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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시장 청년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 청풍상회 유명상, 김토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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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주인이 된다는 것, 그것은 결국 자기 시간의 주인이 된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나를 위해 얼마큼의 시간을 어떤 속도로 쓸 것인지 정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것 아닐까.

-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탁재형 -


의미 있는 우연의 일치.


청풍상회 청년들과 만남은, 어디까지나 내 입장에서는 그랬다.


강화도에서 첫 외식은 풍물시장 2층의 바지락 칼국수였다. 순댓국, 밴댕이 초무침, 해물 칼국수 사이에서 유일한 수제 피자집에 시선이 멈췄다. 손님도 많았다. 얼마 후 풍물시장에서 피자를 굽는 청년들이 시장 상인회와 문제가 발생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관련기사 www.huffingtonpost.kr/2015/12/24/story_n_8872524.html ) 괜한 의협심에 가족들과 피자가게를 갔다. (심지어 꽃총각들이라니!) 화덕에 구운 피자는 맛있었고, 가격도 착했다. 그 뒤로 풍물시장 화덕피자는 우리 가족의 단골 외식처가 되었다.


지난여름, 절친이 강화도 여행을 통보했다. 숙소를 알아보기 위해 웹서핑을 하다가 집근처에 흥미로운 게스트하우스를 발견했다. 산책 삼아 답사를 갔는데, 구불구불한 골목 때문에 찾기 어려웠다. 블로그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거니, 숙소 책임자인 젊은 남성과 연결되었다. 그 양반은 민박집 문이 닫혀 있다며 비밀번호를 알려주더니, 실내를 둘러봐도 무방하다고 대답했다.


- 뭘 믿고 덜컥 비번을 알려주시는 거여요?


- 훔쳐갈 것도 없어요. 나갈 때 문단속이나 해주세요.


보기 드문 미담이다 싶어서 게스트하우스 쥔장의 신상을 털었다. 오호라~ 풍물 식당 피자집 총각들! 흥분게이지가 200프로 상승, 즉시 조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후, TVN 여행 다큐 프로그램에 등장한 총각들을 바라보며 운명의 데스티니에 몸을 떨었다. 이건, 무조건 만나야 해! 지인을 통해 접선 성공, 섭외를 위해 무조건 들이댔다.


과연, 이 친구들에게 뭔가 특별한 게 있는지, 판단은 독자의 몫.


청풍상회 총각들과 인터뷰 지금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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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다, 만나다


쎌러킴(이하 쎌) : 청풍상회, 화덕식당, 아삭아삭 순무민박, 스트롱 파이어. 계열사가 무지하게 많다. 문어발 그룹 계열사 확장인가?

청풍상회 유명상(이하 명상) : 청풍(靑風)재래시장에 젊은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뜻이다. ‘청풍상회이름으로 차린 첫 가게가 수제피자를 파는 화덕식당이다.

청풍상회 김토일(이하 토일)청풍상회두 번째 가게는 아삭아삭 순무민박이라는 게스트하우스였고, 2016716일에는 커뮤니티 펍’, ‘스트롱 파이어를 열었다.


지금 우리가 인터뷰 하는 장소가 바로 스트롱 파이어인데, ‘커뮤니티 펍은 대체 무엇인가? 일반 술집과 다른 점을 모르겠다.

명상스트롱 파이어강화를 영어로 표현한 거다. ‘커뮤니티 펍의 콘셉트는 스트롱 파이어가 강화의 예술, 문화인들이 소통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다.


: 문화기획자, 힙합 래퍼, 경영학도, 강화 토박이가 2013년에 크루를 결성했다고 들었다. 그 중 강화 토박이 토일씨에게 묻겠다. 대도시에서 살고 싶지 않았나?

토일 : 초등학교 1학년 때 강화도로 전학 왔다. 귀촌, 귀농하신 분들의 커뮤니티 안에서 컸다. 매번 모여서 어른들은 술잔 기울이며 사는 얘기 나누고, 애들은 진강산 올라가서 진달래 화전 만들고, 어른들께 인문학을 배우는 따뜻한 공동체에서 자랐다. 고등학교 때 서울행을 권유 받았지만, 더불어 사는 분위기를 잊지 못해 강화에 남았다.


: 그렇다면, 이런 문화를 가졌다면 꼭 강화도가 아니더라도 괜찮은가?

토일 : 사는 공간이 어디든 사람 냄새 나는 공동체로 가꾸고 싶다.


: 강화 토박이가 바라보는 강화도의 장점은 무엇인가?

토일 : 대학시절 잠깐 떠난 것을 제외 하고는, 쭉 강화에 있었다.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동창들 중에서도 선뜻 강화를 택하기는 어려워하더라도시의 무한 경쟁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너무 동떨어진 곳으로 옮기기 내키지 않는다면, 거리상으로 서울에서 아주 멀지 않은 지역에 다양한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는 강화는 무엇인가를 시작하기 좋은 선택지다.


: 명상씨는 어쩌다가 강화도에 자리를 잡았는가?

명상풍물시장 활성화 프로젝트 때문에 강화도에 왔다. 잠시 놀다 가려고 했는데 어쩌다 토일이를 만나서 눌러 앉았다.


살림 기반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데?

명상 : 인천에서 문화기획 일을 했는데, 도시인은 야망이 엄청나더라. 차라리 대놓고 나는 이걸 갖고 싶어’, 이러면 될 텐데, 욕망을 또 감춘다. 뻔히 보이는데. 그게 불편했다. 아는 척 할 수도 없고. 모르는 척 하자니 표정 관리가 안 되고. 여기는 그런 게 없어서 편했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실험하기에 용이하다.


: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는 청풍상회가 그런 실험의 예인가?

명상 : 잠시 이태리 볼로냐에서 협동조합을 공부했는데, 공동으로 소유하고, 똑같이 나누고, 나이에 따른 서열도 없는 민주적인 조직을 원했지만 이상과 현실은 다르더라. 청풍상회는 서류상으로는 협동조합은 아니다. 워낙 영세해서. 하지만 협동조합의 가치는 최대한 지켜가려고 한다. 예를 들면 강화 특산물인 밴댕이로 피자를 만든다거나.


: 밴댕이 피자 먹어 봤는데, 호불호가 갈릴 맛이다.

명상 : 동의한다. 솔까, 나 역시 누가 사주면 몰라도 내 돈 내고 먹기는 쫌... 그런데 또 마니아층이 있다. 개취는 존중한다.


: 애초부터 제대로 된 협동조합 건설을 목표로 뭉친 건가?

토일 : 우리는 어쩌다 길가다 만난 사람들이다.

명상 : 맨 처음 3개월만 해보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렇게 느슨하게 모였다. 3개월씩 연장해 벌써 3년이다. 서로가 적응하는 훈련의 시간이었다.

토일 : 목적이 없으니, 상대방에게 섭섭할 게 없다. 오히려 그런 점이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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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에 착수하다


: 청풍상회가 유명해진 것은, 풍물시장 상인들과 갈등 이후였다. 많은 분들의 지혜가 모여 잘 해결 되었지만, 이런 말썽은 비단 청풍상회만의 숙제는 아닌 것 같다. 지자체마다 앞 다투어 청년창업을 지원 중인데, 실질적으로 창업을 계획 중인 동료들에게 창업 선배로서 전수할 꿀팁이 있다면?

명상 : 영리하게 버텨야 한다. 생존해야 염원도 이룰 수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지자체가 대가 없이 주는 게 아니다. 그들도 다 꿍꿍이가 있다.

토일 : 우리는 목숨을 걸고 개업을 하는데, 지자체 공무원들 입장은 전혀 다르다.

명상사활을 건 창업자와 명백하게 온도차가 있다. 담당 공무원은 어차피 1, 2년 후에 다른 자리로 옮기기 때문에 눈앞의 성과에 집중한다. 그런데 장사는 한, 두해 힘쓴다고 본 궤도에 오르지 않는다. 먼저 존립기반이 되는 토양을 다져야 한다. 4개월 만에 결과를 청구하는 공무원들 페이스에 말리면 망한다.

토일 : 이게 참 어려운 문제다. 공무원들의 이런 자세는 잘못이지만, 한편으로는 지자체의 지원이 꿈을 꿀 수 있는 씨앗 자금이 된다.


: 용산 열정도쭈꾸미집을 자주 가는데, 방문할 때마다 젊은 친구들의 열기에 기분이 업 된다. 반면에 죄짓는 느낌이랄까. 헬조선에서 기어이 살아남겠다는 청년들의 기개가 기특하면서도 짠하다.

명상감상주의는 거부한다.


: , 그렇게 느꼈다면 사과한다. 잠깐 겪었지만, 본인들 포스가 후덜덜 한 거 알고 있나? 21로 상대 하려니 기가 빨린다.

명상 : 우리 전혀 안 그런데?


: 지나가는 사람들 붙잡고 물어봐라. 당신들 무진장 세다.

명상민감한 부분은 솔직하게 얘기 한다. 가감 없이 털어 놓아야 뒤끝이 없다.


: 그걸 견디는 게, 기가 세다는 증거다.

명상 : 우리사회가 그래서 힘든 거다. 토론 할 때도 다들 속마음을 감춘다. ‘나 지금 목마른데, 물 좀 줘못하고, ‘저 컵에 물이 담겨 있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이런다. 딴에는 배려인데, 나중에 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실은 나도 예전에는 에둘러 말했다. 이 친구들과 3년간 부딪히며 변한 거다.


그 전에는 왜 돌려서 말했나?

명상그때는 습관적으로 참았다. 그냥 넘어 가자, 이랬다. 진심을 숨기면 상대방의 이면을 파악하느라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이제는 잘못은 바로 지적하고, 고마운 것도 그때그때 밝힌다. 그러다 보면, 상대가 이 마음이구나 바로 확인할 수 있고, 고쳐야 할 부분을 즉시 알 수 있다. 그래야 그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뚜렷하게 보인다.


: 하긴, 나 역시 어줍지 않게 예의 차리다 일이 커져서 관계가 틀어진 경험이 많다.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가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인 것 같다. 비겁한 거지.

명상날 때부터 DNA에 두려움을 장착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두려움은 자랄수록 커간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체험이 적다. 다툼 자체를 나쁜 것으로 규정하고 가급적 피한다. 각자의 욕망이 충돌하는데 멍드는 건 당연하다. 아직 뇌와 마음의 근육이 말랑말랑 한 어린 시절 부터 최대한 투탁거리며 맷집을 길러야 맞는 요령도 익히는데, 분쟁 자체를 거북하게 느끼는 사회의 흐름이 쉬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 비정상적인 우리 사회가 정상화되기까지 만만한 과정이 아닐 것이다.

명상여전히 민감한 부분 때문에 회의 중에 전쟁이 터진다. 가끔 무례함과 솔직함의 차이는 뭘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때도 있다. 내 감정이 이러니, 너도 따라야 해, 이렇게 억지로 요구 하지 않는다면, 재지 않고 최대한 생각과 기분을 드러내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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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람이다


: 타 언론과 인터뷰 중에서, ‘나팔꽃 마을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어떤 사람이 나팔꽃이 예뻐서 뜰에 심었는데, 보기 좋아서 이웃들이 하나둘씩 따라 심다보면, 자연스럽게 지역에 나팔꽃이 퍼져나가 듯, 지역발전은 만들어 지는 게 아니라 저절로 싹트는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청풍상회 여러분들의 마을 만들기철학이 담겨 있는 것 같다.

명상 : 우리가 그렇게 훌륭한 소리를 했나?

토일 : 그 말은 래퍼 엠키가 했는데(웃음). 우리가 이렇게 같이 일하는 것도 우리 네 사람 모두 나팔꽃이 좋아서가 아니다. 명상이형은 패랭이꽃을 가꾸고, 나는 배추를 심을 수도 있다. 우리는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심고 가꿀 수 있는 토지를 만들고 싶다.


: 그렇다면, 언젠가는 각자 길을 찾아 떠날 날이 오는 것인가?

명상 : 우리는 이제 막 실험단계를 넘겼고, 진검승부를 할 단계로 접어들었다. 앞일을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지옥불반도를 견디기 위해 청년들은 짧은 주기에 익숙해졌다. 웬만하면 다 6개월 계약직이다. 계약이 만료 되면 그 다음은 한 치 앞을 모른다. 문화기획자 시절에 그랬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프로젝트 일정에 따라 움직였다강화에서도 처음에는 짧게 3개월만 봤다. 식당이 어떻게 될지 누구도 알 수 없으니까. 그렇게 3년을 버텼고, 다행히 우리의 실험이 자본주의적 기준의 대성공은 아니더라도, 의미 있는 과실을 얻었다. 이제는 길게 가려 한다.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각자의 인생을 디자인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 나 역시 프리랜서기 때문에 그 서러움을 잘 안다.

명상 : 프로젝트에 맞춰 살다 보면 작은 권위에도 흔들리기 쉽다. 예를 들어 지자체 작업을 맡으면, 갑과 을이 명확한 위계 속에서 당당한 목소리는 낼 수 없다. 계약직의 숙명이지. 그렇지 않으면 다음 프로젝트는 물 건너가니까길게 호흡하며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자, 부조리한 부분을 정확하게 집고 넘어갈 수 있게 되었다.


: 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의미로 들린다.

명상 : 뜻을 나눌 동료가 있어서 용기가 생겼다.


그런 동료가 있다는 것이 부럽다.

토일이들이 곁에 있어서 항상 감사하지는 않다.


? ‘항상 감사하다.’ 타이밍 아닌가?

토일 : 무뎌질 때가 있다. 곁에 이런 사람이 있구나, 싶은 거다. 그러다가 뜬금없이 울컥 한다. 이들이 있어서 내가 유지되는구나. 삶의 터전도 이들과 같이 만들었구나. 장기적 비전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이들 덕이구나. 당황스럽게 갑자기 고마운 거지. 얼마 전 회의 때 오글거리게 고백했다. 감사하다고. 니들이 있어 강화도에 계속 살고 싶어졌다고.


: 뜻밖의 훈훈한 자백에 다들 당황했을 것 같다.

명상 : 누구든 강화로 초대하고 싶다. 피자가게, 게스트 하우스, , 하나씩 늘리면서 떼돈 벌자, 이런 욕심 없었다. 떼돈 벌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우리가 크게 될 필요도 없고. 주변에 우리 같은 청년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나서 서로 영향 받고 싶다. 개성이 뚜렷한 친구들이 늘어나면 강화도가 재미있게 변하지 않을까?


: 의도는 좋은데, 정말 될까? 강화 인구가 7만이다. 소비 인구가 워낙 적지 않나?

토일 : 우리가 이렇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도 강화도 지역 주민 분들 덕이다. 작년의 갑질 논란 사건도, ‘젊은 청년들이 이런 불합리한 일을 당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도웁시다.’, 묵묵히 자발적으로 나서준 강화 주민들이 계셔서 잘 해결 된 거다. 어떤 분은 직접 군청으로 찾아가서 항의도 했다더라. 강화도 분들이 당신들의 삶에 우리를 포함 시켜 준거지. 그게 감동이었다.

명상 : 청년들이 살고 싶은 마을은 청년이 안다. 똑똑한 몇몇 기성세대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청풍상회를 하면서 여러 어른들을 만났는데, 돈 앞에는 보수고 진보고 똑같더라. 어떤 시민운동가는 자기 나름의 프로세스에 맞춰 희생할 것을 강요했다. 청년지원 사업이라면 청년의 고민이 먼저 아닌가?

토일 : 또래들이 선배 세대를 바라보며 실망하는 지점이다. ‘내가 다 바꿀 수 있다, 앞으로 돌격!’ 이런 근자감이 우리에겐 상처가 된다. 결국은 후배들을 믿고 맡길 수 없다는 것 아닌가? ‘나보다 이 친구들이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바통을 넘겨야 하는데, 끝까지 쥐고 넘기지 않는 기성세대들을 보면, 속상하다.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서 송구하다.

명상 : 세대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대화 해보자는 거다. 기성세대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줬으면 좋겠다. 다음 세대가 잘 살 수 있게끔. 우리가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지역 어른들의 도움 덕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 실천을 보면서 저절로 존경심을 갖게 되었다. 헬조선의 내일이 걱정 된다면, 미래의 주역이 될 후배들을 격하게 애정하고 격려해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힘을 받는다. 농사를 지을 때, 어느 날 짠, 벼가 마법처럼 출연하는 게 아니다. 땅을 일구고, 거름도 주고, 여름 내내 땡볕 아래에서 김도 매어야 수확을 할 수 있지. 기다려 주지도 않고, 왜 당장 쌀이 없냐고 다그치면 황당하다.

토일 : 우리 같은 친구들이 흘러 들어올 수 있는 물길이 필요하다.

명상물길 따라 우리 같은 친구들이 강화로 흘러 들어오면, 해 볼 만하다. 누구든지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 위해 강화로 오지 않을까? 지역 주민들에게 관심 받고, 우주의 기운도 모이고. 타 지역에 살고 있는 친구들에게도 강화도 이전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강화도가 무엇인가 일을 꾸미기 좋은 땅이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무엇보다도 임대료가 저렴하지 않나!

명상 : 강화 지역 청소년들도 졸업 후 대도시로 안 떠나고 이곳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얼마 전에 공립 대안학교인 산마을 고등학교 학생들과 간담회가 있었다.

토일 : 나 역시 강화도에서 초, , 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고뇌에 깊이 공감했다.

명상 : 우리가 그 친구들에게 뭘 해줄 것은 없다. 이래라 저래라 요청 하는 건 실례다. 무조건 지지하고 응원할 뿐이다. 학생들이 봇물 터지듯이 답답함을 토로했다. 우린 그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만 줬다.


후원 차원에서, 산마을 고등학교 학생들이 무작정 찾아오면 공짜로 피자 먹을 수 있는 건가?

토일 : 피자는 본인들이 알아서 사먹더라.

명상 : 미리 연락만 하면 게스트 하우스 와서 재워주겠다고 약속했다. 말없는 뒷받침과 더불어 물질적 원조도 중요하니까그 친구들에게 '너네는 강화에서 자랐으니까 여기서 뭔가를 해 내야해.’ 이런 충고는 억지다. 본인들은 얼마나 부담스러울까. 강화에 남든, 도시로 떠나든, 깊은 고민 끝에 내린 귀한 결단이다. 우리는 동네 형으로서, 언제까지나 성원할거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 알려 달라.

명상 : 청년들이 좋아하는 동네를 만들고 싶다. 이번에 산마을 고등학교 청소년들을 만난 것도 그 일환이었다. 얼마 전까지는 주위의 지나친 기대가 피곤해서 애써 나서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지역 청소년들, 청년들을 만나려한다. 그래야 강화도가 사람들로 북적거리지. 그동안 많이 도움 받았으니, 이제는 베풀 때가 되었다.

토일 : 미국에서 청년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가 포틀랜드라고 한다. 얼마 전에 이 친구들과 포틀랜드로 가서 동네에서 즐겁게 살기관련하여 보고 듣고 배웠다. 포틀랜드 공무원들은 청년들과 적극적으로 대담을 하면서 정책을 결정하더라. 무척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도 무슨무슨 활성화란 명목으로 뭔가를 하긴 하는데, 주민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방법이 없다. 지역민이 스스로 생태계를 경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견해에 동조한다면 강화에서 만나자. 실수 좀 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나이 아닌가. 뭐든 닥치는 대로 하다 보면 길이 열리겠지. 그게 청춘의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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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풍전등화다.


개인의 바람과 공동체의 가치가 합치되는 참된 세상은 가능 한 걸까 무력감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그래서 이 인터뷰를 준비했다.


작지만 빛나는, 청년들이 좋아하는 강화를 디자인 하고 있는 청풍상회의 젊은이들.

 

청년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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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

이젠 더 이상 청풍상회 총각들이라고 부를 수 없게 되었다인터뷰 이후에, 명상씨가 유부남으로 등극했다.

결혼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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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딴지일보 꾸물