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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시찰] 미디어법 통과에 따른 언론 동향

 

2009.7.24.금요일

 

미디어법 통과에 따른 후폭풍이 심상찮다. 대기업과 거대신문사들의 방송참여가 확실시되고 있고, 이는 신문과 방송간의 전통적인 세력관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실제로 미디어법 통과 이후 각 신문사들의 동향 파악을 위해 친히 클릭질을 통해 민정시찰을 해본 결과,  전통적인 종이매체 종사자들의 위기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점점 지대해져만 가는 방송의 영향력에 대항하기 위해, 이제 종이매체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이미 10여년 전, 이같은 사태를 예견하고 본지가 걸어왔던 길. 바로 그 길을 전통적인 종이매체 종사자들이 따라오고 있는 것이다. 아직 내공과 연륜이 부족하여 본지의 개그본능에 미치기에는 미약한 감이 없지 않으나, 나름 독자들의 오감만족을 위해 단순한 사실의 전달에 그치지 않고 슬랩스틱 코미디를 감행하고 있는 저들의 용기에, 본지 조용히 박수를 보낼 따름이다.

 



 
 

한번에 4~5명 메쳐, 한나라의 괴력 김성회

 

 

한나라당에 괴력(怪力) 김성회가 떴다.

 

22일 미디어법 처리를 한나라당이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결정적인 물리적 힘을 육군 대령출신인 김 의원이 발휘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의 무시무시한 힘은 22일 오후 3시20분쯤 민주당이 쇠사슬로 손잡이를 묶어 봉쇄했던 국회 본회의장 옆 출입문을 김 의원이 같은 당 정태근 의원과 함께 뜯어내 바깥에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진입하게 했다. 이 덕분에 의결정족수를 맞춘 한나라당은 표결이 가능했다. 김 의원은 또 민주당 의원들이 표결을 방해하기 위해 의장석으로 돌진할 때 육탄방어의 선봉에도 섰다. 그는 몸을 던지는 민주당 의원들을 팔로 잡아채 밀쳐내기 시작했고, 민주당 의원들이 4~5명씩 달려들어도 역부족이었다. 몸싸움이 끝난 뒤 민주당 의원들은 "정말 놀라운 힘이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육군사관학교 재학때 럭비 선수로 활약했던 김 의원은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원들을 상대할 땐 힘들지 않았는데 민주당이 쇠사슬로 묶어 놓은 본회의장 출입문을 뜯어낼 땐 땀을 좀 흘렸다"고 말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7/24/2009072400054.html

 

- 조선닷컴

 

역시 7월 22일의 거사는 우연이 아니었다. 장판교를 막아섰던 장비의 용맹 혹은 무식함도 이 분 앞에선 한 수 접어둬야 하지 않을까. 이 기사를 보고 최근 가장 보고싶었던 매치업이 바뀌었다. 본 기자가 지금 가장 보고 싶은 매치업은 피도 눈물도 없는 비정한 옥타곤에서 타임리스로 펼쳐지는 브록 레스너 vs 김성회의 데스매치다.

 

 



 
 

출근길 지하철, 젊은 여성을 노리는 검은 손 - 1

 

"난 신고 안하는 여자만 건드려요. 보다시피 뒷끝이 없지."

 

지난 14일 아침, 기자는 출근길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에서 K(43)씨의 팔을 꽉 움켜쥐었다. 앞서 기자는 K씨가 치한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약 3분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살구색 투피스를 입은 20대 여성의 둔부와 허리를 더듬던 중이었다.

 

기자는 일단 그와 피해 여성을 만원 지하철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하지만 피해 여성은 지하철 수사대에 신고하자는 기자의 제안을 거부하고 도로 열차에 올라탔다. 플랫폼에는 머쓱해진 기자와 성추행범만 남았다.

 

K씨는 교복 입은 여고생이나 여대생은 자신의 공략 범위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현실은 야동과 다르다"며 "여고생이나 여대생은 자기 보호본능이 강해서 위험하다"고 했다. 그의 주 타겟은 출근하는 직장인 여성이다. K씨는 매일 아침마다 한 시간 가량 1호선과 2호선을 돌아본다고 했다.

 

"직장인은 항상 다니는 길이니까 창피하기도 하고, 워낙 출근시간에 쫓기니까 어지간해선 내릴 때까지 꾹 참더라구요. 도망가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저항하는 사람은 더 적죠. 방금 봤듯이 신고는 꿈도 못 꾸고요."

 

K씨가 꼽는 공략 대상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우선 예뻐야 한다. 그리고 옷이 얇을수록 좋다.

 

"초미니, 가슴 파인 옷, 다 필요 없어. 어차피 손끝으로 느끼는 거니까. 청바지보다는 트레이닝복, 청치마보다는 정장이 좋아. 얇은 치마가 제일 좋죠. 요즘 쉬폰처럼 날리는 소재로 된 치마가 유행해서 너무 좋다니까. 그게 짧기까지 하면 더 좋고."

 

그는 90년대 말 일본의 지하철 치한을 다룬 성인물을 보고 따라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치한 경력 10년이 넘은 셈이다. "이제는 더 이상 건드리면 안 될 사람과 좀더 밀어붙여도 될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는 말에는 일견 자랑스러움까지 묻어났다.

 

"딱 보면 어설픈 반항인지 더 했다간 잡혀갈지 감이 잡혀. 가끔은 대상이 자리를 옮기더라도 쫓아가서 계속하는 경우도 있지. 특히 자기 몸을 가방으로 가리는 부류는 백 프로 소심한 반항이야."

 

간혹 피해자가 내리면서 노려보는 경우도 있다. K씨는 "그럴 땐 윙크를 해주거나 환하게 웃는 얼굴로 되받아준다"며 "대부분의 여자들은 창에 비친 내 얼굴조차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다"고 자신만만했다. 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이 정의감을 발휘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성인물처럼 하드코어하게는 못하지. 대상이 저항을 전혀 못할 때는 가슴을 쥐거나 치마를 들추고 손을 밀어넣는 정도까지는 간혹 가능해. 한계치는 여자 손을 내 바지에 문지르는 정도. 이 선을 넘었다간 난 벌써 콩밥 먹고 있을걸?"

 

K씨는 기자에게 "당신이 조용히 둘만 데리고 내렸으니 내가 이러고 있지, 만약 당신 뭐야! 하는 식으로 그 자리에서 망신이라도 줬다면 지금 당신은 모욕죄로 경찰서에 있을 것"이라며 "아무 생각 없이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게 아니다. 다음부턴 조심하라"는 훈계까지 한 뒤 유유히 사라졌다.

 

기자는 과거 몇 차례 성추행을 제지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처럼 당당한 치한은 처음이었다. 강제추행은 피해자의 직접 신고가 필요한 친고죄다. 따라서 피해자가 신고를 거부하고 가버린 이상 기자에게 K씨를 구속할 방법은 없었다. 생각해보니 그의 말처럼 오히려 기자가 무고죄로 몰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 1일에도 기자는 종로 근방에서 또다른 지하철 치한을 잡았던 적이 있다. 역시 피해 여성은 신고를 거절했지만, 대학생 Y씨(21)는 K씨에 비해 훨씬 고분고분했다. 그는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Y씨에게는 지하철 수사대로 끌고 가겠다는 기자의 협박도 잘 먹혔다.

 

Y씨의 성추행 역시 일본 성인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편당 1-2기가 짜리 치한 영상을 300편 넘게 갖고 있다고 했다. 영상의 무대도 일반적인 지하철이나 버스부터 수영장, 해수욕장, 영화관, 도서관, 볼링장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Y씨의 성추행 경력은 고교 시절부터다.

 

"보다보니 한번 해보고 싶었고, 해보니까 의외로 어렵지 않아서 계속 하게 됐어요. 저항도 별로 안 하고."

 

Y씨가 K씨와 다른 점은 나이만이 아니었다. Y씨는 현대 성인물에 단련된 사람답게 범행 수법이 좀더 성인물에 가까웠다. 얇은 옷을 입은 여성을 노리는 것은 K씨와 같지만, 특히 끈이 목뒤로 묶이는 홀터 넥이나 어깨나 등이 드러난 옷을 노린다. 장난(?)을 치기 좋다는 이유였다. 그의 성추행은 단순히 더듬는 데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등 쪽이 X자 모양으로 되어있는 옷이면, 그 중 2-3개를 쪽가위로 자르는 거죠. 옷끈을 살짝 풀어본다던가, 치마 지퍼를 내린다던가, 치마 중간쯤에 가윗집을 낸다던가. 단순히 만지는 것보다 이런 걸 할 때가 훨씬 긴장되고 재미있어요."

 

Y씨는 주 무대는 1호선과 4호선이다. 그는 "2호선은 사람은 많지만, 많은 사람들이 내렸다 탔다 한다"며 "일정하게 정해진 위치와 시간을 필요로 하는 나와는 안 맞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1호선은 종로 근방, 4호선은 사당까지 사람들이 잘 내리지 않고 쌓이기만 한다고 덧붙였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7/23/2009072301538.html?Dep0=chosunnews&Dep1=todaychosun&Dep2=head03

 

- 조선닷컴

 

위 기사는 조선닷컴의 인턴기자가 쓴 기사다. 불타는 취재의식이 만들어낸 걸작르뽀기사거나 소설이거나 둘중 하나다. 본 기자도 최근에 소설 한편과 취재 기사 한편을 작성한 바 있다.

 

솔직히 고백하마.

 

본 기자, 솔직히 이 기사를 다 읽고나서 어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거기서 별루 본 기자를 안 반길 것 같아서 포기했더랬다. 숨는 건 포기했으나 가슴 저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컴플렉스마저 외면할 수는 없었다.

 

본 기자, 나름 본지에서 짬밥 좀 먹었다면 먹은 편이다. 그런데 본지의 강력한 라이벌 조선의 인턴기자 수준이 이 정도다. 좀 한다 하는 예술가들이 기껏해야 예술과 외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동안, 조선의 인턴기자는 기사와 야설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었던 것이다. 성추행 매뉴얼 제공은 보너스.

 

본  기자, 오늘부로 폐관수련 들어간다. 찾지 마시라.

 



 
 

[여의춘추―손수호] 여성들은 왜 치마를 가릴까

 

노출의 계절이다. 노출이 단순히 벗어던지는 행위와 다른 것은 사회적으로 규율된다는 점이다. 여기서 아름답고 싶은 미학과 도덕의 잣대가 되는 수학이 경합한다.

 

여성은 스스로 노출의 수위를 정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부여된 특권이다. 그들의 발은 샌들부터 군화까지 마음껏 고를 수 있고, 발톱은 형형색색 페디큐어로 장식한다. 민소매와 배꼽티는 고전이고, 브래지어 끈도 패션의 대상으로 삼는다.

 

죽도록 앞이 막힌 구두와 바닥까지 닿는 바지를 입을 수밖에 없는 남성으로서 이 한없는 자유를 부러워하다가도 문득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거나 계단에서 가방으로 치마 뒷자락을 가리는 동작이다. 인사할 때 손바닥으로 가슴팍을 누르는 장면도 그러하다.

 

왜 노출을 방어할까. 기껏 대중의 시선을 유도해 놓고 다시 차단하는 것은 모순 아닌가. 그런 부자연스런 행동이 오히려 불필요한 관심을 촉발시키고, 나아가 선량한 사람들의 감각체계를 흩뜨리는 것은 아닐까.

 

손철주의 베스트셀러 꽃피는 삶에 홀리다(생각의나무)에 이런 대목이 있다. 복날에 계곡을 찾은 중늙은이들이 세월을 한탄하는 가운데 정호승 시인이 고백한다. "(길에서 맞닥뜨리는) 여고생이 얼굴을 돌리면 저는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어요. 이제 그 길로 산책 안 갑니다." 나이 든 사람이 젊은 사람을 대할 때 지켜야 할 조심스러움으로 읽히지만, 시인을 절망시키는 여고생의 태도가 치마 가리는 여성과 닮았다.

 

"뒤따르는 사람 불편하게 만드는 과잉... 노출의 미학 즐기며 당당하게 걸어라"

 

왜 모를까. 치마를 가린다는 것은 원치 않는 노출을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발로이리라. 의상은 평지를 기준으로 재단했으니 경사각에 의한 의외의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겠지. 그래도 의문이 남는다. 여성들은 어디까지를 의외의 노출로 여길까.

 

눈여겨 보면 같은 치마를 입어도 계단을 내려갈 때는 방치하니 뒷쪽 시선을 염려한다. 같은 치마라도 튤립형은 주의가 덜하다. 펄럭이는 나팔꽃형 치마를 조심하는 것이다. 같은 수준의 노출이라도 바지는 제외된다. 노출의 양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바람을 염두에 두는가 했더니 바람 없는 실내에서도 그러했다. 결론은 나팔꽃형의 짧은 치마를 입었을 때의 뒤쪽이다.

 

실제 경사각에 따른 노출의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 수학을 전공한 조카에게 물었더니 사소한 변수를 생략할라치면 여성의 치마 끝단과 다리 사이의 간격에다 탄젠트 값을 곱하면 된다고 했다. 경사도를 30으로 잡고 여성의 치마 끝단과 다리 사이의 간격을 5㎝로 둘 경우 5×tan 30도=5×0.577…=약 2.89㎝라는 것이다. 그러니 3㎝를 보호하기 위해 가방으로 가리는 것이고, 치마가 드리우는 음영을 감안하면 1.5㎝ 정도의 미미한 거리가 산출된다.

 

문제는 이런 동작이 무슨 에티켓처럼 여겨진다는 것이다. 가방으로 가리지 않으면 단정하지 않다는 인식은 곤란하다. 여성이 인사할 때 가슴팍에 왼손을 올려 놓는 것도 연장선상이다. 근접거리의 느슨한 블라우스라면 모르지만 수십미터 떨어진 무대에서 인사하거나, 심지어 목티를 입은 여성까지 비슷한 포즈를 취한다.

 

모두 서양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이는 겸양이나 조신함이 아니라 타인을 잠재적 범법자쯤으로 여기는 불온한 시선이 깔려 있다. 자신의 치마 가리기는 남의 시선 가리기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여성들은 노출의 미학을 과시하며 자연스럽게 걸었으면 좋겠다. 평지든 계단이든 보무도 당당하게!

 

http://www.kukinews.com/special/article/opinion_view.asp?page=1&gCode=opi&arcid=0921363723&sec=1212

 

- 국민일보(강조는 인용자)

 

 뭐 말이 필요없다. 그저 논설위원님의 근성에 박수만...     

 

신짱(woolala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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