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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호 추천0 비추천0






1999.4.19.월

엽기 국방부 파견기자 김낙호



이번 회는 양넘군단의 오야붕 콜린 파웰 아찌의 자서전에서 한 대목 인용하면서 시작합시다. (제보 by grenhaus@mail.hitel.net )


" (한국에 있을때) 우린 카투사라는 녀석들을 데리고 있었는데, 졸라 지치지도 않더라. 우리 부대들은 항상 인원이 심히 딸렸는데, 부족한 만큼 까투리들을 박아넣었지. 씨바, 우리 군대 들어올려고 박터지게 서로 경쟁하니까, 결국 우리가 좋은 넘들 골라잡을 수 있었지비. "


까투리들, 졸라 지휘하기 편하지. 말 잘 듣고, 모든 걸 빨리 배우고, 무엇보다 한달에 3 달러 밖에 안 받아. 좀처럼 없는 일이지만, 까투리가 말썽 일으키면, 조용히 한국군 상사 불러내서 말한다 이거야. "이봐, 까투리 김일병이 쫌 개기는데?".


1시간 이내에 그 까투리 짐 싸들고 한국군으로 원복 당하는거야. 만약 그나마 김일병이 그 정도까지 잘못을 안 했다면, 한국군 상사하고 저기 막사 뒤로 갔다가 (졸라게 맞고) 착해져서 돌아오지. 양놈이었으면 졸라 변호사부터 불렀을텐데 말야. 개인과 집단이니 하는 문화차이겠지. 씨바, 덜 효율적이고 쪼매 더 힘들더라도 난 미국식 방식이 낫다고 봐."


씨바, 이걸 좃선일보넘들이 인용하면서, "까투리 졸라 우수한 군대라고 파웰 대장군님께서 인정해 주셨도다! 졸라 뿌듯하다!"고 했단다... 똥닦다가 휴지찢어지는 소리다...





 까투리의 경제효과


돈 얘기좀 하자. (다들 모니터에 졸라 두 눈 밀착시키는 소리 들린다). 그런 소문이 한때 (지금도 약간) 있었다.



"까투리는 미군한테 월급을 받는다며? 그것도 달러로?"


장난하나. 그런 헛소문 퍼트리고 다니는 인간을 보면 뒤통수를 한대 강하게 때려줘라. 그거 말고 또 널리 퍼진 소문이 하나가 더 있다.



" 까투리는 원래 월급을 한 70만원 받는거라며? 근데 그중 69만원을 국가에서 세금조로 몰수해가는 거라며? "


액수만 놓고 보자면 대충 그런 꼴이다. 그러니까 밑에서 한번 자세히 후장치기를 해보겠다. 뭐 여하튼, 까투리는 돈이야기하고 이리저리 많이 붙어다닌다. 외박 잘나오니까 돈도 잘 벌 것 같나 보다. 그래서 이번 회에는 존귀하신 돈 폐하님의 이야기를 해보기로 본기자 맘대로 정해버렸다.


 검은 시장


블랙마켓. 이거, 군 주둔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자랑스런 대한민국 경제의 숨겨진 활력소다. 애인하고 타이타닉 같은 거만 보지 말고, 아부지하고 아름다운 시절같은 영화 좀 봐라. 대한민국 수많은 아저씨들이 졸지에 자니와 찰리가 되어서 (양넘들은 지들이 부르기 힘든 이름이면 무조건 다 자니나 찰리로 창씨개명 해뿌린다) 양넘들 잡부노릇하면서 50년대 이후를 계속해서 뚫고 지나가셨다.


견물생심이라고, 양넘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으니 이거 한번 슬쩍~하자는 생각 안들리 업자나. 군무원 아저씨들에 의한 물품 빼돌리기, 그것은 자동차 바퀴에서 껌까지 전 품종을 망라하는 강력한 경제활동이었다. 그러다 걸리면 졸라 두들겨맞고 쫒겨 났지만.


까투리는 그럼 뭔가. 까투리도 군무원들과 마찬가지로 블랙마켓에서 한끝발 날리지 않을까? 씨바, 제발 좀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군 생활이 보람차지게 말이다. 까투리는 양넘 물품에 대한 접근이 이리저리 제한되어 있다.


기본 장비야 같이 싸워야 하니까 어쩔 수 없다 치지만, 따로 구입하는 물품을 구입하려는 순간 처절하게 똥침을 당한다. 주한 양넘 PX, 군복 판매점 이런 거에서 다 신분증 검사를 해서, 미군요원과 그 식솔들만 구매행위를 할 수 있도록 제한해놨다 (양넘땅 본토에서는 이런 제한이 엄따).


그네들에게도 한달 물품 구입 상한선이 있고, 그 중에서도 술에 대해서는 상당히 생색내서 통제를 한다 (원래 그네들 말로는 주량 소비를 통제하기 위한거라지만, 그네들도 사실은 블랙마켓 근절이 목표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세금이 안 붙으면, 정말로 술값이 똥값이다. 병맥주 24병이 10불이니까 말이다.


이거 블랙마켓으로 제한없이 풀리면 이 맛이 맥주다고 백두대간 맥주고 간에 쫄딱 망한다. 전국에서 단 한군데 까투리도 양넘들과 동등하게 PX에서 (딸러 내고) 물건을 살 수 있는 곳은 캠프 잭슨이라는 동네인데, 여기는 신병 훈련소하고 하사관 학교 두 개 달랑 있는 동네다 (먹고 마시고 즐길 동네완 거리가 졸라 멀다).


다시 블랙마켓으로 돌아가보자. 블랙마켓의 지존은 누가 뭐래도 군무원 아저씨 아줌마들이다. 사실 한국인 군무원보다, 양넘 군무원이 규모에서나 깡다구에서나 졸라 싸부격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한국인 군무원들을 통해서 한국내 유통경로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같이 협력해서 블랙마켓을 이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양넘 군속이 서류 조작해서 졸라 삥쳐먹고 한국 군속이 유통시키고, 둘이 이익을 갈라먹는 수법. 이런게 바로 진정한 한/미 유대관계란 말이다, 씨바. 90년대 중반까지 국내에서 유통된 대부분의 버드와이저, 밀러니 하는 맥주들이 미군 PX에서 나온 거였다.


여기서 까투리는 어디에 쑤셔넣을까. 까투리가 블랙마켓에 기여하는 바는 사실 매우 미미하다. 물건 빼돌리기가 워낙에 힘드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설적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트레일러 바퀴 빼내기라든지, 자동차 미터기 조작하고 석유 빼돌리기라든지 하는 건 아직도 우리 가슴에 무한한 존경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질적으로 까투리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은 소모성 지급 물품 부분이다. 즉, 다시 회수를 잘 안해가는 싸구려 소모성 장비를, 제대에 즈음하여, 버리고 나오지 않고 군무원 아저씨를 통해서, 혹은 지역 블랙마켓에 직접 넘기는 것이다. 혹은 간 큰 까투리의 경우 야삽같은 장비를 빼돌리는 능력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PT 셔츠(회색 쫄티에 ARMY라고 흉하게 박혀있는 옷)이나, 전투복, 전투화 등의 피복들을 주요 품목으로 한다. 또한 양넘 전투식량인 MRE라는 녀석이 나름대로 쏠쏠한 거래단위가 된다. 일 좀 제대로 처리해 달라고 군무원 아저씨한테 기름칠 할때도 사용되고.


그럼에도, 아무리 잔머리 잘 돌아가는 한국인이라도, 양넘 사병, 양넘 군속들의 무대뽀 정신 앞에는 두손두발 똥꼬까지 다 들 수 밖에 없다. 이 넘들이야 뭐 지네 나라꺼니까 아주 꺼리낌 없이 마구 빼돌린다. 가히 큰형님소리를 들을만 하다. 그리고 블랙마켓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하는 분들. 너무 깊게 알려고 하지 마라. 똥침당한다.


 까투리는 얼마짜리?






후까시 졸라 잡았으나.. 탄창없다..

본기자 좋아하는 주제 나왔다. 과연 까투리 한 명을 팔면 얼마나 나올까?
자, 까투리는 이미 알려진 대로 한국군 계통으로 정확히 다른 한국군들과 같은 액수의 월급을 받는다. 이병 월급 9,600원, 일병 10,600원, 상병 11,800, 병장 13,600원이니까 적당히 계산하고 뽀너스, 연초비까지 합치고 덤으로 휴가비까지 붙이면, 평균 연봉이 한 20만원보다 쫌 더 나온다.


근데 까투리가 양넘한테 제공해 주는 비용은 얼만가. 양넘 이병 (순수)월급이 한 8-900불, 병장 (순수)월급이 1,500-1,700불쯤 되니까, 연봉이 많이 깎아도 한 15,000불쯤 된다. 부대적인 지급 비용은 다 빼내고 나서라도 말이다. 까투리의 월급은 애초에 이 인간들이 주는 것도 아니니까, 이 돈은 그네들 입장에서는 고스란히 굳는거다. 게다가 까투리를 쓰지 않고 그 자리에 양넘을 집어넣으려면 현지훈련비용이 또 졸라 추가된다. 내가 양넘이라도 어떻게 해서라도 까투리 보직을 하나라도 더 따내려고 기를 쓰겠다.


그런데 이건 더욱 압권이다 (자료를 제공해준 미국인 군무원 아저씨께 감사드린다). 양넘이 까투리를 지원하기 위하여 쓴다고 주장하는 카투사 노동비라는 게 있다. 놀라지 마시라. 한 명당 연간 무려 9000불가량을 지출한다고 한다. 그 내역을 보면 더욱 놀란다.


이발비가 150불. 보통 까투리들은 헤어쿠폰으로 매달 2장씩 받는데, 한번 머리 깎는 것이 원래 5불. 단순하게 계산해봐도 이거 하나만으로도 1명당 30불씩 때어먹고 있는거다. 또 2달마다 싸구려 콜게이트나 럭키치약 몇 개하고, 쓰지도 않는 1회용 면도기 좀 챙겨주는 것도 100불이나 책정하고... 다른 분야도 거의 마찬가지다. 실제로 까투리를 위해 사용되는 비용은 이것의 절반이나 되면 다행이다. 나머지는 다 구라치고 지네 뒷주머니로 들어가는 거다.


그러니까, 까투리를 한 명 쓰면 양넘들은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보는거다. 대한육군으로서는 "씨바, 우리가 여기서 니네들을 악의 무리로부터 지켜주는데, 돈 좀 상납해야지"(방위분담금이라고 부른다) 라고 양넘들이 점점 더 많은 액수를 요구하는 것을, 돈이 아닌 인력으로 때워주는 역할도 한다. 그래, 맞는 말이다. 까투리는 봉이다.


 양넘 지랄


양넘. 그 미지의 존재들. 얼마나 신기한가. 구구단도 못 외우는 무식한 넘들도 우리나라에서 20년 공부한 넘들보다 영어를 더 잘한다. 아마도 그래서 그들은 그렇게 우쭐한가 보다.


군들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다른 미국인들하고는 다르다. 비지니스맨, 교수, 방송인, 종교인, 대학생... 이런 인간들은 아무래도 교양이라는 측면에서 교육을 쫌 받은 화이트 컬러들이기에, 아무래도 매사에 조심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양넘군인들은 진짜 양넘 본연의 모습에 근접한 존재들이다. 본기자 말하고 싶다. "누가 미국을 알고 싶다고 하면 고개를 들어 양넘 군바리를 보게 하라"라고...


 잘난 국, 못난 남들


한국이나, 미국이나, 중산층의 기본적인 보수 정서는 똑같다. 그리고 뭐가 뭔지 몰라도 우리나라가 무조건 최고라는 식의 단순함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 양넘들은 좀 자기들이 잘났다는 의식이 좀 강하다.


암울했던 미 군정시대의 횡포에 대해서는 깜깜하면서, 한국전쟁에서 졸라 나약하고 불쌍한 남한인들을 해방시켜주었다는 영웅담에는 무척이나 자랑스러워 한다. 플래툰이니, 7월4일생이니 하는 영화가 나왔다고 해서 양넘들이 베트남전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을 것 같나?


대다수의 양넘들에게는 단지 전쟁에서 진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걸프전에 이긴 건 악의 제국에 대한 승리고, 사담 후세인 하나 잡는다는 핑계로 십여년간 이라크에 경제봉쇄를 감행해서 수백 수천의 사상자가 발생해도 그것은 정의다. 그게 클린통 아랫도리 사건때문이건 뭣 때문이건 간에 이라크에 폭격하러 가기만 하면 양넘군인들은 거의 모두 찬성한다.


그네들에게는 기본적으로 우리는 니네들을 구해줄 영웅이다라는 정서가 많이 깔려있다. 사실은 서로 필요해서 한국이 돈, 땅, 일자리를 제공해 주고 양넘들이라는 용병을 사온 것에 가까운데 말이다. 그런 정서가 깔려있기에 까투리들을 보는 시선에도 문제가 있는 사람이 많다.


바로, "니네들을 거두어 주었다"는 거다.


졸라 지옥의 불길에서 고통받는 일부 후진국 병사들에게 구원의 줄을 내려줘서 구제해 주었다는 식이다. 지네들이 졸라 필요로 해서 한국 정부에 요청했던 것이라는 사실은 까맣게 무시하고 말이다.



"야, 너 자꾸 그러면 한국군으로 보내버릴꺼야", "흥, 그래도 여기에 있는게 한국군 있는 거 보다는 더 낳지?"


따위 말들을 들으면서 살고 있는거다, 까투리들은. 사실 이런 말에 제일 열받고 미쳐 날뛰어야 할 것은 한국군 고위 담당자들이지만, 그 분들이야 워낙에 현실을 초월한 신적인 존재들이니 말이다.


영화 인디펜덴스 데이가 농담이나 과장이었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이 바로 양넘들의 일반적인 의식수준 그 자체다. 물론 그 것보다는 약간 더 시각이 똑바로 달린 인간들도 있지만, 그런 똑똑한 인간들이 군대에 자원 입대해서 이런 최전방 전선까지 파견나올려고 할 리가 없지 않나. 그럼에도 그런 깨어있는 양넘을 만났다면, 박제해서 박물관에 가져다 놓자.


 프로페셔널


양넘들은 완전 자원입대라서, 말단 이병이나 장군이나 다 똑같은 프로페셔널이다. 프로라는 건, 출세와 돈에 생각이 있다면 졸라 자기 일을 철저히 챙긴다는 말이다. 거꾸로, 지금 생활에 만족한다면 그냥 널럴하게 사는 거고.


양넘들은 두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진급에 진급을 거듭하여 높이 올라가서 월급 빠방하게 타먹고 명령 떵떵거리며 살려는 인간들이고, 다른 하나는 적당히 10년, 20년 복무기한을 채워서 평생 연금 혜택을 타먹고 사려는 인간들이다. 덧붙여서 일부 젊은 사병들은 대학 진학하려고 융자혜택을 받기 위해 한 3년 썩어 보는 거고, 또 몇 몇 장교들은 군대에서 몇 년 경력만 쌓고 회사에 취직하려 한다.


이중에서 적극적인 프로페셔널리즘을 보이는 부류는 당연히 첫번째 부류. 나머지는 경력에 흠집을 남기지 않는다는 선에서 적당히 일해 먹고 산다. 사실, 같은 직업 군인들끼리 비교를 할때, 별로 한국군이고 미군이고 차이가 없다. 일부 투철한 인간들과 많은 적당히 사는 인간들, 뺀질거리는 인간들.


하지만 까투리는 의무군인이기에 비교 기준이 애매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시간 때우다가 나가려고 하는 양넘들도 상당히 많다... 단지 그 먼가가 대한민국 남성의 의무를 다했다는 인정이냐, 정부 지원금 융자이냐의 차이지.


정말로 존경받아 마땅한 프로 미군들을 본기자도 몇 명 접했다. 하지만 그것은 양넘이기 때문에 더 훌륭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훌륭하기 때문일 뿐이다. 까투리와 동계급 양넘들과의 차이는 의무병과 자원병의 차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필요 이상으로 양넘들을 멋있게 봐줄 필요는 정말로 없다.





자, 이번 회도 끝임다. 다음 회에 양넘지랄 계속나가고, 한국군 지랄 들어감다. 졸라 멋진 제보들 항상 부탁드림다.



사족: 최근 뉴스에서, "우리 육군이 레이져 모의 사격 기기를 개발, 현실감 넘치는 육군 전술훈련을 하여 전투력을 크게 증강시키는 쾌거를 이루어냈습니다"라는 보도가 나가더군요. 씨부랄, 국방부 인간들. 양넘들한테 MILES 기어를 비싼 돈주고 사온 것 가지고 또 구라를 치고 앉아 있더군요. 그것도 양넘들은 이제 무게를 감량시킨 신형 MILES를 보급중에 있는데, 80년대부터 쓰던 그 허리 휘고 똥꼬 찢어지게 무거운 구형 장비를 사 놓고 참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이란...



- 엽기 국방부 파견기자 김낙호( capcold@nownuri.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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