥쑥 자라나는 저 키 큰 건물들은

누구를 위해서 세워지나요?

내가 말한 친구가 당신의 친구라도

당신은 정말 괜찮나요?


내 친구는 자주 울어요

이번엔 어디로 이사 가냐고 물어도

아버지의 입은 무겁대요

분위기만큼이나 나까지 무섭네요


내가 아직 어려서 모르는 걸까요?

집값이란 게 왜 자꾸 오르는 건가요?

쉴 곳을 찾으려 쉬지 못하는 친구의

굽은 등을 다들 왜 못 보는 척 하죠?


 


hook) 어디 있나요? 내 친구의 집은

어린 마음에 외치고 외쳐도

돌아오는 건 메아리 뿐야

친구의 마음을 그저 헤아릴 뿐야


어디 있나요? 내 친구의 집은

어린 마음에 외치고 외쳐도

돌아오는 건 메아리 뿐이야 돌아오는 건...


 


verse 2 : 수다쟁이)

글씨 하나 없는 역사책을 읽었어요

아주 오래 전 가난한 소년이 있었어요

그 소년의 꿈은 서울에 올라와서

성공을 거머 쥔 채로 돌아가 고향 한 켠에


부모님 이름 앞으로 된 집을 짓고

사랑하는 그녀를 닮은 아기를 낳고

그저 남들과 같은 하루 하루를

스케치하듯 사는 아름다움을


누리는 거였죠 그게 뭐가 어렵죠?

소년이 어른이 되어도 그 꿈은 멀었죠

서울의 건물은 조금씩 자라났고

집세라는 새는 하늘로 날아갔죠


이제 5층 아파트는 몽당연필 같아요

같은 아파트라도 어떤 애랑은 달라요

놀이터에서 혼자 그네를 타는

내 친구의 별명은 임대 아파트라죠


 


verse 3 - Paloalto)

빽빽한 건물 숲에서 마음 둘 곳 없어

아무 죄책감 없이 사는 사람들의 변명

마누라나 자식 핑계를 대는데

누군 가족이 없나? 아니 대체 왜 그래?


가끔 지하도를 걷다가 발견하는 신문지 덮은 아저씨

이게 발전하는 세계 속의 서울인가?

도저히 알 수 없네

저 사람들 맘 편히 뻗고 잘 수 없네


다행인 거지 난 월 75 낼 수 있으니까

어떻게 해서라도 지지고 볶는 삶이라고

축복 받은 거야 너무 감사해

오지랖이 넓어서 불평등함에 맘 상해


XI Lotte Castle I Park

이 편한 세상에 우리 보금자리가

왜 모자란 걸까 누구 탓인가?

그냥 물어보는 거야 궁금하니까


 


hook)


 


bridge)

왜 이런 짐을 짊어지는지

누구를 위해 집을 짓는지


 


verse 4 : Huckleberry P)

집 한 구석에 남겨 둔 추억들을

치우던 친구의 발걸음은

너무 무거워 내 마음보다 더

이삿짐 나르기를 반복하던


친구가 흘린 그 눈물의 의미

전부 알 순 없지만 우리들의 힘이

필요하다는 걸 난 잘 알아요

친구의 입에 미소가 자라나길


바라면서 밤 깊은 오늘도

보이지 않는 그 분을 향해 모으는 손

비단 친구 뿐이 아닌 누구던가

기본적인 행복에 대한


추구권은 지켜져야만 해요

우리가 지켜 줘야 해요

친구의 이사가 이번 달이

마지막이길 바라며


내 기도를 하늘에 매달아요...



 


수다쟁이가 참여한 이 곡,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피노다인의 곡이다. 한국 최고의 프리스타일 래퍼인 허클베리 피(Huckleberry P, 줄여서 헠피)와 스윙 스타일 프로듀서 소울피쉬(SoulFish)로 이루어진 듀오 팀 피노다인의 색 역시 클라우댄서와 유사하다. 어쿠스틱 계열의 소리를 사용해 만든 비트에 스타일리시한 랩. 그리고 사회적 구조에 대한 분석보다는 인간애에 기반한 시선이 앞서는 가사.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는 출중한 커리어와 기량을 갖고 있는 팔로알토의 능력이 오히려 반감된 반면 수다쟁이와 헠피가 공유하는 인간에 대한 시선이 빛난 곡이다.


 


수다쟁이와 헠피가 공통된 태도를 갖고 있긴 하지만 차이는 있다. 헠피는 인간애의 시선에서 출발하여 거기서 끝맺음을 하는 위치에 있지만, 수다쟁이는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위치에 있다. 이러한 수다쟁이의 포지션은 클라우댄서의 곡에서 잘 드러난다.


 


클라우댄서가 감성 영역에 치중한 음악을 하고 있긴 하나 그들의 앨범에는 은연중 (수다쟁이가 갖고 있는) 사회 구조에 대한 시선이 드러나고 있다. 이 인식이 집약된 명곡이 클라우댄서의 '당신은 어디 있었나요?'다. 한 시대의 역사를 떼어와 담담하게 그려내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수다쟁이는 이어 그 역사가 현재로 이어짐을 지적하는 지점으로 나아간다. 분명히 탁월한 솜씨이며, 앞으로도 이런 트랙을 많이 기대해본다. 이 곡은 1집 [A Walk In The Clouds]에 수록되었으며 밴드 기타 버전으로 편곡되어 2집 [Here I Am]에도 재수록되었다.


 


이 곡이라면 우리의 투표근 워밍업에 딱일 것이다.


 


클라우댄서 - 당신은 어디 있었나요?



 



verse 1)

나의 형

그 밤은 기척도 없이 시작됐죠

사방은 지옥불 천지

사람들로 가득 찬 다락 같은 각축장

그 속에서 쥐어진 건 발악하듯 따뜻한


사랑하는 친구의 손

그의 생명은 실루엣도 남지 않고

단숨의 한 줌의 꽃잎처럼

흔적도 없이 슬쩍

바람이 훔쳐갔죠 꿈처럼


두 손 그예 드러내는 불어오는 분노

충동에 순종해 군복에 튀는 피는

선악의 길을 잃은

이성을 시름시름 앓게 하네

잘 때가 돼 "난, 내가 왜?"


 


bridge 1)

나의 형 그대는 어디 있었나요?

떨리는 두 손을 감추고 싶었나요?

세상이 미쳤나요? 그래서 지쳐가요?

당신은...


 


hook)

날 기억해줘 난 니 옆에서

꿈꾸고 있어 날 기억해줘

날 기억해줘 난 니 옆에서

잊혀져 가는 건 내 미소


날 기억해줘 난 니 옆에서

숨쉬고 있어 날 기억해줘

날 기억해줘 난 니 옆에서

잊혀져 가는 건 내 미소


 


verse 2)

나의 누나

그 밤은 기척도 없이 시작됐죠

사방은 지옥불 천지

까만 군화발에 불한당은 추악한

수만 가지 불안함으로

뛰는 당신을 뒤쫓았죠


태풍처럼 그들은 대뜸 버럭대며

먹이를 쫓는 맹수처럼

붙잡고 구타해 숱한 최루탄에

흐른 눈물보다 더 큰 맘에 슬픔


바라지 사람이 아니라면 차라리

가만히 말하리 아니라면 차라리


 


bridge 2)

나의 누나 그대는 어디 있나요?

그 밤에 그 날에 바로 거기인가요?

세상이 미쳐가요 그래서 잊어가요

당신을
...


 


hook)


 


verse 3)

당신 대답 없는 당신

당시에 당신은 어디에 있었나요?

잠시 후에 당신은 말하죠

모른 일이야

그래요 소용없겠죠

오늘은 이만


잠겨버린 도시 위에 읊조리는 희망

그것은

지워지지 않을 기억에 기억


 


hook)


 


bridge 3)

잊어버린 진실보다 더 가슴 아픈 건

잊혀져가는 것


 


outro)

1980년의 봄을 기억해

잊혀져 가는 넋은 잠들지 못해

짧은 펜으로 나는 기록해

죄 없는 자의 피는 씻기지 않아


절대로 씻기지 않아

영원히 씻기지 않아

그래 씻기지 않는

과거의 상처


당신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

뭐라고 말을 할까?

오래된 질문에 답해줘

그 날의 그 때 그 밤에 당신은 어디 있었나요?


아픔 그리고 슬픔 그들의 가슴 안에

갖혀 있는 맘을

어떻게 해야 할까?



 


수다쟁이 트위터 : @sudaaaahaha


 


 


2 - UMC/UW



UMC/UW=유엠씨유위

 


힙합 음악에서 가장 사회적 시선을 많이 드러낸 사람을 꼽는다면 단연코 UMC가 '갑'이다. 본지 마사오 화백의 훌륭한 인터뷰로 그의 매력이 드러난 바 있다.(못 읽었다면 나중에라도 읽어보시라) 이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이 가장 즐거울 때'를 서로 다른 생각을 하지만 함께 모여 행동하는 대중의 하나였을 때로 꼽는다.



...명박산성 처음 올라섰을 때, 어청수가 처음 내놨을 때 제가 광화문에 학교 후배들이랑 있었어요. 그 때가 마침, 6월 10일. 제 생일이었거든요. 그 근처 파리바게뜨에서 생일케잌 사가지고 명박산성 10미터 앞에서 생일 파티를 했어요. 제가 학원에서 일할 때죠. 한겨레에서 와서 인터뷰를 하더라구요. 직장인 유승균 씨 괄호 열고 29. 이렇게 나오더라고요. 그 집회를 나갔던 이유는, 그 많은 쪽수 중에 하나가 되고 싶은 거 외엔 없었어요. 가봤더니, 맞더라구요. 사람들이 너무 다양하고…예전처럼 북부총련 어디 모이고, 깃발 있고, 그런 게 없었어요. 누군가의 지령을 받지 않는 다양성의 향연이 집단지성이라 불리는 것. 집단지성 그 자체였거든요. 그걸 즐기는 한 시민으로서 나가고 싶었어요. 그게 가장 순수하고 내 맘에 드는 타입이었어요...


- UMC 인터뷰 중에서(링크)



바로 이 경험이 그의 2집 [One/Only]의 'Bullet'이 되었다. 2008년 촛불시위 상황을 소재로 만들어진, UMC판 투표독려송이라 할 수 있다.


 


UMC - 'Bullet'



 



intro)

저기요, 저기, 학생, 아저씨, 버스 뒤집지 마세요

운전경 탔어요 안에

안... 어이잇


 


vesre 1)

자 우리가 무조건, 화낼 일만은 아닙니다.

역사는 곧 투쟁이지만, 고민은 필요하죠.

많은 사람이 모여있으니 신이 나기도 하구요.

전경들이 후두려패니 열받기도 하구요.


한여름인데도 물대포에 입술이 퍼래지구요.

소화기 최루가스에 머리가 허얘지구요.

잡힐새라 뛰어다니다 신발이 드러워지구요.

밤새 잠못자고 소리지르니 얼굴이 누렇게 뜨죠.


각계각층의 여러분들이 모여주셨습니다.

백수인 저는 낮부터 자리깔고 있었습니다.

이중엔 투표한 분도 있고, 안 하신 분도 있는데,

안 하신 분 니들 때문에 우리가 이게 뭡니까?


평일에는 취업공부 이력서도 써야 되고

오랫만에 잘돼가는 여자도 한 명 생겼는데,

오붓하게 노닥거려야 마땅한 토요일 밤에 대체

이게 뭐냐고? 이게 뭐냐고 지금?


걱정할 일이 하나도 없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편하게 생업에 종사만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그렇지 않고, 우리 애들도 여기 살 텐데,

선거전단 읽어보기가 그렇게 귀찮았습니까?


춥고 덥고 피곤해서 집에 가고만 싶은데도

누군가에게 포위당해서 그것도 여의치 않아요.

고삐리때 무면허 바이크 3년 내내 몰았어도

이런 적은 없었는데 경찰이 100명이 쫓아와!


 


hook 1)

애들이 뭘 알겠냐, 대학생이 뭘 알겠냐 이런 건 2008년에 흔히 듣는 얘기 애들이 뭘 알겠냐, 고등학생이 뭘 알겠냐 이런 건 28년 전에 흔히 듣던 얘기


Not bullets, But ballots,

Not bullets, But ballots.

소화기 맞고 화내기 전에 우선 한 번 생각해 봐

우리가 한 걸 돌아봐 투표를 안 한 건 너잖아

우린 지금 반성하러 모인 거 아닐까?


 


verse 2)

자 너네반 학생이 40명인데 반장이 한 명 있어

근데 선거 때 귀찮다고 투표를 열 명이 했어

근데 반장이라는 년이, 매우 하자야


맨날 스모키 화장을 하고 친구들 남친을 건드려

학기초엔 티를 안내서 아무도 얘를 몰랐어

걔가 도토리로 매수한 아홉명이 투표를 했어

투표을 25%에, 찬성 100%로 노란 뱅헤어의 싸가지녀가 반장이 된 거야


나만 잘하믄 되지, 무슨 일이야 있겠어?

처음엔 아무도 신경 안 쓰고 그냥 지나갔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승질이 대폭발

뭐만 했다하면 강력하게 짜증이 나는 거야


담탱이한테 잘보일라구 환경미화를 지원하고

쓰레기같은 급식에 별을 다섯 개 줬어

학교 기를 거꾸로 들고 체육대회 응원을 하고

교생한테 꼬리치느라 교실에 개울을 파버렸어


이거 무슨 지랄염병, 병신육갑하고 있네

담탱이한테 항의하고 싸이에 욕도 해놨지만

앞뒤가 꽉 막힌 담탱이가 그러는 거야

“그게 민주주의다! 투표했으니 끝났다!”


겨우 100일만에, 모두가 지쳤어

반장아, 부탁인데, 아무 것도, 하지 마라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우리를, 돕는 거다

그럴 리가! 투표 안한, 책임을 져야죠.


 


hook 2)

도로를 점거해서 교통체증이 야기됐다

이런 건 2008년에 흔히 듣는 얘기

도로를 점거해서 시민이 공포에 떨었다

이런 건 28년 전에 흔히 듣던 얘기


Not bullets, But ballots,

Not bullets, But ballots.

전경들에게 화내기 전에 잘 한 번 생각해 봐

우리가 한 걸 돌아봐 투표를 안 한 건 너잖아

우린 그때 반성하러 모인 게 아니었을까?


 


outro)

투표는 최선을 선택하는 게 아니고 최악을 피하는 거야

역겨워 하지 마

니가 더 역겨워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시선, 상황을 꿰뚫는 통찰, 효과적인 서사 기법과 어법의 선택 등의 측면에서 UMC는 여타의 아티스트가 따라오기 힘든 경지에 있다. 특히나 그의 최강점은 익살맞은 해학을 통한 쉬운 표현으로 강력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에 있다. 특히 3집 [Love, Curse, Suicide]에 수록된 다음 곡 'Media Doll 3.0'은 그 능력의 정점을 보여준다. 수다쟁이가 감성적 설득에 기울어있다면 UMC는 감성/이성 양쪽을 어느 정도 잡아내는 데에 성공한다. 투표 파워를 본격적으로 이끌어내기에 딱 좋은 곡이라 하겠다. (참고로 저 모든 목소리는 UMC 본인이 직접 낸 것이다.)


 


UMC/UW - Media Doll 3.0



 



hook)

얘들아, 저놈이 나쁜 놈이다 (죽여! 죽여! 죽여!)

얘들아, 저놈이 그놈 친구다 (죽여! 같이! 죽여!)

얘들아, 쟤는 나쁜 놈으로 의심된다 (죽여! 죽여! 죽여!)

얘들아, 내 말이 틀린거 같다 (ㅋㅋㅋㅋ 아님 말구)


 


verse 1)

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셨나요

아니 노인들인가? 그럼 유권자 여러분

우리는 표를 얻기 위해 뭐든 다하는

여러분 친구랍니다 그건 물론 다 아는


상식이겠죠. 약간의 지식이 필요

하는 건 절대 말하거나 시키지 않아요

상황이 실제로는 매우 복잡하더라도

우린 알기 쉽게 포장을 잘만 하더라고


소문내줘요 그래야 재선이 돼요

사실 필요한 건 표가 아니라 돈이지만요

아 돈이 아닌가? 그럼 명예는 아닌가?

아님 기부학교를 만들어 내 딸 대학보내긴가?


여간에 백 년 전에 저희 조부님께서

나까 무슨 상한테 허가받았던 광산 속에서

금이 나와서 갑자기 빵터진 재산에서

한푼어치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이예요


그러자면, 세금을, 적게 내면 좋고

그러자면, 탈세를, 안 들키면 좋고

그러자면, 공무원을 우리 편으로 만들고

정치인도 우리 편으로 뽑힌다면은 좋아요


아무래도 우리 땅엔 민주주의라고

행복한 삶에 크나큰 걸림돌이 있지요

정치인을 투표같은 이상한 짓으로 뽑아요

우리편 안 뽑히면 우린 망하니까 다같이


 


hook)


 


verse 2)

우리 편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어요

외로울테니까. 삥을 뜯길테니까

그래서 시간날때 신문을 만들었어요

우리 편 늘려주고, 생각을 공유해 주죠


생각이 복잡할 때 한 번 꼭 읽어봐요

모든 걸 간단하게 정리해드릴께요

그래도 머릿 속이 영 복잡해서

‘모두 친구는 아닐까?’ 그런 위험한 생각이 드나요?


안 돼요. 사람을 믿으면 정말 안 돼요.

튼튼한 집, 안전한 차, 얼음이 나오는 정수기도

사람들이 그냥 갖다 주는 게 아니예요

결국 돈이라구 돈. 그걸 지켜야 돼요!


그런데 돈이란 건 양이 좀 모자라서

우리들한테 좀 많으면 쟤들은 그지가 되죠.

하지만 괜찮아요 우리편만 되세요

기업, 신문, 방송, 법이 모두 우리의 친구죠!


아직도 머릿 속에 의문이 있나요?

‘우리편이 부자라면 남의 편은 어쩌지?’

‘쪽수는 저쪽이 많아. 왜 다들 고생하지?’

‘저 사람들 고생하는데 왜 편을 가르지?’


생각이 많다는 건 고통을 뜻하고

이상한 생각이 든다면 행복은 사라지고

고뇌가 심해지고, 돈을 제때 못벌고

불만이 늘어나면 난 너한테 이렇게 말해요


 


hook)


 


verse 3)

그래, 그런 건 인정할 수 있어

저 바보들이 일해서 우리가 먹고 살 수 있어

그 바보들이 똑똑해지면 우리 집이 작아져

니 임무는 바보들을 바보로 유지시키는 것


하나. 외부의 적을 만들어 놓기

없으면 아무나 잡아서 적으로 포장시키기

겁주면 뭉치고, 뭉치면 일하거든

겁먹은 애 삥뜯는 법은 중삐리도 알거든.


둘. 우리를 지들 편으로 속이기

이런 때 애국심이란 말을 종종 써줘

애국심이란 애국심으로 사람을 속여서

장사하는 기술, 출연료 올리는 기계란다


셋. 지들끼리 싸우게 만들기

동네도 갈라주고 남녀도 갈라줘

웃긴 게 갈라놓으면 알아서 잘들 싸워

그 새 등쳐먹으면 새도 모르게 감쪽같다구


가끔은 잠바입은 허름한 촌놈들이

시험 좀 잘봤다고 일을 좀 잘한다고

주제를 모르고서 우리 자리에 들어와

주인 행세를 할 때가 있어 이게 위험해


걔들은 숨만 쉬면 우릴 죽여놓거든

그래서 자격시험을 요새 없애구 있어

그래서 비싼 학교를 요즘 만들구 있어

끝으로 신문에 이렇게 써주면, 고민? 해결!


 


hook)



 


UMC/UW 트위터 : @umcuw


 


 


3 - 바스코



바스코(Vasco)


 


감성과 이성의 영역 모두에서 전투 의욕이 고취되었다면, 남은 건 의욕을 주욱 이끌고 나갈 독려가 된다. 그리고 독려에 있어서는 군가가 최고다. 원시적인 마초성, 그 저돌적인 정서는 남녀불문 진취성을 자극하는 효능이 있다. 힙합이 원래 마초성이 강한 음악이긴 하지만, 여기, 순수한 마초성으로 경지를 이룬 한 래퍼가 있다. 그 이름 바스코.


 


바스코는 사실 사회/역사적 발언이 있는 곡을 자주 발표한 뮤지션은 아니다. 그러나 바스코는 원시로 회귀할 정도로 강력한 마초성을 캐릭터로 삼고 있으며, 이에 근거해 모든 부조리에 대해 엿을 날린다. 바스코의 음악은 모든 억압을 의식/무의식 양쪽으로 거부하는 임전무퇴 철저항전의 태세를 늘 유지하며, 그래서 그의 음악을 관통하는 중심 정서는 분노와 진취성이다.(그의 2집과 타이틀 곡의 제목은 아예 [덤벼라 세상아]다.)


그의 이러한 포지션은 결코 변하지 않은 채 3장의 앨범 내내 지배적으로 흐르며 조금씩 진보하고 있다. 초기에는 자신에게 오는 억압 기제에 대해 피상적이고 반사적으로 대응하는 수준이었으나, 점차 억압의 뒤에 있는 원인 구조를 보게 되면서 바스코의 분노는 정제되고 함축된다. 그러나 기준을 상식에 두고 자신의 자존심을 놓지 않는, 수컷의 순수함은 주욱 유지되고 있다. 그 순수함은 기술적인 면에도 영향을 미쳐, 바스코는 기본기에 매우 충실하여 탄탄한 플로우를 구사한다.


 


상식과 자존심만 준거로 삼아 판단하는 순결한 원시 마초, 바스코의 현 주소는 그의 3집 ['Guerrilla Muzik' Vol.1 Prologue]에 수록된 곡 'Q'에서 잘 드러난다. 앞에서 언급했던 헠피가 피처링 했으며, 바스코 본인보다 더 훌륭한 랩을 들려주었으나, 오히려 곡의 주제에 대한 이해와 현실 인식의 깊이에 있어서는 바스코에게 미치지 못하여 약간 아쉬운 곡이다. 정말 훌륭한 랩이 인식의 깊이 때문에 옥의 티가 된 아까운 경우다. 바스코는 이 곡에서 좌충우돌하는 저돌성으로 구조화된 사회 모순 현상에 대해 '왜?'를 계속 던지며 최종 질문을 끌어낸다. '요즘 학생들은 꿈을 꾸지 못해 왜?' 다소 산만하게 배치되어 통일성이 사라진 구성은 아쉽지만 이런 순수한 질문이 사람의 분노를 가장 곧고 날카롭게 정제해준다.


 


바스코 - Q (feat. Huckleberry P)



바스코가 직접 편집/제작한 'Q'의 뮤직비디오


 



verse 1 - Vasco)

왜, 매년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어

왜, 국가는 성장하고 내 집 평수는 줄어

왜, 줄어드는데 집가격은 계속해서 뿔어

왜, 몇대째 우린 같은 질문만 계속 물어


왜,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어

왜, 내 엄마는 늙는데, 황신혜는 절대 안 늙어

왜, 10년째 난 공중파를 한 번 못 뚫어

왜, 난 피쳐링에 공연해도 아직까지 굶어


왜, 왜, 언더 뮤지션이 가요를 불러

왜, 가수들은 이유없이 옷을 벗고 웃어

왜, M.net은 음악이 아닌 사생활을 틀어

왜, 왜 사랑하는데 내 재산을 물어


왜, 돈많은 놈이 이쁜 여자를 물어

왜, 결혼하고 성격차에 고소장을 꾸며

왜, 여대생은 학사모 대신 옷을 벗고 누워

왜, 그거 때문에 너와 내가 울어, 왜?


 


hook)

Keep Askin' 왜?


 


verse 2 - Huckleberry P) 자기도 모르게 꼰대들을 닮아있는 나이든 아이들

불면증 환자가 되지 자의든, 타의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면서, 왜?

옥상에 선 신발의 주인이 되려고 해?


대체 왜 무릎꿇어? 대체 왜 주눅들어?

대체 왜 꿈을 죽여? 대체 왜 수그러들어?

비전의 불씨에 대체 왜 물을 뿌려?

죄 없는 니 손목에 대체 왜 줄을 그어?


왜 환경만 탓해?

당당히 부딪혀 봐라 남자답게

부모님의 꿈을 대신 꾸지않아도 돼

대신 니 꿈을 말할 땐 똑바로 해


이제 '왜?' 라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해

니 인생의 설계도 다 새로 제작해 제발 '왜' 를 '왜' 에서 끝내지 마, Boy 한 번 꿈을 꿨다면 절대 깨지 마, Boy


 


hook )


 


verse 3 - Vasco)

왜, 그는 광장에서 우리 촛불을 껐어?

왜, 왜 난 이 가사를 쓰면서 벌벌 떨어,

왜 아버지를 아버지라 못해

즉, 왜 좆같단 걸 좆같다고 말하며는 좆돼


요즘 학생들은 꿈을 꾸지 못해 왜?

'주관'식에 주관이 없는 답을 적어놓고 좋대

또 왜 목사님이 바람을 펴

또 왜 총리실은 멀쩡하게 사는 사람을 쳐


왜?!



 


물론 마초가 그 진가를 발휘하는 시점은 질문과 판단이 끝난 후 달려나갈 때다. 한계를 부정하고 도전하는 데에서 오는 감동은 고대의 영웅 서사시에서 현대의 할리우드 영화와 일본 소년만화에 이르기까지 유서가 매우 깊은 서사다. 바스코는 바로 그 서사를 압축하여 자신의 캐릭터 안에 담고 있다. 그래서 '내게 안 된다고 하지 마'라고 못박은 후 '내가 나의 Hero'라고 외치는, 바스코의 3집의 'Hero'가 오늘의 결정곡이 되겠다. 마초의 효능이 여기서도 드러난다. 곁가지를 쳐내고 집중할 수 있는. 바스코에게서 그 뚝심을 빌려와보자.


 


실제로 이 3집 발매 후, 바스코는 타협하지 않았던 자신의 음악을 그대로 들고서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통해 공중파 출연에 성공했다. 비슷한 시기 UMC, 가리온 등의 다른 한국 힙합 1세대들도 EBS의 '스페이스 공감' 등을 통해 공중파에서 자신의 음악을 소개하는 기회를 얻고 있었다. 글타. 하면, 된다. 쫄지, 말자.


 


안 될 지도 모른다 어쩐다는 생각은 던져버리고, 유권자 각각이 생각하는 승리를 위한 선택을 하면 된다.


 


바스코 - Hero



 



hook 1)

내게 안 된다고 하지 마

용기가 없다면 손을 잡아봐

I'll show you how to fly


두렵다고 절대 피하지는 마

Open up your eyes wide

Feel your soul in the sky high, fly!


 


verse 1)

니가 내 CD를 사든 다운 받든 상관 안 해

I'don't care 내 가슴에 박혀있는 칼을 뽑을 차례

내 음반을 MP3로 변환해도 내 길은 못 막어

너가 내 밥줄은 끊어도 내 입맛은 절대 못 바꿔


음질은 떨어져도 내 값어치는 안 변해

내 가슴 한편에 내 상처를 보고 더 깊게 반성해

'No more love to this game man'

신이 있다면 당신 답은 필요없으니, 날 시험하지 마소서 또 Amen


세상에 희망보다 포기가 먼저 나오는 곳은

사전 밖에 없어 나이 들어 무릎꿇어 늙고 녹슨

Vasco 쉬거나 잠들지 않아 난 깨있어 늘

5월 15일 내 실패란 놈에게 카네이션을!


멈춰서지 마 일어서서 더 달려

Yes imma rider! 자, 더 세게 밟어

만약 무릎을 꿇었다면 다시 신발끈을 조여

목표는 내 앞에 한계라는 놈의 심장 끝을 노려!


 


hook 2)

내가 나의 Hero (내가 나의 Hero!)

Yes, 내가 나의 Hero (내가 나의 Hero!)

두 손을 하늘 위로 (두 손을 하늘 위로!)

두 손을 하늘 위로 (두 손을 하늘 위로!)


 


verse 2)

1% 가능성과 99% 의지

'도전' 그게 바로 내가 사는 참된 삶의 의미

불가능에서 불을 빼서 내 가능성은 어두워

그래도 1% 가능성 그 빛을 따라 가는 것


난 나는 법을 위해 남들보다 더 더 높게

올라가서 내 날개를 펼쳐 더 더 넓게

이 하늘의 주인은 나 언덕을 박차고 날아 올라

나 눈감지 않아 앞을 바라봐 난 저 바다로 Fly


난 공책을 펴고 팬 끝에 내 상상을 펴

난 머리로 생각하고 내 혼으로 가사를 써

내 입을 거쳐서 내 가사가 발음이 돼

난 복식호흡 따윈 몰라 내가 뱉는 랩은 내 가슴이 해


멈춰서지 마 일어서서 더 달려

Yes imma rider! 자, 더 세게 밟어

만약 무릎을 꿇었다면 다시 신발끈을 조여

목표는 내 앞에 한계라는 놈의 심장끝을 노려!


 


hook 2)


 


hook 1)



 


바스코 트위터 : @vasco187


 




 


사회적 목소리를 내거나 그러한 인식을 가진 아티스트가 많지 않다는 것은 한국 힙합의 단점이나, 없지 않다는 것은 희망이다. 시대의 결핍을 인식할 수 있는 몇몇 아티스트들이 모여 총선 독려를 위한 공연을 한다. 이름하야 [Microphone Rebelde]. 돌아오는 토요일인 3월 31일 오후 6시다.


 


위에서 거론한 뮤지션 중에서도 클라우댄서, 허클베리 피와 UMC/UW가 출격하며 하편에서 거론할 뮤지션도 등장한다. 관심있는 분들은 여기에 들러 예매 혹은 관련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겠다. 참고로 본 기자도 사진기 들고 갈 거다.


 



 


잡부기자 카인

twitter: @Kain_Sul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