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부시야, 넌 레이건이 아니야! 2004.8.7.토요일
그런데 이 사이트에서 지난 7월 30일(현지 시간)에 하나의 기사를 올렸는데, 그 제목이 "Nancy Reagan Won’t Appear at GOP Convention, Won’t campaign For Bush"이다. (관련기사 참조) 우리말로 하면 "낸시 레이건, 공화당 전당대회에 불참예정, 부시 선거운동도 안 할 것" 정도 되겠다. 이 기사에 따르면, Mrs. Reagan will not campaign for President Bushs re-election and neither will most members of the Presidents family 레이건 여사는 부시 대통령의 재선운동을 하지 않을 것이며, 레이건 가족 대부분도 재선운동에 참여하지 않을 것 라고 낸시 레이건의 측근이 밝혔다는 것이다.
오마나, 정말. 이게 사실이라면 부시 진영은 참으로 난감하고 답답해질 수밖에 없다. 낸시 레이건이 누구인가. 지금 미국에서 공화당 지지자라면, 그리고 우익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존경의 념을 표시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故 로날드 레이건 前 대통령의 부인이 아닌가. 그의 두 번째 부인이자 한편으론 정치적 파트너로 인식될 정도로 함께 그 길을 걸어 온 인물인지라 美 국민들 사이에선 로날드 레이건 만큼이나 관심의 대상인 그런 사람인 것이다. 어떤 정도인지 짐작이 쉽게 안 간다면 그냥 우리의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정도의 대중적 인지도를 떠올리면 되겠다. 그런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부시가 얼마나 후달릴 것인지는 안 봐도 뻔한 거 아니냐. 하지만 인터넷 사이트 중의 하나에서 이런 기사가 나왔다고 해서 그걸 다 믿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런데 우습게도 노골적으로 부시를 지지하는 미국 사이트 중 하나인 <뉴스맥스>에서도 8월 3일자로 기사를 하나 올렸는데, 그 제목은 이렇다. "Exclusive: Nancy Reagan Strongly Endorses President Bush". (관련기사 참조) "특종: 낸시 레이건, 부시 대통령을 적극 지지한다" 정도 되겠다. 그리고 이 기사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In a statement made Monday to NewsMax.com, Nancy Reagan said she was strongly endorsing President Bushs re-election and rejected a published Internet report that she was not backing his run for a second term. 월요일에 뉴스맥스로 보내진 성명서에 따르면, 낸시 레이건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으며 그녀가 부시의 재선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터넷 기사를 부인하였다. 낸시 레이건의 대변인인 Joanne Drake에 의해 작성된 성명서를 인용하여 이와 같이 밝힌 뒤 이 기사는 위에 언급한 Capitol Hill Blue의 기사의 내용이 전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얼씨구, 이것들이... 하고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는데 웬걸, 이젠 CNN까지 거들고 나섰다. 8월 3일자 AP발로 이런 기사를 낸 것이다. "Spokeswoman: Nancy Reagan supports Bush - Former first lady wont attend GOP convention". (관련기사 참조) 해석하면 "낸시 레이건은 부시를 지지한다고 대변인이 밝혀 - 전 영부인, 공화당 전당대회에는 불참" 정도 되겠다. AP발 이 기사도 뉴스맥스의 기사와 마찬가지로 낸시 레이건의 대변인이 작성한 성명서를 인용하고 있는데, 뉴스맥스가 쌩깠던 공화당 전당대회 불참을 언급하고 있다. 오호, 뭐가 있긴 있군. Capitol Hill Blue의 기사가 나오고 다시 뉴스맥스와 AP의 반박 내지는 해명성 기사가 나오기까지의 며칠 동안 부시쪽 애들이 얼마나 부리나케 뛰어다녔는지 안 봐도 눈에 선하다. 그런데 말이다. 입만 열면 레이건의 정치적 양자라느니, 계승자라느니 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부시인데 어찌하여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걸까. 사실 부시 취임 이후 지금까지 낸시 레이건과 부시의 사이는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그건 로날드 레이건의 사망과도 관련이 있다. 뭔 말이냐고? 그럼 잘 읽어봐. 로날드 레이건은 십 수년간 알츠하이머(치매) 병으로 투병해 오다가 지난 6월 5일 그 합병증인 폐렴으로 사망하였다. 불치에 가까운 난치병으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병에 대해서는 많은 의학자와 과학자들이 그 치료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그런데 최근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복제한 인간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여 치료용으로 연구하는 방안이 나와있다. 이 줄기세포를 사용하면 인간 장기를 복원하거나 파킨슨씨 병, 알츠하이머 병, 당뇨병 등을 치료하는데 커다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줄기세포를 추출하고 나면 소멸하고 마는 해당 인간배아를 생명으로 보느냐 마느냐 하는 것인데, 그 논쟁은 여기서 할 얘기가 아니니 일단 그렇다는 것만 알고 넘어가자. 그거랑 부시랑 뭔 상관이 있냐고? 있다니깐 그러네. 부시의 지지층 중 주 세력은 아시다시피 극우파와 보수 기독교 단체이다. 그런데 이들이 주요 이슈로 삼는 게 동성애 문제와 더불어 낙태문제이다. 동성애를 용인하면 과격진보요, 낙태를 허용하면 좌익이요, 뭐 이런 식이다. 그래서 부시는 집권과 함께 이러한 이슈들을 실제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사회복지 예산을 교회에 배당하여 그 집행을 맡긴다든가, 동성간 결혼을 허가치 않도록 한다든가 등의 정책을 내놓는다. 그리고 낙태문제와 관련하여서는 인간배아 줄기세포에 대한 연방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2001년 8월 9일 이전에 추출한 줄기세포만을 연구에 사용하여야 한다는 대통령령을 발표한다. 이러한 부시의 조치에 대해 낸시 레이건과 딸 패티 스미스(Patti Smith, 가수가 아님. 헷갈리지 마시라)는 크게 반발했다. 말로는 밤낮 레이건의 후계자라고 떠벌리고 다니면서도 실제로는 그의 병을 고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연구를 방해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레이건의 가족들은 여러 차례 여러 경로로 이 연구에 대한 규제를 줄이고 정책을 수정해 줄 것을 부시에게 청원했었다. 그런데, 부시는? 한 마디로 이런 요구들을 쌩깠다. 왜? 잘 나갔거든, 부시가... 부시는 항상 자신이 레이건의 정치적 적자라고 입에 달고 다니지만, 사실 그들의 관계가 그리 단순하지 만은 않다. 우선 아버지 부시를 보자. 그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미국민 그 누구도 아버지 부시가 잘 나서 대통령이 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저 레이건의 후광에 힘 입어 된 거라고 평가했었다. 그리고 4년 후, 아버지 부시는 말하자면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모르는 촌뜨기 빌 클린턴과 맞붙어서는 큰 표 차로 보기 좋게 나가 떨어져 버렸다. 레이건이 구축해 놓은 공화당 아성을 어처구니없이 내주고만 장본인이 된 것이다. 이런 정황을 보면 레이건과 아버지 부시, 그리고 아들 부시와의 관계가 그다지 부드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걸 알 수 있겠다. 그런데 막상 선거가 있는 2004년으로 들어서면서 부시의 지지율이 날로 떨어지고, 민주당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차에 레이건 전 대통령이 6월 5일 사망하게 되었고, 그의 사망은 전 미국민의 애도 물결을 이끌어내게 되었다. 부시로서는 당연히 이러한 정황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이끌려고 하였다. 추도식에 참석해 감동적(?)인 추도사도 헌사하고 미망인인 낸시 레이건도 감싸 안고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신이 고 레이건 전 대통령의 계승자임을 다시 한번 미국민에게 각인시키려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오히려 레이건 유족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론 레이건(Ron Reagan, 낸시가 낳은 막내아들)은, 부시 대통령이 추도사를 통해 종교 문제를 거론함으로써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to gain political advantage)" 했다고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그리고 레이건 대통령의 사망 전에 당시 유력한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케리와 57명의 상원의원이 합동으로 요구하였고 사후에 다시 레이건 유족들이 요청한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규제완화 청원을 부시 대통령이 또 다시 거부해 버린다. (<뉴욕 타임스> 기사 및 <AP 기사> 참조) 그리고 광고 사건이 터지게 된다. 미국 내 보수우익단체인 Club for Growth에서 레이건 사망 직후에 부시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TV 광고가 문제가 된 것이다. 광고에서는 레이건의 모습과 부시의 모습을 대비하여 부시가 곧 레이건의 계승자임을 암시하였는데, 이에 대해 레이건의 유족들이 공개적으로 반대를 하고 나선 것이다. 6월 15일에 레이건 유족 측은 다음과 같은 성명을 낸다. (관련기사 참조) No one has requested the permission to use his image in an ad, nor would we feel it appropriate to give such permission at this juncture, 누구도 레이건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사용하겠다는 요청을 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유족들은 이 시점에서 그걸 허락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끼고 있다. 레이건이 사망한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그걸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비판을 하고 나서게 된 것이다.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미국의 정가에서는 레이건의 유족들이 부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그를 공격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부시 재선운동에 나서지도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위의 기사에서도 보듯이 낸시 레이건의 경우는 현재까지 그런 예상대로 움직이고 있다. 부시를 지지한다고 밝히고는 있지만 공화당 전당대회에는 불참하겠다고 하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레이건의 네 자녀 중 2001년에 사망한 모린 레이건(Maureen Reagan)을 제외한 세 자녀의 움직임은 사뭇 다르다. 첫 부인인 제인 와이만(Jane Wyman)과의 사이에서 입양한 아들 마이클(Michael Reagan)의 경우는 줄곧 보수우익의 입장을 고수하며 부시를 지지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반면, 낸시 레이건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패티와 론은 적극적으로 부시를 공격하고 있다.
고인이 된 아버지의 대통령 재임시절 줄곧 대립해왔던 패티와, 레이건 부부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라온 론은 지금 <Salon>, <Esquire>, <News Week> 등과의 인터뷰와 기고를 통해 부시를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 신뢰할 수 없는 사람 등으로 묘사하며 다시는 대통령으로 뽑아주어서는 안 된다고 외치고 있는 중이다. 아래는 두 사람의 최근 기고문 중 일부이다. President Bush, on the other hand, says that he loves this country and, giving him the benefit of the doubt, I assume he does love his conceptualized idea of America. But I don’t think he loves us - the people who make up this land. The huddled masses. The millions of citizens who just want a peaceful, safe life. Those who want to put their kids through school and see them grow up; who want to take vacations to other countries without fearing for their lives because so much of the world hates us. 반면에 부시 대통령은 이 나라를 사랑한다고 말은 하지만, 의심의 여지가 있긴 해도, 내 생각에 그는 그의 머리 속에만 존재하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이미지를 사랑하는 듯 하다. 하지만 나는 그가 우리들을 사랑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나라를 지탱하고 있는 사람들, 일반 대중들, 평화롭고 안전한 삶을 영위하기 원하는 수백만의 시민들 말이다. 그들은 그들의 자녀들이 학교에 가고 성장하는 걸 보고 싶어하고, 생명에 대한 위협을 걱정하지 않고 다른 나라로 휴가를 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전 세계의 수 많은 이들이 우리를 증오하고 있다. - 패티 스미스(관련기사 참조) Fortunately, we still live in a democratic republic. The Bush team cannot expect a cabal of right-wing justices to once again deliver the White House. Come November 2, we will have a choice: We can embrace a lie, or we can restore a measure of integrity to our government. We can choose, as a bumper sticker I spotted in Seattle put it, SOMEONE ELSE FOR PRESIDENT. 다행히도 우린 아직 민주공화국에 살고 있습니다. 부시 팀은 그들에게 다시 한번 백악관을 선사할 우익 법관들의 비밀결사단을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가오는 11월 2일에 우리는 선택을 하여야 합니다. 거짓말을 용인할 것인지, 아니면 우리 정부의 청렴함을 잴 수 있는 잣대를 다시 세울 것인지를 선택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시애틀에 있는 내 차에 붙여놓은 스티커에 써있는 대로, "(부시가 아닌) 다른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는 선택을 하여야 합니다. - 론 레이건(관련기사 참조)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 레이건 유족들의 움직임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부시의 극우편향적 태도에 대해 공화당 지지자들 일부의 반발이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한 반발이 결정의 순간에 이탈로 나타난다면 부시가 나가떨어지겠지만, 미우나 고우나 내 자식이라는 쪽으로 흘러가면 많은 이들의 우려대로 반대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표면적으로 팽팽해 보이는 현재 판세에서 선거의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큰 소위 무당파 유권자들이 민주당 지지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는 하나 워낙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존 케리 카드를 실제로 선택할지는 아직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 예로 <화씨 9/11>의 감독 마이클 무어의 경우도 부시의 낙선을 위해 발벗고 나섰지만 아직 존 케리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지는 않고 있고 케리 측도 은근히 그러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덧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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