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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3.15.월요일

 

그냥불패 하기싫음관두등가

 

 

 

 

 

임플란트 회사에서 밥 벌어먹고 산다고 하여, 주변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물어보는 질문이 몇 가지 있다.

 

 

 

 

 

"임플란트 싸고 잘하는 데 아는 데 있어요?" 이거랑, "국산이랑 수입산이랑 어떤 게 좋아요?" 이거다.

 

 

 

 

 

전자는 내가 알 바 아니고 후자는 내가 대충 설명해 줄 수는 있지만 약간 복잡해서 지나가는 말로 물어보는 사람에게 아무리 압축하더라도 약 2~3분에 걸쳐 말해줘야 하는데 참 곤란하다. 성격상 간단명료하게 대답해주지는 못하고... 거참.

 

 

 

 

 

하여튼 이런저런 이유로 여기다가 그에 대한 내 대답을 정리해본다.

 

 

(사실 누가 자기 블로그에 올리게 정리해 달라고 한 거였는데 흐지부지 되서 컴터 바탕화면서 1년 넘게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거다.. 쿨럭, 일단 딴지에 올리니 딴지체로 해야 할 것 같아 바꿔봤는데 예상보다는 덜 상콤한 것 같다.. 쿨럭;)

 

 

 

 

 

하여간 그간 궁금했던 점 있으면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가기 바란다.

 

 

 

 

 

 

 


요즘 인터넷질을 하다보면 배너 광고 중에 임플란트 관련된 광고가 꽤 많아진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치과의사들이 내는 광고다. 누구 하나 클릭하는 사람 없는 것 같은데 줄기차게 광고를 내고, 오히려 갈수록 늘어나는 듯 보일 정도다. 그만큼 임플란트가 대중화 되었고 그에 따라 당연히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반증이 될 수 있겠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공급자들끼리의 치열한 경쟁은 즐거울 수밖에 없다. 시장경제의 논리로 인해 지들끼리 박터지게 싸우면서 가격이 내려갈 수밖에 없으니까. 요 몇 년간 임플란트 가격이 상당히 내려갔다는 것은 임플란트를 몇 년 전에 시술받은 사람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심은 사람은 모른다. 왜냐면 자기가 낼 비용이 중요하지 예전에 남이 낸 비용이 궁금할 일 없으니까)

 

 

 

 

 

7~8년 전 개당 400~500만원 하던 임플란트는 2,3년 전 200~300만원, 현재는 100~250만원까지 하향 조정된 상태다. (물론 어디에나 예외란 있으니 감안하기 바란다) 물가상승률을 따져본다면 아주 많이 하락한 상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10년 전 한국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는 치과는 전체의 10%도 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원천기술을 가진 쪽에서는 가격은 당연히 비싸게 부를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임플란트 시술율이 전체 치과의사의 90%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러다보니 가격은 자연히 떨어져서 우리로서는 손해볼 것이 없는 장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10년전의 가격과 비교해서 만족만 하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경제이론의 기본인 합리적인 경제인의 자세에 위배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자. 똥꼬에 힘 팍 주고 인터넷 배너광고에 낚여 전화했다가 발목잡히는 등의 비상식적인 선택보다는 합리적인 경제인으로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도록 하자.

 

 

 

 

 

 

 

현재 한국의 임플란트 종류는 간단히 보면 수입산과 국산으로 양분된다. 물론 시장점유율 자체는 수입산이 국산의 그것에 한참 떨어지는 상황이지만 가격을 생각할 때는 그 기준으로 보면 된다. 대략 국산이 100만원에서 200만원 사이이고, 수입산이 200만원에서 250만원 사이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가격대에서 최저가격으로 최고의 효용을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은 어떻게 도출될 수 있을까?

 

 

 

 

 

 

 

수입산과 국산의 가장 큰 차이는 앞서 말했듯 가격이고, 이 가격이 결정되는 건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임플란트 시장에 있어서 가장 큰 요인은 임상데이터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어려울 것도 없지만) 임상데이터란 실제 환자들에게 사용된 제품의 향후 몇 년 간의 예후를 지켜보며 성공이냐 실패냐, 실패면 어떤 이유로 인한 실패이냐 등등의 내용이 글로 정리되어 있는 것이다.

 

 

 

 

 

보통 이렇게 글로 정리된 것은 논문 등의 형태로 국내외 저널에 실리게 되는데 그걸 보고 치과의사들이 제품을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기준으로 삼곤 한다. (사실 보통은 주변 치과의사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사용하긴 하지만)

 

 

 

 

 

 

 

수입산 중, 가장 오래된 임플란트 회사는 약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고로 임상데이터가 40년짜리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이 회사는 가장 비싼 가격을 자사 제품에 매겨 판매하고, 대개 그렇듯 시장점유율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회사다. 그리고 그 뒤로 생긴 후발업체들이 몇 군데 더 있고, 이 회사들 역시 만만치 않은 가격으로 세계적으로 시장점유율 역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국산 중, 가장 오래된 임플란트 회사는 요즘 TV나 라디오에서 광고를 많이 하고 있는 회사인데 임상데이터가 약 10여년에 이른다. 국산 후발 업체들의 임상데이터가 가장 긴 게 5년 가량이고, 신생 업체들은 1년도 안되는 경우가 있으니 국내에서는 가히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고로 당근 가격도 제일 비싸다.

 

 

 

 

,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40년짜리 임상데이터로 충분한 검토와 전 세계적으로 지지를 얻고 있는 수입산을 비싼 돈 주고 사용하느냐, 아니면 10년짜리 임상데이터로 40년에는 못미치지만 나름 믿을 만 하면서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산을 사용하느냐, 그도 아니면 가격은 가장 저렴하지만 임상데이터가 꼴랑 1년이 채 안되는 국산을 사용하느냐 하는 선택의 기로이다.

 

 

 

 

 

 

 

섣불리 선택하기에 앞서, 임상데이터의 신빙성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임플란트의 Quality는 성공률과 수명에 의해 좌우된다. 성공률은 대략 95% 전후가 나오면 실제 환자들에게 사용할 만한 품질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게 되고, 실제 대부분의 임플란트가 수입산 국산을 막론하고 이 정도의 성공률을 가지고 있다. 고로, 성공률은 선택의 기로에서 그다지 신경 쓸만한 이슈가 아니다. 그냥 지들이 알아서 잘 만들었겠거니 하고 믿으면 그만이다.

 

 

 

 

그럼 수명은 어떻게 되나.

 

 

 

 

 

 

 

보통 임플란트의 수명은 반영구적이라고 보는 게 기본이다. 물론 사람마다 편차가 다 틀리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10, 어떤 사람은 30년을 쓸 수도 있다. (차마 50년이라고는 못하겠다. 50년동안 임플란트 사용한 사람이 아직은 없어서..) 그렇다면 수입산과 국산의 수명차는 어떻게 되나.

 

 

 

 

 

 

 

수입산의 경우, 현재까지 가장 긴 수명은 앞에서 말했던 가장 오래된 업체의 제품이 가지고 있고 약 40여 년이 되었다. 국산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큰 업체가 만든 제품이 10여 년의 수명을 가지고 아직까지 사용되고 있고, 앞으로 언제까지 사용될 지 모르기 때문에 10+알파 되겠다.

 

 

 

 

 

 

 

그럼, 대부분이 그러겠지.

 

 

 

 

 

 

 

, 역시 비싼 수입산이 제 값을 하는구나. 푼돈 아끼려다가 몇 년 있다가 문제 생길지도 모르는 국산보다는 수입산으로 해야겠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십만의 부침개 같은 소리다.

 

 

 

 

 

수입산이 처음 사용된 지는 40여년이 되었지만, 걔네들이 그 당시에 사용했던 제품은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는 종류이고 현재는 약 10여년 전에 만든 다른 형태의 제품이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그 제품들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되고 있기에 같은 제품이라고 볼 수 없다. 임상데이터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완전히 똑같은 제품이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에 디자인이 조금만 바뀌어도 다른 제품으로 취급받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걔네들이 현재 판매하고 있는 제품, 즉 치과의사들이 걔네들한테 사서 환자들에게 시술하고 있는 임플란트의 임상데이터는 약 1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국산업체도 10년전에 만들었던 제품과 지금 만든 제품은 다른 제품들이다. 그러므로 현재 사용되는 제품의 임상데이터는 5년이 채 되지 않는다.

 

 

 

 

 

 

 

이렇게 따져도 어차피 수입산이 국산보다 긴 임상데이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더 신뢰가 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40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선택을 했으나 사실은 10년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가히 피를 토하며 사자후를 내뱉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10년이 안될 수도 있다. 40년 이상의 임상데이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회사에서 가장 최근에 개발된 임플란트 디자인은 이제 겨우 2년도 채 안되었다.)

 

 

 

 

 

 

 

그리고 사실, 임플란트의 실패하는 건 95% 이상이 시술 후 3년 이내에 결정된다. 고로 5년이건 10년이건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다. 물론 차이는 있겠지. 병아리 눈꼽만큼.

 

 

 

 

 

 

 

결론은, 쉽게 이야기하자면, 95점짜리 쓸래 아님 94점짜리 쓸래 이렇게 되는거다.

 

 

 

 

 

 

 

물론 1점 차이는 의료 재료에 있어서는 적지 않은 차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이번 달 적금도 부어야 하고 대출금 상환해야 하는 대다수의 서민층에게는 보잘 것 없는 차이가 될 수도 있다.

 

 

 

 

 

 

 

만약, 1점 차를 포기하고 몇 십 만원을 아끼려는 자신이 너무나 초라해 진다면 여기 몇 가지 위안거리가 있다.

 

 

 

 

 

 

 

첫째,

 

 

 

 

 

국산 중 메이져급은 이미 북미,유럽 등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을 정도로 검증받은 제품들이다.

 

 

 

 

 

둘째,

 

 

 

 

 

치과용 임플란트는 예상외로 어려운 공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한 마디로 개나 소나 뛰어들 수 있는 판이라는 거다. 전 세계적으로 400~500개의 임플란트 회사가 있다고 추산되고 있고 한국에만 약 30~40개의 임플란트 회사가 있는 이유가 그거다.

 

 

 

 

 

이는 곧 생산공정 자체가 그다지 복잡하고 어렵지 않기 때문에 품질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외국의 이름있는 치과의사들도 "Implant is just implant!" 하는 사람들 많다.(하지만 사후관리 측면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그 부분은 이번에는 제외한다)

셋째,

수입산과 국산의 차이는 극단적으로 말해 외국에서 만드냐, 국내에서 만드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재료, 같은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오해할까 봐 미리 말해 두겠지만, 내가 여기에서 국산 임플란트 회사 홍보해서 나한테 콩고물 돌아오는 거 하나 없다. 솔직히 이야기해서 그 동안은 이쪽 업계에서 밥 벌어먹고 살았지만 이미 다른 업계로 옮긴 상태이다. 고로 내게 생기는 반사이익은 풀 뜯어먹은 개가 싼 똥만큼도 없다.

 

 

 

 

 

 

 

다만 그 동안 내가 보고 느꼈던 걸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다. 치과에서 상담을 받다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외산 국산 중 빨랑 고르라는 압박에 못 이겨 선택하는 경우를 자주 보며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우리 어무니 아부지 또래 되시는 분들은 더욱 그러하셨다. 어떤 경우에는 없는 살림에도 괜한 불안감에 수입산을 선택하기도 하며 돈 만들 생각에 한숨을 푹푹 쉬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비용 때문에 국산을 선택하고는 마치 먹을 거 없어 양잿물 마신다는 표정을 짓기도 한다.

 

 

 

 

 

 

 

이 글이 그런 분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만드는데 조금의 보탬이라도 된다면 아주 기쁘고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으니 그 마음을 헤아려주기 바란다. 임플란트 회사에서 알바 푼거네 혹은 XX임플란트 직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이 따위 반응은 정말 보기 싫으니 정 목까지 치밀어 오를 정도로 못참겠으면 걍 욕 한번 하고 발닦고 잠이나 자라. 욕 정도야 들어줄 수 있으니.

 

 

 

 

 

 

 

혹시 이 글에 대한 반응이 좋다면 2탄으로 임플란트 생산원가는 얼마이며 치과에서는 얼마에 사서 백만원이 넘게, 비싸게는 삼백만원 사백만원까지 환자에게 청구를 하는건지 디벼보도록 하겠다. 궁금하면 추천 많이 쌔려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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