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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기고] 북한 미사일 능력의 겉과 속
 

2006. 7. 6 (목)
딴지 군사부
평화 네트워크 정책실장
이준규

 

 

 


 북한,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쏘다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그러나, 2006년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라기 보다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 날로 기억될 것 같다.

 

7월 5일 오전(미국 시간 7월 4일) 북한은 총 6기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어서 같은 날 오후 일곱번째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일곱번째 미사일은 미국과 일본에서 이미 ‘대북 제재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보란 듯이 발사한 것이었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발사를 앞둔 시점이었고, 평양에는 북한의 요청으로 일본의 기자들이 모여 있었다.

 

북한이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자 했다면,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을 비롯한 국제정세가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끌어내는 것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미국 내에서 북한과의 양자협상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부시 행정부는 역시 북한에 대한 악의적 무시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 안보 보좌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도발행위이지만 미국에 즉각적인 위협은 아니다”고 평가절하한 것은 그 예이다.

 

한편,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미국과 일본에서는 ‘대북 제재론’이 나오고 있으며, 일본은 이미 대북 제재의 일환으로 만경봉호 입항을 금지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도 쌀과 비료에 대한 대북 추가지원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동시에 북한의 ‘미사일 위협론’이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그 종류도 다양해서, 단거리 미사일로 분류되는 스커드 미사일, 중거리 미사일로 분류되는 노동 미사일, 장거리 미사일로 분류되는 (혹은 대륙간 탄도 미사일 능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대포동 미사일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북한은 자국의 미사일 능력을 일거에 과시한 셈이다.

 

특히, 한국 내에서는 정부의 정보능력 부재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과소평가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어느 정도인가

 

그러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 갈수록 냉정한 판단과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의 미사일 능력에 대한 냉정한 분석도 필요하다 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과잉대응을 불러 올 수 있고 오히려 위기를 고조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른 한편, 북한의 미사일 능력에 대한 과도한 평가는 역으로 북한의 ‘의도’에 휩쓸리게 될 수도 있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그것은 북한이 폐쇄적인 체제라는 이유도 있지만, 어느 나라도 군사력에 대한 정보를 완전히 공개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의 미사일은 단거리 미사일, 중거리 미사일, 중장거리 미사일, 장거리 혹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합쳐 800기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커드 미사일은 600기 이상, 노동 미사일은 200기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스커드A, 스커드B, 스커드C/D, 노동, 대포동 1호, 대포동 2호(왼쪽부터)

 

단거리 미사일은 사정거리 1,000km 미만에 해당하는 미사일로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스커드B와 스커드C 미사일이 이에 해당된다.

 

중거리 미사일은 사정거리 1,000km~3,000km에 해당하는 미사일로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노동’ 미사일은 중거리 미사일로 볼 수 있다.

 

또한, 중장거리 미사일은 사정거리 3,000km~5,500km의 미사일이다. 북한이 1998년 8월 31일에 실험 발사한 ‘대포동 1호’ 미사일은 중장거리 미사일로 분류할 수 있다.






 
 

 

대포동 1호 미사일

 

그리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있다. 이번에 실험 발사한 ‘대포동 2호’ 미사일은 중장거리 미사일의 능력을 넘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해당된다는 것이 ‘미사일 사태’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대포동 2호 미사일

 

미국과 일본의 군사정보당국에서는 ‘대포동 2호’ 미사일이 대포동 1호 미사일의 성능을 2배 이상 개선해, 그 사정거리가 5,000km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정거리는 알래스카 일부와 하와이를 포함한다. 일각에서는 10배 이상 기능이 향상되었다는 평가도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미국은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실험 발사를 미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일본의 경우 일본 전역이 사정거리 1,000km가 넘는 ‘노동 미사일’의 사정권 안에 들어 있다. ‘노동 미사일’의 실험발사는 1993년 5월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때부터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또한, 1998년 8월 실험 발사한 ‘대포동 1호’ 미사일(북한에서는 인공위성 ‘광명성 1호’라고 주장하고 있음)의 2단계 로켓은 그 사정거리가 2,200km였다. 이 거리는 일본의 전역을 겨냥하고도 남는 거리이다. 또한, 3단계 로켓이 성공했다면 알래스카를 비롯한 미국 본토의 일부를 사정거리에 넣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었다.

 

이처럼 사정거리만으로 판단해 본다면, 북한의 미사일 능력을 미국과 일본이 자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무리라고 할 수만은 없다.

 

이는 남한도 예외는 아니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단거리 미사일들은 사정거리가 남한 전역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추정 사정거리 만으로 위협 평가는 어렵다

 

그러나, 단순히 미사일의 사정거리만으로는 ‘미사일 위협’을 평가하기 어렵다. 게다가, 대포동 1, 2호의 사정거리에 대한 평가도 ‘추정치’에 불과하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증거로 여겨지고 있는 ‘대포동 1호 미사일’은 로켓의 3단계에서 실패해 태평양상에 떨어졌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일단, 탄두(북한에서 주장하는 대로 한다면, 인공위성)를 우주궤도에 진입시키는 기술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북한의 기술은 아직 여기까지 다다르지는 못한 것이다.

 

이번에 발사한 ‘대포동 2호 미사일’도, 그 실패가 의도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있지만, 발사된 지 40여 초만에 동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MIT의 안보전문가인 짐 월시는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아주 어려운 기술로 북한은 분명 이를 터득하지 못했다”“대부분의 평가는 북한이 향후 10년 내에도 이를 완전 습득하지 못하리라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사실, 한·미·일이 북한의 미사일 능력을 ‘위협’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미사일이 핵무기 및 대량살상무기의 운반수단으로 활용되어 치명적인 살상능력을 가지게 된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에 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의 CIA에 따르면, 미사일 탄두의 3분의 2 정도는 탄두를 보호할 수 있는 탄피로 구성되기 때문에 실제 무기 중량은 탄두 중량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탄두가 1톤이라면 실제 탑재 가능한 무기는 300kg~400kg 정도인데, 북한의 탄도미사일 탄두는 1톤을 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핵무기를 장착하기 위해서는 소형 핵탄두를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소형핵탄두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사일에 생화학무기를 장착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생화학무기가 무기로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생화학무기를 저고도에서 살포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 북한이 이러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는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지금껏 생화학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해 사용한 예는 한 번도 없었다.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생화학무기가 사용된 적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것은 대포를 사용한 것이었다.






 
 

 

북한 보유 미사일 사정거리 (추정)

 

물론, ‘미사일 자체가 위협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가지고 있는 미사일의 정확도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신뢰를 보내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와 관련된 분석으로, 일본이 자국의 안보위협으로 제기하고 있는 북한의 노동미사일은 충분한 실험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치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즉,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것이다.

 

1993년에 실험에서 확인된 사정거리는 약 500km이다. 이후 사정거리 1,000km에서 1,300km에까지 이를 수 있도록 개량되었다는 추측도 있다.

 

그러나, 북한의 영토에서 사정거리 1,000km 전후에 이르는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는 것은 일본과의 거리, 한국 방향으로 발사실험을 했을 때의 위험성을 생각할 때 지리적으로 어렵다.

 

이러한 점 때문에, 노동미사일은 실험없이 실전 배치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걸프전 당시, 미국의 노만 스와르코프 사령관이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에 대해 “모기 같은 무기”라고 비아냥거렸던 것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첨단 미사일 전력에 둘러싸인 북한

 

이상과 같은 북한의 ‘불확실한’ 미사일 위협과는 달리, 미·일 안보체제하의 주일 미군은 압도적인 미사일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사정거리 5,000km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12,000여 기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본토에서 버튼 하나로 북한을 원거리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들이다.

 

또한, 미·일 안보체제하에 일본에 전진 배치되어 있는 주일미군의 미사일 전력도 중요하다. 북한의 턱 밑에 배치된 미사일 전력이기 때문이다.

 

주일 미 해군의 경우만 보더라도, 요코스카 기지에는 미 해군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를 발사할 수 있는 군함 6척이 배치되어 있다. 6척 모두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고 있다.

 

토마호크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1,350km로, ‘대포동 1호’ 미사일의 2단계 로켓 추진체의 추정사거리와 거의 비슷하다. 게다가, 정밀공격에 사용하기 위해 컴퓨터 제어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정밀미사일이며, 핵무기 탑재가 가능하다. 그 성능은 대포동 미사일과 비교될 수 없다.

 

미 의회 자료에 따르면, 200여 발에 이르는 토마호크 미사일이 주일미군에 배치되어 있다. 미국은 북한의 턱밑에 북한 전역을 정밀폭격 할 수 있는 전력을 배치해 두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유사시에는 미국의 공격형 잠수함이 일본에 기항하게 된다. 이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토마호크 미사일은 핵탄두형 미사일로서 사정거리가 2,200km에 이른다.






 
 

 

토마호크 미사일

 

우리는 1991년 걸프전쟁 당시 CNN의 생중계를 통해 미국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사용해 걸프만에서 이라크 전역을 정밀폭격하는 영상을 지켜본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일 양국은 미사일방어(MD)를 위한 미일 공동기술 연구를 개시하기 위해 대포동 쇼크를 최대한으로 이용하고 있다.

 

일본이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 참여를 결정한 것은 1998년 8월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가 계기였다는 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다.

 

그러나, 실제로 일본의 방위청이 MD 미·일 공동 기술연구 개시방침을 결정한 것은 그 이전이었다.

 

일본 정부는 MD 미일 공동기술 연구를 정식으로 결정한 후, 관방장과 담화에서 ‘대포동미사일 발사에 대한 중의원의 항의결의’를 일부러 인용하면서 사실상의 MD참여 결정에 대한 비판을 비껴갔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사태’를 계기로 미·일 양국이 MD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일 양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최신형 패트리어트 미사일인 PAC3를 연내에 일본 본토에 배치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 발사가 초래한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MD로 요격? 북한 폭격?

 

지난 6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포착된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상상력이 총동원되어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제시되었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동해상에서 이지스함이 요격을 하고, 완전한 요격이 성공하지 못하면 미 본토의 PAC3로 요격을 한다는 것도 그 중 하나였다. 이것은 MD를 실전 가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MD가 성공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MD는 현재 실험단계에 있고 그 실험마저도 계속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미사일 요격의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다”는 결론 정도가 나와 있을 뿐이다(, 2005년 7월 25일).

 

미사일 요격이란 아직까지는, 그야말로 상상에 불과한 것이다.

 

또한, MD로 ‘대포동 2호’를 요격한다는 것은 그것이 미사일이라는 전제를 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여러 개의 미사일을 한꺼번에 발사함으로써,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아니라 인공위성이라는 주장의 설득력은 많이 떨어지게 되었지만, 여전히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로켓기술과 인공위성의 로켓기술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용도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달리 말하면, 미국과 일본은 미사일 공격이라는 것이 확인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타국의 인공위성을 요격해 떨어뜨릴수도 있다는 의미를 갖기도 한 것이다.

 

‘대포동 2호’가 40초만에 동해상에 떨어지면서, 기술적으로 검증도 되지 않은 MD를 동원한 상상력 경쟁은 오히려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에 대한 ‘폭격설’도 제기되기도 했다.

 

북한 폭격설은 한발짝 떨어져 있는 미국의 전문가들이나 정책입안자들은 ‘의견의 하나’로서 제안할 수 있는 문제일지 모르지만, 당사국인 우리의 입자에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공격의도가 명백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미사일 실험발사를 한다는 것만으로 공격을 하는 것은 정당성이 없는 행동이다. 아무리 상상은 자유라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 이러한 북한 폭격설은 상상하기도 싫은 선택이다.

 

그렇다면, 선택은? 역시 대화밖에 없다.

 

이를 위해 염두에 둬야할 것은 첫째,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통해 보내고자 하는 정치적 메시지가 무엇인가라는 점이다. 북한이 보내고자 하는 정치적 메시지는 여러 차례의 발언을 통해 명백해졌다. 메시지의 핵심은 북·미 양자간 대화를 촉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둘째,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점이다.

 

그것은 군사력의 열세를 만회하고자 하는 ‘비대칭 전략’의 일환이다. 전체적인 군사력과 재래식 전력의 열세라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자신들은 ‘결정적인 한 방’을 갖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것이다.

 

그 방식에 대한 가치판단을 떠나, 북한 입장에서 선택가능한 안보우려 해소책이라 하겠다.

 

지금은 이 두 가지 측면을 감안한 북한과의 ‘담판’이 필요한 시기이다.

 

 

  
- 딴지 군사부
평화 네트워크 정책실장
이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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