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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일본방송과 연예인들의 실태(1)
 

2004.6.16.월요일

딴지 국제부

 

 




 
 

아, 안녕하십니까. 필자 일본에서 생활한지 올해로 4년 되었고 그동안 TV, 신문, 광고등 이른바 미디어 업계를 지망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일본 미디어를 연구해 왔습니다.

 

한국 방송국들이 일본 프로 베낀다는 말. 뭐 하루 이틀 일 아니지만, 4년동안 죽어라 여기서 텔레비젼 지켜 본 결과 필자가 내린 결론은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됩니다.

 

베낄게 없어 일본 방송 베끼냐?

 

물론 필자도 여기서 눈 빠지게 기다리는 프로는 몇 개 있습니다만, 진짜 욕나올 정도로 최악의 프로도 꽤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한국 방송 쫓아오지 못하는 분야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로 딴지 데스크에서 짤리지 않고 장기 연재 가능하다면 지금 까지 가슴! 속에 묻어둔 이야기 보따리 전부 풀어 헤치고 싶지만.. 일단은 간단하고 알기 쉽게 오늘부터 하나씩 하나씩 바나나 껍질 벗기듯 일본 방송을 홀라당 벗겨 볼까 합니다. 그리고 필자 보기와는 달리 뉴스에 꽤! 관심이 많으니 가끔 충격적이거나 황당한 뉴스거리 있으면 덧붙여 소개할까 합니다. 덧붙여 현재 일본에 살고 있다는 장점을 ! 최대한 살리고자, 옛날 얘기 보다는 요즘 얘기를 주로 하려고 하니, 부디 짧은 시간 이지만 재미있게 읽어 주셨음 합니다. 이상~!

 

  

 

일단! 알고 보자!  - 일본 TV의 종류와 특징

 

일본 방송국은 공영 방송인 NHK, 5개의 키 민영 방송국(전국 레벨), 그리고 키 민영 방송국 소속의 각 지방 방송국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영 방송인 NHK는 일본방송협회라는 답답한 회사명이 대변하 듯 젊은이들은 거의 보지 않는다. 주로 뉴스, 시사 프로, 다큐멘터리, 대하 드라마등 매달 수신료 그까짓 몇 푼 전혀 문제되지 않는 어르신들에게 사랑 받을만한 프로들로 가득 차 있는 관계로 0.1초의 화면만 봐도 NHK의 것임을 단박에 알아채는 필자 또래의 젊은이들에겐 도저히 30분 이상 견디기 힘든 채널인 것이다.

 

하지만 요즘엔 젊은층을 비롯해 아줌마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으니, 다들 잘 알고 있다시피 바로 겨울 연가 덕분이다. 여러분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지금 일본에서는 겨울 연가가 대박 인기 있다. 대하 드라마 외에 평균 시청률 20위 에도 못 들던 NHK는 요즘 10위 권 안에 가뿐히 들고 있으며 DVD판매 등으로 부수입이 아주 짭잘한 모양이다. 겨울 연가에 대한 얘기는 NHK 부분에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겨울연가의 주인공 배용준은 NHK 사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은 바도 있다.

 

키 민영 방송국(여기서 키는 key를 의미함)은 여러분도 잘 아시는 후지 테레비, 니혼 테레비, 테레비 도쿄, TBS(도쿄 방송), 테레비 아사히 이렇게 5개로 나뉘어져 있다.

 

그리고 또 아실랑가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건 방송국들이 죄다 신문사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이다. 후지 테레비는 산케이 신문에, 니혼 테레비는 요미우리 신문에, 테레비 도쿄는 니혼케이자이 신문(닛케이)에, TBS는 마이니치 신문에, 테레비 아사히는 아사히 신문에 소속되어 있다. 나아가, 요미우리 광고사 ,니혼케이자이 광고사, 아사히 광고사 등 각자의 광고 회사를 갖고 있는 신문사도 있다. 심지어 요미우리 신문 같은 경우는 야구 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 도 갖고 있는 거대 언론그룹에 다름아니라 할 수 있겠다.

 

신문사가 방송국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이 시점에서 대충들 짐작 하셨겠지만 그래서 일본 방송국의 보도는 각자 소속 되어 있는 신문사의 보도 방향을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한국 처럼 어떤 신문사가 KBS를 욕한다던지 MBC를 욕한다던지 하는 일은 일본에서는 극히, 아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점이 평가자의 부재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기도 하지만, 일본인들은 지극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일본의 신문들

 

여기서 각 신문사의 보도 방향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다. 가장 알기 쉽게 오른쪽, 왼쪽으로 구분한다면 우익 정치인들의 영원한 친구인 산케이와 남이 봤을 땐 오른쪽인데 끝내 가운데라고 박박 우기는 요미우리, 이라크 전쟁과 자위대 파견 때 꽤나 용감하게 이 박박 갈고 반대했던 아사히, 아사히 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왼쪽 편인 마이니치, 그리고 아무리봐도 애매모호한 닛케이(닛케이의 경우 일본경제신문임을 표방하면서도 작년 8월 15일 광복절에 실린 닛케이의 사설은 일본이 전쟁에서 패한 건 훌륭한 리더쉽을 가진 지도자가 없어서였다라는 분위기 파악 못하는 논조로 필자를 황당하게 만든 바 있다.)정도로 구분할 수 있겠다.

 

또 여기서 독자분들 중에서는 한가지의 의문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한국에서 일본의 재미있는 프로하면 일단 떠오르는 방송국이 아마도 후지 테레비일 것이다. 헌데 이 후지 테레비가 산케이 신문의 소유라니! 평소 산케이의 논조로 봐서는 NHK보다 답답하고 수구보수적이어야 정상 아닌가? 허나 일본 방송국중 가장 상업적이며 자극적인 프로 만드는 곳이 바로 후지 테레비다.

 

필자도 오랫동안 산케이와 , 후지 테레비의 갭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얼마전 토쿠다네 라는 후지 테레비의 아침 와이드 쇼를 보고 "역시 이놈은 오른쪽이었어."라고 새삼스레 깨달은 적이 있다. 자위대의 다국적군 참가를 반대하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때 맞춰 동티모르에서의 자위대의 활약상을 잘 포장해서 내보낸 곳은 후지 테레비 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재미없으면 테레비가 아니쥐라고 하는 후지 테레비의 사훈이 대변하듯 후지 테레비는 시청자가 재밌어 할 수 있는 형식에 산케이식의 극우보수적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필자가 한국 가서 보고 놀란 방송 중 하나.. 쓰잘데기 없는 지식 소개하고 그 가치를 매기는 프로. 그거 후지 테레비 꺼다.

 

 

지TV사옥과 밑의 스누피스러운 캐릭터는 후지TV의 마스코트

 

후지 테레비와 함께 일본인들이 인정하는 재미있는 방송 만드는 곳이 바로 니혼 테레비다. 참 이상도 하다. 니혼 테레비 역시 요미우리 소속인디. 니혼 테레비는 대체적으로 드라마는 별볼일 없지만 버라이어티 쇼 중에 꽤 괜찮은 프로가 많다. 그리고 필자가 한국 가서 보고 또 놀란 방송.. 변호사 몇 명 앉혀 놓고 법률 상식 배우는 프로. 이건 니혼 테레비 꺼였다. 타방송, 즉 후지 테레비에서도 THE JUDGE라는 유사한 방송이 있긴 하지만 필자는 니혼 테레비의 行列できる法律相談所(줄 서는 법률 상담소)를 즐겨 본다. 반은 잡담이지만 사회자가 재밌어서 낄낄대며 보는 편이다. 아무튼 니혼 테레비도 뒤에 버라이어티 중심으로 자세히 설명하겠다.

 

도쿄 방송은 예전엔 별볼일 없다가 잠깐 주목 받은 후 요즘에 다시 별볼일 없어 졌다. 와이드 쇼나 낮시간 프로가 가볍다 못해 어이없을 정도니까. 도쿄 방송 아침 와이드 쇼 보면 정말이지 아침부터 짜증난다. 개를 끌어 안고 일기 예보를 하질 않나, 이쁜척 하는 여자 아나운서는 종일 시간만 알려주고 만다. 드라마도 이번 시즌엔 볼만한게 일요일 9시 도망자정도다. 도망자는 해리슨 포드가 나왔던 그 도망자랑 내용이 거의 비슷한데 설정만 좀 틀리다. 아무튼 도쿄 방송도 차후 자세히 설명하겠다.

 

테레비 도쿄는 정말 별볼일 없다. 버라이어티도 허접하고. 그래서 본 기사에서는 생략토록 한다.

 

테레비 아사히도 그다지 주목할 만한 방송국은 아니지만, 개그맨 출신 영화 감독이자 배우인 키타노 다케시가 출연하는 버라이어티나 론부라는 개그맨 콤비가 진행하는 버라이어티 등이 꽤 인기있고 뉴스 스테이션이라는 뉴스 프로도 버라이어티 못지 않게 재미있기 때문에 테레비 아사히도 버라이어티 중심으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일본 <아사히테레비>의 간판 앵커인 구메 히로시. 그는 방송 마지막날 스스로에게 포상한다며 뉴스도중 맥주를 먹는 파격을 선보인 바 있다.

오늘은 맛뵈기로 여기까지만. 다음주에는 일본의 후지 테레비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분야인 드라마들에 대해 집중 디벼보도록 하겠다. 기대해 주시라.

 

 

 

 

딴지 일본 특파원
김민정(envymask82@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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